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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56. 수호자들, 모이다!
작성일 : 20-03-26 22:28     조회 : 352     추천 : 0     분량 : 8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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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우음...... 여긴 어디지?」

 

 천천히 눈을 뜨는 갈색 머리의 남자. 하필 안경을 떨어뜨려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바닥을 짚으며 안경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앞에, 희게 샌 머리를 가진 남자가 천천히 그의 안경을 건네주며 말했다.

 

 「에노, 잘 지내고 있구나?」

 

 「앗?! 스승님?」

 

 그는 에노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준 스승. 위대한 마법사라고 불렸던 사람. 동시에 전대의 ‘별의 검’의 수호자였던 사람.

 

 “스승님이 어떻게 여기에?”

 

 “하하하, 나는 위대한 마법사니까! 울보 케일이랑 잘 지내고 있나보네?”

 

 “잠시 만요! 당신은.... 당신은......”

 

 에노는 순간 뒤로 물러나 그를 경계하며 목에 천천히 손을 가져다 댔다. 하지만 평소처럼 있어야 할 목걸이가 보이질 않았다. 앞에 있는 남자는 그런 에노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목걸이를 휘휘 돌리며 말을 이었다.

 

 “워워, 진정해. 혹시 서재의 그림첩 본 적 있니? 왜 내 나이가 뒤죽박죽인 거 말이야. 매번 이 설명을 해야 하는 게, 귀찮긴 하네.”

 

 매번? 그게 무슨 말이지?

 

 “어차피 꿈처럼 또 깨어나면 잊어버릴 거야. 여긴 네 꿈속이니까 말이야. 그렇다고 해서 내가 허상인 건 아니지만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인가요? 매번이라는 것도 그렇고, 꿈속이라니.......”

 

 “말 그대로 네 꿈속이야. 너 분명 점심 먹고 낮잠 자고 있었잖아. 안 그래?”

 

 아, 그렇지 방금 전까지 정신없이 몰려드는 손님들을 상대하고 난 다음에, 점심을 먹고 잠시 쉬는 동안 눈을 붙이고 있는 중이었지.

 

 “그.. 그러네요. 방금 전까지 느긋하게 창고 의자에 누워서 자고 있었으니까요. 근데, 스승님은 어떻게 여기에 나타나신 건가요? 아니, 어떻게 나타나실 수 있는 건가요?”

 

 그는.... 이미 여기 오기 전에 죽었다. 그것도 수십 년 전에 이곳이 아닌 다른 세계의 이름 모를 땅에 말이다.

 

 “하하하, 그래서 내가 대단한 마법사지. 나는 죽음도 초월한..... 아니지, 죽기 한참 전인 과거에서도 미래로 오는 녀석이니까!”

 

 여전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똑똑한 것 같기도, 순수한 것 같기도, 멍청한 것 같기도 하고, 심오한 것 같기도 한 사람. 그나저나 과거와 미래를 오갈 수 있는 마법이 있다면 왜 알려주지 않은 것일까?

 

 “그런 마법이 있다면 왜 알려주시지 않으신 건가요? 그러면 스승님이 죽을 필요도 없었잖아요!”

 

 에노의 말에 그는 잠시 멈춰 서서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에노의 눈가에 서린 김을 바라보며, 그는 천천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야만 네가 이곳으로 올 수 있으니까. 무수히 많은 죽음의 경우를 뚫고, 모두가 살 수 있었던 길은 이것뿐이었으니까 말이야.”

 

 평소에 엉뚱한 얘기를 자주하던 사람이었다. 횡설수설할 때가 많았고, 항상 이상한 버릇으로 주변의 눈총을 받던 사람이었다.

 

 “이미.... 처음부터 죽을 자리를 알고 계셨다는 건가요?”

 

 어느새 서린 김은 하나의 차가운 물방울로 변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작은 소년이 울고 있는 모습에, 그는 천천히 소년의 눈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역시 매번 이렇게 마음 아프게 만드는 것도 미안하네. 괜히 왔나 몰라.”

 

 “아니에요. 이렇게라도 와주셔서 고마워요.”

 

 따뜻한 그의 품에 안긴 작은 소년을 보며 남자는 빙그레 웃으며 다시 한 번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한참 커진 소년이지만, 그에게는 언제나 그 작은 오두막에서 지낼 때의 작은 소년이었으니까.

 

 “참, 그건 그렇고. 내가 여기 온 이유가 있었지.”

 

 그는 급히 주머니에서 작은 구슬 몇 개를 꺼내들었다. 그 구슬은 무엇인가를 마법으로 바꿔놓은 것이었다. 아윌레이어의 마법사들은 무거운 물체도 옮기기 편하게, 이런 작은 구슬로 바꾸는 마법을 자주 쓰곤 했다. 다만, 이 구슬이 무엇인지는, 모습을 바꾼 당사자만 알고 있지만 말이다.

 

 “이게 뭔가요?”

 

 “자, 미리 주는 생일선물. 나중에 꼭 필요할 거란다.”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천천히 자신의 품에서 에노를 밀어냈다. 단둘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 어두컴컴한 공간 주위로,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에노는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남자는 그런 그를 보며 이마에 딱밤을 한 대 날렸다.

 

 “아얏! 스승님! 갑자기 왜 그러세요!”

 

 “자, 이제 슬슬 일하러 가야지? 울보 케일이 기다리다 지치겠다야.”

 

 “스승님. 자꾸 그렇게 얘기하시면, 누나한테 그대로 일러바칠 겁니다.”

 

 “하하하! 그러시던가? 아무리 성장했어도 울보 케일은 언제나 울보 케일인 걸?”

 

 에노의 말에 그는 다시 한 번 크게 웃으며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진짜로 꿈에 구멍을 뚫고 다니는 모양이었다. 검은 공간 한 구석에 그의 지팡이가 닿자, 딱 그의 키만큼의 크기의 문이 생겨났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잘 있어라. 내 사랑스러운 제자야. 아, 참고로 내가 왔던 거 기억 안날 거다. 그러니 구슬 함부로 버리지 말고!”

 

 “칫, 알았어요. 생일 선물은 고마워요. 조심히 가세요. 구슬은 주머니에 넣어둘게요.”

 

 그가 천천히 문을 열고 나가자, 검은 공간도 점점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는 점점 밖의 빛이 그의 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 으.. 으음.....”

 

 “에노? 에노?!”

 

 “우.. 우와왁!”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있는 케일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에노는, 그대로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져버렸다. 그 모습에 이옌이 웃으며 말했다.

 

 “킥킥, 언니 인상이 너무 무서워서 그런 거 아니야?”

 

 “시끄러워. 그리고 너도 밥 다 먹었으면 가라고. 정말. 이젠 장사해야 하니까.”

 

 “알았어요. 알았어. 금방 갈게요. 언~ 니~?”

 

 그래 이옌도 와서 같이 점심을 먹었었지. 이번 대결도 케일의 압승이었고. 근데, 정말이지 너무 피곤해서 점심도 대충 먹고 잠만 잔 것 같다. 근데, 짧게 잔 것 치고는 굉장히 개운한게 기분이 좋았지만 말이다.

 

 “흠, 분명 중요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에노는 잠시 자리에서 일어서려다, 문득 주머니에 든 작은 구슬 몇 개를 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응? 이런 걸 내가 가져왔었나?’

 

 분명 마도구들은 웬만해서 집에 두고 다니는데, 왜 주머니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아예 본 적도 없는 것들로. 뭐, 도구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 상관은 없지만 말이다. 아, 저주 받았다면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풀어버리면 되니 상관없다. 그와 케일에게 걸린 특별한 저주를 제외하고는, 아니 이 세상의 존재하는 어떤 마법사가 저주를 걸더라도 그가 못 푸는 저주는 말이다.

 

 “흠, 뭐, 많으면 좋지 뭐.”

 

 그는 자연스럽게 구슬을 다시 주머니 안에 가볍게 털어 넣었다. 뭐, 이게 있다고 해서 일하는데 크게 방해 되지는 않을 테니까. 오히려 구슬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이 그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아침과 다른 상쾌한 기분이 그를 감싸는 것 같았다.

 

 “에노씨! 2번 선반 물품들이 모자라요!”

 

 “알았어요! 금방 갈게요!”

 

 아멜의 목소리에 급히 물건들을 들고 그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슬슬 오후 장사가 시작 되니, 어서 준비해야지. 케일도 이옌을 배웅해주고 돌아와 가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뭐, 얼마 못가서 손님들이 쏟아져 들어와 곧 정신없게 되었지만 말이다.

 

 

 오늘도 손님이 북적이는 가게 안에서 케일과 아멜, 에노는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슬슬 여름 농작물들의 출하시기가 다가오면서, 근육통을 줄여주거나 베였을 때 바를 연고, 붕대들이 많이 팔렸다.

 

 “흐.. 여기 선반도 다 비었어요!”

 

 “금방 가져갈게요!”

 

 정신이 없을 정도로 물건들이 많이 팔린다. 그 덕분에 계산대를 맡고 있던 케일도 선반 채우는 것을 도우며 정신없이 일을 처리해 나갔다. 언제나 그렇지만, 끊임없이 몰려오는 손님들을 상대하는 것은 정말이지 끔찍했다. 아, 그냥 평범하게 한두 명 상대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렇게 수십 명이 계속해서 몰려드는 것은 말이다.

 

 “저기! 이건 언제 쓰이는 건가요?”

 

 “이거 가격 얼마에요?”

 

 “저 이 물건 다 나갔나요?”

 

 이곳저곳에서 그들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순수하게 물건에 대해 묻는 것도 있고, 그냥 마음에 안 들어서 시비를 거는 사람, 꼼꼼하게 따지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바람에 과부하에 걸린 아멜은 가게 한쪽에서 겨우 숨을 돌리고 있었다. 에노 역시 몰려드는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배달을 가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물론 케일은 오히려 이 상황을 더 즐기는 것 같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때가 되면 좋잖아. 재고 떨이 할 수 있고.”

 

 “그렇긴 하지만, 사람이 너무 몰리면.......”

 

 에노가 가리킨 방향에서, 한쪽에서 사람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역시 언제나 그렇듯 항상 사람이 모이면 다투길 마련.

 

 “꼭 항상 싸움이 있으니까.”

 

 과부하 걸린 아멜이 급히 싸움을 말리러 갔지만, 아무래도 거친 그들에게는 그녀의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케일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럴 때 크리엔이 있으면 참 편한 데 말이야.”

 

 “그러게. 오늘은 크리엔씨가 안 보이네.”

 

 치안대도 여름 출하에 맞춰, 도난품 단속이나 밀수 단속에 집중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이 시기에 농작물의 가격을 맘대로 조정하려는 세력이 있다.) 그래도 꼬박꼬박 찾아오는 그였는데, 오늘은 코빼기 하나 보이지 않는게 신기했다.

 

 “저... 저기 진정하세요. 다들.”

 

 아멜은 싸움을 말리기 위해 사람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싸움에 말려들어가 치이게 되어버렸고, 결국 보다 못한 케일이 발걸음을 옮겨 그들 앞으로 다가갔다.

 

 “뭐야? 넌 또?”

 

 “손님? 제 가게에서 그만 싸우시죠?”

 

 케일은 미소를 보이며 최대한 정중하게 말을 했다. 하지만 그들이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이었다면 아멜 선에서 끝났을 것이었다.

 

 “뭐야? 가게 주인이면 다야? 지금 이 녀석이......”

 

 그녀는 최대한 정중하게 말을 다시 했다. 최.대.한 정중히 말이다.

 

 

 “죄... 죄송합니다.”

 

 “죄송한 건 다른 분들한테 하세요. 당신들 때문에 다른 분들이 피해를 봤으니까요.”

 

 케일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계산대로 돌아왔다. 그녀는 웃는 얼굴로 아멜에게 말했다.

 

 “후우. 겨우 진정 시킨 것 같네. 앞으로는 힘든 일 있으면 날 부르렴?”

 

 케일은 한건 해결했다는 것을 뿌듯해 하고 있었지만, 아멜과 에노의 눈에는 고통에 신음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 그것도 몇몇은 아예.....

 

 “진... 정 시켰다기보다는.... 저... 저기 피를 흘리고 있는데?”

 

 “아, 그건 그냥 저 사람 목감기가 심해서 피를...”

 

 딱 잘라서 에노에게 말하는 케일. 에노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사람을 가리켰다.

 

 “저 사람은 쓰러져...”

 

 “빈혈이니까 의자 좀 갖다 주고, 음료수 좀 가져다 드리렴.”

 

 “이.. 이런.....”

 

 그나마 그녀가 순식간에 처리를 해버려서인 지, 아니면 그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지 그녀가 한 행동에 대해 제대로 본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다독여주며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만 봤었으니까.

 

 “역시 케일씨야! 싸움도 금방 정리하다니!”

 

 오해다. 정말로 오해라고. 그렇게 말을 하고 싶었다. 그때 마침 정신을 차린 한명이 손가락을 치켜들고 그녀에 대해 말을 하려고 했다.

 

 “저... 저 사라.... 켁!”

 

 순간 그녀는 뭐라고 입을 열려고 하는 사람에게 재빨리 알약을 던져 넣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아무도 반응을 하지 못했다. 그저 사람 한명이 빈혈로 쓰러졌다라고 다들 생각할 뿐이었다.

 

 “어머! 이분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는 데요? 에노! 빨리 의자 가져와 줘!”

 

 정말이지 능청스럽게 빠져나가는 케일을 보고 에노는 속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도 이런 사람이 자신의 누나라는 것이 다행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는 천천히 기절한 사람을 의자에 앉혀, 일부러 빈혈에 걸려 쓰러진 사람을 응급 처치하는 양 움직였다. 그 사이에 아멜도 다른 쓰러진 사람들을 정리했다. 그렇게 작은 소동도 금방 처리한 그들은 다시 장사를 이어나갔다.

 

 

 

 정신없이 오후 시간대가 지나가고 생각보다 일찍 장사를 끝낸 덕분에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한 세 사람. 물론 집에 있는 사람들 몫도 포장해 가기로 할 예정이다. 다만, 그 음식은 아멜에게 있어서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음식이었다.

 

 “저... 이건 뭔가요?”

 

 “음?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야. 이름은 냉면. 말 그대로 차가운 면이지.”

 

 차가운 육수에 담겨진 차가운 면. 냉면이란 요리가 로하니아에만 있는 특별한 요리이기도 하고, 아니 애초에 면을 차갑게 먹는다는 발상은 없었던 터라 아멜에게는 또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거기다 조금 꺼려질 것 같았던 냉면은 한입을 대자마자 그 생각을 확 없애주는 맛을 그녀의 입안에 선사해주었다.

 

 “시원한데 맛있네요?!”

 

 “특히 이 메밀로 만든 면은 되도록 차갑게 먹는 게 맛있거든요. 거기다 여기는 육수도 다양하고, 위에 올릴 수 있는 것도 많아서 좋아요.”

 

 에노의 말처럼 닭고기와 소고기, 멸치와 조개 육수 등등 다양한 육수에 고명도 튀김, 잘게 썬 채소, 수육등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올릴 수가 있었다. 다만, 처음 온 사람들은 어떤게 잘 어울리는지 잘 모르니 종종 실수 할 수 있기에,

 

 “물론 잘못 고르면 망할 수도 있어. 처음 먹는 사람들한테는 여기 주방장이 추천한 걸로 먹는 게 낫지.”

 

 케일의 말처럼 처음에는 주방장의 추천을 받는 게 좋긴 했다. 물론 그녀는 이곳을 자주 왔기 때문에 당당하게 고르는 것 같아보였지만 말이.......

 

 “그렇게 말하는 누나야 말로 그거 좀 어떻게 하지?”

 

 앗, 그녀의 냉면은 그녀의 욕심 덕분에, 그만 튀김 고명을 잔뜩 올려버린 탓에, 느끼해져 버려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에노의 냉면을 뺏어먹으며 올려 진 튀김만 건져먹고 있던 그녀였다.

 

 “그래도 지금 아니면 이 튀김들 다 못 먹는 단 말이야.”

 

 그녀는 한쪽에 걸린 메뉴판 한구석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저녁시간에는 이번 달 한정메뉴인 레아산 아치 새우튀김과 에폴치산 고래 고기 튀김을 팝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치 새우는 함부로 못 먹는 다고! 모처럼 왔는데 먹어줘야지!”

 

 케일은 새우튀김을 입에 넣었다. 그녀의 입안으로 아치 새우 특유의 기름의 느끼함이 확 감돌았다. 그때 생강 절임과 시원한 레몬소다를 입에 넣으며 느끼함을 없앴다.

 

 “맥주가 좋기는 한데, 가게 일 때문에 술을 못 마시는 게 아쉽지만 말이야.”

 

 그녀는 맥주 대신 레몬소다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 사이에 아멜은 냉면을 두 그릇째 먹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맛에 꼭 맞는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았다. 아니, 너무 맞아서 멈출 수 없는 것 같아보였다.

 

 “그건 그렇고, 주말에 연극 보러 갈려고 하는 데 어때?”

 

 “아, 그거? 좋지. 공짜로 보는 것도 좋기도 하고.”

 

 에노는 아이샤에게 받은 공짜 표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 그 얘기에 케일은 먹던 튀김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멜은 그의 말에 천천히 입을 닦으며 말했다.

 

 “연극이요? 무슨 연극인대요?”

 

 “인형들을 이용한 연극인데, 호랑이를 형님으로 모신 사람의 이야기를 각색했다고 하더라고요. 주변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하고, 마침 표도 얻어서 가보려고요.”

 

 인형으로 된 연극이라....... 손 인형으로 연극을 하는 것은 본적이 있긴 하지만, 색다른 연극일 것 같다. 아멜은 흥미로운 듯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짧게 끄덕였다. 그 모습에 에노는 천천히 아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이샤나씨랑 리엔씨에게도 물어보려고 하는데, 리엔씨는 연극 좋아하시나요?”

 

 “좋아하죠. 매번 언니 친구랑 같이 연극을 보러 다녔으니까요.”

 

 “다행이네요. 옆에 있는 누구랑 다르..... 악!”

 

 “또또. 실없는 소리 하려고?”

 

 케일은 에노를 적당히 응징해 나섰다. 에노는 그녀의 응징에 아픈 옆구리를 부여잡고 신음소리를 냈다. 정말이지, 이 남매들은 시도 때도 없이 투닥거리는 것 같았다. 정말 외관은 전혀 달라 보이는... 아, 눈매랑 안경 쓰는 모습은 확실히 닮았긴 했지만 말이다.

 

 “어라? 여기서 만날 줄 몰랐네요?”

 

 투닥거리는 남매와 그 둘 사이에서 냉면을 마저 먹으며 적당히 말리는 아멜들을 향해, 누군가가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그 목소리에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돌아봤고, 뒤이어 케일과 에노가 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어... 어라? 네가 왜 여기 있냐?”

 

 “오! 오랜만이야.”

 

 케일과 에노가 반갑게 맞이해주는 검은 머리 소년. 검은 머리 소년 역시 그들의 인사에 반갑게 고개를 숙이며 다시 한 번 인사를 건넸다. 아멜은 그 소년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이 분은 누군가요?”

 

 마침 소년 역시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어라? 처음 보는 사람이.... 아! 에노형 여자친구......”

 

 “여자 친구 아니에요!” / “여자 친구 아냐!”

 

 정말 소년의 말에 동시에 말을 하며 얼굴을 붉히는 두 사람. 그러다 서로의 눈이 마주쳐버려서 흠칫 놀란 그들은, 고개를 돌리고 마구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그 모습에 케일은 키득키득 거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 나 이런 느낌 아는..... 켁!”

 

 “당사자들이 불편해 하잖아. 나두라고.”

 

 케일은 소년을 강제로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튀김을 한입 베어 물며 말을 이었다.

 

 “아, 맞다. 아멜이랑 너랑은 초면이지. 여기 있는 친구가 많이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 네 녀석 소개를 하라고. 알았지?”

 

 “하하하, 알았어요. 이쪽이 그 요번에 새로 왔다는 수호자 맞죠?”

 

 소년의 말에 흠칫 놀란 아멜은 잠시 에노와 케일을 연거푸 쳐다보았다. 수호자를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아이는.......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이쪽 세계의 검의 수호자이자, ‘창조와 죽음’의 검의 수호자, 펠트에요.”

 

 또 다른 검의 수호자....... 가끔 에노가 말을 하던 그 수호자이자, 이 세계를 지키고 있는 수호자. 조금 이상하게 만나버리긴 했지만, 3명의 수호자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된 첫 순간이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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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46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3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4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09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2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2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2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56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3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2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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