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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인류멸망회의
작가 : 김광수
작품등록일 : 2020.8.4

인류가 멸명한 미래, 인공 지구에서의 신인류들의 이야기

 
인류멸망회의(9)
작성일 : 20-08-04 16:32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7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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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1과 9와 94는 재판장으로 들어갔다.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언지 싶어서 온 것 같았다. 사람들이 점점 많이 오더니 재판장 내부는 앉을 자리 없이 빼곡했다. 재판제도는 에덴에서 만들기는 했지만 에덴의 규율상 에덴의 소속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에덴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온 것 같았다. 사실 이쯤 되면 에덴의 소속이고 말고 할 것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이곳 사람들을 조율하기 때문에 그들이 없었으면 인공지능이 사라진 후 우리는 아직까지 혼돈에 빠졌을지도 몰랐다. 그 편리함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에덴을 따랐다.

  그들은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재판이 언제 시작되나 기다렸다. 9는 지금 모든 상황이 불만인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에덴인지 뭔지 하는 것들이 뭔데 벌을 정하는 거야? 응?”

  1은 옆에서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형량은 에덴에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결정 하는 거야. 거기 너 자리 위에 버튼 있잖아. 여기 사람들 모두 투표를 해서 처벌 수위를 정하는 거야. 에덴은 그냥 자리를 만들어 준거지.”

  9는 책상을 툭 치며 말했다.

  “너 요새 에덴에서 뭐 연구니 뭐니 한다고 에덴 편 들어주는 거 같은데 내 친구가 지금 사형 받게 생겼는데 그럴 수 있어?”

  1은 9를 째려보며 말했다.

  “죽은 사람도 우리 친구였어.”

  9는 할 말이 없는지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다가 말했다.

  “근데 진짜 살인한 거 맞아? 쟤들이 오해한 거 일 수도 있잖아.”

  “너는 모르는 것 같으니 내가 설명해줄게. 284가 220이 실종되었을 때 에덴에게 전화 했었잖아. 그리고 에덴에서 284에게 이것저것 물었나봐. 그리고 252가 최근에 그 집에서 독립했다는 말을 듣고 그에게 전화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이 의심스러워서 그와 친하게 지낸 사람들을 조사했지.”

  “그 사람들이면 설마 우리?”

  “뭐, 당연히 우리도 포함되어 있더라고. 그리고 우리가 위치를 켰었잖아. 그 때부터 우리 수상한 움직임을 보고 추적한 것 같아. 아마 252의 실종이 우리랑 연관되어 있을 거라고. 그리고 너가 도시 밖으로 나갔을 때 우리 대화를 도청한 것 같아. 네가 호수에서 252를 발견한 것 같다고 했었잖아. 그리고 걔들이 도착하자마자 탐지기로 호수 안에 있던 220의 시체를 탐지하고 그걸 건졌지. 그리고 거기서 252의 혈흔이 발견되었어.”

  그 말을 듣다가 9가 손을 빠르게 흔들며 말했다.

  “자...잠시만 우리를 도청했다고? 아무리 보안관이라 하더라도 그거 불법 아니야?”

  “맞아. 그들도 보통 때는 불법이지만 긴급 상황 시에는 허용돼 특히 이번 같은 상황에선 말이야.

  “아니, 난 이해가 안 돼. 긴급 상황이 어떤지는 누가 정하는데? 지들이 마음대로 긴급 상황이라고 하고 우리 도청할 수도 있잖아.”

  1은 팔짱을 풀고 한숨을 살짝 쉬며 말했다.

  “나도 네 마음 알겠는데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끝이 없어. 그리고 난 걔가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살인한 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 아마 이번 재판으로 사형될 거야. 너도 뭐 누구 편 들어줄 생각 하지 마. 죽은 친구를 위해서라도.”

  9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말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건 그렇고 에덴이라는 놈들 대단하네. 정보력도 좋고 호수에 도착한지 5분도 안 돼서 사람을 찾고 꺼내고 핏자국까지 발견했다고?”

  “당연히 과거 사람들의 기술들을 이용했으니까 그렇지. 총이나 무기 같은 건 단순해도 설계도가 없어서 제작하려면 힘들지만 복잡해 보이는 혈흔 탐지기나 자동 로프 같은 건 설계도가 있어서 버튼만 누르면 완성되지.”

  그들이 떠드는 사이에 재판 관련 사람들이 입장했다. 가운데 앉아 있던 94는 그칠 줄 모르고 떠드는 둘의 얼굴을 돌려서 정면을 바라보게 했다. 장내는 일제히 조용해지다가 다시 낮은 소리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또박또박 걸어와서 무대 중앙에 섰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리브라입니다. 여러분들과 같이 법을 만들던 국회에서 만나다가 법원에서 만나니까 새롭네요. 오늘은 중대한 사건을 다루는 만큼 평소보다 좀 더 진지하게 임해주셨으면 합니다. 구체에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아는 사람인 경우가 많을 텐데 우리 모두를 위해 공평하게 판결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1과 94는 익숙한 얼굴인지 그가 하는 말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현했다. 9는 그가 말하는 건 별로 관심 없고 긴장하고 있는 252의 모습을 보았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 이곳에서 하는 일을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여기 피고인에게는 변호사가 법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반대편에는 검사가 법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분은 두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자리에 있는 기계에 형량을 입력하시면 됩니다. 상위 10퍼센트와 하위 10퍼센트 의견을 제외하고 남은 의견에서 평균값이 피고인이 받을 형량이 됩니다. 이제부터 재판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검사 측에서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우리들이 만든 법 중에 이런 조항이 있습니다.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한다. 우리들이 법을 제안할 때 투표로 하는데 이 조항은 무려 90퍼센트가 찬성한 조항입니다. 처음 있는 중대한 사건인 만큼 법원까지 왔는데 사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저는 피고인이 사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정의입니다.”

  관중들이 그 말을 듣고 동의하는 듯 서로의 얼굴을 한 번씩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사형이라는 말에 변호사 옆에 앉아 있던 252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변호사가 252의 어깨를 토닥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을 살해한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했지만 저는 오늘 이 사건보다 근본적으로 이 법에 대해 반대합니다. 이 형벌은 보복성 처벌에 가깝고 게다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옛날 사람들에게 사형제도는 있었지만 세상이 발전하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에는 사형제도가 전 세계에서 대부분 사라졌다고 기록에 나와 있습니다. 게다가 사형당한다면 피고인이 죽은 자에 대한 사죄도 못하지 않습니까?”

  그 말을 들은 관중들은 변호사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서 어떻게 형량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심해졌다. 그 와중에 검사도 지지 않고 반박했다.

  “지금 이곳은 옛날 사람들이 살던 곳과 전혀 다른 곳입니다. 사람이 적은만큼 법이 더욱 엄격해야 합니다. 살인자가 낮은 처벌을 받은 후에 이곳을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닌다면 착하게 사는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법은 엄격해야 합니다. 이런 일 저런 일 봐주다보면 질서가 어긋납니다.”

  검사는 주위를 한 번 살펴보며 이어서 말했다.

  “지금 제가 여기를 한 번 둘러봤는데 제가 아는 사람들만 백 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이미 만들어진 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다면 친한 사람들에 대해 법의 자의적 해석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법이 존재하는 의미는 없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검사가 하는 말을 듣고 변호사는 전자종이에 계속 펜으로 끄적거리다가 벌떡 일어났다.

  “에덴에서 처음 법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법이 완벽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중대사항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다룬다고 이미 말했습니다. 따라서 그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것은 없습니다.”

  검사와 변호사의 끊임없는 공격과 방어가 시작되었다. 사형제도 찬성이 90퍼센트인 만큼 관중들은 대부분 252를 사형하자고 할 것 같지만 꼭 그런 건 만은 아니다. 사형 제도를 처음 만들 때만 해도 사람들은 이곳에서 살인이 일어날 일은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제일 강한 처벌에 찬성을 한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진 살인이라는 두려움에 사형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이 진정될 무렵 252는 조용하게 한 쪽 손을 들었다. 그것을 본 검사와 변호사는 동시에 말을 멈췄다.

  “두 분이 너무 말을 잘 하셔서 이제야 말해봅니다. 변호사님께 사실대로 말씀 안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변호사님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계획적인 살인이었습니다.”

  그 말에 법원 안에 사람들이 놀라며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변호사는 그가 왜 쓸데없는 말을 했냐는 듯 눈썹만 만지작거렸다.

  “이 말이 저한테 불리한 것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솔직히 말해야지 편할 것 같았습니다. 설령 제가 앞으로 어떻게 된다고 해도요.”

  그는 잠시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저는 220과 284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왜 그들과 같이 살게 되었는지는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저의 기억 속 가장 오래된 곳에서는 항상 그들이 있었습니다. 항상 그들과 살고 밥을 먹고 같이 놀고 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큰 사건이 하나 생겼었죠. 다들 아시겠지만 인공지능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깡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둘에게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다른 친구들이 있었지만 다른 친구들은 같이 살고 있는 그들보다는 유대감이 적은 건 어쩔 수 없었죠.”

  그 말에 1과 9와 94는 뜨끔했다. 인공지능이 사라진 이후 자신에 일을 한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홀이 했던 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그들이 점점 저를 따돌리는 느낌이 생겼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같이 하자고 해도 바쁘다고 하고, 집에도 혼자 있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20이 저에게 말했죠. 자신이 284랑 결혼하겠다고.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284를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가족 같은 사이고 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기 때문에 고백을 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220도 그녀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결혼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 후에 한 말이 저에게 더 충격이었습니다. 220이 저에게 이제 따로 살자고 말을 했습니다. 그가 저에게 이런저런 설득을 하려고 했지만 저에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결혼한다는 말이 저에게 좌절감을 주었다면 따로 살겠다는 말은 저에게 분노를 주었습니다. 그와 크게 싸운 뒤 저는 시외에 있는 집에 들어가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284는 저에게 미안한지 전화를 몇 번해서 이런저런 말을 하더라고요. 하지만 220은 저에게 한 번도 전화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갑자기 이렇게 된 현실을 믿을 수가 없어서 며칠간 밤잠을 뒤척였습니다. 저의 괴로움과는 상관없이 그와 그녀의 결혼식이 시작되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중계를 해주더라고요. 저는 어두운 방에서 혼자 피폐하게 있는데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제 눈에 비치더라고요. 그 때 이 일을 벌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에게 꽃다발을 전해주며 예전에 화낸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고 비록 떨어져 있어도 예전처럼 일이 있을 때는 함께 하자고 했습니다. 그는 저의 편지에 싸운 것이 풀렸나봅니다. 그래서 예전에 말한 도시 바깥의 호수에 놀러가자고 했습니다. 예전에 같이 놀러가자고 말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는 별 의심하지 않고 따라왔습니다. 그리고 그 뒤의 일어난 범행은 변호사가 말한 것과 같습니다.”

  법원 안은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가 솔직하게 말한 것에 마음이 흔들린 사람들이 많았다. 그의 말을 들어보니 동정심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고는 처벌 수위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서로 이야기 한다고 장내가 시끌벅적해졌다.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져서 리브라가 앞으로 나와서 사람들을 조용히 시켰다.

  “여러분 서로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재판에 너무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계속 소리가 크다면 소음기를 켤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소음기라는 것은 사람들의 말소리를 상쇄시켜서 들리지 않게 하는 장치인데 보통은 조용한 곳에서 사용하는 장치이다. 그리고 리브라는 사람들을 다시 재판에 집중시킬 겸 252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은 220을 죽인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습니까?”

  사람들은 모두 252를 쳐다보며 그의 입을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겠죠. 저는 그보다 더 큰 후회가 있습니다. 제가 왜 먼저 284에게 고백하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요. 그녀가 받아줄지 안 받아 줄지는 몰라도 그 말을 못한 것이 평생 입에 맴돌 것 같습니다.”

  그는 손으로 이마 전체를 붙잡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모든 것을 예전으로 되돌리고 싶습니다. 옛날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그는 천장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올리고 말했다.

  “저를 포함해서 인간들은 아직 부족합니다. 인공지능이 지금 우리를 보고 있는 것 알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 주세요. 제발.”

  하지만 당연하게도 하늘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사람들도 그를 측은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길어진 252의 말에 의해 재판시간이 벌써 끝났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표정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리브라가 나서서 이야기를 했다.

  “여러분, 자유롭게 참여하는 재판인 만큼 토론은 할 수 있지만 자신에 신념에 따라 결정해주십시오.”

  잠시 후 투표는 종료되었다. 리브라가 결과를 보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여러분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사형이 50퍼센트를 넘으면 사형이 진행되고 만약 50퍼센트를 넘지 않을 경우 사형은 252의 예측된 남은 수명인 징역 95년으로 해서 평균값으로 정해집니다.”

  9는 손으로 깍지를 끼고 있었고 1은 팔짱을 끼고 있었으며 94는 눈을 질끈 감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결과는 바로 징역 45년입니다.”

  리브라는 조용히 그 말을 한 후 재판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고 나갔다. 앞문에서 대기하고 있던 보안관들이 일제히 252를 포박하고 어디론가 데려갔다. 1과 9와 94는 말없이 법원에서 나와서 집으로 걷고 있었다. 말문을 제일 먼저 연 것은 9였다.

  “사형이 95년으로 치는데 재판 결과가 45년이면 좀 아슬아슬했네. 몇 명만 더 찬성했으면 진짜 사형됐을지도 몰랐겠는데?”

  1과 94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9를 쳐다보았다. 1이 웃으며 말했다.

  “방금 농담한 거 아니지? 네 말대로라면 사형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은 전부 무죄에 투표 했을 거라고 계산한건 아니지?”

  9는 아차 싶어서 말을 얼버무렸다. 1은 계속 말을 이어서 했다.

  “사형까지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중간정도의 형량인 50년 정도에서 많이 선택했을 거라고 가정하면 사형을 원한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9는 1에게 한동안 멍청하다고 놀림 당할 것 같아서 화제를 돌렸다.

  “만약 네가 계산한대로가 맞는다면, 네가 살인죄는 사형을 하는 것이 원칙이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던 건 틀린 거네? 많은 사람들이 사형에 반대했잖아.”

  9는 논리적이진 않지만 어떻게든 자신이 말을 주도하고 싶었다.

  “내가 이번 사건으로 그가 사형될 거라는 듯이 말한 건 틀린 것이긴 하지. 252에게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으니까.”

  그때쯤 집에 도착하자마자 1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9는 옆에 있던 94에게 조용히 말했다.

  “쟤 내가 좀 몰아세웠다고 삐친 건가? 아니면 사형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 기분이 나쁜 건가? 방에 따라 들어 가볼까”

  94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내가 아까 재판장에서 스마트폰을 떨어트려서 주울 때 우연히 1이 선택한 결과를 봤는데 쟤도 사형에 반대했어. 지금은 그냥 머릿속이 복잡해서 혼자 있고 싶은 것일 뿐 일거야.”

  9는 그가 사형에 반대했다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다. 살인에 대해 엄청 단호하게 말하기에 당연히 사형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괜스레 몰아세운 것에 대해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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