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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가문의 마법사
작가 : 전정현
작품등록일 : 2016.7.12
가문의 마법사 더보기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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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가문에서 태어나 기사로서 살아왔지만
마법사 대신 몬스터의 미끼가 되어 숨을 거둔 아이덴.

열다섯.
과거로 돌아온 그는 미래를 바꾸기 시작했다.

“동료를 미끼 삼아 도망치는 그딴 마법사들이 아닌,
아무리 위험해도 함께 살아남고
함께 도망치는 마법사가 되고 싶어서요.”

입학과 동시에 트러블 메이커라는 별명!

미래를 알고 있기에 미래를 바꿔버린
마법사의 행보에 대륙의 시선이 모아진다.

 
1권-021화
작성일 : 16-07-12 16:04     조회 : 646     추천 : 0     분량 : 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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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장 여름 축제 Ⅱ (2)

 

 

 

 “……목숨을 함부로 버리지 말아라인가.”

 예전에 들은 적이 있었다.

 죽음을 앞두는 순간 자신의 이성적인 부분과 만난다고 말이다.

 “과거로 돌아온 것도 모자라 내 정신과 만나기까지 하네.”

 피식 실소를 흘리며 천천히 눈을 뜬 아이덴이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세우다 인상을 찌푸렸다.

 왼쪽 가슴에서 엄청난 압박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존나……. 아프네.”

 가슴을 뚫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인상을 찌푸리며 왼쪽 가슴을 매만지던 아이덴이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고 다리 쪽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에 따라 천천히 고개를 떨어트렸다.

 “……?”

 갈색 로브가 인상적은 적발의 여인, 레이나가 자신의 팔을 베개 삼아 잠을 자고 있었다.

 “흐음…….”

 작은 신음을 흘리며 그녀를 바라보던 아이덴이 피식 실소를 흘리며 상체를 일으켜 세운 상태에서 천천히 눈을 감고 마나심법을 운용했다.

 우웅.

 단전 쪽에서 느껴진 마나가 빠른 속도로 신체를 돌아다니다 왼쪽 가슴에서 무언가와 부딪친 듯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 뒤에 빠르게 단전으로 돌아왔다.

 “끊어진 것은 아니구나.”

 무언가가 막고 있어 단전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아주 작은 양의 마나가 왼쪽 가슴을 통과했었다.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도 느껴지는 고통에 인상을 찌푸렸던 아이덴이 다시 눈을 뜨고 의무실 한쪽에 걸려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세 시.

 하필 일어난 것이 새벽이었다. 하지만 다시 누울 수는 없었다.

 정신을 차리는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이 상태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라는 것은 기사로서의 삶에서 아주 잘 알고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톡톡.

 “으음.”

 팔을 건드렸지만 그저 뒤척이고 다시 잠을 자는 레이나를 바라보며 피식 실소를 흘린 아이덴이 다시 팔을 흔들었다.

 “누나.”

 “으으…… 응?”

 “으음, 스승님?”

 “……아이덴!”

 아주 익숙한 소년의 목소리에 눈을 부릅뜨며 의자가 넘어질 정도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레이나가 자신을 올려다보는 아이덴을 바라보았다.

 아이덴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어색한 미소를 그리다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아무나 불러주시겠어요?”

 

 * * *

 

 콰아앙!

 “아이데에엔!”

 새벽 세 시에 일어나 호전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잠에 들었던 아이덴은 문이 부서질 정도로 강하게 열리며 들려오는 외침에 다시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상체를 일으킬 때마다 고통이 온몸을 찌르듯 전해졌지만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넘어갔고 굳은 몸을 풀어내야 하기 때문에 상체를 일으킨 것이었다.

 문을 강하게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알로인과 로이스 왕자를 보고 피식 실소를 흘린 아이덴이 손을 들었다.

 “오랜만?”

 “아이데에엔…….”

 바로 침대 옆 의자에 앉으며 울상을 짓는 알로인을 바라보던 아이덴이 고개를 돌려 입술을 살짝 깨물며 자신을 바라보는 로이스 왕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암살자는?”

 “일어나자마자 물어보는 것이 그거냐?”

 “어쨌든 내가 이리된 게 그놈 때문이니까.”

 작은 미소를 그리며 말하는 아이덴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흘린 로이스 왕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라이안 왕자님의 명령으로 압송되었다.”

 “범인은?”

 “끈질겨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군.”

 “흐음…….”

 고개를 살짝 끄덕인 아이덴이 다시 질문을 던지려다 새하얀 양팔이 그의 어깨를 눌러 다시 침대에 눕혀버렸다.

 “누나?”

 “누워.”

 자신의 곁을 지키는 레이나였다.

 레이나는 단호한 목소리로 명령했고 아이덴은 어색한 미소를 그린 채 다시 로이스 왕자를 바라보았다.

 “부상자는?”

 “너밖에 없다.”

 “내가 일어난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카데미 내에 자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많이도 알…….”

 “그리고 왕실.”

 “야.”

 왕실에게 알려지는 것은 약간 미루고 싶었다.

 라이안 왕자를 대신해 화살에 맞았기 때문에 자신이 깨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아카데미로 왕실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 분명했기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는 것이었다.

 똑똑똑.

 알로인과 로이스 왕자가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활짝 열려있던 문을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오는 바실크와 카트로를 확인한 아이덴이 다시 상체를 일으키려다 자신을 째려보는 레이나를 확인하고 누워있는 상태에서 손을 들었다.

 “오셨어요?”

 “팔팔하군.”

 피식 실소를 흘리는 카트로를 향해 싱긋 미소를 그린 아이덴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바실크를 바라보았다.

 바실크는 문 앞에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선배님?”

 “미안하다.”

 “……?”

 “내가 더 빠르게 알아차렸으면.”

 죄책감이라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카트로가 다시 인상을 찌푸리며 똑같은 말을 내뱉으려 했지만 아이덴이 그를 대신해 인상을 찌푸리며 먼저 입을 열었다.

 “만약이라고 했어요. 만약.”

 “…….”

 “그리고 살아남았잖아요. 그러니 됐죠.”

 “…….”

 바실크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천히 걸음을 옮겨 다가왔고 아이덴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 미소를 그린 뒤에 다시 대화를 이어나갔다.

 현재 왕국의 상황, 아카데미의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지던 아이덴이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는 레이나의 눈빛을 느끼고는 어색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돌렸다.

 “누나 혼자 왔어요?”

 “아니. 전부 와서 네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어.”

 “그리고 암살자의 도주를 완벽하게 막아내기도 했지요.”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았었다.

 방어 마법인 실드를 마법을 회전시키는 마법인 스핀을 이용하여 공격 마법으로 바꾸어 암살자의 움직임을 막아내는 레이나를 말이다.

 카트로가 천천히 입을 열며 말을 잇자 레이나는 싱긋 미소를 그렸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사과처럼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왕자가 포박을 명령했음에도 죽이려고 할 정도로 분노한 상태에서 말이야.”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여인의 모습이었지.”

 “그런데 나이 차가 두 배나 나면 범죄 아니냐?”

 “그렇지 범죄지. 우리 용병단에 범죄자가 있네. 범죄자가.”

 또 다른 손님이었다.

 파이언 용병단.

 레이나가 소속된 용병단이자 가바인 가문에서 만나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 떠나기 전까지 매일같이 만났던 파이언 용병단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레이나를 놀리는 동료들을 대신해 피식 실소를 흘리며 다가온 파이언이 아이덴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그렸다.

 “몸은 괜찮나?”

 “예. 며칠은 요양해야 된다고 하기는 했지만 걱정은 없을 것 같네요.”

 “다행이군.”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중얼거린 파이언이 의무실에 자리하고 있는 학생들을 쭈욱 훑어보다 바지주머니에서 작은 반지를 꺼내 내밀었다.

 “통신 반지다.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바로 알려줘라.”

 보이스 메시지 마법이 걸려있는 아티팩트로 멀리 떨어져도 대화가 가능하기에 비싸게 판매되는 아티팩트였다.

 “용병단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전쟁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돕기 위해 주는 것이 아니다.”

 힐끗 고개를 돌려 자신을 놀리는 동료들을 향해 달려가는 레이나를 바라본 파이언이 진지한 표정을 그렸다.

 “레이나의 제자이기에 상태를 보고하라고 주는 것이다.”

 “제자라…….”

 제자였다.

 마법 입문을 도와주었고 1서클을 만들 때 함께 있었으니 제대로 입문식을 취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가 자신의 스승은 맞아 가끔 스승님이라고 불렀었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손에 쥐여진 반지를 바라보던 아이덴이 고개를 끄덕이자 파이언이 바로 몸을 돌렸다.

 “약속한 대로 바로 떠난다.”

 “하, 하지만.”

 “일어났다. 상태도 괜찮아졌고. 의뢰 진행 상태에서 사흘이 흘러서 약간 빠듯하게 움직여야 되니 바로 떠나야 해. 그리고 반지를 건네줬으니 나중에 연락할 수도 있잖아.”

 “으으.”

 작게 울상을 지으며 중얼거리던 레이나가 빠른 걸음으로 아이덴에게 다가가 그의 양손을 붙잡았다.

 “대장이 못살게 굴어서 먼저 가야 돼.”

 “네. 연락드릴게요.”

 “식사 거르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고.”

 “네. 네.”

 “궁금한 거 있으면 연락하고.”

 “네에.”

 “필요한 거 있어도 연락하고, 위험해지면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연락 주고.”

 “알겠어요.”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말을 건네던 레이나는 아돈에게 붙잡혀 의무실을 떠났다.

 그런 파이언 용병단을 바라보며 피식 실소를 흘린 아이덴이 고개를 돌려 카트로를 바라보았다.

 “암살 주모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도 용의자는 있겠죠?”

 “그렇지.”

 담담한 표정과 함께 고개를 끄덕인 카트로가 의자를 끌고 와 자리하며 대답했다.

 “1순위는 프라임 제국이다.”

 “……2왕자가 아니고요?”

 “2왕자님은 2순위.”

 미래가 바뀌었다. 하지만 예상하기는 했다.

 자신이 프라임 제국의 사건을 이용하여 이번 사건에 끼어들었기 때문에 순위가 바뀌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프라임 제국에서는 뭐라고 하고요?”

 “프라임 제국에는 알리지 않았지.”

 “암살자 때문에?”

 “그저 용의자에 불과한데 암살 주모자라고 외치며 압박하는 순간 오히려 프라임 제국에게 당할 수가 있으니까.”

 맞는 말이었다.

 크라잉 왕국보다 수십 배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프라임 제국이기 때문에 오히려 역으로 당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너 유명해졌다.”

 무거운 침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카트로가 씩 미소를 그리며 말하자 아이덴이 고개를 갸웃하며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트러블 메이커로?”

 “아니. 왕자의 은인.”

 로이스 왕자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아이덴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닭살 돋는데?”

 “왕자를 대신해 화살에 맞은 더블 캐스팅이 가능한 3왕자의 친구.”

 “…….”

 “참고로 너 일어나면 왕실에서 부를 거라고 하더라.”

 “환장하겠군.”

 

 * * *

 

 크라잉 왕국 1왕자 암살 사건.

 1왕자의 암살 사건이었다.

 크라잉 왕국뿐만이 아니라 대륙 곳곳으로 퍼져 나간 소문이었고 모두가 관심 있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프라임 제국 3대 공작 중 한 사람인 레이도 공작은 다른 나라나 귀족들과는 다르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덴이라…….”

 완벽한 작전이었다.

 은밀하게 진행되었고 완벽한 준비를 마치고 암살을 시도했지만 한 소년에 의해 실패하고 말았다.

 아이덴.

 레이도 공작은 암살 사건이 실패하자마자 바로 아이덴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기사 가문인 가바인 가문의 자제임에도 뛰어난 마법의 재능을 가지고 있어 1서클 마법사임에도 더블 캐스팅이 가능한 천재.

 그것이 현재 알려진 아이덴이라는 소년의 정보였다.

 “암살은 불가능. 오히려 경계심만 만들었지만 흔적은 없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아이덴의 정보가 적혀있는 서류를 내려놓은 라이도 공작이 다시 생각에 잠겼다.

 아이덴.

 갑작스레 나타난 더블 캐스팅을 사용하는 천재 마법사였다.

 뛰어난 기사 수십 명보다 한 명의 마법사가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라이도 공작이었기에 그에 대한 관심은 지울 수가 없었다.

 만약 프라임 제국이 암살을 주도했다는 것이 알려지고 몇십 년이 지나 아이덴이라는 마법사가 엄청난 힘을 가진 마법사로 성장한다면 아무리 프라임 제국이라도 위험해 빠질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알려지지 않겠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라이도 공작이 서류를 뒤집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증거는 없었다.

 제국의 충성을 다하는 암살자를 보냈기에 증거는 바로 처리했을 것이라 믿고 있지만 라이도 공작은 이상하게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갑작스레 나타난 아이덴이라는 소년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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