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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59. 추적
작성일 : 20-04-03 21:34     조회 : 352     추천 : 0     분량 : 8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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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랑!

 

 “어라? 오늘 가게 장사 안 하나.... 요?”

 

 거구의 람프를 앞에 두고, 가게 사람들이 줄줄이 나오는 것에 놀란 사람들이 케일과 에노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케일은 그런 그들에게 고개를 잠시 숙이며 말했다.

 

 “잠시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겼거든요. 일단 최대한 빠르게 해결해 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참나, 간덩이가 그냥 부은 녀석이 아니지, 치안대가 버젓이 상주하는 곳에서 도둑질을 했다니까?”

 

 람프의 말에 놀란 사람들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응? 정말? 간덩이가 그냥 부은 것도 아니네? 감히 이 구역 최고의 가게의 물건을 털다니!”

 

 ‘그렇게 까지 치켜세워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참, 가끔 저런 말을 들을 때면 낯간지러워 진다. 뭐, 다들 단골손님들이라서 저렇게 말을 하는 거지만.

 

 “어!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서도 물건이 몇 개 사라졌었는데.......”

 

 “맞아. 우리 가게도 아침에 오니까 칼 몇 자루가 사라졌더라.”

 

 마침 옆 가게에서도 케일의 얘기를 듣고는 도둑이 들었다는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크리엔과 덴커일은 순간 이 사건이 점점 눈덩이처럼 커질 거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것도 그냥 커질 것이 아니라,

 

 “흠, 이거 매번 큰 사건에 휘말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게. 뭐, 그걸 해결하는 게 우리 일이긴 하지만.”

 

 매우 커질 그런 느낌이. 뭐, 그렇다고 해서 무섭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우선 인원이 인원들이다 보니 오히려 자신감이 확 차오르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이 인원이면 어딜 가든 밀리지 않겠네.”

 

 “그러게 말입니다. 마법사 둘에, 기사 셋에, 전사 하나니까 적어도 대대가 달려들어도 못이길 조합 같습니다.”

 

 “아니지, 케일씨 혼자로도 충분히 상대 가능할걸?”

 

 그 케일 혼자면, 아마 로하니아를 뒤집어엎고도 남겠지. 아니면 에노나 아멜이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큰 위협이 될 테지만.

 

 “흠, 그렇단 말이죠? 그럼 같은 공범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여야겠네요.”

 

 케일은 다른 사람들의 말들을 모아 한 곳에 기록 했... 아니 기록 시켰다. 옆에서 열심히 사람들의 증언을 받아 적는 에노, 그리고 피해가 일어난 장소와의 거리를 보고 오는 아멜. 그리고 동시에,

 

 “흠, 발자국이 이쪽으로 이어진 것 같네.”

 

 케일은 언제 마법을 쓴 건지는 몰라도 주위를 살피며 초록색 발자국을 따라가고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돋보기를 들고 무엇인가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 같아보여서, 마치 전문 탐정과 같아보였다.

 

 “역시 공국의 물건인가?”

 

 람프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으며 말했다. 공국에서는 도둑질이나 여러 사건들이 빈번하게 벌어지니, 집집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도구니까.

 

 “뭐, 거기서는 흔하죠. 워낙 벌레들이 많으니, 꼭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요.”

 

 정말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놀랄 일만 연속이다. 뭐, 치안이 극도로 좋은 도시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어떻게 온 나라가 범죄에 온상임에도 나라가 유지 되는지 말이다. 공국 괴담은 파고 파도 끝이 없는 것 같았다. 뭐, 그러기에 케일네들이 이쪽으로 넘어온 거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모은 정보들을 조합하고, 발자국을 따라가던 일행은 문득 한 맨홀 뚜껑 앞에서 멈추었다. 그도 그럴게 케일이 바라보던 발자국이 이 지하수로로 이어져 있었으니 말이다.

 

 “흐음? 지하수로? 왜 여기로 이어진 거지?”

 

 “케일씨..... 이거 점점 수상한 냄새가 풀풀 나는데요?”

 

 “그러게 말이야. 이봐, 치안대. 너희들 장비 가져와야 하는 거 아니야?”

 

 다들 지하수로로 가는 맨홀을 바라보며 한마디씩 했다. 그때, 아멜은 잠시 바닥에 엎드려서 손가락으로 바닥 벽돌의 틈새를 만지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 밑으로 내려간 사람들 중에 누군지 모르겠지만 피를 흘리고 있어요.”

 

 “피? 갑자기?”

 

 그녀의 말에 놀라는 크리엔. 분명 거리를 지나갈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도 그럴게,

 

 “용케도 그걸 찾았네. 동트기 직전 새벽에 청소부들이 청소를 하니 거리가 깔끔해서 보기 힘들었을 텐데 말이야.”

 

 람프의 말처럼 새벽 4시에서 5시에 미화원들이 나와 거리를 청소하기 때문에 항상 거리가 반짝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많은 시민이 살고 있음에도 도시가 지저분하지 않는 건 이런 철저한 도시 체계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냥 코피처럼 몇 방울 흘린 것 같은 모습이라 더 보기 힘들었을 걸요? 저도 이 애가 말해야 알 수 있었으니까요.”

 

 옆에 있던 케일 역시 그녀의 관찰력에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새로운 도구를 꺼내 말라버린 핏자국에 가져다 댔다. 그 것을 본 덴커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어라? 그건 ‘감식기’아닙니까?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무엇이든 파는 만물상이었나? 할인 행사를 하고 있기에 몇 개 샀었죠. 원래는 독을 감별하려고 샀는데, 생각보다 성능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집에 묵혀두고 있었죠, 뭐.”

 

 케일의 말처럼 약초상들도 대개 이런 감식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것이 조금 새롭긴 했다. 여태 봐왔던 감식기들은 치안대 본부의 감식 반들이 사용하던 게 전부였으니까. 람프는 새로운 것에 놀라는 크리엔과 덴커일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역시 이론과 실전은 다르지. 생각보다 의외의 곳에서 쓰는 것들이 많다고. 예를 들어 도끼도 원래 나무를 베는 용도로 쓰는 거지만, 가축을 도축할 때 쓰기도 하는 거랑 같다고.”

 

 흠, 그거랑 이것에 대해서 비교하는 건 아닌 것 같기는 하지만, 여기서 반박해봤자 귀찮아 질 것 같아 두 사람은 딱히 뭐라 말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무엇보다 지금 중요한 건 이 지하수로 아래로 가느냐마느냐가 중요하니까.

 

 “일단 내려는 가봐야겠죠?”

 

 “그래야겠지?”

 

 아멜의 말에 케일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전에 이옌에게서 들었는데, 지하수로에는 문제의 녀석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는 것. 거기다 감식기의 반응은 그녀가 알고 있는 반응과 조금 비슷한 반응이라는 게 마음에 걸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그 성가신 녀석이 상처를 입고 있으니 말이다.

 

 “흠, 이걸 어쩐담....... 지하수로는 수로당국에 연락을 해야 하는데........”

 

 크리엔의 말 따라, 지하수로의 일에 관한 것은 수로 관리국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다.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월권 행사를 하는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도시의 지하수로는 제국 내에서 가장 복잡하기로 유명한 수로니까 말이다.

 

 “그런 귀찮은 거 일일이 따지지 말라고! 그러는 사이 범인을 놓치면 더 골치 아파진다고.”

 

 람프는 그런 고민을 하는 크리엔의 등을 툭(?)치며 말을 했다. 지금 그걸 따질 시간에 차라리 범인 하나 더 잡는 게 낫지. 이렇게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범인은 점점 더 멀어질 테니까.

 

 “하하하, 역시 람프씨 답네요. 그러니 등좀 그만 때리세요. 아프다고요, 아파.”

 

 “하하하, 그럴 줄 알았어. 그럼 한 번 가보자고. 앗! 먼저 내려가 버렸잖아!”

 

 역시 행동력 하나 거침없는 케일이 선두로 먼저 내려갔다. 뒤이어 아멜 역시 가볍게 맨홀 뚜껑 위로 뛰어 한 번에 바닥으로 내려갔다. 참, 어떻게 겁이 없는 건지, 그 높이를 단숨에 뛰어 내려갈 생각을 할까. 뒤에 내려오는 에노는 높은 높이에 천천히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데 말이다.

 

 “다들 안 내려올 거예요?”

 

 케일의 말에 람프는 푸하하 크게 웃으며 남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크리엔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잠시 만요! 금방 내려갈게요.”

 

 “금방 내려간다!”

 

 위에 있던 세 사람 역시 사다리를 타고 지하 수로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은 처음에 저 이상한 조합에 시선이 끌려 쳐다보기는 했지만, 치안대도 있고 케일의 연구원 같은 복장에 그냥 무슨 조사를 하는 건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린 채 그냥 제 갈 길을 가기 바빴다. 거기다 지하수로 점검은 언제나 항상 있는 일이라 특별히 신경 쓸 게 아니다. 오히려 점검은 시민들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니 좋은 거라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 로하니아 서부지구, 알랑테르 거리 -

 

 

 “역시, 이곳 통닭이 맛있단 말이야! 그나저나 형은 언제 오는 거지?”

 

 평화로운 식당, 검은 머리, 검은 망토를 입고 있는 소년이 닭고기를 뜯으며 앉아 있었다. 아침이라 사람이 적어서 눈에 띄는 차림이라 가게 주인과 종업원들은 연신 그를 쳐다보며 지나다녔다. 소년은 그 시선에 대해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았다. 뭐, 항상 익숙한 시선이니까 말이다.

 

 “여어! 미안하다! 펠트.”

 

 마침 소년이 기다리던, 소년보다 조금 작은 키를 가진 남자가 가게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안 그래도 높은 계단길을 짧은(?) 다리로 뛰어올라오느라 숨이 많이 찬 모양이었다. 그 모습에 검은 머리 소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고 밝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엘레제형! 근데, 정말 오늘 쉬는 거야?”

 

 “응, 항상 둘째 주와 넷째 주의 주말 전날은 무조건 휴일이라고. 물건도 채울 겸 겸사겸사 쉬어야지 않겠어?”

 

 가게가 잘 되는 사람의 여유라고 해야 할까? 엘레제는 펠트를 바라보며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펠트는 부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흐.. 나는 맨날 부려 먹히기나 하는데. 심지어 주말도 일을 하러 돌아다녀야 할 때가 많다구.”

 

 “람이 너희들 고생한다는 얘기밖에 안 했었는데, 그게 사실이긴 하구나. 그래도 너희들 제법 잘 나가고 있지 않니? 특히 그 사건으로 말이야.”

 

 “뭐, 그렇긴 하죠. 대신 쓸데없는 의뢰만 들어오지 않았으면 하는데 말이죠.”

 

 투덜거리는 펠트의 모습에 한바탕 웃으며 앉는 엘레제. 근데, 평소의 모습과 다른 그의 모습에, 펠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번 의뢰 때도, 예전에 친구를 따라 왔었을 때도 항상 작업복 차림의 그였는데, 오늘은 유난히 깔끔하고 각이 잘 잡힌 정장을 입고 있으니 말이다. 순간 펠트는 그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형? 오늘 그 사람 만나러 가는 거야?”

 

 “그 사람? 누굴 얘기하는......”

 

 “시치미 떼지 않아도 걔가 이미 다 말해줘서 알고 있다고. 거기다 그렇게 옷을 입고 있으면 누구라도 눈치 채겠다.”

 

 “어..? 아, 눈에 띄긴 하는 구나.”

 

 “솔직히 둘째 주랑 넷째 주 쉬는 것도 다 그분을 위해서죠? 그렇죠?”

 

 펠트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발린 뼈를 뼈 접시에 올려두었다. 엘레제는 그의 공세에 어찌할 줄 모르고 그저 붉게 물든 얼굴을 가리기 바빴다. 아마 펠트가 만나자고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 사람과 손을 잡고 돌아다니고 있었을 텐데.........

 

 “그나저나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맞아. 지금 그게 본론이 아니었지. 엘레제는 가볍게 접시를 비우고 손을 닦고 있는 그를 보며 말을 했다. 그러자 펠트는 작은 쪽지를 하나 꺼내면서 그의 말에 천천히 대답했다.

 

 “네. 구해주셨으면 하는 물건이 있어서요. 조금 급하긴 하지만요.”

 

 엘레제는 소년의 말에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항상 그가 요구하는 물건들은 하나같이 비싸거나 구하기 힘들거나 한 물건들이니 말이다.

 

 “넌 무슨 내가 만능 만물상인줄 아니?”

 

 “그래도 제가 아는 사람 중에서는 물건을 가장 잘 찾으시는 분이잖아요.”

 

 “그래도 네가 요구하는 것들은 구하기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저번에는 해적들한테 잡혀가서 죽을 뻔했다고.”

 

 그는 손사래를 치며 소년의 부탁을 받아주지 않으려고 했다. 펠트는 그런 그의 모습에 주머니에서 한 종이를 꺼내들며 말을 이었다.

 

 “그래요? 그럼 그 은탄 조사한 값을 정식으로 청구하는 수밖에 없는.......”

 

 연금술사를 이용하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웬만한 귀족이 아닌 이상 돈이 몇 백단위로 깨지는 게 현실이었다. 그리고 소년이 들고 있는 종이에는 연금술사 이용 계약서라고 떡하니 적혀 있었다. 이건 사실 상....... 반 협박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 알았어. 알았다고.”

 

 그는 그 종이를 보자 바로 꼬리를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도자기 값도 물어줘야 하는데, 녀석한테 발목까지 잡히면 골치 아파지니까 말이다. 그래도 동생과 아는 사이라는 게 참 다행이라 여기서 끝낼 수 있다는 게 천만 다행이다. 만약 다른 녀석이었다면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골치 아팠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무슨 부탁을 하려고?”

 

 “뭐, 대금은 드릴 거니까 신경 쓰시지 않으셔도 되요. 그리고 위험한 것도 아니고요. 마정석이랑 환류석이 좀 필요해요. 저번 사건에서 엄청 써서 가지고 있는 게 다 떨어졌거든요.”

 

 소년이 얘기한 것은 정말 간단한 부탁이었다. 물론 마탑까지 가야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했지만 말이다. 그는 소년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휴, 난 또 무슨 이상한 거 부탁하는 줄 알았네. 알았어. 대신 조금 시간이 걸릴 거야.”

 

 “괜찮아요. 앞으로 한 며칠 더 머물러야 하긴 하거든요.”

 

 은탄 의뢰비를 이걸로 대신한다는 이야기이라서 손해 볼게 없는 장사다. 아니지, 녀석의 돈까지 받고 한다면 오히려 이득이라고 해야 할까? 엘레제는 속으로 시원하게 웃었다. 펠트는 그런 그를 보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엘레제 역시 소년과 같이 일어나며 그가 건네는 악수를 받아주었다.

 

 “그럼 잘 부탁드려요.”

 

 “알았어. 있는 대로 싹싹 긁어모아줄게~!”

 

 엘레제는 소년을 바라보며 씽긋 웃으며 말을 했다. 펠트 역시 미소로 화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은 천천히 가게를 나서 각자의 길로 걷기 시작했다. 펠트는 중앙광장으로, 엘레제는 북쪽의 거리를 향해 말이다. 다만, 엘레제의 가볍고 편안한 발걸음과 달리 펠트는 굉장히 경계를 하는 듯 빠르게 걷고 있었지만 말이다.

 

 “지.. 진짜 스토커도 아니고.”

 

 3일째, 그것도 질리지도 않고 쫓아오다니. 마법으로 제압하고 싶기는 하지만, 상대 역시 마법사에 도시 내에서 마법을 함부로 쓰는 것은 위험하니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 차라리 어디론가 숨어들어.... 아! 숨어들어야겠다! 그곳까지라면 쫓아오지 않겠지?!

 

 

 

 

 - 로하니아 남부지구, 3번가 모퉁이집 -

 

 

 장부를 정리하다보면, 문득 옛날 생각이 난다. 끔찍한 숫자의 향연은 매번 그녀를 괴롭히긴 했지만, 딱히 문제가 되거나 하지 않았.... 아니, 0하나 틀리는 게 무섭기는 했다. 한번 잘못되면 목하나 날아가는 건 순식간이니 말이다.

 

 뭐, 그래도 지금 일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인 것 같았다. 책상을 뒤덮을 정도로 쌓여있는 장부와 품목 목록, 그리고 그동안 세금장부와 시세 등 다양한 자료 더미에 묻혀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작은 가게도 이런 많은 장부들이 나오는데, 이것보다 큰 상회에 취직하게 된다면 10배는 많은 서류 산에 쌓여서 죽을지도 모르겠다. 참, 아는 사람에게 조금 배우고 올 걸.

 

 똑똑.

 

 “응? 누구지?”

 

 현관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총총 걸음으로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조심히 방범창을 이용해 바깥을 보았다. 그러자 그 앞에서 반갑게 손을 흔들며 주변을 훑고 있는,

 

 “안녕하세요! 케일씨 부탁으로 잠시 왔습니다!”

 

 검은 머리에 망토를 두른 한 소년이 문 앞에 서있었다. 검은 머리라는 점이 문득 대장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천천히 문에 안전걸쇠를 걸며 말했다.

 

 “케일씨 부탁이요? 것보다 어떻게 찾아오신 건가요?”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면 이 집 찾아올 수 없잖아요. 제가 초대를 받았기에 찾아올 수 있던 거죠.”

 

 리엔은 고민을 하며 계속해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런 그녀의 태도를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대신 조금 초조해 보이는 얼굴일 뿐이었다.

 

 “무엇보다 이샤나씨의 상태를 보러온 사람이니까, 걱정하지 말아...... 어라?”

 

 검은 머리 소년은 자신의 손목에 묶인 마력 끈을 발견했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무어라 작게 말을 한 뒤 뒤돌아서며 말했다.

 

 “저... 정말이지 끈질기시네요?”

 

 “하아하아하아..... 용병이라서 그런가? 발걸음이 빠르시네요?”

 

 “엇! 황.... 아.. 아이샤씨?”

 

 리엔은 그녀의 깜짝 방문에 놀란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샤는 문에서 밖으로 얼굴을 빼꼼 내밀어 보고 있는 리엔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여긴 케일씨네 집이잖아요?”

 

 “에? 케일씨랑 아시는 분인가요?”

 

 검은 머리 소년은 아이샤에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했다. 이렇게 되면 딱히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거지만...... 귀찮은 사람이라는 건 확실해졌다.

 

 “누구신지 몰라도, 케일씨랑 아는 사이인가요? 아니, 것보다 이샤나씨를 만난다고 하셨어요?”

 

 “쳇, 반은 도망치려고 한 거지만, 일단 그건 사실이에요. 자, 이거.”

 

 소년은 자신의 품에서 작은 편지를 하나 꺼내들었다. 리엔은 편지에 찍혀있는 인주를 보고, 안전걸쇠를 풀며 나왔다.

 

 “어? 진짜 케일씨랑 아시는 분이였어요?”

 

 케일이 평소에 사용하는 인주와 같은 인주가 박혀있는 편지였다. 아이샤 역시 그 편지가 케일이 보낸 것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럼 거짓말로 하는 줄 알았어요? 아무리 사도들이 날뛴다고 해도 그렇지, 거기다 리엔씨는 그들이랑 싸우는 사람이잖아요?”

 

 “네? 사도들을 안다고요?!”

 

 “이미 아멜씨랑 만났거든요. 괴수 토벌부대 직속 부관 리엔씨,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펠트 크네프. 바드라안 마스터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그 말을 하며 밀고 들어오는 펠트. 그리고 그의 뒤를 따라 어쩌다보니 찾아온 아이샤. 그리고 그 둘을 바라보며 조금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리엔 사이에 묘한 공기가 흘렀다. 뭐, 일단 문은 열어줘야지........ 일단 손님을 밖에 내버려둘 수 없는 노릇이니까.

 

 아, 서류 정리해야 하는데, 갑자기 손님은 또 뭐야! 그것도 귀찮은 손님들인 것 같다고!

 
작가의 말
 

 어느새 조회수 1000회를 넘기게 되었네요! 정말 소소하게 찾아와 주시는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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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2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08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2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2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2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56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1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0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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