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여섯개의 돌
작가 : 글쓰는토깽이
작품등록일 : 2019.10.4

여섯개의 돌(분노, 나태, 교만, 탐식, 색욕, 탐욕, 질투)을 이용해 붉은용을 현세에 강림시키려는 여섯 순교자에 맞서 세상을 지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사라진 자들의 시간 (3)
작성일 : 19-11-22 20:11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748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슈르르르~….”

 

 갓난아기를 뱉어낸 거대한 소용돌이는 자신의 일을 다한 듯 사그라들며 허공 속으로 사라져버리더니 신기하게도 하늘을 가렸던 비구름이 함께 흩어지며 그렇게 쏟아져 내리던 비가 뚝 하고 그쳤다.

 그리고 비구름에 가려졌던 밤하늘의 별과 달빛이 진수가 영신을 깨우고 있는 모습을 환하게 비추었다.

 “영신아-, 영신아-!”

 잠깐 정신을 차린 영신은 소용돌이에서 갓난아기가 나올 때 진수의 품에서 다시 혼절했다.

 훤한 달빛으로 주위가 밝아지자 영신을 깨우던 진수는 자신의 품에 있는 그녀의 다리 주위로 핏물이 흘러 얼룩져 있는 게 보였다.

 “이거… 피-?, 허억-! 영신아- 영신아-! 정신차려-!”

 

 영신의 다리에서 흘러나온 피를 보고 놀란 진수가 영신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깨우는 동안 허공에 떠있던 갓난아기가 여자에게 다가서려 움직였다.

 

 그러자 여자를 제외한 세상의 모든 움직임이 멈췄다.

 

 갓난아기의 주위를 둘러싼 황금빛이 때문인지 여자는 가늘게 뜬 눈으로 다가오는 갓난아기를 향해 서러운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안돼-!! 안돼-!! 안돼-!!”

 

 그런 여자의 서러운 외침 때문이었는지 다가서던 갓난아기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멈추었다.

 그리고 갓난아기를 감싸고 있던 황금빛이 아기에게서 벗어나 빛을 내는 구슬 모양으로 하고서 여자의 앞에 둥둥 떠있더니 이내 사람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순식간에 빛의 구슬은 은은한 황금빛으로 둘러싸여진 키가 큰 훤칠한 남자의 모습처럼 변했다.

 남자는 황금빛이 뿜어져 나오는 눈으로 여자를 보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비형랑이라고 한다.”

 “헌데 너는 어이하여 이리도 슬픈 것이냐?”

 잠시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던 비형랑은 다시금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자에게 물었다.

 

 비형랑의 부드럽고 따스한 목소리를 들은 여자는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던 얼굴이 원래의 얼굴로 돌아가더니 아기를 안고 있던 한 손을 들어 박흥식의 집을 가리켰다.

 “저는 일본에서 건너와 저 집의 며느리가 된 아사코라고 합니다.”

 

 자신을 아사코라고 말한 여자의 손 끝을 따라 시선을 돌린 비형랑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저기에는 원한을 품을 잡귀가 들어 앉아있구나.”

 고개를 돌려 다시 아사코를 바라본 비형랑은 말을 이어갔다.

 “허면 저 잡귀가 너를 해한 것이냐?”

 

 “아니에요. 그 분은 절대 아니에요. 저를 죽인 건 시아버님이에요.”

 도리질하며 아사코의 얼굴에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박흥식의 집 이층에 나 있는 창문 안쪽에서 눈물을 흘리며 서있는 젊은 여자를 바라보며 비형랑에게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저 원한을 품은 귀신은 저의 시어머니세요.”

 

 “허-. 산 사람이라... 내, 귀신이라면 도울 수 있으나 산 사람은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구나.”

 비형랑은 고개를 흔들며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리고 아사코를 보던 비형랑의 눈은 그녀의 품에 있는 아기로 시선을 옮기며 그녀에게 물었다.

 “헌데, 저들의 아기는 왜 안고 있는 것이냐?”

 

 “흑-흑-흑-…”

 비형랑이 아기에 대해 묻자 아사코는 품속의 아기를 보며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시아버님이 제 뱃속의 아가를 죽였어요. 내 아가를… 내 아가를… 흐으으… 흐흐흑-“

 품에 있는 아기를 보며 자신의 뱃속에서 죽어간 아기가 떠올라 구슬프게 우는 아사코였다.

 

 “하지만, 아사코 그 애는 너의 아기가 아니잖느냐… 이제 그만 저들에게 돌려주거라.”

 

 “그렇지만… 아가를…내 아가를…”

 

 “저기 쓰러져 있는 여인도 너처럼 슬프게 만들 참이냐…”

 

 비형랑의 말에 아사코는 자신에게 아이를 빼앗기고 기절해 있는 영신을 보자 그제야 자신이 어떤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인지를 깨달았다.

 “아가… 내가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구나.”

 아사코는 품속의 아기를 눈물이 맺힌 눈으로 잠시 바라보더니 영신에게 걸어갔다.

 영신의 앞에 앉은 아사코는 아기의 혼을 영신의 뱃속으로 밀어 넣었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기절해 있는 영신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한 아사코는 자신의 뒤에 서있는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어서들 오시게.”

 비형랑이 검은 옷을 입은 자들에게 예의 따스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 차사들이 비형랑을 뵈옵니다.”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은 저승사자였다.

 

 “그래, 이제 저 여인을 데려가려고 온 건가?”

 비형랑이 그들 앞에 서있는 아사코를 가리키며 말하자 늙은 남자의 모습을 한 저승사자가 그에게 고했다.

 “네, 그동안 저희를 피해 다닌 원귀였는데 이리 비형랑께서 저 원귀를 붙잡아주셨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 고마워 하지 말게. 그저 저 여인과 내가 만날 연이었을 뿐이니….”

 “안타까운 일을 겪은 령이니 잘 좀 부탁하네.”

 비형랑이 아사코를 보며 저승사자에게 부탁하자 아사코가 허리를 숙여 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네. 그럼 저흰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잘들 가시게.”

 

 저승사자들이 아사코를 데리고 사라지자 비형랑은 박흥식의 집안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사코의 시어머니라는 원귀에게 말했다.

 “저리 보내고 나니 내 마음도 그리 편치 않구나, 내 한가지만 너가 원하는 걸 들어주마.”

 

 “이 집안을 제발 망하게 해주세요!!!!”

 아사코의 시어머니가 울며 소리쳤다.

 

 “알겠네. 사람을 해하는 건 안돼도 내 그거는 들어줄 수 있지.”

 

 “성주신-!! 이리 나와 보시오~~!!!”

 고개를 끄덕인 비형랑은 집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 가신 성주 비형랑을 뵙습니다.”

 집안에서 늙은 노인의 목소리가 울리더니 이내 비형랑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성주, 저 집에서 원귀가 둘씩이나 나왔는데 그대는 어찌 보고만 있었소?”

 자신 앞에 허리를 굽히고 선 성주진을 나무라는듯 묻는 비형랑이었다.

 

 “죄송하옵니다. 모든 게 다 제 불찰이옵니다.”

 

 “됐소. 이미 흘린 술을 어찌 다시 주워 담겠소.”

 

 “허나, 저 원귀를 저승으로 보내야 하니 성주신은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오.”

 

 “예, 어떤 일인지 말씀을 내려주십시오.”

 

 “저 집안이 망하게 여기 업신을 저들에게 보내주시오.”

 비형랑은 진수와 영신을 가리키며 성주신에게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업신에게 그리 일러 두겠습니다.”

 자신의 목을 내놓으라 할까 봐 속으로 떨고 있던 성주신은 내심 안도의 숨을 내쉬며 공손하게 답했다.

 

 “이만 가보시오.”

 자신의 손짓에 성주신이 집안으로 사라지자 비형랑은 허공에 떠있는 갓난아기를 안아들고 진수와 영신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이 아이의 또다른 인연이 그대들인 것 같으니….”

 갓난아기를 기절해 있는 영신의 품에 안겨준 비형랑은 또다시 황금빛으로 변해 아기의 몸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사물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5년 1월 5일 런던 에비로드

 

 “어서오십시오, 바렌. 조셉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베일리가의 집사 바나바스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바렌을 보며 말했다.

 

 “이봐~ 바나바스~ 이거~ 이것 좀 내방으로 가져다 놔줘~”

 

 “이런, 떠나실 때에는 이런 짐이 없었던 걸로 아는데요?”

 바나바스는 뒤이어 들어온 록시의 양손에 잔뜩 들려져 있는 커다란 백화점 쇼핑백들을 쳐다보며 양 눈썹을 이마로 들어올리며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아~ 이거 바렌이 사줬어~ 그리구 이거 전부 신상이야~!! 뜨끈뜨끈 하다구~!! 호호호~!!”

 기분이 한껏 들뜬 록시의 목소리가 거실 안을 울렸다.

 

 “그래요~? 호~ 이거 매우 놀라운 일이군요~”

 바나바스가 저 구두쇠 맘에 뭔 바람이 불었나 싶은 눈으로 바렌을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 절대로 내가 원해서 사준 게 아니니까. 젠장~”

 바렌은 어떻게 알았는지 다른 이들에게 그동안 비밀로 해왔던 자신의 백화점으로 들어가 협박하던 록시가 떠올라 짜증이 났다.

 

 “세상에- 이거 전부 헤롯 백화점에서 산 것이군요. 그것도 하나같이 명품이 아닌 게 없군요.”

 “바렌 속이 말이 아니겠군요.”

 록시의 손에서 쇼핑백들을 넘겨 받은 바나바스는 그것들을 슬쩍 살펴보더니 고개를 흔들며 바렌을 애처롭게 쳐다봤다.

 

 “젠장, 언 놈이 알려준 건지….”

 이층계단으로 올라가는 록시와 바나바스를 바라보던 바렌은 짜증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조셉의 서재로 향했다.

 

 “어서 오시오, 바렌. 어제쯤 도착할 줄 알았는데 조금 늦었군.”

 조셉이 서재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바렌을 소파에 앉은 채 맞이했다.

 

 “하- 조셉 말도 마쇼. 날파리들이 어찌나 들러붙던지 그것들 떨쳐 내느라고 늦어졌지 뭐요.”

 바렌이 조셉의 옆에 있는 3인용 소파에 앉으며 한숨을 토해 냈다.

 

 “아-! 그일, 그것 때문에 늦어진 거군. 그런데 어쩌다 들킨거요?”

 

 “젠장, 그 주유소에 있던 젊은 놈이 그날 록시가 술집으로 들어간 걸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보되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쫓기는 신세가 돼버렸소. 제기랄, 록시 엉덩이만 뚫어져라 쳐다본 줄 알았는데 얼굴도 기억하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지 뭐요. 역시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그냥 놔뒀더니 설마 그딴 짓을 할 줄이야….”

 바렌은 경찰에게 쫓기며 이리저리 피해 다닌 걸 생각하다 자신의 백화점에서 신상을 모조리 강탈당한 것까지 떠올라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조셉-! 두 번 다시 나한테 록시를 붙여주지 않겠다고 맹세하쇼.”

 

 “이런~ 이런, 알았소. 내 맹세하리다.”

 ‘크~ 록시 때문에 꽤나 고생한 모양이군.”

 조셉은 자신에게 눈을 부라리며 으름장을 놓는 바렌에게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바렌이 조셉에게 록시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있을 때였다.

 

 “여~ 바렌 오랜 만이야. 이런 거기서 꽤나 고생했나 보구만, 얼굴이 말이아니야. 크크큭-”

 서재문이 열리며 승조가 소파에 앉아있는 바렌에게 히죽거리며 들어왔다.

 

 “승조- 그 따위 얼굴로 그렇게 말하면 전혀 위로가 안돼.”

 바렌은 승조가 길쭉한 얼굴로 고소하다는 표정을 하고서 자신에게 빈정거리는게 매우 거슬렸는지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턱을 쓰다듬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그때 나한테 양보했으면 됐잖아. 꼭 가겠다고 고집부리더니만 크크큭”

 

 “야-! 승조-!, 그건 조셉이 나한테 부탁한 일이었어. 근데 네가 바토리의 눈에 들고 싶어 끼어 들은 거잖아.”

 

 “바토리라니 무슨 소리야? 그 여자가 살아있는 걸 발견한 건 나야. 그리고 버린 것도 나고 그러니 내가 갔어야 하는게 맞았지.”

 

 “하지만, 조셉은 나한테 부탁했잖아. 그건 네놈이 야크를 이길수 없는 걸 조셉이 알고 나한테 부탁한거라고-!”

 

 “흥-! 그래서, 뭘 가져왔지?”

 승조는 바렌의 턱을 쓰다듬는 그의 오른손을 자신의 턱으로 가리키며 코웃음을 쳤다.

 

 “그러니까 네놈이 갔으면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 말을 하고 싶은 거지?”

 바렌은 턱을 쓰다듬던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며 승조에게 말했다.

 

 “뭐 그렇게 딱 집어 얘기 할 필요까지는 없어. 크크큭”

 

 “이 개새-!”

 

 “아-! 아-! 다들 그만하고 지금은 그것보다 내 얘기에나 집중해 주시오.”

 그들의 싸움이 커져갈 것 같은 느낌이 들은 조셉이 중간에 끼어들었다.

 

 “카렌이 그들을 데리고 사라진 걸 알고들 있을거요.”

 바렌과 승조가 싸움을 멈추고 자신을 쳐다보자 조셉이 굳은 얼굴로 그들을 향해 말했다.

 

 “뭐 대충은….”

 

 “그래 그들은 지금 어딨는 거요?”

 

 승조와 바렌이 각자 한마디씩 자신을 보며 말하자 조셉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들에게 말했다.

 “그게, 아마도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 것 같소.”

 

 “탁-!”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아가레스가 그들이 어디에 있다 했소? 아니 찾기는 한거요?”

 바렌이 자신의 생각이 맞자 주먹을 쥔 손으로 손바닥을 때리더니 조셉에게 다그치듯 물었다.

 

 “바토리가 아가레스에게 듣기론 어떤 존재가 카렌이 차원이동을 한 후 그들의 기운을 가리고 있다고 하더군.”

 

 “결국 못 찾았다는 말이군요.”

 바렌이 아쉽다는 듯 소파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

 

 “그런데, 이런 얘기는 전화로 해도 되는 거 아니요?”

 승조가 이런 얘기를 하기위해 바쁜 자신을 부른 게 어이가 없다는 듯 조셉에게 물었다.

 

 “그렇긴 하지. 하지만, 이 얘기 때문에 급히 부른 게 아니요.”

 고개를 저으며 조셉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대체 뭐 땜에 부른 거요?”

 승조가 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보라는 듯 조셉을 다그쳤다.

 

 “그 여자가 가져간 돌이 어딨는지 알아냈소.”

 

 “아니-! 어떻게 알아낸거요? 것보다 그 돌이 지금 어디에 있는 거요?”

 조셉의 말에 바렌이 흥분하며 물었다.

 

 “한국, 지금 한국에 있는 걸로 알고 있소.”

 

 “한국?”

 바렌은 한국이 어디 있는 나란지 생각이 안나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오~ 이거 반갑군. 덕분에 고향에 가보게 생겼어.”

 승조는 두 손바닥을 비비며 살짝 찢어진 눈으로 바렌을 쳐다봤다.

 ‘저 자식 저거 내 고향이 어딘 지도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구만.’

 

 “유진 그 여자가 도망친 경로를 뒤쫓던 중에 그녀가 우리를 만나기 이틀 전에 드람멘에 있는 스트롬소 우체국 근처 호텔에 투숙한 사실을 알아냈지. 그리고 이거.”

 

 “툭-“

 

 조셉은 소파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 위로 영수증처럼 생긴 종이 쪼가리를 던졌다.

 “그녀가 묵었던 호텔방 침대 매트 밑에서 찾아낸 거요.”

 

 “이거, 우체국 영수증이네. 그 여자 한국으로 소포를 보냈군. 근데 주소가 없구만.”

 승조가 찢어진 종이 쪼가리를 들고 찬찬히 훑어보며 말했다.

 

 “맞소. 아마도 그 소포가 우리가 찾는 돌일 확률이 높소. 비록 주소가 없지만 돌을 찾아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거요.”

 조셉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렌을 쳐다봤다.

 “그러면, 어서 한국으로 가야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 거요?”

 조셉이 자신을 쳐다보자 바렌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아아~ 일단 앉아요. 바렌, 지금 가서 찾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요.”

 “그리고, 우리가 한국으로 움직이면 카렌이 알아 차릴 거요. 그 여자가 어떤 여잔지 잘 알잖소?”

 일어선 바렌의 팔을 잡아당겨 앉힌 조셉이 할말이 더 있는듯 말을 이어갔다.

 

 “일단 바토리가 코르무스와 구울 다섯 마리를 그곳으로 보내 돌을 찾기로 했소. 아무리 카렌의 능력이 뛰어나도, 세상에 깔려 있는 뱀파이어와 구울들 속에서 우리가 보낸 그들을 찾아내기는 힘들거요.”

 

 “그거 아주 좋은 방법이군요.”

 코르무스와 바토리의 구울이란 말에 바렌이 매우 흡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조셉을 바라봤다.

 

 “근데,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여기에 계속 머물면 그것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까?”

 승조가 눈을 가늘게 뜨고서 조셉을 곁눈질하며 물었다.

 

 “걱정마시오. 카렌 그 여자가 우리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게 막을 방법을 찾았으니까.”

 

 “그게 뭐요?”

 

 “얼마 전 바토리에게 선물을 가져온 남자가 있소.”

 

 “그 남자가 누구요?”

 

 “그건 나중에 차차 알게 될 거요. 일단 각자 짐들을 챙기시오. 한동안 여길 떠나야 될 것 같으니까.”

 

 “대체 어딜 가길래 짐까지 싸야 하는 거요?”

 승조가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

 

 “그건 나도 모르오. 바토리가 일단 그대들을 데리고 자신에게 오라는 연락만 했으니까.”

 조셉이 손을 흔들며 소파에서 일어섰다.

 

 “뭐 일단 가보면 알겠지. 근데 록시에게는 누가 말할거요?”

 바렌이 일어서며 바토리가 있는 곳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록시를 들먹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조셉과 승조가 동시에 바렌을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켰다.

 

 “뭐? 내- 내가 왜-!!”

 바렌은 순간 당황해 하며 자신을 가리키는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거야 록시가 너를 어떤 면에서 매우 좋아하니까 그렇지 크크큭-!!”

 승조가 뭔가 알고 있는 듯한 의미의 웃음을 지으며 서재 문을 열고 나갔다.

 

 “바렌, 나 역시 자네가 록시에게 말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네.”

 조셉도 승조의 뒤를 따라서 얼른 서재를 나가버렸다.

 

 “뭐요? 이런, 제길….”

 

 혼자 남은 바렌은 화가 난 얼굴로 자신에게 은색 매그넘 44를 들고 쏘아댈 록시를 생각하자 벌써부터 온 몸에 구멍이 난 것처럼 느껴져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 봤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6 사라진 자들의 시간 (3) 2019 / 11 / 22 194 0 7484   
15 사라진 자들의 시간 (2) 2019 / 11 / 19 191 0 8468   
14 사라진 자들의 시간 (1) 2019 / 11 / 16 194 0 7386   
13 사라진 자들의 시간 2019 / 11 / 13 203 0 7479   
12 은빛마녀(10) 2019 / 11 / 10 198 0 8373   
11 은빛마녀(9) 2019 / 11 / 9 217 0 11578   
10 은빛마녀(8) 2019 / 11 / 7 204 0 8399   
9 은빛마녀(7) 2019 / 11 / 4 201 0 7841   
8 은빛마녀(6) 2019 / 11 / 1 193 0 11021   
7 은빛마녀(5) 2019 / 10 / 29 209 0 10565   
6 은빛마녀(4) 2019 / 10 / 26 197 0 11543   
5 은빛마녀(3) 2019 / 10 / 22 209 0 10781   
4 은빛마녀(2) 2019 / 10 / 16 261 0 12098   
3 은빛마녀 (1) 2019 / 10 / 14 229 0 10004   
2 물에 젖은 선물 2019 / 10 / 7 216 0 6715   
1 노르웨이의 숲 2019 / 10 / 4 355 0 430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