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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키퍼 (Keeper)
작가 : 신쓰
작품등록일 : 2016.10.10

스토리를 지키는 사서 키퍼들의 이야기.

 
3.5 키퍼학개론 - 헤롤드의 강의
작성일 : 16-10-16 14:36     조회 : 446     추천 : 0     분량 : 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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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십니까.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국립 도서관의 사서이자 키퍼의 리더를 맡고 있는 헤롤드 D 그레이엄이라고 합니다.

 

 소롤로 인해 엉망이 되어버린 키퍼에 대한 지식을 바로잡고자 이렇게 특별 페이지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소롤이 키퍼가 되어 활동했던 이야기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그녀의 망상에 불가합니다. 사실 키퍼의 일이 그리 대단하지는 않으며 라이센스만 취득한다면 큰 문제 없이 활동이 가능합니다.

 

 더러, 소롤과 같은 독자 덕분에 위험한 순간이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아. 소롤의 이야기가 많다고요? 여전히 뒤끝이 남아 그러는 것이니 큰 의미를 두시지 않아도 됩니다. 그녀 때문에 이런 식으로 페이지를 내어 여러분을 뵈어야 한다는 것이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번거로우면서 불편하지 않다니, 이율배반적이라고요? 네. 저도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제 생각은 받아들이시는 분의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키퍼학개론을 시작하겠습니다.

 

 키퍼란 무엇인가. 이 명제부터 확실하게 해야겠지요? 키퍼는 소롤이 설명한 것처럼 스토리를 지키는 존재입니다. 그와 동시에 스토리로부터 독자를 지키기도 하지요. 키퍼가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독자가 있는 그대로의 스토리를 즐기게 하는 것, 어디로 튀는지 아닌지를 감시하는 것이 키퍼의 가장 큰 임무입니다.

 

 리얼북화가 얼마나 정교하게 되었는가에 따라서 독자가 리얼북에 몰입하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초창기에 생성된 리얼북은 오류가 많았고 시점 구성이 자연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가 따로 노는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만, 최근에는 그런 오류가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스토리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은 리얼북 시장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목표이며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아, 리얼북이 완벽해진다면 키퍼들은 한순간에 직장을 잃을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문제이겠군요. 키퍼의 일 자체에 환상을 가지고 꿈을 향해가는 아카데미 학생들에게도, 지금 일을 하고 있는 저희에게도 날벼락이니 말입니다.

 

 다음으로, 리얼북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리얼북은 작가와 라이센스를 취득한 리얼북 라이터, 그리고 출판사 관계자의 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요새는 작가들이 직접 리얼북 라이터 라이센스도 취득한다고 하더군요. 조금 더 빠르게 리얼북이 탄생하는 과정에는 작가들의 노력도 있는 것 같습니다.

 

 리얼북의 겉모습은 일반 책과 다를 것이 없지만 펼쳤을 때 읽을 수 없습니다. 내용들은 리얼북 리더기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리얼북 리더기에 책을 꽂고 입장 버튼에 손만 대면 리얼북의 세계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네, 이상한 주문을 외며 중2의 감성을 자극하던 소롤의 모습은 그녀의 망상일 뿐이라는 겁니다. 딱히 주문을 외지 않아도 입장에 문제는 없습니다. 아, 역시 다시 생각해도 부끄러움이 솟는 군요. 왜 제가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부끄러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큼큼. 각설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기로 하지요. 리얼북에는 시스템 언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리얼북 또한 하나의 거대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시스템 언어가 일반 독자에게도 드러나게 되면 리얼한 기분이 반감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리얼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그 시스템 언어를 드러낼 이유는 없죠.

 

 시스템 언어는 키퍼만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키퍼가 시스템 언어를 보게 될 일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리얼북의 이야기를 강제종료 하지 않는 한은 딱히 시스템 언어를 만나게 될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강제 종료할 상황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소롤이 국립 도서관에 나타나지 않았을 때까지는 말입니다. 하아……. 역시 그녀는 키퍼들의 적입니다.

 

 죄송합니다. 계속해서 그녀의 이야기를 입에 올리게 되는군요. 딱히 다른 마음이 없다는 것을 미리 알리는 바입니다. 네, 저는 그런 여자에게는 관심이 1그람도 없습니다.

 

 그러면 다음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키퍼가 일을 하는 방식입니다.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강제 종료하는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만. 강제 종료는 최후의 상황에 쓰는 방식입니다. 보통은 스토리를 바로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해야 합니다.

 

 키퍼의 업무가 그리 위험하지는 않지만 업무 강도는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의 루트를 벗어나버린 독자를 본 루트로 되돌리기 위해서 여러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키퍼의 일이니 말입니다.

 

 스토리를 되돌리기 위해 독자의 측근에 절친으로 접근하기도 하고요. 그게 아니라면 주변인들의 여론을 조작하며 그 여론이 스토리를 엉망으로 받아들이는 독자에게로 향하게 합니다.

 

 네, 무척이나 긴 과정이 될 수 있지요. 그래서 리얼북에 개입하게 되는 경우에는 야근을 각오합니다. 현재 가장 많은 야근을 한 키퍼는 라이트인데. 그 녀석은 야근을 한 만큼 더 벌 수 있는 녀석이니 불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라이트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도록 하지요. 간단한 개론이어도 한 편을 잡아먹을 수 있는 분량이니 말이죠.

 

 제가 어디까지 말했죠? 아 그랬죠. 키퍼들은 독자가 제대로 된 스토리를 따라가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작을 합니다만. 그 조작이 먹히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소롤의 경우처럼 본편에 들어가기도 전에 키퍼의 망상에 빠져버린 경우라거나. 이런 경우에는 강제 종료가 불가피합니다. 그럴 때 키퍼에게 필요한 것이 강제 종료 스위치입니다.

 

 지난 번 제 활약 아닌 활약을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요? 강제 종료 스위치는 제가 터치하는 것이 아닙니다. 독자에게 닿아야 합니다. 그것 또한 결국은 키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되죠. 후우… 업무가 간단한 편이라고 설명했는데, 생각해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 같군요.

 

 스위치는 어떻게 찾냐고요? 아, 그것이 소롤이 잘못 알고 있던 점입니다. 주이가 스위치에 대한 정보를 흘렸던 것. 그것은 소롤이 스위치를 직접 찾아 터치하게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그 뒤에 주이가 나설 수 없어서 제가 직접 나서는 그림이 되기는 했지만요.

 

 키퍼라면 스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 그렇다고 해서 모든 키퍼가 다 스위치의 위치를 아는 것은 아닙니다. 스토리를 전부 알고 있는 키퍼가 리얼북에 입장하게 되면 알 수 있습니다. 스위치가 나 여기에 있어 하면서 빛을 내거든요. 그 스위치에 독자가 닿게 만들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참 쉽죠?

 

 아, 리얼북 시스템이 키퍼를 알아내는 점도 궁금하다고요? 그것도 간단합니다. 라이센스 덕분입니다. 키퍼 라이센스를 취득하게 되면 증서와 함께 목걸이를 받게 됩니다. 그 목걸이에는 리얼북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시스템이 심겨 있습니다. 라이센스 취득과 동시에 목걸이라는 아이템을 항시 착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생기기도 하는 것입니다만.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죠? 안 그렇습니까?

 

 아, 질문이 있다고요? 해 보십시오.

 

 키퍼 라이센스가 있으면 도서관에 100프로 취업이 가능한가? 그에 대한 답은 no입니다. 여러분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알 겁니다. 약사 라이센스를 취득했다고 해서 그 라이센스를 가진 사람들이 전부 약사로 일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전부 약국에서 근무하던가요? 의사 라이센스도 마찬가지고요. 아, 건축, 토목 쪽의 라이센스도 그렇습니다.

 

 결국 사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키퍼 라이센스를 취득했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다 도서관으로 오지는 않습니다. 맞는 쪽으로 움직이는 거지요.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이들도 있고,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2년간의 아카데미 생활이 아깝기도 할 텐데 말이죠.

 

 또 하나, 국립 도서관에는 또 다른 시험이 있습니다. 그 시험에서도 일정 이상의 점수를 취득하고 면접까지 통과해야 비로소 키퍼라는 직위로 활동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키퍼 라이센스는 있는데 국립 도서관 사서라는 직위가 없는 사람은 키퍼로 활동할 수 없냐고요? 그건 아닙니다. 비정규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오는 이들도 있고, 출판사 쪽에 근무하는 경우에는 리얼북 개발 도중 사고가 생겼을 때 키퍼 라이센스 소지자들이 강제 종료를 하기도 합니다.

 

 스토리와 독자를 지키는 것은 어디서든 이루어져야 하니 말입니다. 국립 도서관 소속 키퍼들의 활동 범위는 국립 도서관에서 다루는 책들에 한정되는 것이죠. 그 외의 범위라면 모든 키퍼들이 활동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음, 슬슬 마지막 주제를 꺼내야 할 것 같군요. 주어진 분량이 천 자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 같으니 말입니다. 소롤처럼 대출한 리얼북 내에서 사고를 친 경우 나중에 당할 불이익은 전혀 없는 것일까요? 계속 사고를 쳤던 단골이라 했으니 별 다른 패널티가 없다고 여기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사실 패널티가 있습니다.

 

 리얼북 내의 스토리를 파괴한 경우, 그 스토리를 복구하기 힘들 정도까지 몰고 가서 강제 종료 스위치를 발동시킨 경우라면 패널티가 생깁니다. 한 달간 국립 도서관에서 리얼북 대출을 하지 못하게 되고 기록 또한 남게 됩니다. 평생을 따라다닐 낙인이 생기는 것이죠. 그 낙인은 사서들이 대출을 해 주는 경우에도 뜨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한 번 사고를 쳤다 하면 다신 대출을 하지 못하는 것인데. 소롤은 낯짝이 참 두꺼운 독자였습니다. 덕분에 제가 여섯 번이나 사고 수습을 했지요. 스위치 발동 100프로였습니다.

 

 게다가 어찌나 신박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지, 소롤만 개입되었다고 하면 키퍼들도 변화된 스토리에 관심을 가져서. 하아…….

 

 독자가 들어간 리얼북에 개입할 수 있는 키퍼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변화된 스토리를 실시간으로 감상하며 필사를 하는 겁니다. 소롤은 많은 어록을 남겼습니다. 그 내용들이 상당히 중2중2하여 제 항마력을 떨어뜨리기에.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말하지 않겠습니다. 대충 상상은 되지 않습니까?

 

 최악의 상황은 로맨스 소설에 들어가서 마법소녀 변신물로 장르를 변경시켜버린 것이었는데. 저는 그 상황에서 악당으로 들어가서. 하아…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흑역사입니다.

 

 어쨌거나 소롤이 잘못 인식시켰던 키퍼에 대한 모습들을 제대로 바로잡는 설명은 어느 정도 마친 것 같습니다. 키퍼에 대한 더 많은 정보들은 앞으로 이어질 저희들의 생활을 보면서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자세한 설명은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네, 저도 잘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스피드웨건이고 뭐고 지겨우니 어서 본편 내놓으라고요. 저 또한 스토리를 즐기는 자이니 그 마음 잘 압니다.

 

 아,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가는군요. 오늘만큼은 칼퇴근을 하고 싶으니 이상 키퍼학개론을 마치겠습니다. 그럼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만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스토리 안에서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상, 헤롤드 D 그레이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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