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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편이 되어 줄래요
작가 : ROSEKIM
작품등록일 : 2020.8.1

3년 전, 스페인 여행 중 만난 인혁과 도여는 3년 후, 한국에서 본부장과 비서로 만나게 된다. '친구'라는 사적인 관계로 직진해오는 인혁과,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 사이에서 아슬 아슬 선을 넘나드는 도여의 #사적인로맨스. 스페인(과거) 과 현재를 오가며, 서로 다른 기억들을 찾아가는 #기억상실로맨스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배려의 따뜻해지고, 말 한마디에 위로가 되면, 그거.. 사랑아닐까. 따뜻, 달달, 힐링 로맨스. 인혁과 도여의 사랑을 기대해주세요 :)

 
#3 그날부터가 시작이었다 (3)
작성일 : 20-08-02 17:13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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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놔. 이진우. 아파. 놔.”

 

  도여는 자신의 오른쪽 손목이 피가 안 통할 만큼 강하게 느껴지는 힘에 뿌리치려 했다.

 

  “진우 씨?”

 

  그때 진우와 도여 앞에 나타난 여자. 빨간 드레스를 입고, 아담한 체형에 단발 커트를 깔끔하게 드라이한 단아한 모습의 그녀. 아까 진우가 그녀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모습을 봤더랬지. 차라리 지금이라도, 네가 오해했다. 그런 사이가 아니었다. 그렇게 말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우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잠시 놀란 듯했다. 도여의 도발에 순간적으로 감정에 치우쳐 지금 자신의 처지를 망각할 뻔했다. 진우는 재빨리 도여의 손목에 쥐었던 제 손을 풀었다.

 

  “아, 시연 씨. 떨어진 귀걸이 한 짝은 찾았어? 이쪽도 없는 거 같아.”

 

  진우는 로비 쪽에 들리는 소리를 따라 시선이 향하다 도여를 발견하고는 그와 함께 있던 시연에게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도여에게 온 듯했다.

 

  “진우 씨. 이 분이야? 진우 씨가 말한, 동기라는…. 아, 차도여씨! 맞죠?”

 

  도여는 자신을 아는 듯이 말하는 그녀와 당황하는 진우 사이에서 앞으로 전혀 괜찮지가 않을 거라는 걸 직감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너무 정확하게 아는 그녀가…. 소름 끼쳤다. 전 여자 친구, 아니 현 여자 친구라는 것도 알고 있다는 듯, 그러나 이 남자는 내꺼야. 라는 듯한 그녀의 눈빛이.

 

  “시연 씨, 우리는 들어가요. 벌써 행사 시작됐어요. 가서 우리 인사드리기로 했잖아요.”

 

  진우는 도여에게 인사를 하는 시연 앞에서 도여를 막아서며, 시연의 어깨를 감쌌다. 마치 도여가 시연을 해 하기라도 할 것처럼, 그녀를 보호한다는 듯이. 자신의 손목을 우악스럽게 잡아끌던 그 모습이 언제였냐는 듯,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진우의 태도가, 도여는 더욱 당황스러웠다. 언제 한번 자신을 저렇게 대해 준 적이 있었나.

 

  ‘차도여, 너는 힘센 게 매력이야. 생활력 있는 여자가 최고야.’

 

  내게는 생활력이 있어서 매력이라며. 그때는 그게 칭찬인 줄 알았다. 멍청하게.

 

  “아…. 인사…. 하, 결혼..이라도 하나 보죠?”

 

  도여는 저도 모르게 나오는 어이없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 도여에게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또렷이 바라보며, 심지어 입가에 미소까지 지우고 있는 시연이 입을 열었다.

 

  “네. 저랑 진우 씨, 다음 달에 결혼해요. 입사 동기라더니 그.다.지 친하지는, 않으셨나 봐요. 진우씨. 아직 말 안 한 거야? 뭐, 오늘 지나면 대부분 다 알게 될 테지만.”

 

  시연은 단아한 모습, 일관된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는 듯했지만, 도여가 느끼기에는 왜인지, 자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듯한 시연의 또렷한 목적이 느껴지고 있었다.

 

  “정리? 아…. 아버지가 회사라도 가지고 계시는가 보네요? 이진우씨, 재벌 2세랑 결혼이라도 하시나 봅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진우는 늘 생활에 찌들어있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었고, 일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는, 그럴만한 삶이 그를 늘 짓누르고 있는 듯했다. 그걸 알기에 도여도 그와 자주 보지 못하더라도 괜찮았으니까. 이해하고, 사랑했으니까. 그리고 자신이 듣고 있는 이 말들은 과연 현실일까, 혹시 꿈이 아닐까. 그래, 바람이라면 그것도 개자식이라고 버릴 테지만, 결혼? 결혼이라니, 다음 달에?

 

  “차도여씨, 잠깐만.”

 

  진우는 뭔가 난감한 표정이었다. 순간 도여를 바라본 진우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스쳤으니까.

 

  ‘왜? 내가 여기서 깽판이라도 칠까 봐?’

 

  도여를 보며 난감한 표정의 진우는 딱, 그런 표정으로 도여를 보고 있었다. 도여는 그런 진우를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 모르셨어요? 진짜 몰랐나 보네…. 진우씨 삼촌분 회사랑 저희 아빠 회사가 이번에 합병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레 회사도 합쳐지고 집안과 집안이 합쳐지는 건 이쪽에서는 뭐 흔한 일이니까. 그런데 우리는 생각보다 잘 맞는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사귄 지 꽤 됐어요. 아…. 진짜 모르셨구나? 어머, 호호호.”

 

  삼촌…?

 

  진우에게 삼촌이 있던가, 3년 동안 만나오며 늘 들었던 말이 있었다.

 

  ‘남들은 금수저든, 흙수저든, 수저 하나라도 들고 태어나는데 우리 집은 엄마 혼자 혈혈단신으로 가족도 없이 지금껏 살았어. 나는 흙수저조차 없어서, 모래알부터 구해서 수저를 만들어야 해. 진짜 거지 같은 인생이지.’

 

  가족이라고는 홀어머니뿐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때는 그 말이 가슴 저리게 안쓰러웠다. 그런 놈이 삼촌…? 미친, 사기꾼 아니야? 어떻게 저 세상 물정 모르는 재벌녀를 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최 있지도 않던 삼촌이 한몫한 듯하다. 이제라도 똥차를 걸렀구나, 내가.

 

  “아…. 결혼, 결혼하는구나. 하하하하. 삼촌……. 이 있었군요. 그러게요. 이진우씨, 동기끼리 이렇게까지 비밀로 할거였어? 하하하. 하마터면 깜빡 속을 뻔했네. 3년을 깜빡 속았어. 하하하. 그래, 앞으로도 속이거나 하는 그런 쓰레기 짓은 하지 마. 하하하.”

  “뭐, 쓰…. 뭐?”

  “아니, 나쁜 의도는 아니고, 속이거나 뭐 그런 게 쓰레기 짓이라는 거지. 이진우씨가 쓰레기라는 건 절대, 절대. 아니고. 시연씨? 라고 했나요? 하하하. 감사해요. 이런 새끼를 거둬주셔서. 아. 축하드리고, 미안한데 다음 달에는 내가 너무 바쁠 거 같아서 결혼식에는 못 갈 거 같네요. 진우씨 기왕이면 그래 회사에서 앞으로 볼일 계속 없겠구나. 이제 회사 그만둔다고? 아주 잘됐네. 그럼 오늘이 마지막인 걸로 하고. 그럼, 이만. 나도 ‘남자친구’가 기다려서.”

 

  그렇게 속사포처럼 내뱉은 말들, 더는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아서 제 할 말만 쏟아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련조차 남기지 않으려 그 자리를 떠났다. 이진우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고, 그 옆에 여자에게 뺨이라도 내려치고 싶었다. 그러나 멱살을 잡지도 못했고, 뺨도 치지 못했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 사이 아니었던 것처럼.

 

  “너, 차도여!”

  “진우씨, 우리 빨리 들어가요. 도여씨가 바쁜가 보네. 아버지 기다리시겠다. 가요. 어서.”

 

  3년 연애의 끝은 이토록 허무했다. 연애의 끝이 모두 결혼으로 종결이 되지 않지만, 그 끝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마치 허상을 좇다, 현실을 보게 된 순간처럼. 꿈에서 깨버린 듯 몽롱한 기분 마저 든다. 울고 싶은 걸까, 마음이 아픈 걸까, 아니면 화가 나는 걸까.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제 감정들을 하나하나 제대로 헤아릴 자신조차 없었다. 그 무게를 못 이겨 곧 무너질 것 같았다. 그 자리를 떠나 넓은 호텔 어딘가 무작정 헤매던 도여는 인공 숲처럼 만들어진 곳까지 왔다. 사람의 손을 거친 나무 틈 사이 자신이 반쯤 가려질 법한 곳에 몸을 잠시 맡긴다. 심장에 이상이 생긴 것 마냥, 불규칙하게 요동치는 심장 소리. 그리고 불규칙한 호흡이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숨을 쉬기가 힘들다.

 

  “...후……. 하….”

 

  편백 향을 맡으며 바람 소리를 따라 호흡의 속도를 맞추어본다.

 

  “...하……. 아…. 후……. 흐…. 윽….”

 

  그제야 자신의 처지가, 지금 느낀 이 감정들이 실재한 모든 것들이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자신이 쫓은 허상이, 그동안은 내 것인 줄 알고 쫓았다. 그러나 그것은 내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잡으려 했지만, 집히지 않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배신감에 대한 억울함이 아니라, 그조차도 모른 채 보낸 제시간이 바보 같다. 무엇이 그렇게 이성을 잃어버릴 만큼, 논리적으로 생각조차 해보지도 못할 만큼, 자신을 이토록 바보같이 한심하게 만든 것일까. 3년이라면 짧지 않은 시간. 그 시간 동안 자신은 왜 그렇게 무모했던 걸까.

 보고만 있어도 좋았던 적이 있었다. 입사 후, 한 달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을 때, 동기라는 이유로 거의 매일 같이 찾아왔었다고 한다. 그 관심이 좋았었고, 고마웠다. 상사에게 깨지고도 어깨를 토닥여주던 그 손길만으로도 세상 모든 위로가 이 손길에 있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다.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해가 지나고, 또 한해가 지나가며 바라보면 느끼는 매일의 설렘은 없었다. 그래도 두근거림보다는 서로를 가장 잘 아는, 그것만으로도 든든한 내 편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모든 사랑의 결말은 이게 아닐까? 싶을 만큼. 서로가 너무 바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일일이 연락하지 않아도, 만나지 못해도, 잘 아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어. 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거 아니지? 아무리 바빠도, 마음만 있으면 쪼개고, 쪼개서라도 만나고 싶은 게 연인이야. 너무 좋은데 어떻게 안 보고 살아?’

 

  도대체 데이트는 언제 하냐며 묻는 선미에게 너무 바빠서 서로 만날 시간이 없다고 했었다. 너무 바빠도 잠깐이라도 볼 수 있다면 보고 싶은 도여였지만,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다는 말은 진우가 도여에게 늘 하던 말이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같은 회사였지만, 사무실은 달랐다. 층과 층 사이도 3층과 8층, 그리고 두 건물 사이 구름다리 통로를 지나야 하는 거리감이 있었다. 그러나 맘만 먹으면 언제고 만날 수 있는 거리였다. 그렇지만 굳이 진우가 원치 않으면 찾지 않았다. 진우도 먼저 찾아오지는 않았다. 왜 그렇게 연인 앞에서는 늘 자신감이 없었던 걸까. 마음이 있다면, 서로 만나는 잠깐의 10분의 시간도 내기 어려웠을까.

 

  “...하…. 하…. 하….”

 

  미친 사람 같겠지. 도여는 오늘 아침 이 원피스를 입으며 잠시 설레었었다. 오랜만에 하이힐을 신으며 첫 데이트를 나가는 사람처럼 기대감에 두근거렸다.

 

  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이미 변해버린 그 남자에게.

 

  “하하하…. 하……. 흐윽…. 흑…. 흑…. 하……. 하……. 큭….”

 

  남들이 보면 얼마나 추해 보일까? 아무도 없는 듯한 이 공간만큼은 온전히 자신을 위해서 있기를 바랐다. 이렇게 처량한 자신의 처지를 한번은 돌아봐 주는 신의 배려로 잠시만 혼자이길 바랐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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