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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천신애기씨의 아이돌 퇴마기
작가 : 하우힐
작품등록일 : 2020.7.31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무당 서은화와 귀신을 사랑한 민시우의 우당탕탕 아이돌 퇴마기

 
2화: 사랑에 빠졌다.
작성일 : 20-08-02 17:53     조회 : 325     추천 : 0     분량 : 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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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학교에 다니거나, 회사에 다닐 때 항상 칭찬만 받는 모범생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주 혼나는 편인 열등생이었다고 해야 할까. 선생이나 상사들에게 깨지고 나면 자존심이 상해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나 자신에게 더 화가 났었다. 왜 자꾸 실수하는지, 왜 이렇게 바보 같은지.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면 내 잘못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어리고 미숙했으며 요령이 없었을 뿐, 악의는 없었다. 그저, 잘하려고 했지만 잘 안됐을 뿐.

 

 난 최선을 다했었다니까?

 

  ***

 

 “죄송합니다!”

 

 빡빡이는 90도를 넘어 폴더처럼 허리를 접어 내게 사죄했다. 경찰서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은 나는 빡빡이를 힐끗 보고 대꾸도 하지 않았다.

 

 겨우 이 정도로 용서해줄 순 없지. 나는 팔에 멍이 들 뻔했다고 멍이. 이 무식한 빡빡이가 얼마나 세게 잡아당겼으면… 거기다 엘리베이터 벽에 머리라도 잘못 박았어 봐, 서른도 되기 전에 옥황상제님 만나는 거라고. 오늘 어디 한 번 밤새 사과해봐라. 내가 합의해주나. 합의금으로 1억 준다고 하면 다시 생각해보고.

 

 “요새 사생 때문에 저나 시우가 아주 힘들거든요… 지금 사시는 빌라를 숙소로 정한 것도 보안 때문인데, 그 보안마저 뚫리고 사생이 들어온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과민반응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게 얘기를 듣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잡아끄는 게 말이 돼요? 집 비밀번호치고 들어가는 것만 기다렸어도 이런 일은 없잖아!... 요.”

 

 나는 말하다 보니 열 받아서 다시 흥분하려다가, 경찰서에서 소리질러봤자 내 손해라는 생각에 겨우 진정하며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때 안고 계신 강아지한테 윈디라고 하셔서… 윈디가 저희 시우 팬클럽 이름이거든요. 그래서 저나 시우를 놀리는 줄 알고 더 단단히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빡빡이는 다시 허리를 깊게 숙였다.

 

 … 윈디가 그 잘생긴 놈 팬클럽 이름이라고? 뭐... 그래도 내 말도 듣지 않고 무턱대고 의심한 건 잘못이지! 우연이 기가 막히긴 하지만.

 

 그때, 빡빡이와 정반대로 머리숱 많고 체격 좋은 남자가 들어와 두리번거리더니, 성큼성큼 다가왔다.

 

 ‘퍽!’

 

 그리고 바로 빡빡이의 머리를 후려쳤다. 얼마나 세게 때렸으면 나보다 세배는 덩치 큰 빡빡이가 휘청거릴 정도였다.

 

 “이 미친 새끼야! 니가 우리 팀 망치려고 작정했냐?”

 

 남자는 안 그래도 험악하게 생긴 얼굴이었는데, 인상까지 쓰니 정말 무서워 보였다. 나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둘을 쳐다봤다.

 

 “죄송합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빡빡이는 큰 소리로 말하며, 자기 머리를 때린 남자에게 허리를 굽혔다. 하지만 그 정도의 사과로는 남자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었다. 그는 열이 점점 더 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짝!’

 

 “니가”

 

 ‘짝!’

 

 “정신이”

 

 ‘짝!’

 

 “나갔지.”

 

 남자는 빡빡이의 뺨을 연달아 때리며 화를 냈다. 아무리 그가 실수했다지만, 다 큰 성인이 일방적으로 맞는 것을 더는 보기가 괴로워 남자를 불렀다.

 

 “저기요.”

 

 남자는 감히 누가 부르냐는 것처럼 휙 돌아봤지만, 내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챈 듯 표정을 순식간에 바꿨다. 눈을 깜빡이는 것보다 더 빨리. 아주 재빨랐다.

 

 “아 네!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저는 고래엔터 차인홍 실장이라고 합니다. 저희 매니저가 아주 몹쓸 짓을 했더라고요. 이놈이 확실하게 사과드릴 겁니다. 성함이?”

 

 “서은화예요.”

 

 “서은화 씨. 이름도 얼굴만큼 참 예쁘시네요. 저희 매니저가 왜 그런 착각을 했는지,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이 사생일 리가 없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실장이라는 남자의 뺀질거리는 말을 들을수록 기분이 점점 더 나빠졌다. 나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리는데 남자는 그게 빡빡이 때문인 줄 알았는지, 빡빡이에게 떠넘기고 싶었던 건지 또 그의 머리를 한 대 때리며 말했다.

 

 “얼른 사과드리지 못해? 빨리!”

 

 “죄송합니다…”

 

 이제 더는 빡빡이의 사과를 듣기 싫어졌다. 물론 그가 잘못했지만, 실장에게 무자비하게 혼나는 모습을 보니 내 옛날 모습이 떠올랐다. 잘하고 싶었고, 열심히 했지만 매일 혼나던 날들. 따지고 보면 빡빡이도 매니저로서 담당 가수를 보호하기 위해 한 짓이 아니었나. 나에게 실수하긴 했지만.

 

 눈앞에서 이렇게 깨지는 모습을 보니 어쩔 수 없이 연민하는 마음이 생겨버렸다.

 

 “됐어요. 빨리 합의해요. 저 바빠요.”

 

 합의해주겠다고 하자 실장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아 감사합니다. 역시 외모만 고우신 게 아니라 마음도 비단결 같으시네요. 제가 처음 딱 봤을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실장은 입으로 똥을 쌌다.

 

 누가 누구 외모를 평가하는 건지… 고릴라처럼 생긴 게… 기분이 더 나빠지기 전에 윈디가 기다리는 집으로 빨리 가고 싶어졌다.

 

 경찰을 불러 합의서에 사인한 후 경찰서를 나섰다. 난생처음 와본 경찰서는 역시 시끄럽고 무섭기도 하고, 불쾌한 공간이었다. 실장은 감사하다며 합의금을 준다고 했지만 얼마 되지도 않고, 빡빡이… 매니저가 더 곤란해질 것 같아 거절했다. 너무 피곤한 하루였다. 빨리 집에 가자.

 

 “저… 정말 죄송합니다.”

 

 잔뜩 주눅이 든 매니저가 쫓아와서 사과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다, 한숨을 쉬며 말했다.

 

 “됐어요. 상황 들어보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에요. 다음부턴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매니저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지만, 나는 아무 말 없이 뒤를 돌았다. 내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매니저의 눈가가 촉촉했던 것 같은데, 그가 지금 어떤 마음일지 알 것 같았다. 자괴감, 후회, 우울함… 여러 안 좋은 감정들이 들겠지만 이제 합의해줬으니 알아서 극복하겠지.

 

 집에 와서 지친 몸을 씻고 누웠는데, 사과는 받았지만 찝찝하고 허한 마음이 들었다. 매니저가 실장에게 혼나는 모습을 봐서 그런가? 아닌데… 뭐지? 나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속이 텅 빈 것 같은 이유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치킨!!”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치킨을 잊다니. 많이 놀라긴 했나 보다. 평범한 일상 보다 훨씬 스펙터클한 하루로 고생한 나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원래는 반반 한 마리만 먹으려고 했지만 프라이드와 양념을 각각 한 마리씩 시켰다. 생맥주도 같이.

 

 “크으!”

 

 맥주를 쉬지 않고 꿀꺽꿀꺽 마시고, 숨을 크게 내뱉었더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역시 맥주야. 내 진통제, 마약, 치료제, 보약… 맥주 한 잔을 다 마시자 급격히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신이 나서 닭 다리를 잡고 뜯는데, 치킨이 진짜 너무 맛있다. 일 년 내내 먹으라고 해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애처롭게 침을 흘리는 윈디에게 간식을 하나 주고, 오랜만에 TV를 틀었다.

 

 “안녕하세요! 그대의 파랑 웨이브엑스입니다!”

 

 무의미하게 채널을 돌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민트색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옆집 놈이다. 사람 면전에 문을 닫는 싸가지 없는 놈. 진짜 가수였네… 솔로가 아니라 그룹이었구나…

 

 “안녕하세요. 시우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목소리 레인입니다.”

 

 “안녕하세요. 윈디 여러분! 유진입니다!”

 

 “라노입니다.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

 

 “막내 하린입니다~.”

 

 제각각의 화려한 머리색을 가진 다섯 명이 인사를 했다. 다섯 명 모두 키가 크고 이목구비가 아주 뚜렷했다. 그리고 누가 봐도 ‘나 아이돌이요’하는 화려한 머리와 무대의상을 입고 있었다.

 

 “웨이브엑스 여러분! 컴백과 동시에 1위 후보에 오르셨는데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컴백과 동시에 1위? 그거 되게 어려운 거 아닌가. 인기 좀 있나 보네?

 

 엠씨의 질문에 옆집 놈이 대답했다.

 

 "무엇보다 우리 윈디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구요. 컴백과 동시에 1위라니 정말 꿈꾸는 것 같고 믿기지 않습니다. 더 열심히 하는 웨이브엑스 되겠습니다."

 

 "자 그럼 우리 고마운 윈디 여러분께 애교 한번! 가능하실까요?"

 

 "네!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이번엔 옆집 놈 대신 자기를 유진이라고 소개한 귀엽게 생긴 남자가 대답했다. 다 큰 성인이 애교는 무슨… 니들도 힘들게 산다.

 

 "윈디 사랑해. 쪽쪽쪽!"

 

 유진은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허공에 뽀뽀를 날렸다. 뭐 쪼끔 귀엽네.

 

 "유진이가 많이 좋아하는 거 알지~? 윈디~ 내꼬야! 뿌잉뿌잉"

 

 …….

 

 다… 다 큰 남자가 혀 짧은 소리나 내고 말이야. 참나 그런다고 누가 귀여워할 줄 아나?

 

 "아아악!"

 

 분명히 치킨을 들고 있었는데, 치킨이 어디로 간 건지 나는 내 손가락을 세게 물고 말았다. 피 나는 거 아니야? 잇자국이 선명한 손가락을 살피는 사이, 어느새 웨이브엑스의 인터뷰가 끝나고 다른 가수의 무대가 시작했다.

 

 "뭐야. 무대는 안 하는 건가?"

 

 나는 채널을 돌리려다가 곰곰이 생각했다. 웨이브엑스가 어떤 무대를 하기에 컴백하자마자 1위를 하는지, 그리고 옆집 놈이 얼마나 잘하는지 내가 알아 둬야 하지 않을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잖아. 그래.

 

 나는 매우 논리적인 이유로 웨이브엑스의 컴백무대를 기다렸다.

 

 기나긴 기다림 후에 드디어 보게 된 웨이브엑스의 첫 곡은 매우 서정적인 노래였는데 유진이라는 멤버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동글동글한 이목구비에 금색 파마머리가 조화로운 귀여운 외모였는데, 사랑스러운 얼굴과는 달리 파워풀한 고음이 반전 매력을 더해줬다. 거기다 웃음기 하나 없이 진지한 모습에서도 숨길 수 없는 밝은 에너지가 퐁퐁 솟아나는 것 같았다.

 

 두 번째 곡은 댄스곡이었는데 이 곡 역시 유진이라는 멤버의 춤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귀공자 같은 얼굴에 어울리는 슬림한 몸이라고 생각했는데, 강렬한 안무 중간에 복근을 까는 파트에서 완벽한 식스팩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이 친구는 얼굴은 깜찍한데 몸은 섹시하고… 어떡하지? 나 어떡하지?

 

 아니다. 정신 차려야 한다. 나는 셀프로 내 뺨을 치며 정신을 차리려고 시도했다. 지금 귀신에 홀리고 있는 게 틀림없어. 소금. 소금을 가져와야...

 

 소금을 가져오려고 했는데 방송 막바지에 다다라 모든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왔다. 기왕 보기 시작한 거 1위 하는지 안 하는지만 보고 꺼야겠다는 뻔뻔한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7월 넷째 주! 뮤직라이프 영광의 1위는요!"

 

 "축하합니다! 웨이브엑스!"

 

 "왁!"

 

 나도 모르게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색색의 반짝이가 날리는 무대 앞에서 웨이브엑스 멤버들이 나서서 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제일 먼저 말했고, 회사 스텝, 사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다른 멤버들의 소감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유진이 마이크를 잡았다.

 

 "감사합니다. 윈디~! 여러분 덕분입니다! 남은 활동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미 엄청나게 잘하는데 더 잘하겠다며 환하게 웃는 유진의 모습이 내 망막에 선명하게 맺혔다. 땀에 잔뜩 젖고 숨이 차는 와중에도 세상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듯한 유진의 모습에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 사랑에 빠졌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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