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65. 폭풍의 눈으로, 점점 몰려들다.
작성일 : 20-04-24 23:17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831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로하니아 남부 지구, 중앙광장으로 가는 가도 -

 

 

 평화로운 도시의 풍경. 사람들은 여느 때와 같이 길을 걷고,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이상한 괴한에 의해, 평화로운 일상도 한순간에 박살나버렸다.

 

 “저.. 저게 뭐야?!”

 

 “그 괴물이야! 그 괴물!”

 

 사람 두 명의 키는 훌쩍 넘는 이상한 괴물. 흉측한 팔과 기괴한 눈동자가 꿈틀대며 녀석은 느릿느릿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치안대 인원들은 즉시 사람들을 대피 시키며 녀석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마경대는?”

 

 “곧 도착한답니다. 근데, 저 녀석 뭐죠? 저번 습격 때 괴물이랑 비슷하긴 한데......”

 

 가만히 멀뚱멀뚱 서 있기만 한 녀석의 모습에 병사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녀석을 지켜보았다. 사람이라면 그냥 물어뜯던 녀석들인데........ 이번에는 얌전하게 있으니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병사의 머릿속을 감돌았다. 바로 그때,

 

 “크으... 크....”

 

 녀석은 무엇인가 괴로운 듯 몸을 뒤척였다. 병사들은 깜짝 놀라 급히 검을 뽑아들어 괴물에게 겨누며 큰소리로 외쳤다.

 

 “움직이지 마!”

 

 “크.. 크으.. 크아아아!”

 

 한바탕 포효를 지르며 땅바닥을 세게 내리찍는 녀석. 다행이 사람을 공격하는 건 아니고 땅바닥을 내리찍고 있기에, 병사들은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녀석의 난동을 지켜보았다.

 

 “흐.. 어떻게 할까요, 분대장님?”

 

 “글쎄....... 우리끼리라도 덤벼들어야 하나?”

 

 “거기, 무슨 일인가요?!”

 

 마침 근처를 지나다 소동에 이끌려, 아넬리나와 케일 일행이 그쪽으로 다가왔다. 그 모습에 치안대는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보며 말했다.

 

 “아.. 아넬리나님! 여긴 위험합니다! 당장 물러나 주세요!”

 

 “무슨 일이냐고 묻는 거잖아요?! 갑자기 괴물이 나타났다는 둥, 싸움이 났다는 둥 이상한 소리가 들려.... 저건.. 뭐지?”

 

 “크.. 크으.. 크! 크오오오오!”

 

 아넬리나 일행과 눈이 마주친 괴물. 그리고 순간 녀석은 괴성을 지르더니 거대한 팔을 들어 올리며, 일행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뭐.. 뭐야! 저건?!”

 

 “애송이! 비켜!!”

 

 쾅!

 

 아넬리나의 앞에 케일과 아멜이 동시에 앞으로 나와 녀석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괴물은 그녀들의 발차기에 막혀 그대로 뒤로 물러났다. 뒤이어 크리엔과 덴커일이 앞으로 튀어나오며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전원 뒤로 물러나!!”

 

 “앗! 크리엔이잖아!”

 

 “응? 뒤로 물러나라고?!”

 

 쾅! 콰과광! 불덩어리가 괴물의 머리와 가슴을 정확히 맞추며 화려한 불꽃을 일으켰다. 갑자기 날아온 마법에, 병사들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그 사이 에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법이.. 안 통해?”

 

 “뭐, 마법이 안 통한다고? 우와왁!”

 

 거대한 팔이 케일을 향해 맹렬히 덮쳐왔다. 케일은 녀석의 공격에 뒤로 빠지다 그만 안경이 벗겨지고 말았다.

 

 “으윽!”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유난히 밝게 빛나는 게 보였다. 에노는 즉시 앞으로 뛰어가며, 목걸이를 풀어 검을 꺼내들었다.

 

 “거.. 검? 어.. 언제 검을 꺼내셨지?”

 

 아넬리나는 놀란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사이 크리엔은 덴커일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아넬리나 옆으로 뛰어갔다. 크리엔은 그런 그를 뒤로 한 채, 급히 에노를 따라 앞으로 뛰어나갔다.

 

 “크아아아!”

 

 “누나!”

 

 쾅!

 

 괴물의 주먹을 간신히 막은 에노. 하지만 녀석의 힘과 체중에 밀려 뒤로 밀려나버렸다. 아멜 역시 급하게 검을 꺼내들고 괴물을 향해 휘둘렀다. 에노가 휘두른 검과는 달리 그녀의 검은 괴물을 밀어내며, 괴물의 몸에 푸른 섬광을 남겼다.

 

 “크윽! 단단한 정도가 아니네요.”

 

 괴물과 수호자. 분명 두 사람이 싸우려면 적당한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거기다 자칫 잘못하면 괴물이 사람들을 해칠 수도 있기에,

 

 “치안대 모두들! 지금부터 모두 이 거리 전체를 통제 해줘! 사람.. 아니 개미 새끼하나 들여보내지 말아야 해!”

 

 크리엔은 일단 모두를 다른 곳으로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크리엔 분대장! 여긴 네 관할이 아니잖아?!”

 

 여기는 지금 크리엔의 관할이 아니라는 것. 거기다 시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치안대가 먼저 빠져나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오히려 검을 뽑아든 에노와 아멜의 모습에,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을 하는 모양이었다. 이렇게 되면 괴물이 날뛰어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지금은 급해. 나중에 설명할 테니.”

 

 “거기다, 근신 처분 받은 녀석이, 왜 관할을 이탈하고 여기 온 거야? 그 아저씨 머리끝까지 화나는 꼴 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

 

 “그.. 그건 아니지만...... 난 다른 일 때문...”

 

 텁. 크리엔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두 사람 사이로 깔끔한 정장을 입은 노인이 걸어 들어왔다. 그 모습에 크리엔은 화들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집사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은 뒤, 작은 메달 하나를 꺼내들며 치안대 병사에게 말했다.

 

 “허허, 현 시간 부로 여기 관할을 넘겨받겠습니다. 이러면 된 건가요?”

 

 “그.. 그건? 아.. 알겠습니다! 하지만... 아넬리나님이......”

 

 “아넬리나님은 제가 지키고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셔도 됩니다. 이래 보여도 아직 현역들한테 밀리지 않을 자신 있으니까요. 것보다 아가씨께서 가실 생각을 하지 않으실 거지만 말이죠.”

 

 집사의 말에 그들은 쩔쩔매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자 그는 품속의 작은 편지 봉투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

 

 “이 편지면 아무리 지부장이라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빠르게 다른 곳을 통제 해주시길 바랍니다.”

 

 쾅! 콰과광!

 

 집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멜의 검이 괴물의 주먹과 부딪히며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괴물이 주먹으로 내리치는 곳들은 죄다 가루로 변해버렸다. 그 두꺼운 벽돌로 이뤄진 도로도, 두터운 가로수도 한 번에 날아갔다. 저런 건 잘못 맞았다간, 그대로 골로 갈 것이 뻔했다.

 

 “빨리 가세요! 어서!”

 

 “아.. 알겠습니다!”

 

 치안대 병사들은 급히 가도 양 끝으로 나뉘어져 뛰어가기 시작했다. 아예 도로 입구부터 사람들이 못 들어오도록 통제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남은 것은 괴물과 케일 일행들뿐이었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것을 본 아멜은 본격적으로 더 빠르게 몸을 움직이며 날뛰기 시작했다.

 

 “제국 검술 1식. 초승달 베기!”

 

 “크아아아!”

 

 하, 방금 전에 현역에도 밀리지 않는다는 것은... 취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파편이 그녀에게 튀지 않도록 만 신경 써야겠다. 그게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한편, 크리엔은 저번에 괴물들을 상대해본 경험과, 나름 케일 일행을 돕기 위해 앞으로 뛰어나가려고 했다.

 

 “저.. 저도 돕겠습니...”

 

 “크리엔! 뒤로 물러나있어.”

 

 하지만, 그의 행동은 가볍게 케일이 목덜미를 낚아채며 제지했다. 그도 그럴게,

 

 후웅!

 

 “우와왁!”

 

 거대한 검기가 그들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며, 경로 상에 있는 것들은 모조리 베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녀가 만들어낸 검기는 저번 사건 때보다 한 층 더 강해진 것 같다. 이거 까딱 잘못해서 휘말리면 뼈도 못 추릴 것이다. 이 싸움은 그저 지켜만 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도 같이 싸우고 싶지만, 저런 건 나도 일일이 다 막진 못해. 우린 떨어져 있는 게 상책이야. 거기다 말이야.”

 

 그녀는 가볍게 크리엔의 검을 뺏어든 뒤, 괴물을 향해 세게 던졌다.

 

 깡!

 

 “크.. 크오?”

 

 괴물은 갑자기 날아온 쇳덩이에 깜짝 놀랐지만, 검은 녀석의 피부를 뚫지 못하고 그대로 산산 조각 나버렸다. 크리엔은 그 모습에 놀라며 케일을 바라보았다.

 

 “어.. 어떻게 저런 일이......”

 

 “봤지? 일반 무기는 저렇게 된다고. 녀석 피부, 분명 골렘의 재질로 만들어진 게 분명해.”

 

 “골렘이라고요? 저게? 저건 그냥... 흉측한 살덩어리 같은데.......”

 

 끔찍한 몰골의 괴물 골렘. 강제로 상대의 몸을 부풀리고, 거기에 무엇인가를 덫 댄 것이 분명 이건 그녀의 짓인 것 같았다. 케일은 그런 녀석의 모습을 보며, 뿌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갈았다.

 

 ‘도..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그 힘을 가늠조차 못하는 케일도 엄두를 못내는 괴물. 그런 그 괴물과 호각으로 붙고 있는 아멜과, 그녀의 옆에서 보조를 해주는 에노의 모습은 약국에서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약사로서, 종업원으로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말이다. 특히 아멜의 경우엔 에노 옆에 있는 것이 너무나도 분했었지만,

 

 “으.. 분하지만..... 내가 봐도 멋진 걸.....”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은 그녀의 움직임에, 아넬리나는 반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에노의 곁에 있을 그런 사람이라고까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느 누구도 반할 것 같은 미모에, 친절함과 더불어 숨겨진 힘까지 어느 하나 빠질 것이 없으니까.

 

 “아가씨. 그래도 아직 아가씨에게 기회는 많답니다? 아가씨도 아가씨만의 장점을 그에게 보여준 게 아니지 않습니까?”

 

 앞에 날아오는 바위파편을 걷어차며, 주눅이 든 그녀의 모습에 집사는 그녀를 격려했다. 아넬리나는 그런 그의 말에, 빈말이든 아니든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뭐라고 해야 할까? 정말이지 그는 그녀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려 주는 사람이려나.

 

 “그래요! 저도 할 수 있는 일을 할게요!”

 

 그녀는 품속의 지팡이를 꺼내들고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녀석에게 마법이 먹히지는 않지만, 그들보다 마법 실력이 낮아서 별 효과가 없다고 해도,

 

 ‘그냥 발정도 묶을 수만 있다면!’

 

 “덤벨러의 밧줄이여! 적을 묶어라!”

 

 “크.. 크오오!”

 

 순간 거대한 덤불이 괴물의 발밑에서 솟아났다. 마침 아멜의 검기를 피하려고 움직이던 괴물은 그 덤불에 걸려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멜은 그대로 검기를 연속으로 날렸다.

 

 “하압!”

 

 “크.. 크아아아악!...... 이라고 할 줄 알았나?”

 

 “응? 괴물이 말을......”

 

 “피해요! 아멜씨!”

 

 분명 검기를 정타로 먹였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녀석의 몸에서 이상한 검은 물체가 튀어나와 그대로 검기를 집어삼켰다. 그와 동시에,

 

 “하하하, 그녀의 선물이 어떤가? 수호자 양반들?”

 

 갑자기 그들 주변으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케일은 그 목소리에 눈살을 찌푸리며, 발을 세게 굴러 마력을 바닥 전체에 깔았다.

 

 “선물? 이런 선물은 100번 준다고 해도 사양한다고!”

 

 “우흐흐.. 무서워라. 그런 흉측한 걸 깔면 없던 공포도 다시 생긴다고.”

 

 괴물의 몸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튀어나오는 게 보였다. 아까 그 검은 물체인 것 같은데, 점점 가면 갈수록 사람의 형상으로 변해가더니,

 

 “후아. 역시 지하보다는 이런 지상이 더 좋지.”

 

 이상한 거대한 팔을 가진 남자가 기지개를 피며 나타났다. 모두들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누구지? 여태 보던 녀석들과는 상당히 다른 것 같은데.......”

 

 “위험한 녀석이라는 건 변함없지만요.”

 

 “저번 사태부터 이번 일까지의 원흉인 건가?”

 

 “워워. 다들 그렇게 살벌하게 보지 말라고. 난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거든.”

 

 그는 모두의 시선에,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했다. 그 사이, 괴물은 덤불을 풀어헤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 그녀의 능력은 대단한 데..... 너무 자기주장이 강하단 말이지.”

 

 “누군지 모르겠지만! 당장 일을 멈추고 항복하세요! 안 그러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아넬리나는 그에게 소리를 치며 지팡이를 겨누었다. 물론 그렇다고 멈출 그가 아니지만 말이다.

 

 “워우. 이게 누구신가? 이 도시 영주의 따님 아니신가? 수호자들에 이렇게 귀한 손님까지 있다니. 근데, 난 한 명만 초대하고 싶거든.”

 

 “한 명? 그게 무슨.......”

 

 “하핫! 그건 바로....... 케일! 바로 당신이라고!”

 

 콰지직! 땅이 갈라지는 것과 함께, 그 곳에서 수많은 벽들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케일은 옆에 있던 크리엔을 재빨리 밀어냈다. 동시에 그녀 주변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그녀를 집어 삼키려고 달려들었다. 크리엔은 그 모습에 급히 그녀를 돕기 위해 달려들려고 했다.

 

 “케.. 케일씨!”

 

 “난 괜찮아! 다른 애들을 도와줘! 녀석들이 몰려나올 거야!”

 

 몰려.. 나온다고? 그게 무슨?!

 

 “그런고로! 네 검 부셔먹은 건 이걸로!”

 

 케일은 순간 마법하나를 발동시켜, 이상한 장검 하나를 만들어냈다. 아니, 정확하게는 장검을 이리로 소환한 것 같지만 말이다. 대신 그 말을 끝으로 검은 그림자에 완전히 삼켜져 버렸다.

 

 “케일씨!”

 

 “걱정마라. 지금 저 장벽 안으로 이동한 것뿐이니까 말이야.”

 

 거대한 팔을 가진 남자는 피식 웃으며 그에게 마치 안심하라는 듯이 말을 했다. 마침 장벽 안쪽에서도 그녀의 목소리가 크고 우렁차게 들려왔다.

 

 “뭐야?! 나름 꽤 멋지게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옆이잖아!!! 차라리 내 쪽에다가 장벽을 깔면 되잖아, 이 멍청이들아!!!”

 

 역시 그녀는 그녀답다. 남자는 그런 그녀의 말에 머쓱해졌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러기엔, 능력 좋은 마법사가 지금 없어서 말이지.”

 

 그래. 지금은 잠시 다른 일 때문에 떠나 있으니까. 대신 이런 깜찍한 녀석을 두고 가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날 여기에 왜 가둔 거지?”

 

 “하, 가두다니. 난 그저 너랑 아무런 방해 없는 일 대 일 대결을 하고 싶은 것뿐이라고. 정의의 편이라는 녀석들은 매번 숫자로 누르려고 하니까 말이야!”

 

 그의 모습이 검은 그림자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마, 녀석이 만든 장벽 안으로 들어가는 모양이었다. 그 사이, 주변에 검은색 기둥들이 마구 솟아나기 시작했다.

 

 “물론 우리 둘만 즐기는 건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도 이 녀석들이랑 놀고 있으라고!”

 

 기분 나쁜 기운을 내뿜는 기둥들. 그리고 그 기둥들에서는 역시나 틀리지 않고, 괴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항상 녀석들은 어디론 가로 이동할 때 이상한 녀석들을 뿌려놓고 갔었지.

 

 “쳇, 케일씨가 말한 게 이건가?”

 

 “영감님. 이거... 괜찮겠죠?”

 

 괴물을 직접 만나는 것도, 그걸 상대하는 것도 처음이라 떨리는 아넬리나는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괴물들의 모습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집사 역시 쏟아져 나오는 괴물들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하하, 오랜만에 움직이는 건데, 굉장히 격렬하게 움직여야겠군요.”

 

 그 와중에 덩치 녀석도 팔을 가슴팍에 두들기며, 포효를 질러댔다. 다른 괴물들은 녀석의 포효에 같이 화답하듯 소리를 질러대며 마구 울어댔다. 녀석들의 외침은 기합을 너머선..... 소음 공해수준으로 시끄러웠다.

 

 “으.. 귀 아파! 녀석들 빨리 없애야 할 것 같은데?”

 

 “으윽, 그러게 말입니다. 너무나 아파서 짜증나 죽겠네요.”

 

 오호? 그 표정 변화 하나 없던 덴커일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런 희귀한 장면을 남길 도구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데? 거기다, 시선이 느껴지는 것을 느낀 그가 순식간에 원래대로 표정을 바꿔서, 미처 보지 못한 사람은 그 변화를 알아차리기도 힘들 정도였다. 정말이지, 기억이라도 저장할 수 있는 장치라도 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려나.......

 

 “후으... 후읍.”

 

 철컥. 아멜은 심호흡을 하며 괴물들을 노려보았다. 뒤에서는 그녀를 따라, 모두들 검과 지팡이, 주먹을 괴물들에게 겨눈 채 심호흡을 했다. 괴물들 역시 그들의 모습에 입을 다물고, 씩씩거리며 천천히 그들을 노려보았다. 언제라도 그들을 향해 뛰어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듯 말이다.

 

 또르르르.

 

 “........!!!”

 

 뺨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가볍게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아멜의 모습이 사라지는 게 보였다. 동시에, 크리엔이 모두에게 큰 소리로 외치며 달려 나갔다.

 

 “공격!”

 

 “가자!”

 

 쾅! 괴물들과 에노들이 격렬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다행이 덩치큰 녀석들과 다르게, 작은 괴물들한테는 마법이 먹힌다는 것에,

 

 “그럼 편하게 싸워도 되겠네!”

 

 “저.. 저도 열심히 할게요! 작렬하는 화염탄!”

 

 에노와 아넬리나가 몰려드는 괴물들을 향해 마법을 퍼부어댔다. 미처 제거하지 못한 녀석들은 크리엔과 덴커일, 집사가 그들을 물리쳐나갔다. 튼튼한 전위와 든든한 지원. 아무리 괴물들이 많더라도 무리 없이 녀석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분명 서로가 맞춰보지도 않았는데, 딱딱 자신이 할 일을 하며, 모두 무리 없이 호흡을 맞춰갔다. 마치 한 몸처럼 말이다.

 

 “오, 이.. 이거 꽤 굉장한데?”

 

 검을 휘두르면서, 크리엔은 깔끔하게 괴물들이 베어지는 것에 놀란 눈으로 검을 바라보았다. 아마, 그녀가 준 검은 에노나 아멜이 가지고 있는 검과 비슷한 특별한 검인 것 같아보였다. 옆에서 힘겹게 검을 뽑아내던 덴커일은 그런 그에게 괴물을 툭 차며 말했다.

 

 “와, 분대장님. 진짜 검 좋아 보이십니다? 저도 써 봐도 되겠습니까?”

 

 “안 돼. 그렇게 봐도 안 줄 거야. 이건 케일씨가 나한테 준 거라고!”

 

 “쳇, 그래도 한번만 써 봐도 되겠습니까?”

 

 “안 돼! 그럼 네가 케일씨에게 검을 줬었어야지! 우.. 왁!!”

 

 크오오! 덩치 큰 녀석의 포효 소리와 함께 격렬한 공방으로 인한 충격이 사방으로 튀어나오는 게 보였다.

 

 “우와왁!”

 

 “이.. 이런....”

 

 “휘말리지 않게 다들 조심해!”

 

 아멜과 녀석이 한번 충돌할 때마다 거대한 폭풍이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마치 강렬한 폭풍 안에서 싸우는 것만 같았다. 폭풍의 눈에 휘말린 것처럼. 끊임없이 몰려오는 괴물들을 상대로 공방을 이어갔다. 쏟아지는 마법들과 검들이 충돌하는, 격렬한 공방을 말이다.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잠시 연재관련 공지입니다.(3주 휴재 … 2020 / 5 / 28 876 0 -
공지 안녕하세요! 요번 추석을 맞이하여 쓰… 2019 / 9 / 12 938 0 -
공지 안녕하세요! 새로운 작품 연재 시작합… 2019 / 9 / 4 1006 0 -
75 73. 알볼로니아 극장 2020 / 5 / 22 436 0 8144   
74 72. 기사와 요정, 그리고 만물상 2020 / 5 / 21 337 0 8202   
73 71. 세계 최강, 세계 최고의 팀! 2020 / 5 / 15 334 0 8212   
72 70. 미래 예지 2020 / 5 / 14 336 0 8376   
71 69. 가능성을 보다! 2020 / 5 / 8 348 0 8782   
70 68. 사건, 그 이후! 2020 / 5 / 7 336 0 9132   
69 67. 케일, 쓰러지다! 2020 / 5 / 1 347 0 8400   
68 66. 기습을 당하다! 2020 / 4 / 30 337 0 9244   
67 65. 폭풍의 눈으로, 점점 몰려들다. 2020 / 4 / 24 364 0 8316   
66 64. 사과는 직접! 천천히 한걸음부터! 2020 / 4 / 23 355 0 9189   
65 63. 푸른 고양이와 아기사자, 그리고 늑대개 2020 / 4 / 17 348 0 8160   
64 62. 비밀 요원 2020 / 4 / 16 334 0 8779   
63 61.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등장! 2020 / 4 / 10 355 0 8438   
62 60. 궁금증/ 덜 풀린 실마리 2020 / 4 / 9 354 0 8425   
61 59. 추적 2020 / 4 / 3 356 0 8414   
60 58. 새로운 인물의 등장? 2020 / 4 / 2 349 0 8560   
59 57. 만남의 광장? 2020 / 3 / 27 352 0 8109   
58 56. 수호자들, 모이다! 2020 / 3 / 26 355 0 8647   
57 55. 우리 아직 잊지 않았죠? 2020 / 3 / 20 354 0 8031   
56 54. 정령 납치 사건? 2020 / 3 / 19 358 0 8460   
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49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8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8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46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4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6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6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60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6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의 연대기 - 용
크네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