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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흑첨향
작가 : 박재영
작품등록일 : 20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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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이계(異界)의 문(門)2.
작성일 : 16-04-02 11:29     조회 : 710     추천 : 0     분량 : 5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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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화. 이계(異界)의 문(門)2.

 

 

 

 이계의 문을 벗어나 원래의 동굴로 돌아온 뒤 동굴을 벗어나자 어느덧 비는 그쳐 있었다. 막능여와 함께 숲을 걸어가던 능비령이 문득 고개를 돌리자 이계에서부터 따라온 괴상한 동물이 여전히 따라오고 있었다.

 "어? 쟤가 따라오는데요?"

 "능 소제가 음식을 주었기 때문에 능 소제가 좋아진 모양이야."

 막능여는 대수롭지 않게 대꾸한 뒤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과연 괴상한 동물은 능비령을 끝까지 따라올 듯한 기세였다.

 정확히 오 장 정도의 거리를 둔 채 능비령이 걸음을 멈추면 역시 걸음을 멈췄고 그가 다시 걸어가면 다시 따라왔다.

 능비령은 걸음을 멈춘 채 괴상한 동물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했다. 놀랍게도 능비령의 손짓을 이해한 듯 괴상한 동굴은 쪼르르 능비령에게 다가왔다.

 "네가 내 말을 알아들을지 못 알아들을지는 몰라도 아무튼 넌 날 따라다니면 안 돼."

 능비령이 말을 거는 동안 동물은 순박한 눈동자로 빤히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네가 다른 사람들 눈에 안 뜨이게 쫓아다니면 혹시 모를까, 너와 함께 다니면 사람들이 놀란다고."

 괴상한 동물은 능비령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다음 순간 동물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능비령이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옆에 서 있는 나무의 가지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 나뭇가지 위에 있던 동물은 이내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능비령이 동물을 다시 찾은 것은 삼 장 뒤에 서 있는 한 나무의 뒤쪽이었다. 그 나무에 몸을 감춘 채 얼굴만 내밀고 능비령을 빤히 보고 있었다. 그 눈빛이 마치 다른 사람들 눈에 뜨이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눈빛 같았다.

 "뭐야? 내 말을 알아듣는 거야? 정말 알아듣는 거냐고?"

 동물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그 동물은 능비령의 발치에 서 있었다. 빠르기가 그야말로 섬전 같아 움직이는 과정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호! 좋아! 내 말을 알아듣는다면 앞으로 다른 사람들 눈에 뜨이지 않게 조심해. 그럼 데리고 다니지."

 꺅!

 동물의 입에서 괴성이 터져 나왔다. 제자리에서 껑충껑충 뛰어올라 몸을 뒤집으며 계속 낮은 괴성을 터뜨리는 것이 마치 좋아죽겠다는 몸짓 같았다.

 "하하하, 네가 좋아하니 나도 기분이 좋은데."

 능비령은 쪼그려 앉아 괴상한 동물의 목 어림을 손가락으로 간질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말이야, 음… 함께 다니려면 뭐 이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좋아! 앞으로 널 화고라고 부르지."

 "너… 너!"

 능비령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좌측 허공 한쪽이 일렁였다.

 흑화고의 얼굴만이 허공에 나타나 매서운 눈초리로 능비령을 쏘아보고 있었다.

 능비령은 빙글빙글 웃으며 태연히 반문했다.

 "뭐가 어떻다고 그래. 넌 흑화고이고 쟨 그냥 화고라니까."

 "끄응…."

 허공에 나타나 있던 흑화고의 얼굴이 다시 사라져 버렸다. 앞서 걸어가던 막능여가 고개를 돌렸던 것이다.

 "능 소제! 빨리 오지 않고 뭐 하고 있는가!"

 "아… 예! 간다고요. 화고, 가자!"

 이계에서 쫓아온 족제비를 닮은 괴이한 동물은 화고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는 듯 능비령의 옆을 따라 걸으며 계속 알 수 없는 괴성으로 응얼거렸다.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가르릉대는 듯한 소리였다.

 

  * * *

 

 누군가가 펼쳐 놓은 밀법에 의해 이계와 통하는 문으로 되어 있는 동굴 안에 한 사람이 나타난 것은 능비령과 막능여가 동굴을 떠난 뒤 반 시진 정도 흐른 뒤였다.

 검은 수염은 턱 아래에서 짧게 잘라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고, 얼굴 전체가 깊은 주름으로 뒤덮여 있다.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새하얀 학창의였는데 먼지 한 점 묻어 있지 않아 단정하기 이를 데 없었다.

 노인은 동굴을 걸어 나오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동굴 안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동굴의 바닥은 단단하고 바싹 말라 있어 발자국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막능여가 어둠을 밝히기 위해 천장에 붙여놓았던 종이 조각들도 이미 모두 회수하고 떠난지라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하지만 동굴 안을 살펴보고 있는 노인의 눈은 이 순간 예리하게 번뜩였다.

 "누군가 있었는데?"

 잠시 후 노인은 허공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벽에 붙여져 있던 온갖 부적들이 저절로 가루가 되어 흩어져 버렸다.

 이계의 문을 닫아버린 노인은 동굴 안에 누군가 침범했던 일은 깨끗이 잊은 듯 담담한 표정으로 동굴을 빠져나갔다.

 숲을 가로지르는 그의 걸음걸이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아주 안정된 걸음걸이였다. 보폭의 간격이 자로 잰 듯 정확하고 시선을 앞으로 둔 채 단 한 번도 주위를 두리번거리지 않는다. 한눈에 보기에도 노인이 성격이 매우 침착하면서도 완고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듯했다.

 노인은 여전히 자로 잰 듯이 일정한 간격으로 걸음을 옮겨갔다. 하나 기이하게도 안정된 걸음걸이는 변하지 않았는데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한줄기 연기가 돌풍을 타고 숲 속을 빠르게 흘러가는 듯한 속도였다.

 노인이 숲을 벗어난 것은 불과 한 시진만의 일이었다.

 숲이 끝나는 관도의 한쪽에는 낡은 사당이 있었는데 그곳에 한 대의 마차가 노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노인이 마차에 오르자 마차는 곧바로 관도를 따라 치달리기 시작했다.

 말을 바꿔가며 쉬지 않고 달린 마차가 이틀 뒤에 도착한 곳은 호북성(湖北省) 제일의 도시 무창(武昌)이었다.

 무창의 북로(北路)에는 담장을 맞댄 채 수많은 장원들이 들어차 있었는데 마차가 들어간 곳은 그 장원들 중 한 곳이었다.

 장원은 고적하기 이를 데 없었다. 어찌 보면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장원 같았다. 하지만 화원은 잘 손질되어 있었고 전각의 단청도 새로 입힌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구석구석 쉬지 않고 쓸고 닦아 정갈하기 그지없었다.

 아마도 주인의 성품이 고적한 것을 좋아하는 것일 뿐 폐장원은 아닌 듯했다.

 마차에서 내린 노인은 운치 있고 평화스러우면서도 또한 무덤처럼 적막한 장원을 쓸쓸한 눈길을 돌아본 후 곧바로 별채로 들어섰다.

 별채의 내실로 통하는 복도의 입구 좌우에는 두 명의 시비들이 서 있었는데 노인을 보자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을 뿐 입을 열지는 않았다.

 시비들은 발걸음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로 노인은 내실로 안내했다. 이어 내실에 이르자 노인이 도착했음을 알리려는 듯 그중 한 명이 안으로 들어갔다.

 장원의 화원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해 있었고 뒤쪽의 가산에는 수목이 우거져 있었다. 하지만 풀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새가 지저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야말로 완벽한 적막 속에 잠겨 있었다.

 잠시 후, 내실로 들어갔던 시비가 다시 나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노인은 내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실의 서탁(書卓) 앞에 한 명의 소녀가 앉아 있었다. 살결이 너무도 투명해 마치 몸 안에 있는 핏줄마저 모조리 보일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만드는 소녀였다.

 대략 19세 정도 되었을까?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방심(放心)된 눈으로 창밖의 화원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의 용모는 이목구비가 또렷해 아름답기는 했지만 병색(病色)이 짙어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아름다움이었다.

 "결국 혈왕란(血王卵)을 구해오셨군요. 수고하셨어요."

 노인이 들어서자 소녀는 고개를 돌리며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애써 밝은 미소를 머금으려는 듯한 그녀의 태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오히려 저릿한 아픔을 느끼게 만들었다.

 노인이 품속에서 작은 옥갑을 꺼내 서탁에 놓으며 입을 열었다. 병석에 누워 있는 손녀를 대하는 듯한 안타까워하는 눈빛이었다.

 "꼭 이렇게 하셔야만 합니까? 혈왕란은 물론 공주님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겠지만 자칫하면…."

 노인은 불길한 생각이 드는 듯 말을 끝맺지 못했다.

 소녀가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어요. 법신검을 찾아내지 못했으니 혈왕의 정(精)을 받아들일 수밖에. 상 노사께서 무엇을 걱정하고 계신지 잘 알아요. 하지만 난 절대로 혈왕의 의지에 흡수당하지 않을 거예요."

 소녀는 서탁 위에 옥갑을 열었다.

 옥갑 안에는 기이한 형태로 일그러진 둥그런 돌이 하나 놓여 있었다. 담황색을 띠고 있는 자갈형태의 돌은 어찌 보며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흔하디흔한 돌멩이같이 보였다.

 "자문정이 실패했다고 하더군요."

 소녀는 혈왕란을 내려다보며 지나가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노인의 눈에 언뜻 놀람의 빛이 스쳐 갔다.

 "설마 그 용병이 법신검을 지녔을까요?"

 탁탁!

 문득 소녀가 손바닥으로 탁자를 가볍게 내려쳤다. 그러자 대기하고 있었다는 듯 두 시비가 조용한 걸음걸이로 들어와 소녀를 양쪽에서 부축한 후 침상에 눕혔다.

 침상에 누운 소녀는 잠시 호흡을 고르다 힘겹게 입을 열었다.

 "희박하긴 하지만 가능성은 있어요. 가장 먼저 정극풍천에 도착했고, 척후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이니까요."

 "공주님께서 혈왕의 정을 받아들이시면 반드시 법신검을 파괴해야만 합니다. 법신검은 이계칠군의 적입니다."

 노인이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당장이라도 조치를 취하기 위해 몸을 돌려 나갈 듯한 태세였다.

 소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에는 내가 직접 나설 생각이에요. 노사께서는 이제 삼보태감에게 돌아가 계세요."

 "그, 그것은···"

 노인이 망설이듯 더듬거렸다. 소녀가 그의 걱정을 잘 알고 있다는 듯 희미하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저도 곧 궁으로 돌아갈 거예요."

 "명을 받들겠습니다."

 노인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 보인 후 조심스럽게 내실을 빠져나갔다.

 노인이 물러난 뒤 소녀는 창밖의 화원으로 눈을 돌리며 문득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작은 상념 하나가 그녀의 뇌리에 스쳐 갔던 것은 벌써 한 달도 전의 일이었다.

 무수히 솟아났다 순식간에 스러지는 폭포 밑의 포말처럼 이내 잊혀지고 말 작은 상념이었고, 다른 사람 같으면 고개를 저으며 지워 버렸을 그런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단서가 될 수 있다면 집요하게 매달려야 하는 입장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그 상념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상념의 결과가 자문정에 대한 살인 청부였다. 정극풍천을 찾아내는 임무를 맡았던 척후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에 대한 살인 청부는 그렇게 내려진 것이다.

 일개 용병에 불과한 소년은 반드시 자문정에 의해 살해당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살해당했다면 더 이상 그녀의 관심을 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기실 그 결과를 보고 받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그 일을 잊어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일개 용병에 불과한 소년이 놀랍게도 살수들의 손에서 살아남은 것이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소녀는 소년 용병 능비령에게 다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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