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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잿빛 마왕
작가 : 에스투
작품등록일 : 2016.10.10

어느날 하늘에서 재기 내리며, 이내 재는 괴물이 되고 10년뒤에 인류는 몰락한다. 괴물에게 패배해 몰락한 세계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 유지호는 10년전 괴물이 처음 출현할 당시로 돌아가 괴물과 맞서고자 하는데...

 
7화
작성일 : 16-10-16 22:43     조회 : 495     추천 : 1     분량 : 5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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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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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지호는 아침부터 다음 행동을 위해서 인하대 후문으로 향했다. 미믹이 출몰한 사건 때문에 최근까지 휴교 중이던 대학은 저번 주로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모양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는 모양인지 돌아다니는 학생들 수는 대충 눈짐작으로 세어보아도 확연히 줄어있었다. 아무리 학업이 중요하다고해도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재가 내리고 그리고 괴물이 때때로 튀어나오는 미친 세상 속에서 학구열이 불타오르는 녀석은 별로 없을 테니까.

 

  생계를 위해 직장을 나가는 게 아닌 이상 학교는 불안하다 싶으면 얼마든지 휴학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꽤나 많은 학생들이 휴학 중 인걸로 보였다.

 

  “대학이라. 그립네.”

 

  아직 파릇파릇한 대학생…… 주로 여학생들을 몰래 힐끗거리며 지호는 감개무량하듯이 중얼거렸다. 그도 과거에는 저런 풋풋한 시절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애초에 이곳은 지호가 나온 대학도 아니었지만.

 

  그가 이곳을 찾아온 이유는 그저 이 학교에 다니는 어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녀석이 있을지는 모르겠군.”

 

  만나기 위해서 라고 하지만. 약속 따윈 한 적은 없다. 어디까지나 그가 일방적으로 찾아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 지금부터 만날 그녀는. 아직 지호의 존재조차도 모를 것이다. 왜냐면 그녀의 입장에서는 그가 오늘 처음 만나는 게 될 테니까.

 

  지금부터 만나게 될 그녀는 원래라면 지호의 동료가 될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당장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만나게 된 건 거의 우연이었지만.’

 

  본래 지호가 그녀를 만나게 되는 건 앞으로 몇 년이나 지난 시점이다. 그러나 미래를 바꾸기로 작정한 이상. 원래의 흐름을 따를 필요도 없다. 지호에겐 그녀의 힘이 필요했기에 미리 만나고 협력을 요청할 작정이었다.

 

  필요에 따라서는 미래에 관한 정보도 어느 정도 설명할 생각이었다. 그 정도로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서는 그녀는 중요한 인물이다.

 

  ‘……어쩔 수 없지.’

 

  사실 지호는 지금 그녀를 찾아가는걸 별로 내켜하지 않았다. 자신의 자존심 유무는 둘째 치고. 엄연히 타인을 끌어들인다는 죄책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를 그저 미래에 엮이게 될 동료라는 이유로 참혹한 미래에 대해 알려주고 돕게 한다. 사실상 강제로 협력하게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것 때문에 그녀를 찾아가지 않고 혼자서 움직이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한계가 있었다.

 

  힘이 부족하단 의미는 아니었다. 단순히 물리적인 힘이라면 지호에겐 충분하고 도 넘쳤다. 10년 동안 미믹헌터로서 쌓아온 경험과 앞으로의 일을 위해 축적해온 힘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은 있다.

 

  그러나 힘만으로는 미래를 바꿀 수는 없다. 그 점을 모를 정도로 그는 어리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단 홀로 모든 걸 짊어지고 싶어도. 현실이란 게 그렇게 녹록하진 않았다. 가장 위험한건 그가 스스로 뛰어든다고 쳐도 그 외의 모든 걸 혼자 처리할 수는 없다.

 

  ‘애초에 이 팔찌를 고칠 수 있는 건 그 녀석뿐이니…….’

 

  지호는 고장 난 팔찌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나름 혼자서 해결 해보려고는 했는데, 팔찌의 기본원리조차도 이해하진 못한 자신에겐 불가능했다.

 

  애초에 이걸 만든 여자는. 자타공인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도 그녀를 능가할 인간은 나오지 않을 정도의 희대의 천재다.

 

  하기야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장치를 만들어내는 인간이 평범할 리는 없겠지만.

 

  ‘그 정도의 천재가 이때는 단순히 이런 대학에 다닌다는걸 듣고 어이가 없었지만.’

 

  후문에서 그녀를 기다리며 지호는 내심 초조했다. 정말로 그녀가 여기에 나타날까. 들은 정보대로라면 최근에 이 시간 이곳을 지난다고 하지만. 그게 잘못 가르쳐줬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애초에 순순히 정보를 가르쳐줄 만큼 귀염성 있는 성격도 아니다.

 

  그렇게 10분정도 더 기다렸을까. 강의가 끝났는지 다시 한 번 후문을 지나치는 대학생들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쭉 훑어보던 지호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있다!’

 

  저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태양빛에 반짝이는 새하얀 백금발과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치고는 제법 키가 큰 점이 다른 이들과는 확연하게 눈에 띄는 외국인 여성이었다.

 

  그가 기억하는 모습과 유일하게 다른 점은. 지금의 그녀는 미래보다 확실히 젊어 보인다는 것뿐이다.

 

  ‘다행히 장난으로 잘못된 정보를 가르쳐 주진 않았군.’

 

  안도하면서 지호는 그 백금발의 여성에게 다가갔다. 난생 처음만나는(여성의 입장) 지호가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앞을 가로막자 깜짝 놀랄 법도 하지만. 그녀는 움츠리긴 커녕 오히려 불쾌한 듯이 눈가를 찌푸렸다.

 

  “비켜.”

 

  더도 말고 그 두 글자만으로 현재 그녀의 기분이 표현되었다. 지호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어지간히 짜증스러운 모양이다.

 

  ‘……이때는 성격이 더 심한 모양이군.’

 

  “내말 안 들려? 아니면 한국어 못 알아듣니?”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이국적인 인상을 가진 그녀가 말하니 뭔가 묘했다. 지호는 뭐라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으나 참았다. 쓸데없는 소릴 해봐야 신뢰도만 팍팍 깎여나갈 테니까.

 

  “리타. 잠깐 내 말 좀 들어줘. 용건이 있거든.”

 

  “내 쪽은 없어. 다른 여자 알아보지 않겠니?”

 

  아무래도 그녀는 지호가 작업을 걸고 있는 걸로 착각한 것 같았다. 무리도 아니다 난생처음 보는 남자가 대뜸 말을 걸면 의심하고 보는 게 당연했다. 하물며 리타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돌아볼 정도의 미인이다. 예전의 지호 같았으면 먼저 말을 걸어볼 용기조차 내지도 못하겠지.

 

  그러나 지금의 그라면 얼마든지 먼저 말을 걸 정도의 깡은 넘친다. 그리고 꾀려고 접근하는 것도 아니기에 비굴할 이유도 없다.

 

  “그런 이유 아냐.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그는 진지하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리타역시 끈질긴 그가 짜증나는지 척 봐도 슬슬 화가 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니까 내 쪽은 너랑 대화할 이유가…….”

 

  “지금 하늘에서 내리는 재와. 미믹에 관한 정보야.”

 

  지호를 거절하던 그녀는 입을 다물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지금 그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다.

 

  “정보? 시시껄렁한 뉴스 말하는 거니?”

 

  “그런 시시한 게 아냐. 좀 더 앞에 밝혀질…… 싱싱한걸 넘어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정보라고 하면 알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그녀의 눈가가 조금은 떨렸다.

 

  “곧 인류에겐 위기가 닥칠 거야. 그것에 대해 상담하고 싶어.”

 

  “너 제정신이니?”

 

  “진심이야.”

 

  무작정 거절하는 마음은 약간은 가신 듯싶었지만 어느 샌가 그를 머리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기 시작한 듯 살짝 눈동자에 연민의 빛이 감돌았다. 하긴 지금 말만으로 지호를 신뢰할 순 없을 것이다.

 

  “좋은 의사를 소개 시켜줄까?”

 

  완전히 동정 받고 있다.

 

  최소한 지호의 이야기를 듣고 싶을 마음이 들법한 열쇠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호는 당연히 그것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이도 아닌 미래의 그녀에게서 받은 것이다.

 

  그는 품에서 편지 한 장을 꺼내 리타에게 넘겨주었다.

 

  “뭐니?”

 

  “읽어봐. 내가 얼마나 진심인지 열렬한 마음이 전달될 테니까.”

 

  “내가 왜…….”

 

  그녀는 거절하려했으나 편지를 봉한 인장을 보고는 말끝을 흐렸다.

 

  “……그 인장. 대체 어떻게?”

 

  묻고 싶은 게 드디어 생긴듯했다. 편지를 봉하고 있는 밀랍인장의 문장은. 그녀의 본가에서만 대대로 쓰는 것이다. 당연히 의아해 할 터.

 

  “너 혹시 본가에서 보냈어?”

 

  “글쎄? 어느 쪽일까?”

 

  지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편지를 가리켰다.

 

  “이걸 읽어보면 대강 의심의 1단계는 사라질 거야. 물론 네가 여기 적힌걸 그대로 믿는다면 말이지.”

 

  “……줘봐.”

 

  리타는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그에게서 편지를 받아들고는 그 자리에서 뜯어서 읽어 내리기 시작했다.

 

  “으으으음.”

 

  갈수록 그녀의 얼굴이 심각한 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제법 내용이 빽빽하게 쓰여 있다 그녀라면 몇 초면 전부 정독할 수 있을 터. 그런데도 불구하고 1분이 넘도록 그녀는 그대로 동작을 정지한 듯이 가만히 서있었다.

 

  느긋하게 읽고 있는 건 아니다. 단지 그 내용의 진위를 고민하느라 깊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지호는 그녀의 심정을 이해했다. 사실 편지에 무어라 쓰여 있는지 아는 건 아니었다. 오로지 이시대의 리타를 설득하기 위한 열쇠로서 미래의 그녀에게서 받았을 뿐이다.

 

  리타의 고집이나 자존심은 어떤 의미로는 지호 이상이다. 그런 그녀를 설득하려면 어지간히 그녀를 자극할만한 내용이 아니면 안 될 터.

 

  다행히 미래의 그녀가 보낸 편지는 효과는 직빵 인가보다. 지호는 지금까지 그녀가 이리도 오래 고민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읽었어?”

 

  “……읽었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리타는 애써 냉정함을 감추듯이 편지를 주머니 속에 구겨 넣고는 그를 노려보았다. 눈매는 날카롭지만 조금 전만큼의 혐오감이나 경계심은 다소 사라져있었다.

 

  “조금 흥미가 생겼어. 네가 노린 대로지?”

 

  “대충은 말이야. 그래서 시간정돈 내줄 수 있지? 가능한 느긋하게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거든.”

 

  “좋아. 네 용건 들어볼게.”

 

  리타는 지호와의 대화를 승낙했다. 드디어 설득의 1단계를 통과 한 건가. 그는 속으로 안도했다. 여기서 만약 차였다면 포기해야했을지도 모른다.

 

  “편지도 신경 쓰이지만 너라는 인간도 흥미가 생겼거든.”

 

  그녀는 지호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그에게도 약간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너 나를 리타라고 불렀지?”

 

  “그런데?”

 

  그제야 지호는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그녀의 본명은. 리아나 트라나 테사.

 

  리타라는 이름은 그저 아는 사람만이 아는 애칭일 뿐이다. 지호는 별생각 없이 그녀를 버릇대로 부르고 말 셈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나를 그 애칭으로 부르는 건 기껏 해봐야 우리 집안사람들뿐이야. 나는 다른 이에게는 누구도 그렇게 부르라고 가르쳐준 적이 없어.”

 

  “우연히 알고 있을 가능성은?”

 

  “물론 네가 더러운 수단으로 내 개인정보를 알아냈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지만.”

 

  약간은 의심하고 있는 모양이다.

 

  “기왕이면 좀 믿어주라…….”

 

  살짝 맥이 빠져 중얼거리는 지호에게 리타는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짐승처럼 강렬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내 눈과 귀로 진위를 확인하고 싶어지긴 오랫만이야. 자칭 미래인.”

 

  아무래도 지호의 인간으로서의 면에 흥미를 가진 게 아니라. 그가 가진 특이성에 대해서 호기심만이 발동한 것 같았다.

 

  “만약에 네가 말하는 게 진실이라면. 당장 이거보다 흥미로운 건 없을 테니까 말이야.”

 

  “이제야 너 답군.”

 

  살짝 소름이 끼치는 느낌을 애써 티내지 않으며 지호는 쓴웃음 지었다. 이미 리타의 성격은 지긋지긋하게 봐왔다. 이제 와서 무어라 불평해봐야 소용이 없다. 오로지 그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었지만.

 

  “그럼 느긋하게 이야기 할만한 곳으로 가볼까?”

 

  어디가 좋을까. 선택은 그녀에게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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