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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작영애의 구원자
작가 : 블리영
작품등록일 : 2020.4.14

아가씨는 아녀인 제가 구합니다.
#집착 #피폐물 #공작영애 #하녀 #마법 #로판

 
2화. 오늘은 등이구나
작성일 : 20-04-14 11:31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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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밤에 읽은 책이 신경 쓰여서 자는 둥 마는 둥 했더니

 아벨린의 눈 밑이 퀭하게 내려와있었다.

 그저 소설 속 가짜 이야기라고 속으로 안심하려 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밥 먹을 땐 고민 없이 밥만 먹자!'가 어릴 적부터 신조인 아벨린이 오늘 아침밥을 먹으면서도 책에 대한 걱정을 했다는 건

 21년 아벨린의 식사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린... 아벨린..!"

 

 "네? 네?!"

 

 "머리가 이상하게 빗겨진 거 같은데... 간밤에 무슨 일 있었니? 얼굴이 보기 좋지 않구나."

 

 빗고 있던 셰이앤의 머리를 쳐다보니 손질했다고 말하기 무색하게 머리 꼴이 엉망이었다.

 다른 생각을 하다 보니 머리빗질조차도 엉성하게 해버린 듯했다.

 고작 책 하나 신경 쓰이는 거 때문에 아침밥도 제대로 못 먹고 내 할 일 조차도 실수하다니... 자책감, 혹은 답답함 같은 것의 감정이 아벨린의 마음에 피어올랐다.

 

 "죄송해요 아가씨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머리 손질 다시 해드릴게요."

 

 아벨린이 빗을 꽉 쥐어잡으며 엉켜진 셰이앤의 머리를 다시금 손질하려 하자 셰이앤이 아벨린의 손을 잡고는 고개를 저었다.

 

 "어제 루이스 대공과의 일 때문에 아직 마음이 편치 않겠지 이해한단다.

 머리 손질은 다른 하녀에게 시킬 테니 밖에 나가서 조금이라도 기분 풀고 오렴"

 

 셰이앤이 아벨린의 손을 꼭 잡고서는 말을 건네었다.

 셰이앤은 아벨린의 안색이 좋지 않은 원인이 어제 루이스에게 뺨을 맞은 것이라 생각하는 거 같았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루이스 때문에 속이 상한 건 맞으나

 셰이앤이 방금 루이스의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만 해도

 아벨린은 루이스와의 있었던 일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그저 머릿속엔 그 책을 판 행상인을 찾아서 책에 관해 캐물어야겠다는 생각뿐,

 루이스와 어제 낮에 있었던 사소한 일은 이미 머릿속이 복잡한 아벨린에게는 관심 밖이었다.

 

 "아뇨 아가씨 괜찮아요 제 할 일은 해야죠."

 

 "음... 나는 엉망인 머리로 지내고 싶지 않은데...

 지금의 아벨린에게 맡기면 예쁘게 안 될 거 같은걸?"

 

 셰이앤의 말에 아벨린이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어차피 책을 판 행상인도 찾아보려고 했었고 지금 일에 집중도 안 되니 셰이앤 아가씨의 말처럼 잠시 외출해서

 머리를 식히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

 가벼운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향한 상점가에는

 유난히도 사람이 북적였다.

 이 넓은 상점가에서 늙은 행상 한 명 찾는 게 쉬운 일도 아닐 텐데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던 자신이 한심했다.

 이제 어쩌나 싶은 찰나에 자주 가던 책방이 문득 떠올랐다.

 책을 팔던 행상인이니까 책방 아주머니도 알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색 바래진 갈색의 낡은 문을 힘주어 밀고 들어가니 안쪽 구석에서 위태롭게 사다리를 타고 책에 쌓인 먼지를 털고 있는 뚱뚱한 책방 아주머니가 보였다.

 

 "아주머니 저 왔어요."

 

 "어머 얘! 너무 오랜만이다.

 응?! 너 얼굴이 왜 그래?

 누가 이쁜이 얼굴을 이렇게 만들어놨대!

 볼 건 얼굴밖에 없는 애를..."

 

 책방 아주머니가 아벨린의 얼굴을 반죽 만지는 거 마냥 요리조리 주물럭거리며

 호들갑을 피웠다. 볼 건 얼굴밖에 없다는 말이 칭찬인지

 욕인지 갸우뚱했지만 상기된 얼굴로 자신을 진심으로 반가워하는 아주머니를 보니 뭐 상관없을 거 같았다.

 

 "음 이래저래 사정이 조금 있었어요. 아주머니 혹시 근처에서 책 파는 행상 본적 있으세요?

 허리는 굽었고 키는 한.... 이 정도쯤 되는... 늙은 노인이요."

 

 아벨린이 키를 가늠하듯 손대중을 짚었다.

 말 끝내기 무섭게 아주머니가 손바닥을 짝하고 치며 제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바닥이 쿵쿵 울리는 것 같은 건 착각이겠지...

 몇 년 동안 이 책방에서 책을 샀지만 아주머니의 호들갑스러운 성격은 아직도 적응하기 어렵다고 아벨린은 생각했다.

 

 "어머! 알지 알다마다! 그 노인네 완전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노인이더구먼! 어휴, 다시 생각하니 심장이 다 떨리려고 하네 참"

 

 책방 아주머니가 가슴을 부여잡으며 한 손을 절레절레 저었다.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는듯한 기색이 역력한 태도였다.

 

 "무슨 일 있었나요?"

 

 "어제 난리도 아니었는데 소식 못 들었니?

 아니 그 노파가 광장 중심가에서 루이스 대공을 꼭 만나 봬야 한다며

 자기가 뭘 알고 있다나 뭐라나...

 고래고래 얼마나 소리를 질러대는지 우리 가게까지도 그 노인네 소리가 들렸다니까! 참나! 거지 몰골인 노파가 고함치는데 누가 그걸 들어주겠니? 그런데 루이스 대공이...."

 

 "내가 뭘 어쨌지?"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문가에 루이스가 삐딱하게 기대서있었다.

 아주머니와 이야기하느라 문 열리는 소리도 못 들었나 보다.

 지금껏 엮일 일 단 한 번 없던 루이스였는데 어제, 오늘, 왜 자꾸 안 좋은 상황에서 아벨린과 엮이는 건지 도통 모를 영문이다.

 어제 빵조각 조금 묻힌 걸로도 그 난리를 피웠는데

 뒤에서 자기 이야기하고 있던걸 들켰으니 이번엔 얼마나 난리를 피울지 겁이 났다.

 앞에 서있는 책방 아주머니도 루이스의 악명을 익히 들은 건지 얼굴색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루이스가 느린 걸음으로 책방 안으로 들어오며 조소를 띄웠다.

 

 "뭘 보고 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입소문의 주인공이 되는 건 많이 불쾌하군, 여긴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입으로 책을 만드는 곳인가?"

 

 책방을 찬찬히 둘러보던 루이스가 이내 걸음을 멈추고는 바로 앞 책장에 꼽혀있던 두꺼운 책을 한 권 꺼내 들어 아주머니에게 집어던졌다.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아주머니를 감싸 안은 아벨린의 등에 두꺼운 책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아 아 어제는 얼굴, 오늘은 등이구나'

 방에 들어가면 릴리에게 등을 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과 동시에 속에서 열이 받쳐 올라왔다.

 뒤에서 그 대단하신 공작가 이야기를 한 게 마음에 안 들 수는 있다.

 하지만 나이 드신 분에게 다짜고짜 두꺼운 책을 집어던지다니 루이스 대공의 공작가는 하녀보다도 못한 예절을 배우는 걸까? 아벨린은 부글대는 속을 가다듬으며 루이스를 째려보았다.

 

 "넌 어제 하녀인가?"

 

 루이스가 잠시 놀란 눈으로 아벨린을 응시했다.

 아벨린 또한 아무 말 없이 분노에 찬 눈으로 루이스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루이스의 시선이 아벨린의 부은 뺨에서 순간 멈칫했다 싶더니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 거칠게 아벨린의 얼굴을 잡아 쥐었다.

 얼마나 얼굴을 거칠게 잡아챈 건지 뺨에 붙여놓았던 거즈가 힘없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

 

 "내가 어제 뭐라 말했지?"

 

 "......"

 

 "눈을 마주치지 말라 했다."

 

 루이스는 하녀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죽을 병이라도 걸리나 보다.

 어제부터 시답잖은 일들로 저러니 아벨린도 오기가 생겼다.

 셰이앤 아가씨 앞에선 여우처럼... 아니 여우보다 더 여우같이 행동하며 착한 척을 하면서 그 아가씨의 직속 하녀인 나한테는 이미지 관리하려는 시늉은 쥐뿔만큼도 보이지 않는 게 너무 짜증이 났다.

 신분의 차이는 당연히 알고 있지만 눈이 마주쳤다 해서 이렇게 개거품 물고 난리 법석인 공작은 브란티아 제국을 다 뒤져봐도 단연코 루이스 대공밖에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아벨린은 할 수 있는 최대한 인상을 찌푸리며 루이스를 똑바로 쳐다봤다.

 

 "하하 이 아가씨 얼굴 봐.

 루이스 네 살기보다 이 아가씨 표정이 더 어마어마한 거 같은데?"

 

 얼굴 근육에 온 힘을 다 줘서 열심히 루이스를 째려보고 있던 찰나에 아벨린의 옆에서 낭창한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로브를 쓴 남자가 손에 턱을 괴고는 루이스와 아벨린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책방 안에 누군가 들어오는 발소리를 전혀 못 들었는데 언제 바로 옆에 와있었던 건지 신기할 다름이었다.

 저 멀리 있는 아주머니를 쳐다보니 아주머니 또한 이 남자가 들어오는 걸 보지 못한 듯 휘둥그레진 두 눈을 빠르게 껌뻑이고 있었다.

 검은 로브를 쓴 남자가 폴짝 일어나더니 루이스와 아벨린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가로막으며 아벨린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얼굴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로브를 덮어쓰고 앞을 가로막고 있는 수상한 남자의 인사를 아벨린이 선뜻 받아줄 리가 만무했다.

 거기다가 자신의 화내는 표정을 보고 웃는 사람의 인사를 어느 누가 받아주고 싶겠는가?

 남자가 인사를 한 게 머쓱한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씩 웃으며 루이스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가더니

 루이스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힘껏 내려쳤다.

 어찌나 세게 때린 건지 팡! 하는 소리의 마찰음이 책방 안을 쩌렁하게 울렸다.

 책방 아주머니와 아벨린이 놀란 숨을 헉하고 들이마심과 동시에 얼이 빠진 표정의 루이스가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루이스의 엉덩이를 내려친 자신의 손바닥도 아픈건지

 남자는 손바닥에 입김을 호호 불다가 아벨린을 보고는 손바닥을 쫙 펼치고 자랑스레 말했다.

 

 "사랑의 맴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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