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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천신애기씨의 아이돌 퇴마기
작가 : 하우힐
작품등록일 : 2020.7.31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무당 서은화와 귀신을 사랑한 민시우의 우당탕탕 아이돌 퇴마기

 
3화: 설마가 사람 잡는다.
작성일 : 20-08-02 17:56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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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빛날 때는 언제일까. 순수한 어린 시절, 에너지 넘치고 활발한 학창 시절, 아니면 사회에서 자기 능력을 인정받는 순간인가.

 

 어쩌면 인간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빛날 때는 간절히 원하던 소중한 꿈을 이뤘을 때가 아닐까.

 

  ***

 

 “2018 그랜드 뮤직어워드! 영광의 대상 발표만이 남아있습니다! 저도 굉장히 떨리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아아아악!!!'

 

 '빨리 발표해!!!'

 

 시상자가 발표는 하지 않고 말이 길어지자 단번에 팬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아하하. 네. 알겠습니다. 이제 그만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2018 그랜드 뮤직어워드. 올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아티스트는요!"

 

 두구두구두구 심장을 뛰게 하는 북소리는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데도 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저도 이분들 참 좋아하는데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웨이브엑스!"

 

 '꺄아아아악!'

 

 카메라는 자기들을 호명할 줄 몰랐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을 잇지 못한 채 서로를 쳐다보는 멤버들의 모습을 잡는다.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것은 가장 연장자인 라노였다. 크게 감격한 표정의 라노는 수상소감을 말하기 위해 아직 얼떨떨한 멤버들을 챙겨 중앙 스테이지를 향했다. 멤버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팬들에게 꾸벅꾸벅 인사를 하고, 환하게 웃으며 그해의 가장 화려한 무대로 걸어갔다.

 

 제일 먼저 수상소감을 말한 것은 막내 하린이었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먼저 좌석을 가득 채운 팬들을 둘러봤다. 말없이 팬들을 눈에 새긴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고 마이크 앞에 섰다.

 

 "감사합니다. 지금 이 말밖에는 생각나지 않네요. 정말 우리 윈디 덕분에… 제가…"

 

 감정이 격해진 듯 하린은 말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윈디 덕분에 제가 이렇게 대상도 받아보고.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이 순간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주신 사랑에 감사하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말..."

 

 하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하고 마이크를 넘겼다. 라노가 이어서 수상소감을 말했다.

 

 "윈디 감사합니다. 오늘 주신 대상,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저희 매니저팀, 스타일링팀, 작곡팀, 그리고 다른 고래엔터 스태프분들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상 받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존경하는 이금성 사장님, 저희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윈디! 사랑하고 감사해요. 우리 오랫동안 함께해요."

 

 차분하게 소감을 마친 라노의 뒤로 레인이 마이크를 잡았다. 온 얼굴이 눈물로 젖은 그는 억지로 눈물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 말 말고는 지금 머릿속이 새하얘서 아무런 말도 떠오르질 않네요. 오늘이 제 인생 최고의 날인 거 같습니다. 윈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짧은 소감을 마친 레인이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자 막내 하린이 함께 눈물을 터트리며 그를 껴안았다.

 

 유진은 강하게 내리쬐는 조명보다 더 환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윈디!!!"

 

 '꺄아아아악!!!'

 

 "윈디를 만나고 저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됐어요. 데뷔를 하고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될 줄 정말 몰랐어요. 윈디에게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은 걸로도 충분한데, 이렇게 과분하게 큰 상까지 받게 되다니. 전 정말 행복한 남자예요. 이 모든 게 윈디 덕분입니다. 윈디! 저 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진은 하얀 치아가 다 보이게 크게 웃더니 갑자기 팬들을 향해 절을 했다.

 

 그걸 본 나도 재빨리 TV에 대고 절을 했다. 원래 절 받으면 절로 돌려주는 게 상식이잖아.

 

 마지막은 역시 리더인 민시우가 장식했다. 다른 멤버들 모두 민시우의 어깨를 토닥이고 격려했다. 리더를 존중하는 모습이었다. 숨을 한 번 고른 민시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시작했다.

 

 "연습생 때는 데뷔가 꿈이었습니다. 언제 나도 가수 한 번 해보나. 남의 노래가 아닌 내 노래를 불러 보나, 이런 생각뿐이었습니다. 데뷔 후에는 음악 방송 1위가 꿈이었습니다. 다른 가수들 뒤에서 박수치면서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음악 방송 1위를 한 이후에는 감히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는 게 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눈물을 흘리지 않고 꿋꿋이 참던 민시우도 지금만큼은 감정이 벅차오른 듯 보였다. 잠깐 동안 감정을 갈무리한 뒤 다시 소감을 이어갔다.

 

 "지금 대상이라는 큰 꿈을 또 이루게 되었네요. 이제는 무섭습니다. 윈디가 저희에게 주시는 사랑이 너무 커서, 보답할 수 있을까. 실망시켜 드리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래도 저희 멤버들을 믿고, 윈디를 믿고, 더 높이 날아올라 보겠습니다. 윈디!!! 사랑합니다!!!"

 

 마지막 말을 마친 민시우는 정말 누가 봐도 행복해 보이는 얼굴로 웃었다. 어제 봤던 싸가지 없는 옆집 놈이랑 동일 인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밝게. 단어 그대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재수 없는 놈이긴 하지만 어제처럼 잔뜩 찌푸린 얼굴보다는 지금 화면처럼 웃는 게 보기 좋기는 했다.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난 영상이지만 지금의 내게도 그때 그들의 벅찬 감정과 환희, 기쁨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정확히 32번째 감동하는 중이었다.

 

 어제저녁부터 밤을 새우며 웨이브엑스의 영상을 찾아봤다. 팬들이 올린 영상을 다 보고 끄려고 하면 연관 영상에 또 새로운 것이 뜨고, 그걸 다 보고 나면 또 새로운 게 뜨고, 끝이 없었다. 재미가 없으면 보다 끄기라도 할 텐데, 예능이면 예능, 무대면 무대, 시상식이면 시상식. 모든 영상이 감동 그 자체였다. 민시우를 제외한 우리 웨이브엑스 멤버들이 끼, 춤, 노래 모든 능력이 뛰어난 탓이다. 싸가지 없는 민시우도 무대하나 만큼은 잘했다.

 

 나는 입덕하고 말았다. 민시우를 뺀 웨이브엑스에. 처음엔 유진을 보고 사랑에 빠졌지만, 이젠 민시우 제외 모든 멤버들에게 입덕했다. 가장 사랑하는 건 '최애'인 유진이지만 '차애'는 레인, 하린, 라노라고나 할까.

 

 웨이브엑스 영상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한 명만 사랑할 수 없어. 정말 각기 다른 매력에, 외모, 성격. 거기다 다들 몸이...

 

 "멍! 멍!"

 

 흠흠. 시상식을 본 여운에 잠겨있는데 윈디가 아침밥을 달라며 불렀다.

 

 "아 윈디 미안해. 밥 줘야 되는데. 치성드리고 금방 줄게. 기다려줘!"

 

 급히 기도하고 윈디에게 밥을 줬다. 오늘도 윈디랑 산책하고, 덕질이나 하며 쉬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할 일이 있었다. 비서를 뽑는 일이다.

 

 나는 점집을 운영하는데, 예약전화 받고 스케줄 관리하는 비서가 꼭 필요했다. 내가 하긴 귀찮으니까. 지난 반년간 미진언니가 잘해주고 계셨었는데… 어떤 일 때문에 나가게 돼서 급하게 사람을 뽑아야 한다.

 

 "윈디~ 엄마 갔다 올게. 친구들하고 잘 놀고 있어."

 

 윈디를 강아지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사무실로 향했다. 이번에 뽑는 사람은 좀 오래 일해줬으면 좋겠는데. 사람 뽑는 것도 귀찮단 말이지.

 

 역삼에 있는 큰 빌딩의 꼭대기 층이 내 점집이다. 간판도 없어 잡상인도 들어오지 않는다.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되며, 오직 지인의 소개로만 유지되는 곳이다. 한 마디로 엄청 부자가 아니면 이 점집의 존재도 모르고, 예약조차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무실에 앉아 이력서 세 장을 들고 고민했다. 두 명은 40대이고, 한 명은 나랑 동갑이었다. 역시 나이 많으신 분을 뽑아야겠지? 동갑은… 싫다. 사람은 또래가 쉽게 돈을 벌면 배 아파하는 법이다. 질투심 때문에 스케줄을 제대로 안 알려준다든지, 물건을 훔쳐간다든지 해서 나한테 엿먹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역시 40대 중에 뽑아야겠다며 마음을 굳히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20'

 

 "예?"

 

 '...'

 

 "아 왜요! 동갑은 별론데."

 

 '...'

 

 사람들은 무당이 어떻게 점을 보는지 궁금해한다. 목소리가 들리나요? 뭐가 보이나요? 아니며 머릿속에 떠오르나요?

 

 다른 무당은 어떨지 모르지만 내 경우에는 전부 맞다. 어떨 때는 목소리가 들리고, 어떨 때는 귀신이 보이며, 어떨 때는 머릿속에 저절로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정확하게 안 알려주셔서 그렇지.

 

 실제로 내가 모시는 천신님이 내게 문장으로 대답하신 적은 거의 없다. 대부분 짧은 단어로 말씀하신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는 쌀을 뿌리거나, 오방기를 뽑아 해석해서 신의 뜻을 알아내야 한다. 물론 내가 한 해석이 틀릴 수도 있지만, 돈을 이렇게 많이 번 것을 보니 적당히 잘 맞나 보다.

 

 내가 여쭤보기 전에 이렇게 먼저 말을 거시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마지막으로 해주신 얘기가 지금 사는 빌라를 사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천신님을 거역할 수는 없으니 20대 동갑내기 비서를 뽑을 수밖에 없었다.

 

 "안녕하세요. 김보영 씨 되시죠? 여기 천신애기씨 점집인데요. 그... 사무직 붙으셨거든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해주세요. 네. 월요일에 봬요."

 

 새로 뽑힌 비서 김보영 씨는 매우 밝은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뽑혔다고 하니 신이 나서 감사하다고 5번이나 말했다. 이제 비서도 뽑았으니 예약 손님 한 명만 처리하고 집에 가야겠다.

 

 집에 가서 오늘은 뭐 먹지? 어제는 치킨이었으니까… 기름진 음식을 먹었으니, 오늘은 감자탕? 아니야… 어제도 뼈를 발라 먹었는데 오늘도 뼈 있는 거 먹기에는 귀찮아... 얼큰하게 마라탕? 그래, 역시 난 천재야. 치킨 먹은 다음 날 마라탕이라니, 신박하다. 신박해. 마라탕에 꿔바로우에 깐쇼새우 정도만 먹어야겠다. 어제 치킨을 두 마리나 먹었으니까 오늘은 자제해야지.

 

 맛있는 걸 먹을 생각에 또 기분이 좋아져 어제부터 50번은 들은 웨이브엑스의 신곡을 흥얼거리며 손님을 기다렸다.

 

  ***

 

 "파란 하늘보다 푸르른 너~ 초록색 야자수 밑 하얀 해변에서. 까만 밤하늘 별이 질 때까지 언제나 너와 함께 하고 싶어~"

 

 웨이브엑스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윈디를 데리고 집에 가는 데 옆집 문이 열리고 민시우가 나왔다. 나는 깜짝 놀라 바로 노래를 멈췄다.

 

 그는 어제랑 비슷한 차림으로, 모자와 마스크로 잘생긴 얼굴은 가렸지만 훤칠한 키는 숨길 수가 없었다. 밤새 TV나 핸드폰으로 보던 인물이 실제 눈앞에 있으니 신기한 기분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빤히 쳐다봤다. 민시우는 나를 흘깃 보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지나갔다.

 

 저 싸가지… 지 때문에 내가 어제 경찰서까지 갔는데… 역시 연예인은 믿는 게 아니랬어. TV에서는 그렇게 매너 좋은 척 하더니. 다 연기였네. 연기 잘하네. 우리 유진이랑 라노랑 하린이랑 레인 빼고는 역시 TV 나오는 사람은 믿는 게 아냐.

 

 기분이 나빠 얼른 집에 들어가려는데 나를 스쳐 지나가는 민시우에게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킥킥킥킥'

 

 나는 순식간에 머리털이 곤두서고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다급하게 뒤를 돌아 엘리베이터에 타는 민시우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민시우… 너 설마 귀신 들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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