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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인류멸망회의
작가 : 김광수
작품등록일 : 2020.8.4

인류가 멸명한 미래, 인공 지구에서의 신인류들의 이야기

 
인류멸망회의(4)
작성일 : 20-08-04 16:27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7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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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인공태양이 작동 된지 13년 후

  9와 94가 집에서 아침밥을 먹고 있다. 94가 빈 의자를 힐끗 쳐다보다가 9에게 말을 걸었다.

  “1은 어제 집에 안 들어왔지?”

  9는 입에 빵을 문채로 대답했다.

  “요새 좀 바쁜 거 같던데? 1이 배우는 건 상당히 어려운 것 같더라고. 심화과정수업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지. 나도 기초교육과정을 한 번에 통과했다고 기뻐할 게 아니었어.”

  94는 샐러드를 깨작깨작 먹으며 말했다.

  “그래도 쉴 땐 쉬어야 하는데.”

  “나도 전공 수업을 바꿔야 할 것 같더라고. 나랑 안 맞는 거 같아.”

  “네가 관심도 없던 의학을 배운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뭐 1년 정도 했으면 오래 했네. 그래서 이제 뭐 배우려고?”

  “의학이랑 같이 공부하던 체육 쪽으로 좀 더 집중해서 공부 할까 싶은데 고민 좀 해야겠다. 뭐 공부가 아니라 체력단련이라 하는 게 더 맞겠지만. 그러는 너는 지금 하는 공부 적성에 맞아?”

  “나름 재미도 있고 적성도 맞는 것 같아.”

  둘은 학교로 출발했다. 그들은 각자 자기가 배우는 교실로 향했다. 기초교육수업 때는 커다란 강의실에서 꽤 많은 사람이 들었는데 이제는 소수의 사람들이 작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다. 심지어 한 명만 듣는 전공 수업도 많이 있었다. 전공과목이 워낙 다양하니 그럴 만도 했다. 또 개인만의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연구실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추가적인 공부나 연구를 할 수 있었다. 94는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1의 강의실로 찾아가봤다. 강의실 앞에는 물리학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강의실은 바람소리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고 아무도 없었다. 94는 강의실 근처에 있는 1의 연구실에 가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사람이 있는지 확인을 했다. 널브러진 종이, 책꽂이에 꽂혀있는 수많은 책들, 어두운 전등, 그 전등 보다 밝게 빛나는 컴퓨터 화면. 그리고 책상에 엎드려있는 1이 있었다. 94는 1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여기서 잔거야? 곧 수업 시작이니까 어서 일어나!”

  1은 비몽사몽 해서는 시계를 보더니 기지개를 폈다.

  “다행히 아직 시간이 좀 남았네.”

  1은 복도에 있는 창문으로 걸어가서 바람을 쐬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깜빡 잠들었어. 전공과목을 줄이던가 해야겠어.”

  “욕심 부려서 이것저것 들을 때부터 알아봤지.”

  그들은 간단히 대화를 나누다가 사람들이 삼삼오오 강의실로 모여드는 것들 보고는 각자의 강의실로 향했다. 1은 하품하는 것을 손바닥으로 가리고 강의실로 들어갔다. 강의실에는 다른 학생들이 도착해 있었다. 1은 늘 앉던 자리에 가서 앉았다. 선생로봇이 들어와서 강의를 시작했다. 모든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했다. 첫 번째 수업이 끝나갈 때 쯤 학생들은 피곤에 찌든 모습이 역력했다. 선생로봇은 그들을 잠에서 깨워줄 겸 다른 이야기를 했다.

  “원래 오늘 오후에 공지해 주려던 건데 지금 알려줄게요.”

  반쯤 눈이 감긴 학생들도 뭔가 싶어서 말에 집중했다.

  “곧 있으면 학교에서 축제를 할 거에요. 예전에는 이런 행사가 있으면 우리들이 준비해서 재미있는 것이 별로 없었겠지만 이번 축제는 여러분이 만들어갈 수 있어요.”

  그 말이 끝나자 학생들이 저마다 손을 들어 질문을 했다. 삽시간에 교실은 고요에서 생기로 바뀌었다. 1도 흥미가 생겨서 점심시간에 9와 94에게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했다. 그들은 자주 가던 학교 식당으로 갔다. 음식을 받아서 구석에 있던 식탁에 마주보며 앉았다. 1은 9와 94가 깜짝 놀랄 것을 기대하며 말을 했다.

  “그거 알아? 조금 있으면 축제 한다는 거?”

  94의 반응은 담담했다.

  “아 그거 오늘 우리 담당 선생 로봇이 알려줘서 알고 있었어.”

  1은 자신만 알고 있는 정보인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실망했다. 9의 반응도 미적지근했다.

  “축제라고 하면 전에 모여서 음식 나눠먹고 운동 시합하고 그랬던 거 그거 말하는 건가?”

  그래도 9는 자세하게 들은 게 없는 것 같아 신나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려고 했다. 선생 로봇이 그에게 말을 안 해줬거나 말해줬는데 졸고 있어서 못들은 것 같은데 아마 후자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다.

  “예전이랑 다르게 이번엔 우리가 직접 만들어나가는 거라고 하더라고. 공연 같은 것을 해도 되고 물건을 팔아도 되고 음식도 팔아도 되고 또...”

  말이 길어지자 9와 94는 음식을 먹으면서 듣고 있었다. 결론을 말하기 위해 그는 식탁을 톡 치며 시선을 끌고 이어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번에 장사를 하자는 거지. 우리가 그동안 만들었던 기구들이나 음식을 팔아보자!”

  그 말을 하고 세 사람은 그동안 만들었던 것들을 떠올렸다. 수레 자전거를 만든 이후로 3D 프린터에 흥미를 가져서 여러 가지 만들었었다. 1인용 헬리콥터 만들어서 추락할 뻔 했던 기억, 인라인 스케이트에 전기장치를 달아서 뇌진탕 걸릴 뻔 했던 기억, 아침에 자동으로 침대에서 식탁까지 이동시켜 주는 기계를 만들었다가 계단에서 넘어졌던 기억 등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이런 걸 팔다가는 경찰로봇에게 잡혀서 벌금을 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미 이런 거 만들면서 기물파손하고 물건을 만드는데 재료값을 많이 써서 돈이 거의 바닥났었다. 94는 고민을 하다가 기계 말고 음식을 파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거기에 모두 동의하고 각자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1은 수업이 끝난 후 도서관으로 향했다. 물리학에 관해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찾으려고 책꽂이를 하나하나 보고 있었다. 그러다 구석에 뭔가 이질적인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그는 <파티 음식 만들기>라는 책을 꺼냈다. 아마 다른 사람이 읽고는 아무데나 꽂아 놓은 것 같았다. 즐거워 보이는 책의 제목에 비해 내용은 그림도 없이 글만 가득했다. 그게 1의 취향에 맞았고 마침 이런 책도 필요했으니 빌리기로 했다. 책을 빌리려고 대출기계에 갔는데 반응하지 않았다. 책의 바코드가 고장 난 듯 했다. 책을 대출기계에서 확인 받지 않으면 통과할 수 없는데 기계가 반응을 안 해서 그냥 빌려갔다가 나중에 제자리에 꽂아 놓기로 했다.

  9도 축제 준비를 할 생각인데 음식 재료를 살 돈과 장사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할 비용이 없었다. 성적도 고만고만해서 장학금을 많이 받지 못했었다. 늘 1과 94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이번만큼은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다. 혹시 돈을 벌 수 있을 방법이 있을까 싶어서 학교 홀에 가서 게시판을 하나하나 읽어봤다. 그 게시판은 상당히 크며 전자패드로 되어 있어서 손으로 글씨를 쓸 수 있었다. 게시판은 여러 가지 글들이 있었다. 같이 축구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것도 있고 부전공 공부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도와달라는 것도 있었다. 그 밖에 별 시답지 않는 말들도 있었다. 9는 팔짱을 끼며 하나하나 쳐다보다가 눈에 띄는 것을 발견했다. [돈을 빌려드립니다.] 이 말 아래에는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9는 그곳에 전화를 했다. 무겁고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인지 기계인지 모를 딱딱한 목소리였다. 음침한 목소리가 빌린 돈의 5퍼센트를 매달 다음 달에 이자를 붙여서 갚으라고 했다. 아깝긴 하지만 5퍼센트 정도는 줄만 해서 빌리기로 했다. 전화로 계약에 관해 주저리주저리 말했다. 9는 내용을 집중해서 듣지 않고 무조건 갚을 테니 빌려달라고 했다. 잠시 후 그의 계좌에 자신이 원했던 만큼의 돈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 9는 한시름 놓고 집으로 향했다.

  9는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는 1이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뭐야? 뭘 만들고 있는데?”

  1은 국자로 냄비 속을 휙휙 저으면서 고개를 돌려 9를 보았다.

  “마침 잘 왔다. 내가 만든 음식인데 같이 맛 좀 보자. 요리책 보고 만들었으니 분명 맛있을 거야.”

  작은 접시 두 개에 스프를 조금씩 담았다. 스프의 색은 흡사 진흙과도 같았다. 도저히 음식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시멘트라고 속여도 믿을지도 모를 비주얼이었다. 둘은 스프를 바라보며 이걸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식은땀이 났다.

  “야, 이거 음식 맞아? 흙탕물 퍼와도 이것보단 맛있어 보이겠다.”

  1은 그 말에 반박을 할 수 없었다.

  “축제 때 팔 음식을 만드는 연습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어. 동시에 먹어보자. 의외로 맛은 좋을지 모르잖아?”

  두 사람은 눈을 찔끔 감고 한 입 먹었다. 둘은 동시에 입에 있는 것을 뱉었다. 삼킨 것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9는 손으로 입을 닦으면서 소리 질렀다.

  “켁켁. 으악 이 맛은 뭐야. 빨리 위장약 먹어야겠다. 내가 의학을 배우게 된 건 네 요리를 먹을까봐 그랬나보다. 접시에 있는 거 다 먹었으면 병원에 실려 갈 뻔 했네.”

  1은 켁켁거렸지만 9의 반응을 보며 웃음이 나긴 했다.

  “요리책대로 만들었는데 이렇게 맛없을 줄 몰랐네.”

  “너 요리할 생각 하지 마. 그리고 요리는 양육로봇한테 배워.”

  “이번만큼은 스스로 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네. 돈도 거의 다 소모 되서 재료값도 부족하고.”

  9는 휴지를 가져와서 입과 바닥을 닦고 휴지를 1에게 던져줬다.

  “뭐 돈은 나한테 있으니까 걱정 마. 같이 준비하는 건데 이 정도는 협력해야지.”

  1도 휴지로 주변을 닦다가 그 말을 듣고 9의 얼굴을 슬쩍 쳐다봤다.

  “맨날 돈 없다더니 모아둔 돈이 있었나보네.”

 

 8)

  그들은 수레 자전거에 물건들을 싣고 학교로 옮겼다. 그들이 만든 물건 중에 유일하게 쓸 만했다. 학교에는 벌써 다른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적당한 곳에 캐노피를 설치하려고 하자 어떤 사람이 다가왔다. 눈에 띄는 파란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옷에는 ‘축제 관리’ 라고 적혀 있었다.

  “안녕하세요. 여기서 무엇을 하실 생각인가요?”

  1은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여기서 음식 장사 하려고 하는데 무슨 일인가요?”

  낯선 사내는 웃으면서 말을 했다.

  “네. 저는 이번 축제 때 관리를 맡게 된 자원봉사자인데요. 음식은 여기 구역에서 팔아야 합니다.”

  그는 손바닥만 한 학교 지도를 들고 손가락으로 지도 한 쪽을 가리켰다. 1은 단호한 어조로 말을 했다.

  “저는 그런 말 못 들었는데요? 저는 여기서 음식을 팔려고 해요. 축제 통제 하는 건 학교에 허가 받고 하는 건가요?”

  그 말을 들은 사내는 기분이 상한 것이 얼굴에 드러났지만 억지웃음을 지었다.

  “이번엔 우리 스스로 만드는 축제라서 우리가 스스로 규율을 만들기 위해 먼저 나서는 겁니다.”

  “그 축제 관리하는 사람의 책임자가 누구죠?”

  “889입니다.”

  옆에서 짐을 옮기던 94가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다가와서 1을 말린다.

  “우리 싸우러 온 건 아니잖아.”

  9도 와서 1을 말렸다.

  “889라면 내가 아는 사람이야. 이렇게 축제에 관리해준다고 하는데 말 듣자.”

  1은 어쩔 수 없이 친구들의 말을 따랐고 지정해준 장소로 이동했다. 1은 불평불만이 가득했다.

  “그들은 왜 축제를 통제하는 거지? 자율적으로 하면 되는 거 아닌가?”

  9는 축제 시작부터 싸우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적당히 말했다.

  “네 말에 동의하긴 하지만 같은 종류의 가게를 모아두면 편하니까 그런 거 같은데? 또 자리 때문에 싸움날 수도 있잖아.”

  1은 그래도 분이 안 풀려서 목소리가 침울했다.

  “그런데 889는 누구야?”

  9가 고개를 살짝 들고 말했다.

  “옛날에 축구 시합할 때 주장을 했었는데 걔가 사람들을 잘 모아서 축구하기 편했지. 그 후엔 뭐 이런저런 활동을 한다고 들었는데 그 이후로는 잘 모르겠다.”

  옆에서 듣고 있던 94도 알고 있는 것을 말했다.

  “나도 알아. 나랑 수업을 같이 듣던 친구의 친구였지. 얼마 전에 그가 주최하는 파티에 초대받았는데 나는 모르는 사람이라 안 갔어. 말 들어보니까 사람들 상당히 많이 온 것 같더라고.”

  9가 그걸 아는지 말했다.

  “아, 전에 같이 의학수업을 들었던 내 친구가 가자고 했던 게 그거구나. 나는 피곤해서 가진 않았지만”

  1은 다시 기분이 상한 것 같다.

  “나한테는 왜 초대장이 안 왔지?”

  9는 1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너는 그 사람하고 접점이 없잖아 접점.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말고 우리끼리 축제나 즐기자.”

  그들이 말하는 사이에 지정된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각양각색의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사방에 있었다. 다양한 음식들이 눈동자에 가득 메웠고 맛있는 냄새들이 온 몸을 휘감았다. 그들은 빈자리에 가서 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야외에서도 불을 이용하여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장치였다. 그들은 재료를 꺼내서 시험 삼아 음식을 만들었다. 그 음식은 고기를 육각모양으로 작게 잘라서 미리 준비한 소스를 뿌린 것이다. 94가 만들고 난 후 맛을 보라며 1과 9에게 줬다. 그들은 배가 고팠던지 눈 깜짝할 사이에 다 먹었다. 그리고 더 먹고 싶은지 침을 흘리기에 조금 더 구워서 줬다. 그래도 더 먹고 싶어서 배고픈 표정을 지었지만 94는 그들을 윽박지르며 그만 먹으라고 했다. 잠시 후 9는 손님에게 팔려고 요리중인 고기를 몰래 빼먹다가 94에게 머리를 한 대 쥐어 박혔다. 94는 9에게 나가서 가게 홍보나 하고 오라고 했고 그는 쓸쓸히 다른 곳으로 갔다. 1은 그 모습을 보고 키득키득 웃었다.

  몇몇 손님이 지나가고 나서 가게는 잠잠해졌다. 94는 피로해서 자리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그녀는 주변을 보더니 말했다.

  “9는 아직 안 돌아왔어?”

  1은 철판 구석에 있던 쪼매난 고기조각을 집어 먹다가 혼나는 줄 알고 놀라서 말했다.

  “어? 9 말이야? 안 돌아왔네? 분명 어디서 놀고 있는 것 같은데?”

  “손님도 이제 잘 안 오는 거 같으니 9랑 교대해서 놀고 와.”

  그 말을 듣고 신나서 축제를 구경할 겸 9를 찾을 겸 학교 주변을 돌아다녔다. 특이한 물건들을 파는 사람들도 있고 노래를 부르며 공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온 학교가 북적북적 거렸다. 1은 놀이시설이 있는 쪽으로 향했더니 가판대에 익숙한 뒤통수가 보였다. 그것은 바로 9였다. 그는 자신이 다가가는 줄도 모르고 뭔가에 집중하고 있어서 무엇을 하는지 옆에서 지켜봤다. 9가 가게 주인한테 돈을 주고는 4개의 주사위를 굴렸다. 2, 2, 5, 2가 나왔다. 9는 아쉬워하며 다시 주인한테 돈을 주었다. 1이 지금 뭐 하는 거냐며 9의 어깨를 툭 치니까 그가 놀랐는지 넘어질 뻔 하였다.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주변에서 홍보하고 있다가 잠시 놀러 온 거야. 하하.”

  9는 머리를 긁적였다. 1은 어차피 9가 홍보할 생각은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것에 관해서는 별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게 뭐냐고?”

  “아, 이거 말이야? 이거 봐봐 여기 주사위 4개가 있잖아? 주사위 4개가 전부 같은 숫자가 나오면 준 돈의 100배를 준대. 내가 3개까지는 여러 번 나왔거든. 너도 해볼래?”

  1은 가게 주인을 한 번 쓱 보고는 인상을 쓰며 9의 목덜미를 잡았다.

  “지금 급하게 할 일이 많아. 빨리 와.”

  그는 9를 데리고 멀리 떨어진 곳으로 왔다. 9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야 갑자기 무슨 일 생겼냐?”

  “아니 아무 일도 없어.”

  9는 허탈한 듯이 말했다.

  “그런데 왜 급하게 나를 여기로 부른 건데?”

  “야, 너 수학 못하냐?”

  그 말에 9는 갑자기 기분이 상했다.

  “갑자기 뭔 소리야? 수학 배울 만큼 배웠어. 너 보다야 못하기는 하겠지만.”

  “방금 전에 네가 했던 거 말이야. 무조건 도전자가 손해 보는 게임이잖아.”

  “나도 알아. 장사하는 사람이 손해 보면서 하는 것도 아닌데 당연히 그렇겠지. 그냥 축제인데 즐기려고 그랬지.”

  1은 의심의 눈초리로 9를 바라보았지만 확률도 계산 못하는 멍청이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관뒀다. 다만 그가 이렇게 도박 같은 것에 의지하려는 심리상태에 관심을 두었지만 따로 묻진 않았다. 둘은 다시 자신들의 가게로 갔더니 다시 손님이 몰려왔는지 94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급하게 뛰어가서 동시에 94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우리가 할 테니 넌 나가서 놀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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