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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몸 좀 바꿔줘!
작가 : 끼컴
작품등록일 : 2020.7.31

"뭐?! 나랑 몸을 바꿔달라고?!"

미치도록 아름다운 다섯 남자와 평범한 여대생의 발칙한 동거가 시작된다!

 
3. 몸 좀 바꿔줘
작성일 : 20-08-03 11:33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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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몸 좀 바꿔줘]

 

 

 PC방을 나와 길을 걷는 한의 어깨가 무거웠다. 오랜만에 고향에 와 좋아하던 게임을 하면 기분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 그의 기분은 게임을 하기 전보다 더 복잡해졌다.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어쩌면 한의 입장에선 거의 모든 게 변해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살던 집에 더는 자신의 공간은 없었다. 늘 다니던 길거리는 변해있었으며 모두 자신을 이방인 취급했다. 얼마 안 있으면 유일한 안식처였던 게임 속 세상마저 없어질 것이다.

 

 한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런 말을 하면 누군가는 비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고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성공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조그만 기회라도 항상 최선을 다했다. 거기에 나쁘지 않은 운과 좋은 흐름으로 남들보다 빨리 연예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더 높은 곳으로 비상 해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신을 항상 믿어왔다. 하지만 그 비상을 하기 위한 발판이 없어지려 한다는 사실에 한은 쓸쓸함을 느꼈다.

 

 한은 사실 청주로 내려올 때 한 가지 중대한 결심을 했었다. 그건 바로 ‘디얼디’를 탈퇴하는 것이었다. 물론 도의에 어긋나는 선택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계약기간을 성실히 이행한 후에 디얼디의 한이 아닌 연예인 ‘지한’으로 홀로서기를 하려고 생각한 것이었다. 막연히 허황된 소리 만은 아니었다. 충분히 승산은 있었다.

 솔로 앨범도 이미 한 차례 낸 적이 있었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올 초에 찍은 드라마에서도 좋은 연기 평가를 받으며 연기 쪽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데에는 유준과 있었던 다툼이 컸다. 한이 여태까지 해온 모든 것을 부정하게 하였던 그 사건은 한에게 매우 큰 상처로 남아있었다. 한에게는 이 상황을 타개할 힘도 풀어보려는 마음도 더는 남아있지 않았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어떠한 시선으로 봐도 상관없었다.

 

 ‘그 딴 걸 팀이라고 믿어왔다니…’

 

 또 다시 혼자가 되는 것.

 어쩌면 21살 어린 소년에게는 조금 버거운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은 이러한 생각에 더이상의 의심 따윈 없었다. 수많은 생각과 이러한 상황들이 한을 더욱 쓸쓸하고 외롭게 만들었다.

 하늘은 무척이나 흐려져 있었다.

 

 

 ***

 

 

 한이 집에 들어서자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냄새가 그의 코를 자극했다.

 라면 냄새였다. 한은 홀린 듯이 그 냄새를 쫓았다. 우가 부엌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아직 면은 넣기 전이었다.

 

 “뭐야? 오빠, 너 언제 왔냐.”

 “방금. 엄마는?”

 “엄마, 오랜만에 요리 실력 발휘해서 그런지 피곤하다고 자러 갔어.”

 “아… 근데 넌 시간이 몇 신데 라면이야?”

 “뭐가. 네 것도 끓일까?”

 “난 됐어. 입맛 없어.”

 

 우가 한의 말에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너 또 한입만 달라고 하지 말고 빨리 말해라. 진짜 안 준다?”

 “지이이인짜 안 먹거든? 내가 너냐?”

 

 한은 거실로 돌아와 TV를 켜고 앉았다. TV에선 재미있는 예능 프로가 나오고 있었지만, 오후에 있었던 이런 저런 일과 그에 관한 생각들로 인해 한은 좀처럼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우가 끓인 라면을 들고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는 라면과 젓가락을 탁자에 내려놓고 다시 무언가를 가지러 부엌에 들어갔다. 그렇게 덩그러니 남겨진 라면이 한의 시야에 들어왔다. 한은 괜스레 부엌을 한번 힐끔 쳐다본 뒤냄비 안을 들여다봤다.

 물 양은 매우 적절했으며 딱 알맞은 정도로 익은 달걀이 면발 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톡 하고 건드리면 샛노란 노른자가 흘러나올 것만 같은 곱디 고운 자태였다. 그 밑으로 보이는 라면은 탱글 탱글함을 유지한 채 국물에 적셔지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한은 전혀 라면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맛있다는 PC방이라면 조차도 그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그랬기에 우가 끓여준다는 호의도 거절한 것이었다. 괜한 심술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바로 눈앞에 있는 이 라면을 보자 한은 이성을 잃을 지경이었다.

 

 ‘꿀꺽…’

 

 우는 냉장고 안의 여러 김치 중 오늘의 라면과 어울릴 김치를 신중히 골라 이제 막 거실로 나온 참이었다.

 그러다 문득 한의 표정을 보고 말았다. 그의 표정은 아이돌 체면이고 뭐고 라면을 미친 듯이 먹고 싶어하는 표정이었다. 우는 버럭 성질을 냈다.

 

 “아, 씹… 진짜… 야! 이 미친놈아! 내가 라면 끓여준다고 했을 때 먹으라고 했지!”

 “아.. 아니야, 진짜 안 먹어…”

 

 한은 급하게 라면에서 시선을 거뒀다. 하지만 침이 꼴깍하고 목젖을 굵직하게 울리며 넘어가는 상황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우는 그 모습을 보고 깊은 빡침을 느꼈다.

 

 “아, 나… 진짜…”

 

 우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오빠의 변덕이 미칠 듯이 미웠지만 그래도 모처럼 고향에 온 오빠의 저 비굴한 모습을 보고 차마 모른 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는 두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한번 깨문 뒤 말했다.

 

 “진짜 딱… 딱 한입만 먹어라. 진짜 딱 한입. 그 이상은 안된다.”

 “…..진짜?”

 “맘 바꾸기 전에 빨리 먹어라.”

 “아.. 알겠어! 고마워!”

 

 한은 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라면으로 달려들었다. 탁자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그는 놓여있던 젓가락을 들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결심한 듯 들고 있던 젓가락을 라면에 푹 담갔다.

 우는 그런 한을 초조하게, 또 한편으로는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젓가락이 면발을 집어 국물 밖으로 그 모습을 들어내자 우는 놀람과 동시에 극심한 짜증을 느꼈다. 한이 어마어마한 양의 라면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우가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냈다.

 

 “야아아아악!!”

 

 우의 소리에 마음이 다급해진 한은 라면을 다급히 입으로 쑤셔 넣었다.

 그 순간, 한은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라면이 너무나 뜨거웠기 때문이다.

 

 한은 어떻게든 견뎌보려 했다. 이대로 라면을 포기한다면 이걸로 기회는 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입안은 그렇게 내구성이 좋지 못했다. 참지 못할 고통에 결국 한은 입안에 머금고 있던 라면을 냄비에 뿜고 말았다.

 

 “푸풉… 풋. 앗 뜨뜨거!”

 

 우는 그 놀라운 광경을 김치통을 들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판단이 잘 안 된 것도 있었다. 몇 초 뒤 우는 더는 라면을 먹을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동시에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분노를 느꼈다. 우는 손바닥으로 한의 뒤통수를 냅다 후려쳤다.

 

 “야!!!!!”

 

 우가 소파에 앉아 뚱한 표정으로 바나나를 먹고 있다. 한은 라면 앞에 앉아 뻘쭘하게 우를 쳐다봤다.

 

 “야… 너도 먹어...”

 “됐거든? 진짜니 팬들도 너 이러는 거 알아야 하는데. 아오!”

 “…미안. 잘 먹을게.”

 

 한도 염치는 있는지라 동생 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 미안함도 잠시, 라면이 부는 것을 싫어하는 한이었기에 서둘러 젓가락을 들고 열심히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라면은 아주 맛있었다. 동시에 우가 골라온 열무 김치도 매우 라면과 잘 어울렸다. 한이 연신 감탄하며 우에게 말했다.

 

 “진짜 너 라면 장사해라. 내가 가게 하나 내줄게.”

 “됐거던?”

 

 순간 우가 때린 뒤통수가 얼얼했다.

 

 “야, 근데 넌 손이 왜 그렇게 맵냐. 아직도 아프네.”

 “너는 이 손바닥이 아니라 들고 있던 김치로 김치 뺨을 맞았어야 해. 방 더러워질까 봐 참았다. 진짜.”

 

 한은 자신을 때리는 시늉을 하는 우의 손바닥을 바라봤다. 그 손을 보자 한가지 잊고 있던 기억이 문득 한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한은 그 생각에 집중했다. 우가 갑자기 조용해진 한을 보며 말했다.

 

 “왜 갑자기 조용해…? 많이 아팠어?”

 “…야.”

 “응?”

 “…너 전에 댄스 동아리 다닌다고 했지? 혹시 우리 춤도 출줄 알아?”

 “디얼디? 당연히 알지. 동아리에서 맨날 오빠네 그룹 춤추는데?”

 “…한번 보여줘 봐”

 “네 라면 끓여 먹이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 내가 네 앞에서 춤까지 추라고? 아주 미쳤구나, 네가.”

 “농담 아니야. 한 번만 보여줘.”

 “…?”

 

 우는 한의 태도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 대체 뭣 때문에 이러는지 감조차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디얼디 백댄서라도 시키려는 거야? 아니면 소속사에 걸그룹에 멤버가 필요해서 나를 캐스팅 하려고…?

 이렇게 혼란스러운 와중에 한이 디얼디의 노래를 틀자 우는 일단 조심스럽게 리듬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친오빠 앞에서 춤을 춘다는 사실이 뭔가 낯 간지럽기도 했지만, 나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가 아닌가? 그런 오빠 앞에서 춤을 춘다는 사실에 우도 나름 긴장한 채로 최선을 다해 춤을 췄다.

 

 노래가 하이라이트에 다다르자 우는 좀 전까지의 부끄러움은 온데 간데 없었고 디얼디의 구성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모든 안무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그렇게 4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노래도 끝이 났다.

 춤을 마친 우의 이마에는 땀이 맺혀있었고 얼굴도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아씨, 춤 왜 시킨 거야, 너 때문에 또 씻어야 하잖아.”

 

 ‘…이 정도라면…’

 

 한은 잠시 생각한 뒤 말을 이었다.

 

 “…너 노래도 좀 불러볼래?”

 

 우는 순간 자신이 오디션 프로에 나와있는 참가자처럼 한이 시키는 대로 그 자리에서 노래를 부를 뻔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한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돌았냐? 이게 진짜! 그리고 엄마 자는데 노래를 어떻게 불러, 멍충아!”

 “아… 맞네…”

 

 한은 짧게 입맛을 다신 뒤 다시 말을 이었다.

 

 “너 다니고 있는 과가 ‘보건 행정학과’ 랬나?”

 

 우가 흐르는 땀을 팔뚝으로 훔치며 말했다.

 

 “오~ 맞아. 그건 또 기억하고 있네.”

 “뭐 배우는지 한번 봐도 돼?”

 “너 진짜 왜 그러냐? 라면 먹고 어떻게 됐어?”

 

 

 우가 자신의 방에서 건네준 두꺼운 서적을 한이 한 권, 한 권 빠르게 훑어보기 시작했다.

 

 “대충 범위를 정해주면 중요 포인트를 외워서 시험 본단 말이지?”

 “응.”

 “너 학점? 그거 몇 점이나 나오는데?”

 “…2.4...”

 “…그거 낮은 거 아니야…?”

 “아니거던?”

 “몇 점 만점인데?”

 “아씨. 근데 이게 왜! 대체 뭐하는 거냐고!”

 

 한은 우의 질문은 무시한 채 무언가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복잡한 머릿속을 하나 하나 정리하려는 듯이 보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만 해.’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 한은 생각이 정리됐는지 말문을 열었다.

 

 “지우야.”

 “뭐야. 오글거리게. 성까지 말하고 난리.”

 “나랑…”

 “…?”

 

 “몸 좀 바꿔줘.”

 

 

 ***

 

 

 모두가 잠든 깜깜한 밤이었다.

 이제 막 열 살이 된 한과 우는 2층 침대 위, 아래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이따금 두남매가 뒤척이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그저 고요하고 평범한 밤이었다. 안방에는 아빠를 기다리다 이제 막 엄마가 선잠에 든 참이었다.

 

 그때 적막을 깨는 휴대전화 진동소리가 요란하게 방 안을 울렸다. 엄마가 눈이 덜 뜬 채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엄마는 두남매의 방문을 열고 곤히 자고 있던 한과 우를 급히 깨웠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겉옷을 입히며 나갈 채비를 했다. 어린 한과 우는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엄마의 심각한 표정과 파르르 떨리는 입술이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날은 무척이나 추웠다. 올해 첫 눈이 밤 사이에 내릴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의 말대로 어두운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름에 비친 달빛에 밖은 그리 어둡지만은 않았다.

 한과 우는 엄마의 양손에 거의 끌려오다시피 큰길로 나왔다. 엄마가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외쳤다.

 

 “택시!”

 

 여인의 목소리는 매우 불안하고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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