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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한 동거
작가 : BungAri
작품등록일 : 2020.8.2

<<내용 수정 중>>
불타는 주말, 술에 취해 친구들과 간 클럽에서 '그 남자'에게 팔려갈뻔(?)했다.
돈많은 양아치같은 그 남자, 어째 그 날 이후로 이곳저곳에서 자꾸만 마주친다.
하다하다 이제는 회사 본부장이라고?
"어떻게, 지금이라도 내가 너 사버릴까?"
"제가 본부장님한테 왜 팔려가요!"
"나는 좋으니까 괜찮아, 나랑 살자."
"제가 왜요!"
"나랑 잘래, 나랑 살래?"
"그게 그거잖아요!"
막무가내인 이 남자와의 동거, 괜찮을까?
// 작가 이메일 : ysssi1724@naver.com

 
#3 그 남자에게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수정본>
작성일 : 20-08-04 00:08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4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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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보며 사악한 미소를 짓는 진우를 보고,

 저 변태양아치싸가지가 본부장이라는 직원을 말을 듣고,

 예리는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저, 저런 양아치가 본부장이라구요? 그럴리가요!"

 

 예리의 말에 그들을 인솔해온 직원은 물론, 그 뒤를 따라온 다른 신입사원들까지도 차가운 침묵의 공기를 내뿜는다.

 

 "전예리씨, 지금 당장 본부장님께 사과드리세요."

 "아니, 이건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은데…!"

 

 예리의 말대답에 인솔직원은 정색을 하고 예리를 노려본다.

 당장이라도 인사팀으로 달려갈 것만 같은 그의 모습에 예리는 억울함을 토로하려던 입을 닫고 눈을 바닥으로 내리깔았다.

 예리는 진우쪽으로 다시 몸을 돌리고, 숙인 고개를 살짝만 옆으로 틀어올려 그를 죽일듯이 째려보며,

 

 "즈승흡느드…. 븐브증늠…?"

 

 그녀를 보며 직원이 다시 한 번 예리를 향해 소리친다.

 

 "전예리 인턴!"

 "아, 됐어요. 됐어."

 

 목소리가 커지고 상황이 악화되는듯하자, 진우가 꼬고 있던 다리를 풀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성큼성큼 예리를 향해 다가온 민우는 숙인채로 있는 예리의 턱을 엄지와 검지만으로 잡고 그녀를 일으켰다.

 굉장한 수치를 주는 손동작으로 턱이 잡힌채로, 강제로 고개를 들게 된 예리는 진우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당장이라도 세상 모든 욕을 내뱉을 것만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전예리씨,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저를 밖에서 만난 적이 있으신가요?"

 "당연하죠, 어제 밤에 클럽에서…! 앗…."

 

 자신의 입으로 현장에 있는 모두에게 본인의 무덤을 파줄 삽을 하나씩 쥐어줘버린 예리는, 진우를 째려보던 눈과 꽂꽂히 들고있던 턱을 내리며 결국 고개를 떨궜다.

 

 "전예리씨가 오늘 지각한 것도, 저에게 실수한 것도, 모두 전예리 인턴이 말하는 '어젯 밤 클럽'이 이유겠군요."

 

 진우는 굉장히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간다.

 

 "클럽 열심히 다닐 나이죠. 그런데, 자신이 그 곳에서 만났던 남자가 누구인지는 잘 기억해봐야 할 것 같네요. 많~이 취하셨었나 보네. 이해합니다."

 "전예리 인턴, 본부장님께 제대로 사과드리세요."

 "됐습니다. 저는 어떤 사람처럼 지난 일로 쪼잔하게 구는 사람이 아니라서요. 아, 여러분 소개는 다음에 받는걸로 하죠. 급한 일이 생겨서, 이만."

 "보, 본부장님…!"

 

 무언가 확실히 본부장에게 잘보이려는듯 행동하던 직원은 자신의 기회를 놓친 것에 당황하며 본부장의 떠나는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이내 예리를 향해 경멸적인 눈빛을 보내며 말한다.

 

 "전예리 인턴의 오늘 일은 인사팀에 보고하겠습니다. 다들 해산하세요."

 

 예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자신의 분노를 잠재우려 노력한다.

 모두가 떠나고, 아직도 고개를 들지 못한채 분노하고 있는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분노의 이유인 진우가 돌아온다.

 진우는 고개를 숙인 예리의 시선에 보이도록 자신의 명함을 건네며 말한다.

 

 "자, 이거 필요할 것 같아서."

 "그딴거 필요없…습니다, 본부장님."

 "필요할걸? 내가 말했잖아, 이번 한번만 용서해준다고. 한번 더 용서받아야지?"

 

 예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끝내 그의 명함을 받아든다.

 진우는 그런 예리를 보며 재미있는듯 웃으며 돌아서서 다시 걸어간다.

 '어떻게 입사한 기업인데…! 저런 양아치 하나때문에 끝낼 수는 없잖아….'

 예리는 크게 숨을 들이쉬며 고개를 들고는, 다시 자신의 사무실로 향한다.

 

 **

 

 <본부장실>

 꽤나 넓직한 사무실, 혼자쓰는게 맞는건가 싶은 넓직한 사무테이블.

 그 뒤에 마치 사장님 의자를 방불케하는 의자에 앉아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대는 백진우 본부장.

 

 "전예리…, 전예리…."

 

 그저 조금 놀려주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생각보다 격한 반응의 그녀로 인해 일이 커진 것에 고민하는 진우.

 

 "얼굴 값은 한다는건가…. 성깔은 더러워서. 아니, 변태양아치싸가지가 말이 되냐고."

 

 똑똑- 하는 소리와 함께 본부장실 문이 열리고, 본부장실 앞에서 그의 업무를 전담하는 비서가 들어온다.

 그녀는 완전히 기대앉아 허공을 바라보며 고민에 빠진 진우를 보며 살짝 홍조를 띄우고 그에게 다가간다.

 

 "본부장님, 점심식사 후 오후 스케줄 표 입니다."

 

 시간대별로 정리된 빠듯한 스케줄 표를 가져온 비서를 보고 진우는 몸을 살짝 일으키고 그녀에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서주희 비서님."

 "앗…. 네…! 피, 필요하신거 있으시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본부장님!"

 "알았어요, 가봐요."

 

 끝까지 그녀에게 예쁜 미소를 지어주며 말하는 진우를 보고 서주희 비서는 붉게 물든 볼을 숨기려는듯 빠르게 본부장실을 빠져나갔다.

 진우는 그런 그녀를 아무렇지 않게 외면하고는 자신의 업무를 확인한다.

 

 "오 회장님 점심약속은 취소됐나보네. 오늘 밥은 누구랑 먹는담…."

 

 진우가 점심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는 찰나, 진우의 핸드폰에 문자가 도착한다.

 핸드폰을 확인한 진우는 또 다시 얼굴에 미소를 띄운다.

 

 **

 

 "왜, 입에 안맞나?"

 "하.하.하…. 괜찮습니다, 본부장님."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만 같았던 둘이 분위기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까지 함께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그저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을 뿐인데, 본부장의 점심 밥에 새로운 반찬역할을 하게 될 줄은 예리도 상상하지 못했다.

 

 "맛이 괜찮다는거야, 아니면 입에 안맞는게 괜찮다는거야? 아니면 반어법같은건가."

 "뭐, 편하신대로 생각하시면…."

 "왜 존댓말 해?"

 

 진우는 슬슬 시동을 걸고 예리를 바라보며 묻는다.

 예리는 그의 질문에 조금 당황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더듬는다.

 

 "제, 제가 언제는 반말을 했었던가요…?"

 "변태."

 "네?"

 "양아치."

 "아니…!"

 "싸가지."

 

 진우가 들고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열심히 썰어놓은 스테이크에 살벌하게 꽂아놓고 예리를 쏘아붙인다.

 예리는 역시나 뒤끝이 작렬한듯한 그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듯하다.

 

 "내가 오늘만 두번이나 우리 전예리씨에게 들은 말인데, 그럼 내 귀가 멀어버린건가?"

 "그, 그게…."

 "아니면, 클럽에서 일을 마음에 담고 있는거야? 그렇다면 실망인데, 여기는 놀이터가 아니고 회사거든."

 "…ㅈ, 조, 죄, 죄송…흡느드…!"

 

 자존심이 밥을 대신 먹어버린건지, 예리는 이를 악물고 겨우겨우 진우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

 진우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에게 말한다.

 

 "어제 있었던 일은 사실…."

 

 진우가 말끝을 흐리자 예리가 진우를 쳐다본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할 말을 삼켜버린다.

 

 "아니다, 아냐. 찐한 사이가 될것도 아닌데 굳이 말할 필요까지는 없는거 같네."

 "네? 무슨 사이요?"

 "아냐. 그보다 아까 그러고 사무실에서는 괜찮았나?"

 "…굳이 궁금해하실 필요 없어요."

 

 예리는 기운이 쭉 빠진 목소리로 말한다.

 교육실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하극상을 보여버린 예리는, 말 그대로 디자인 1팀에서는 완전히 문제아로 찍혀버렸다.

 그녀의 사수는 원래도 그랬고, 해당 사건에 별 관심도 없는 듯 했지만 다른 직원들이 그녀를 보는 눈빛은 경멸의 눈빛이 가득했다.

 특히 여성 직원들은 벌써부터 예리를 어떻게해서든 내보내려는 듯이 시시콜콜 시비를 걸기 일쑤였다.

 

 "그래? 그럼 다행이고. 나는 뭐…. 거기서 힘들면 담당부서 옮겨주려 했는데, 싫으면 어쩔 수 없지."

 "담당부서를 옮겨요? 인사팀 동의 없이 본부장님께 그런 권한도 있으세요?"

 

 예리의 날카로운 질문에 진우는 괜시리 머리를 긁적이며 답한다.

 

 "원래는 안되는데…. 음, 나는 그럴 능력이 있거든."

 "옮겨주세요, 그럼. 저는 누구때문에 첫 사회생활을 완전히 박살난채로 시작하게 되버렸잖아요."

 "흐음…. 누가 지각한 것도 있던거같은데."

 "그건…."

 

 팩트로 양심을 얻어 맞은듯한 예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진우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예리에게 말했다.

 

 "원하면 옮겨줄게. 대신 나한테도 뭔가 해줘야하지 않겠어? 기브 앤 테이크, 알잖아?"

 "…원하시는게 뭔데요?"

 

 진우는 예리를 보며 바로 무언가를 답하려다가, 이내 잠시 눈을 치켜뜨더니 생각이 바뀐듯 그녀를 보며 말한다.

 

 "아직은, 대신 소원 3가지만 들어줘."

 "소원이요? 어제도 말했지만 그런 쉬운 여자 찾으시는거면 제가 아니라…."

 "대체 나를 뭘로 보는거야? 그렇게 잠자리에 목 맬 정도로 부족한 남자가 아닌데, 나는."

 "…제가 오버했네요, 죄송합니다."

 

 진우가 예리에게 고개를 들이밀며 다시 한 번 물었다.

 

 "들어줄래? 소원."

 

 예리는 그가 말하는 소원이 어떤 것일지 불안했지만, 첫 직장에서, 첫 출근에 문제아로 찍혀버린 그곳으로 돌아갈 자신이 없었다.

 

 "딱, 딱 3가지만 들어드릴거에요."

 "오케이, 다 먹었으면 내 사무실로 가자."

 "네? 역시 변…."

 "이쯤되면 네가 더 이상한 것 같다고 생각 안 해봤어? 계약서 쓰러 가자고."

 "아, 아…."

 

 자신의 과한 반응이 부끄러워진 예리는 창피함에 고개를 숙여버린다.

 진우는 그런 그녀를 보며 뭔가 이상한 감정이 들었지만 이내 잊어버리고는 자신의 차 조수석을 열고 타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예리는 머뭇거리다가 문을 열고 기다리는 진우를 보고 못이기는척 차에 탄다.

 진우는 무언가 즐거운지 콧노래를 부르며 운적석으로 향한다.

 

 **

 

 <본부장실>

 

 "자, 다 됐다."

 "…꼭 이런거까지 써야해요?"

 "응, 난 확실한 사람이거든."

 

 서로의 약속이 적힌 계약서 두 장에 서로 지장을 찍고, 어찌보면 예리에게는 불공정한 계약이 시작된다.

 이곳에서의 소원이라는 것은…. 모두의 생각보다 더,

 소원의 주인에 따라 사악하고, 일방적이며, 야릇하기까지 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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