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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똑바로 내 두눈을 봐
작가 : 폭력햄스터
작품등록일 : 2019.11.10

 
똑바로 내 두눈을 봐 #16
작성일 : 19-11-10 23:39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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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멀었어?"

 "다 됐다니까? 보채지 마 새꺄!"

 

 칼퇴근한다더니 진짜 집으로 곧장 들어온 태민이 부엌을 기웃거리며 여주를 보챘다. 마무리로 수육 양념장을 만들려 고추를 자르던 여주가 칼을 들고 돌며 소리치자 헐레벌떡 거실로 나가는 그였다.

 

 "밥 먹자, 이태민 이것 좀 옮겨라."

 

 드디어 완성된 수육을 그릇에 담아 태민을 불러 시켰다. 입술은 비죽거리면서 그래도 시킨 건 잘했다. 밥상 앞에서 셋은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여주는 묵묵히 텔레비전을 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도 역시 티격태격하는 거 외에는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다.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는 젓가락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두어 젓가락밖에 안 먹은 거 같은 밥그릇을 앞에 두고 과자를 찾는 수영이었다.

 

 "그냥 좀 먹지?"

 "입맛 없어."

 "입맛 없어도 먹지? 너 때문에 여주가 여기까지 와서 만든 건데."

 "입맛 없다니까?"

 "입맛 없으면 과자도 먹지 마."

 "아, 왜 지랄인데."

 

 가만히 있으려니까 점점 언성을 높이는 둘의 대화에 여주가 밥그릇을 들어 소리 나게 내려놨다. 그제야 민망해진 건지 태민은 마른세수를 했고 그런 그를 매섭게 노려보던 수영은 먹기 싫다며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그 소리에 덩달아 놀란 여주는 수영이를 안았고 이미 익숙한 일인 듯 태민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수영이의 밥그릇을 들고 부엌으로 사라졌다. 별것도 아닌 일에 서럽게 울어 젖히는 모습을 보자 당황스러움으로 얼굴이 물들여졌다. 결국 꺼이꺼이 울어 젖히는 수영이는 여주의 품에서 진정이 됐는지 눈물을 그치고는 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

 

 "당황했지?"

 "뭐, 처음 보는 장면이니까."

 "요즘 매일 저런다. 밥을 먹으라고 해도 울고 산책 나가자고 해도 울고, 모르긴몰라도 내가 많이 미운 건지. 그냥 저러네."

 "언니들 말로는 임신하면 감정 기복도 엄청 심하데. 아마 그래서 그런 걸 거야."

 "그런가, 가끔 보면 평생 울 것 지금 다 울 것처럼 우니까."

 

 어깨를 두어 번 다독이자 그제야 애써 웃는 표정을 지웠다. 수영이 힘들듯이 태민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너도 울진 말고."

 "뭐래."

 

 픽, 맥이 풀린 나머지 잔뜩 울상이던 태민이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저번에도 이야기했었나."

 "뭐를."

 "난 너도 소중하고 수영이도 소중해."

 "징그럽게 또 뭘,"

 "닥쳐, 그냥 들어."

 

 

 **

 

 

 잔뜩 피곤해진 여주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드러누웠다. 마지막으로 했던 지호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쓸데없이 왜 예전 이야기는 꺼내서는 사람을 심란하게 만드는지. 별일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1학년, 각자의 학교생활을 위해 생전 떨어져 본 적 없는 친구들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붙어있던 우리는 조금의 어색함을 느낄 새도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김여주, 주말에 뭐해?"

 

 초롱이의 말에 중학교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아직 입학한 지 2개월 밖에 안됐지만 2개월 만에 보는 친구들 덕에 잔뜩 들떠있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아이들은 저마다 적응을 잘 해내고 있는 건지 각자 밝은 표정으로 재잘거렸다. 그러나 문제는 학교 수업 덕에 늦게 합류하는 진기 말고 지호가 문제였다. 늦게 등장한 만큼 시선을 받았고 이상한 기색을 쉽게 눈치챈 아이들은 입 밖으론 선뜻 묻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나 학교 그만두려고."

 

 마침 들어온 진기는 당황한 듯 뒷걸음을 쳤고 여주는 들고 있던 빵을 떨어트렸다. 저마다 기겁하는 반응에 예상했다는 듯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나와 아이들을 바라봤다.

 

 "제정신이야?"

 

 제일 처음 입을 뗀 건 여주였다. 중학생까지야 저 자신도 철딱서니 없이 사고치고 노는 거 좋아서 학교 안 다니고 놀고 싶다는 생각이야 많이 했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이제 고등학교 진학한 지 2개월뿐이 안 된 이 시점에 결정짓기에는 너무 섣부르단 생각이 들었다.

 

 "나 사진 배울 거야."

 "우지호."

 

 처음은 여주였고 다음에 입을 연 건 기범이었다. 나지막이 부르는 목소리에 지호는 답답하다는 듯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창밖을 바라봤다.

 

 "이모는 뭐라셔?"

 "집에서 나왔어."

 "우지호, 너 진짜 미쳤어?"

 "하고 싶어. 너희는 응원해주면 안돼?"

 "방법이 잘못됐잖아!"

 

 대화하는 내내 아슬아슬하기만 했던 여주가 결국 큰소리를 쳤다. 교복을 줄일 때도 염색을 할 때도 머리를 자를 때도 귀를 뚫을 때도 평범한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학교를 관둔다고 통보할 줄 꿈에도 몰랐다.

 

 "너무 급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그런가."

 "난 네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우지호. 넌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그렇게도 볼 수 있지."

 

 종현, 기범이의 말에 덤덤하게 뱉어지는 말에 주먹을 꽉 쥐고 있던 여주가 기어이 테이블 내려쳤다. 마른세수하던 진기도 그 소리에 놀란 듯 여주를 바라봤다.

 

 "난 네가 정말 잘 안 됐으면 좋겠어."

 "김여주."

 "억울한 것 같아. 네가 잘되면."

 "김여주, 넌 말을 왜 그렇게까지 하고 그러냐."

 "놔, 학교 이런 식으로 관두고 주위 사람 다 걱정시키고 너 혼자 잘되면 내가 진짜 억울할 것 같아서 그래."

 

 칼날을 쥔 듯 자신도 괴로우면서 날카로운 말을 내뱉던 여주가 눈물을 떨구자 덤덤하던 지호가 자리를 피했다. 그런 그를 따라 나가는 태민이 여주의 어깨를 다독였다.

 

 "너 말이 너무 심했어.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아."

 "이모님도 반대해서 집까지 나온 거 같은데 우리까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

 "그래서 쟬 그냥 저렇게 두자고? 학교도 관두고 뭘 할 건데."

 "여주야,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우선 애부터 달래야 하는 거 아닐까?"

 "달래? 이제 와서 뭘 번복할 수 있는데 자퇴한 학교? 쟤가 지금 우리한테 물으러 온 거 같아? 이미 자퇴한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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