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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푸른성
작가 : NO301
작품등록일 : 2019.9.2

운명 싱대에 대한 이야기

 
12.
작성일 : 19-11-14 13:33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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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호연이 형균을 데리고 자신의 집에 도착했을 때 집 안 불이 켜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주춤했다.

  "잠깐만"

  호연이 멈춰서자 형균 역시 호연의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걸 확인했다.

  "누가 있는 거야?"

  호연은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데?"

  "그것들 중 하나겠지"

  "그것들?"

  호연은 대꾸없이 생각에 잠겼다. 더불어 집 안에 누군가가 있다는 건 형균을 이대로 집으로 데려가도 되는지에 대한 문제로 연결됐다. 호연은 자신의 개인 생활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형균은 그 범위 밖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직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섵불리 형균을 그들에게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안되겠다. 오늘은 다른데 묶을 곳 구해줄게"

  "손님이 있는 거면 그래야지"

  형균은 느긋하게 대꾸하더니,

  "묶을 곳은 내가 알아서 할게. 내일 연락할게"

  라고 말한 뒤 역쪽으로 발 길을 향했다. 호연은 묵묵히 그 뒤를 눈으로 배웅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 있는 건 황씨였다. 며칠을 묶은 건지 집 안은 난장판이 돼 있었다. 그리고는 소파 한 가운데 드러누워 있었다.호연은 화 낼 군번이 아니란 건 알았기 때문에 서성이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밖에 누구야?"

  "네?"

  "남자. 너랑 같이 왔다가 간 놈"

  "친구...에요"

  "흐음"

  "저..."

  "응?"

  "뭐 필요하신 거 없으시면 쉴게요"

  호연은 방으로 향해 몸을 움직였다.

  "어디 갔다 온 거야?"

  호연의 등 뒤로 황씨가 물었다.

  "저 학생이라 공부하러 학교 갔다 왔는데요"

  호연은 그 말을 한 뒤 바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호연은 침대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이 오질 않았다. 결국 뒤척임을 반복하다 지쳐 슬그머니 일어나 거실 쪽 동태를 살폈다. 거실은 불이 껴져 있었고 황씨는 보이지 않았다.

  '갔나...?'

  호연은 안심이 되지 않아 화장실이며 창 밖을 살폈지만 어디에도 황씨는 없었다. 그제야 호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거실 불을 밝혔다. 이미 잠자기는 글른 거 같았고 어지럽힌 방이나 치워야겠다 싶었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간혹 어머님이 찾아올 때 제외하곤 별로 어지럽게 살거나 한 적이 없어 청소 역시 그렇게 해 본적이 없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다 문득 호연의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는 섬뜩함이 있었다. 무작위로 어지럽혀졌다고 생각한 방이었지만 가만보니 무언가를 찾기 위해 들쑤시고 다닌 거 같은 기분이 든 것이다.

 

  그리고 그 기분은 곧 확신으로 돌아왔다. 얼마뒤 현관문이 열리고 황씨가 아기 안 듯이 형균을 안고 나타난 것이다. 형균은 죽은 듯이 잠이 든 채 늘어진 상태로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어디로 도망갔나 했더니. 너 아주 예쁜 짓을 해 왔어"

  호연이 망연자실해서 형균을 보고 있는 사이 황씨는 형균을 소파에 길게 눕히고 입맛을 다시듯 쩝쩝거리며 히죽 웃어 보였다.

  "에?"

  "기쁨이가 요걸 내쫓으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니가 다시 가져왔네?"

  "학교 관둔 게 그럼"

  "아마 그럴 걸. 기쁨이가 엄청 손 써서 학교 관두게 했지. 기쁨이가 들고 나른 여자. 그 여자하고 이 놈하고 연결 돼 있거든. 그 놈도 머리가 어떻게 된 거지. 정 껭판 치고 싶으면 그냥 내가 그 여자 먹게 놔두면 그만이었는데"

  황씨는 그때의 기억을 되씹는 건지 입맛을 다셨다.

  "어차피 내가 못 먹을 거. 네가 둘 연결 시켜서 매듭지으면 되겠네. 그럼 너도 정식으로 인정 받을 테니까"

  "인정 받으면 뭐가 좋은 거죠?"

  "이변이 없는 이상 이 세상에서 종신근무하는 거지"

  "그럼 다른 사람들 연결 해주고 뭐 그런 걸 평생한다는 건 가요?"

  "뭐 거의 그렇지. 우리 같은 건 딱 세 길 뿐이야. 기쁨이 같이 순수하게 완벽한 짝을 찾아주는 큐피트... 흐흐 닭살 돋는 이름이지만 여튼 그렇고. 큐피트들 뒤치닥거리하고 쓸모없는 인간들 붉은 실을 먹고 남은건 담궈 놓고 니들 치료에 쓰는 나 같은 의사 역할이 있고.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황씨는 뜸을 들이더니 고개를 갸웃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너야 뭐 아무리봐도 큐피트겠지만. 큐피트를 죽이거나 어떤 이유에서건 인간을 죽이면 다른 게 되기도 하지"

  "다른 거라면...?"

  "뭐 그냥. 인간도 아니고 큐피트도 의사도 아닌... 인간처럼 나이를 먹고 결국 죽는 건 기본이고 붉은 실을 뽑아 낼

 순 있지만 연결해주지는 못하지. 그걸로 자기 쾌락만 얻을 수 있을 뿐. 인간 세계에서 말하는 좀비 같은 큐피트지.

 근데 이건 뭐 거의 없는 부류라고 보면 돼. 기본 너네들은 운명의 상대가 없어서 된 아이들이라 평생 결여에 따른

 유혹에 시달리는 게 사실이지만 타고난 천성이 그걸 막아내니까. 기쁨이도 이 인간을 그렇게 죽이고 싶어했는데 그냥 쫓아낸 게 전부잖아. 하지만 운명의 상대가 괜히 운명의 상대라고 하는 게 아니지. 이렇게 다시 돌아왔잖아"

  "그럼 제가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되는 건가요?"

  "여자는 내가 찾아줄게. 기쁨이도 내가 막아줄 수 있어. 하지만 둘의 실을 연결하는 건 네 스스로 해야 해. 어찌됐든 방법은 알잖아?"

  "...하지만 그 여자 원하지 않아도 강제로 해도 되는 거에요?"

  "운명의 상대하고의 연결에 강제는 없어. 넌 그저 그 순간에 중요한 스타트를 만들어 주는 역활일 뿐이야"

 

 

  형균은 해가 중천이 떠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눈이 떠지자 마자 형균은 몸을 용수철처럼 벌떡 일으켜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호연은 그 앞에 탁자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태연하게 형균을 올려다봤다.

  "일어났어?"

  호연의 목소리를 듣자 형균의 얼굴이 금새 긴장이 풀어졌지만 여전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감이 오지 않는 거 같았다.

  "나 왜 여깄어?"

  "그렇게 됐어"

  "기억이 도무지 않나"

  "그럴거야"

  "어떻게 된 거야?"

  "황씨라고.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이 있는데. 그게 널 여기로 데려왔어"

  "황씨? 이름이 황씨? 마지막이 여관방이었는데. 그 사람은 내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알고? 더군다나 왜?"

  "궁금한게 많은 건 아는데. 배 안 고파?"

  "아..."

  형균은 그제야 머슥하게 머리를 긁적이더니 자리에 앉았다.

  "그 사람이 너 이쯤해서 깰거라고 해서. 여기 족발 잘하는 집에 미리 주문 해 놨어. 먹자"

  호연은 배달온 족발을 탁자에 펼치기 시작했다.

  형균은 절로 침이 꿀꺽 넘어갔다. 머리 속은 복잡했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느니 일단 먹고 물어보자 싶었다.

  호연이 포장을 다 풀자마자 형균은 바로 나무 젓가락으로 족발을 공략했다.

  "조금 있으면 황씨가 여자를 데리고 올 거야"

  "어"

  형균은 말의 의미도 모른 채 반사적으로 대꾸했다.

  "그 여자가 네 운명의 상대야"

  형균은 고기를 씹는 것도 잊은 채 호연을 바라봤다.

  "어떄? 긴장돼?"

  "..."

  "하긴 내가 긴장되는데. 너야 당연히 되겠지. 후후"

  형균은 그제야 자신의 입 안에 고기가 있다는 걸 깨닫고 입을 움직였다. 하지만 갑자기 미각을 잃은 것처럼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여유있게 대화하고 그런 시간은 없을 수도 있어. 그건 좀 양해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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