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
 1  2  3  >>
 
자유연재 > 일반/역사
상처의 노래 2부(부제: 비창)
작가 : 소피스트
작품등록일 : 2019.11.25

 
1화 출소
작성일 : 19-12-02 13:00     조회 : 420     추천 : 0     분량 : 232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 출소

  1995년 1월 1일 새 해가 밝았다.

  문이 열렸다. 남루한 옷차림에 간단한 소지품이 들어있는 낡은 가방을 왼쪽 어깨에 맨 남자가 형무소를 나왔다. 살이 베일 것 같은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마중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 때는 슈퍼스타였던 그에게 이제 남은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

  유명환, 그의 이름은 이제 잊혀졌지만 사실 5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리그 배구팀 삼호 나이츠를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끈 주역인 레프트 공격수였다. 그는 2년 연속 MVP에 선정됐다. 인기도 하늘을 치솟을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삼호 나이츠는 그 때가 절정이었다. 팀은 더 이상 이전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명환도 이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명환은 이번 시즌엔 우승할 수 없을 거라는 걸 깨달았고 그런 그를 케이 나인의 감독이 찾아왔다.

  “그러니까 경기를 져 주면 돼. 뭐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서브 미스 몇 개만 해 주면 되는 거니까. 그럼 그에 대한 댓가는 확실히 지불할 테니까.”

 명환은 케이 나인 감독의 제의를 받아 들였다. 어차피 우승은 불가능했고 그렇다면 돈이라도 챙겨야 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명환의 부정은 얼마 못 가 발각 되었다. 그는 승부 조작을 했다는 이유로 3년의 징역을 선고 받았다. 그렇게 한 때는 슈퍼스타였던 유명환은 사람들한테서 깨끗이 잊혀졌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그는 출소했다.

  3년 전 살던 집으로 돌아왔지만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약혼자도 그 일 때문에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한테로 시집을 가 버렸다. 그는 집에 오기 전 사 가지고 온 소주를 안주도 없이 병나발을 불었다. 그렇게 술을 마시다가 술에 취해 쓰러졌다. 완전히 자포자기 상태가 된 명환은 그렇게 술만 마시며 시간을 때웠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 때였다. 그 날도 술에 골아 떨어져서 하루 종일 자다가 저녁 7시가 다 되어서야 깼는데 주방에서 맛있는 냄새가 났다. 명환은 냄새를 따라 주방으로 갔는데 주방에서 웬 키 작은 소녀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요리를 하던 소녀는 인기척을 느끼고는 고개를 돌렸다.

  “이제 깼어요? 어휴, 술 냄새. 술 냄새가 여기까지 다 나네. 술 좀 작작 마셔요. 세상 볼짱 다 본 것 같이 왜 그래요?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니면서.”

  “누.... 누구야?”

 명환은 자신이 환영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그 동안 그렇게 술에 쩔어 살았으니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누구냐뇨? 어떻게 절 몰라볼 수가 있어요? 엄마가 삼촌한테 절 부탁한다고 했는데도 감옥에나 들어갔으면서.”

 “삼촌?”

 명환은 그제야 생각이 났다. 3년 전 명환의 누나는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명환의 누나는 세상을 떠나기 전 아빠도 어릴 때 잃어버린 딸인 하나를 명환한테 부탁한다고 했다. 하지만 명환은 승부조작이 발각되어 감옥에 가게 되었고 혼자 남게 된 하나를 바다의 집 원장인 윤 원장이 맡게 되었다.

 

 엊저녁이었다. 원장실엔 윤 원장과 마리 한나 세 사람이 있었다. 한나는 손에 배구공을 들고 있었다.

  “그래,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거니?”

 윤 원장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예. 삼촌 출소했으니까 삼촌하고 같이 살려고요.”

  “하지만 그 삼촌은 출소한 후에도 너 찾아오지도 않았잖아?”

 마리가 정말 괜찮겠냐는 듯이 물었다.

  “사실 며칠 전에 몰래 보러 갔었는데 완전 폐인이나 다름 없더라고요. 지금 삼촌한테는 제가 필요한 것 같아서요. 그리고 삼촌한테 배구 배우고 싶기도 하고요.”

  윤 원장과 마리는 하나의 뜻이 확고한 것을 보고는 하나를 응원해 주기로 했다.

  “서울로 올라가면 전학 수속도 밟아야 할 텐데.”

  “그건 원장 선생님한테 맡길게요.”

  “그래.”

  “그럼, 전 가 보겠습니다. 그 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하나는 윤 원장과 마리한테 인사를 하고는 바다의 집을 나왔다.

 

  “니가 여긴 어떻게?”

 명환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도대체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제 출소 했으니까 절 책임져야 할 거에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나 밖에 없던 누나 유언인데. 배구 가르쳐 줘요?”

  “뭐?”

  “전 올림픽에 나갈 거라고요.”

 콩나물국이 다 끓자 하나는 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뭐 해요? 와서 안지 않고.”

 하나는 멍하니 서 있는 명환을 보고 말했다.

  명환은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 식탁으로 가 앉은 후 자세히 하나의 얼굴을 보았다. 3년 동안 못 보았는데도 변한 게 하나도 없이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키도 조금도 자라지 않았다.

  “진담이야? 농담이야?”

  “뭐가요?”

  “그 키로 배구 하겠다는 거?”

  “이거 왜 이래요? 키 작으면 배구도 못해요?”

  “뭐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우선 밥이나 먹어요.”

 두 사람은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 2화 합격자 발표날 2019 / 12 / 2 248 0 2596   
1 1화 출소 2019 / 12 / 2 421 0 232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상처의 노래 1부(
소피스트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