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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69. 가능성을 보다!
작성일 : 20-05-08 22:40     조회 : 345     추천 : 0     분량 : 8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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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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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하니아 남부지구 2번가 여관거리 -

 

 

 사건이 있은 지 벌써 15일이 지나고, 거리는 다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다만, 최근에 치안대들의 움직임이 많아진 것과, 그 외에도 이상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나서 다들 알게 모르게 불안에 떨었지만 말이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그렇게 다들 불안해하고 있는데, 신기하게 넌 그러지 않는단 말이지.”

 

 포인트의 말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에셸은 언제나 그렇듯 해맑은 표정으로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오히려 속편하게 그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더니,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앗! 저기 저거 한번 해볼래? 저거 점수 얻으면 상품을 준데!”

 

 “에휴.... 그렇게 국장님에게 혼나고도 또 이러는 거냐고!”

 

 “흐음. 역시 여기 물가는 싸서 좋다니까.”

 

 “너! 내말은 귀 등으로 듣냐!”

 

 “아옥!”

 

 결국 열 받은 포인트는 그대로 그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에셸은 그런 그의 뒤통수를 붙잡으며 쓸려고 했........

 

 

 “어라? 포인트?”

 

 뒤통수를 만지며 뒤돌아보는 그는, 그저 그의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바라만 보았다. 환한 대낮에 사람들은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러 걸어 다니며, 서로 즐겁게 떠들고 있는 모습. 그래, 지금은 그가 없지. 이렇게 속편하게 돌아다니고 있는데도 붙잡아줄 동료가 말이다.

 

 “흐윽..... 도대체 어딜 간 거야......”

 

 국장에게 한바탕 호되게 혼나고 3일이 지난 후였나? 잠시 국장의 심부름으로 그가 떠나고, 거의 혼자 버려진(?) 그였다. 분명 서류를 전달하는 간단한 일이라고 금방 돌아오겠다고 했었는데, 지금까지 연락조차 되지 않는 것을 보니 뭔가 큰일에 휘말린 것 같았다. 그것도 하필 그 사람이 준 서류들을 말이다.

 

 그래서 도저히 기다리다 못한 그는 직접 움직이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는 괜찮아. 그러니 너는 네 임무를 하렴.’

 

 번번이 그때마다 국장인 마크소가 그를 가로 막아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참, 그러면 연락이라도 하게 해주던가! 정말이지 이도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러야 한다니.......

 

 “우으...... 정말이지! 상사면 다야! 상사면 다냐..... 어라?”

 

 그 답지 않게 짜증을 내며 소리치던 중, 마침 거리를 걷고 있던 붉은 머리 여자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분명 저 사람은?

 

 “이야! 이것도 좋아하겠지? 그렇겠지?!

 

 그녀는 마치 피난을 가는 것 마냥, 엄청난 짐을 짊어지고는, 또 먹을 것을 잔뜩 사들고 있었다. 덕분에 다들 그녀의 모습을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었지만, 오직 에셸 만은 다른 이유에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흐음... 분명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 지하수로....... 아니지, 그 사람이잖아!”

 

 붉은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그녀는 분명 붉은 마녀 이옌. 왠지 그녀를 쫓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 그였다.

 

 ‘그녀를 쫓아야해. 내 촉이 그녀를 쫓으라 하고 있어!’

 

 참, 만약 포인트가 옆에 있었다면 뭐라고 했겠지만, 지금 그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조심히 그녀의 뒤를 밟기로 하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 그렇게 말은 했지만, 너무 대놓고 쫓아오고 있어서 이옌이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지만.

 

 ‘흠...... 저 녀석은 그때 그 녀석이잖아? 근데, 왜 저렇게 쫓아오는 거지?’

 

 이옌은 쫓아오고 있는 에셸을 바라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케일의 병문안을 가려던 중이었는데, 이 바보 같은 녀석이 귀찮게 굴 것 같은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당장 녀석을 떼어놔야겠다는 생각에, 그녀는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설마? 저번에 떼어먹은 돈을 받으려는 건 아니겠지?’

 

 지하수로 때 길잡이를 하는 대신 돈을 주기로 했지만, 이 녀석 동료가 다른 것에 정신 팔린 사이에 원래 지불액의 2할을 떼어먹었던 그녀였다. 물론 떼어먹었다기보다는, 지켜주다가 쓴 물약 값이라고 퉁 친 것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좀 많은 금액을 떼어먹었으니 누가 뭐라고 해도 할 말은 없었다. 그러니, 지금은 그저 마주치지 않는게 상책이라는 것! 그러니 열심히 떼어놓기 위해 열심히 돌고 도는데..........

 

 ‘젠장! 왜 이리 잘 쫓아!’

 

 

 상대는 공국의 요원.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이옌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흘깃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욱 속도를 올리기로 마음먹은 그녀는 바닥을 세게 박차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놀란 에셸 역시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뒤쫓기 시작했다.

 

 ‘으이! 도대체 어디로 가려고 그러는 거야? 왜 이리 골목을 도는 거야?!’

 

 에셸은 속으로 짜증을 내면서도, 한편으로 그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짐을 잔뜩 들고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달리고 있으니까. 정말이지 괜히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게 팍팍 느껴진다. 어쩌면 진짜 한때 호수도시의 거대 호수를 두 다리로 뛰어갔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먼지 하나, 발자국 하나 내지 않고, 많은 짐들은 흔들리지 않게 만들고 뛰니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추격전은 1시간이 넘도록 계속 되고 있었다.

 

 “하아.. 하아....”

 

 난생 처음 겪는 일이다보니, 지친 이옌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니, 것보다 그녀를 지치게 할 정도로 잘 쫓아오는 녀석은 도대체 뭘까?

 

 ‘흐음.... 그래도 이쯤 되면, 이제 더 이상 쫓아오지 않겠...... 흐익!’

 

 이옌은 뒤에서, 그녀의 예상과 다르게 그는 쓰레기통과 건물 벽을 엄폐물(?) 삼아 열심히 그녀의 뒤를 쫓아오는 그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아무리 체력이 뛰어난 인간이라도 1시간 내에 거리 4개를 돌 정도의 체력은 없을 텐데, 그 거리 동안 그녀를 놓치지 않고 쫓아왔으니 말이다. 그녀는 그의 모습을 힐끗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으.. 으이씨! 그냥 힘으로 눌러야 하나?’

 

 “이봐, 너 도대체 뭐하는 놈인지 몰라도. 네 정체를 알면 쫓지 않는 게 좋을 걸?!”

 

 그래, 계획을 바꾸자! 이옌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이럴 땐 강하게 나가서 쫓아오던 녀석을 내쫓아야지! 그녀는 그에게 큰 목소리로 외치며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당당하게 그는 엄폐물에서 나와 큰소리로 외쳤다.

 

 “정체를 아니까 쫓고 있는 겁니다.”

 

 “히익!”

 

 그의 말에 이옌은 순간 당황했다. 너무 당당하게 자신을 쫓고 있다고 말하는 추적자가 어디 있는가? 역시 그녀의 빚을 받겠다고 쫓아온 건가?

 

 “저.. 정체를 안다고? 그럼 어떻게 될지도 알고 있을 텐데?”

 

 “자...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요!”

 

 도움? 그게 무슨 소리지? 이옌은 발차기를 날리려다 그대로 멈춰 세우며 그를 바라보았다. 덕분에 조금만 늦었어도 머리에 발차기가 꽂혀서 그대로 골목 벽에 처박힐 운명은 벗어날 수 있었다. 에셸은 만약 그녀가 멈추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떠올리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도움? 그게 무슨 소리야?”

 

 천천히 다리를 내리며 이옌은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그는 천천히 정신을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케일씨가 전달해달라는 서류에 당신 이름이 있으니까요.”

 

 “서류? 그게 무슨 소리야?”

 

 그는 조심히 주머니 속에서 작은 서류 명단을 꺼내들었다. 거기에는 그녀가 잘아는 사람들의 이름들이 적혀있었다. 그녀는 에셸이 준 명단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응? 이거 분명 그 사람들 명단이잖아? 언닌 언제 또 이런 걸 다 준비했데?”

 

 자신을 비롯해서, 마크소, 아라드 폴 튜드, 심지어 그렌트 라는 가명으로 되어있기는 해도 누군지 짐작이가는 이름 등이 적힌 명단에, 이옌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지 알게 모르게 뭔가를 꾸미는 사람이라니까.

 

 “정말이지. 언니는 종잡을 수 없다니까. 근데, 그래서 그게 왜?”

 

 “당연히 위험해서....... 제 동료가 습격을 당한 것 같아요. 이옌 씨한테도 서류가 전달되어야 할 텐데, 이옌씨가 모른다는 건 아직 서류를 전달받지 못한 거잖아요. 거기다 연락도 감감 무소식이고, 직장 상사는 그저 기다리라고만 하는데, 솔직히 그분도 녀석의 행방을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이옌은 그런 그의 말에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빚을 받진 않겠다는 것이니..... 아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전해줄 게 있다는 얘기라는 건.........

 

 “뭐, 그럼 일단 언니네 집에 가봐야겠네.”

 

 “근데 케일씨 집은 함부로 못 가질 않나요?”

 

 케일의 집은 아무나 함부로 접근할 수 없다는 것. 매번 그녀의 집을 찾으려고 했지만, 매번 실패했던 일들이 있었으니까. 거기다 통칭 ‘마녀의 집’이라고 불리는, 전대 국장이 만들어놓은 거점은 지금 공국 요원들이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안전 거점이기도 하고.

 

 “하하하. 원래 언니 집은 함부로 갈 수 없는 곳이긴 하지. 그래도 난 초대된 손님이라서 한 번에 찾을 수 있거든.”

 

 이옌은 에셸에게 자신이 들고 있던 봉지의 반을 넘겨주며 말을 했다. 역시 그녀를 쫓기를 잘했......

 

 “우와와왁!”

 

 에셸은 가볍게 손을 쥐며 기뻐하려는 순간, 그녀가 준 봉지를 받자마자 곧 그 마음이 사라져버렸다. 가벼운 간식거리라고 하기는 너무나 많은 양의 음식들. 갑작스럽게 많은 짐이 넘겨받아서 놀라 그대로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보다도, 그냥 음식 봉지라고 생각해서 가벼울 줄 알았는데, 완전히 철근 덩어리를 손으로 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다,

 

 “뭐해? 빨리 가자고.”

 

 봉지를 넘겨주고는 뒤도 안돌아보며 걷는 그녀. 마치 이 정도는 가볍다는 듯 흥얼거리면서 말이다.

 

 “우와악!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네...... 가 아니고! 같이 가요!”

 

 에셸은 그녀에게 따지듯 말했지만, 봉지를 넘겨받자 곧장 쓰러질 뻔한 그가 겨우 중심을 잡고 있는 동안, 그녀는 벌써 20걸음이나 앞으로 가버렸다. 참나, 이대로 두면 또 멋대로 앞으로 가버리겠네! 그런 그녀를 뒤쫓기 위해, 에셸은 다시 봉지들을 있는 힘껏 들어 올리며 뛰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번 넘어져서 엎을 뻔한 것 때문에 혼나긴 했지만...... 뭐, 상관은 없지! 일단....... 그녀의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면, 좋은 거니까.

 

 

 

 

 - 노을 진 언덕 위의 오두막 -

 

 

 처음으로 수호자의 영역에 들어온 리엔. 그녀는 이 공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신기할 뿐이었다. 진짜로 바람이 불고, 시냇가의 물줄기가 흐르는 공간. 만들어졌다고 하기는 너무나 생생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흐에엑..... 흐엑! 이거 너무 힘든데? 이런 훈련을 매일 하고 있었다고?”

 

 아멜이 하는 훈련이 궁금했던 리엔은 짧게나마 그녀가 하는 훈련을 해보고 싶다고 해서, 아멜의 훈련을 한번 따라해 봤었다. 그저 간단한 모의전이라고 생각하고서 했던 훈련. 그러나 그것을 시작하고 난 뒤에는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아멜을 천천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도 그럴게, 수십 수백의 골렘이 끊임없이 몰려와, 그녀들을 쉴 새 없이 몰아쳤으니까 말이다.

 

 “매일이라기보다는 시간 날 때마다 왔죠. 거기다 이곳은 원래의 시간이랑 흐름이 다르데요. 그래서 효과도 수 배 이상 난다고 하고요.”

 

 “용케도 이런 훈련장소를 만들다니. 괜히 기적을 일으키는 자들이 아니구나? 아니지, 대장도 이걸 만들 수 있었으니 그렇게 셀 수 있었던 건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골렘이 또 몰려들고 있으니까요.”

 

 그녀의 말대로, 아직도 앞에는 수십 개의 골렘이 아직도 몰려오고 있었다. 슬슬 그녀도 지쳐가는 지, 아니면 상처 때문인지 조금 움직임이 불편한 게 보였다.

 

 “흐, 이제 멈춰야 겠네요. 뭐, 어차피 이걸 잡으면 끝이긴 할 테지만요.”

 

 “그래? 그럼 이것만 마저 처리하면 된다는 거지?”

 

 촤르르륵! 경쾌하게 돌아가는 실린더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빠르게 화약과 탄을 집어넣은 리엔은 찰칵 소리와 함께 골렘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그럼 전위 부탁해!”

 

 “네!”

 

 타다다다당!

 

 “크우우욱!”

 

 순식간에 골렘 4기가 쓰러졌다. 그리곤 다시 장전을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이지 다시 봐도 신기했다. 아무리 그녀가 가진 총이라는 무기가 특별한 것이긴 해도, 그녀는 아무런 힘도 없는 일반인이다. 이렇게까지 되기 위해서 그녀가 얼마나 노력했을지, 안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흐... 그럼 저도! 열심히 할게요!”

 

 리엔의 모습에 고취된 아멜은 기운을 차리고 다시 검을 고쳐 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껏 훈련에서 이렇게 많은 골렘을 쓰러뜨린 적은 없지만, 한계 끝까지 도전해보고 싶기도 했으니 말이다. 샘솟는 의욕이 그녀의 몸을 더욱더 움직일 수 있게 해줬으니 말이다.

 

 ‘언젠가 네가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이것도 쓸 수 있을 거야. 물론! 그런 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지금은 될 것 같네요. 아저씨 앞에서 보여줄 수 없는 게 아쉽지만요.”

 

 그녀의 검 끝에 몰려드는 특별한 힘. 이제는 조금이나마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마력과 투기가 한 번에 검 끝에 몰려들고 있었다. 마치 그 힘은 꽃나무의 꽃봉오리처럼 솟아나오는 것 같았다.

 

 “만개하라!”

 

 파아악! 순식간에 검 끝에서 꽃잎이 흩날리듯 검기가 쏟아져 나갔다. 화려한 꽃잎 비가 쏟아져 내리듯 골렘에게로 검기가 쏟아져 내리는 모습에, 리엔은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 우와와! 이거... 대장이 쓰던 거 아니야? 언제 배웠데?!”

 

 “배운지 오래되긴 했어요. 다만.... 지금까지 쓰긴 좀 힘들었거든요.”

 

 대신 이 힘 덕분에, 골렘들을 한 번에 일망타진시킬 수 있었다. 검기와 검기를 부딪치며 날리던 복잡한 게 아닌, 순수하게 검기를 조종하는 기술. 이건 섬세한 조작이 가능한 마력이 있기에 가능한 기술이었다. 대신 체력 소모가 많이 심하지만 말이다.

 

 “후, 그럼 이제 끝난 건가?”

 

 “뭐... 그러겠죠?”

 

 아멜은 많이 지친 듯 숨을 헐떡이며 이마의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그래, 이제 어느 정도 골렘을 잡았으니 훈련이 종료가 되겠지. 훈련 통제 골렘이 잔해들을 수거해가면서 훈련 종료를 알려야 할...... 어라?

 

 “어라? 이정도 잡으면 종료일 텐데?”

 

 갑자기 다시 땅에서 솟아나는 골렘들과, 순식간에 잔해들을 고쳐 다시 원상 복구 시키는 통제 골렘들의 모습에 아멜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태 훈련하면서,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다잡으면... 끝나는 건데?”

 

 “아.. 아멜? 우리.... 괜찮은 거야?”

 

 “저... 저도 몰라요. 전 마법사가 아닌걸요?”

 

 “크우우우!”

 

 골렘들은 그녀들을 향해 다시 뛰어들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아멜과 리엔이긴 했지만, 금세 방어 태세를 갖추며 녀석들을 상대해 나갔다. 나름 그래도 여러 상황에서 싸워본 적이 있는 그녀들이었으니까.

 

 하지만 끊임없이 몰려드는 골렘을 상대로, 이미 많은 시간동안 움직인 그녀들은 슬슬 체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곳의 시간이 밖의 시간과 차이가 난다는 건, 그만큼 체력 소모도 많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였으니까.

 

 “헤에... 헤에......”

 

 리엔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는 채로 계속해서 골렘들을 피해 요리조리 움직였다. 한 발 쏘면서 공격을 피하고, 다시 한 발 쏘고 공격을 피하고. 속사만큼 뛰어난 이 회피기술도 그녀가 가진 특기라고 할 수 있었다. 실력 좋은 총사에게서, 영 거리에 가까운 거리는 절대 빗맞을 리가 없으니까.

 

 다만, 지금은 문제가 있다면 총알이 다 떨어졌다는 것. 총을 장전하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던 그녀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제... 젠장! 총알이 없다니!”

 

 “네?! 총알이 없다고.. 우와왁!”

 

 총에 장전된 3발을 빼고는 총알이 남아있는 게 없다. 남은 3발로는 저 골렘들을 모조리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아멜 역시 밀려드는 골렘을 상대하느라 리엔을 도와줄 수 없었고, 하나하나 확실하게 보내기 위해 영거리 전투를 벌이던 그녀라, 골렘 하나를 상대하면 바로 다음 골렘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대로라면 녀석들의 주먹에 그녀가 그대로 뭉개지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었다.

 

 “으.. 으와왁!”

 

 “어.... 언니!!”

 

 크오오오! 골렘은 포효를 내뱉으며 주먹을 맹렬하게 날렸다. 리엔은 그 모습에 두 눈을 찔끔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 저.. 적어도 쥐포가 되는 꼴을 보기 싫었으니.... 까?

 

 “위이이잉. 작동을 정지합니다.”

 

 그녀가 골렘의 주먹에 당하기 직전, 바로 그 순간에 골렘들의 작동이 멈췄다. 갑자기 일제히 무릎을 꿇는 골렘들의 모습에, 깜짝 놀란 눈으로 바라보던 리엔과 아멜은 뒤에서 나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저벅저벅. 뒤쪽에는 에노가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정말이지, 아찔한 순간이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에노씨!” / “우와와! 에노!”

 

 에노의 모습에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온 그녀들이었지만, 반대로 에노가 놀란 눈으로 달려오는 것에 그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근에 그의 모습은 축 쳐져있다 못해 완전히 쓰러질 것 같은 나무와도 같아보였으니까 말이다.

 

 “아멜씨! 아까 그거 뭐에요?!”

 

 “아.. 네?”

 

 “그 검기 말이에요!”

 

 아까 쓴 기술? 이번에 처음 써보긴 했는데, 이렇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니.......

 

 “흠, 투기와 마력을 섞어서, 마력을 이용해 투기를 조종하는 거예요. 솔직히 아저씨가 보여줬던 것에 비해, 아직 멀었지만 말이에요.”

 

 “마력과 투기를 섞는다고요?! 그게 가능한 가요?”

 

 응? 갑자기 무슨 소리지? 아멜은 그의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네. 물론 섬세하게 다뤄야 하지만 말이에요. 순간 잘못하면 투기에 마력이 먹혀버려서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져버리거든... 우와왁!”

 

 에노는 그녀의 설명에 갑자기 그녀를 끌어안으며 울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아멜은 당황스러워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리엔 역시 놀란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노씨... 저... 이러시면.....”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누나를... 돌릴 방법을 찾았어요!”

 

 “네에? 정말요?”

 

 “네! 이 방법이면 가능할 것 같아... 아니지, 확실해요! 정말이지, 아델씨께 감사 인사라도 전하고 싶네요.”

 

 그의 행동에 한번 놀라고, 이번에 꺼낸 그의 말에 두 번 놀라는 아멜. 그래도 케일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다행이긴 싶었다. 거기다 그가 오랜만에 환하게 웃고 있었으니 말이다. 모처럼, 다시 원래의 미소를 되찾은 것만 같았으니까 말이다.

 

 정말, 모처럼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보기 좋았으니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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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6. 수호자들, 모이다! 2020 / 3 / 26 352 0 8647   
57 55. 우리 아직 잊지 않았죠? 2020 / 3 / 20 350 0 8031   
56 54. 정령 납치 사건? 2020 / 3 / 19 354 0 8460   
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46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3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3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09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2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2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2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56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2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2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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