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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
작가 : 청사진
작품등록일 : 2019.9.1

나이 서른하나, 브래지어 끈이 내려갈 일이라고는 브래지어 줄이 기분 나쁘게 쓱 한쪽으로 말려 내려갈때 말고는 없다! 단호하게, 없다! 그냥 제기랄, 없다! 그렇다, 아무것도 없던 적막한 인생에 구원처럼 나타나 한 줄기 빛처럼 살포시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겨 줄 그러한 운명 같은 상대를 만났을 때 벌어지는 사소하고도 기막힌 사랑 이야기이다! 브래지어 끈이 내려가는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15.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
작성일 : 19-11-10 23:22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4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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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가요!!!!!! 2차!!!!!!!!”

 

  그렇게 연신 2차를 외치던 분홍머리 댕댕이 막내 녀석은 녹색머리 리더에 잡혀가다시피 아니 반강제로 거의 끌려가는 상태로 들쳐 엎어져 실려갔고, 가는 방향이 똑같다던 장덕철씨와 빨강머리 보컬녀석은 함께 빠져나갔으며, 나는 주란 언니와 껌정머리 옥수수집 후계자 녀석과 그렇게 셋이 방향이 같아서 함께 나오게 되었다. 한마디로 주황머리 사막여우녀석만 깍두기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아씨!!!!! 왜 나만 혼자야!!!!! 나 무지 외로워질라 그른다!!!! 술 먹구 나면 마음이 그렇잖아두 허하구 막 외로워지는데 가는 방향까지 다르고!!!! 나만 깍두기냐!!!!”

  “그러게, 누가 노량진에 살래? 남들과는 다르다면서 고시 공부도 안하는 주제에 노량진에 방 덥썩 얻더니 꼴 좋다!!!” 말하는 녹색머리 리더 양반을 발로 뻥뻥 찰 기세를 취하며 그렇게 주황머리 사막여우녀석 마저 집으로 향하는 마지막 지하철에 오르자 주란언니와 껌정머리 녀석 그리고 나 셋만이 덩그러니 마지막으로 남게 되었다.

 

  주란 언니와 껌정머리 녀석 그리고 나는 나란히 집 쪽으로 향하는 버스 뒷자석에 앉아서는 그렇게 각자의 집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어색하게 흐르던 기류에 바람을 분 것은 주란 언니였다.

 

  “그런데 현석씨는 뭘 먹고 그렇게 잘 생겼어요?”

 

  껌정머리 녀석의 이름, 현석을 한번도 제대로 불러 본 적 없던 나와는 다르게 언니 입에서는 거침없이 술술 그 이름이 나왔다. 녀석이 그러자 이렇게 받아쳤다.

 

  “옥수수를 많이 먹고 자라서요.”

 

  와, 이 녀석봐라. 아주 안 본 사이에도 그 뻔뻔한 변함없음이 하늘을 찌르는군.... 싶어지려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 입에서 한마디 더 덧붙어 나오는 말에 나는 괜스레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는 줄 알았다.

 

  “얘도..... 옥수수 많이 먹어서 이렇게 생긴 거예요.”

 

  와! 고마워서 눈물에 콧물이라도 줄줄 흐를 판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긴 거예요’의 그 생김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가.... 녀석이 이렇게 한마디 툭 더했다!!!!!

 

  “그런데 어째 영 딴 판이죠. 둘이.”

 

  아이씨! 너 그러는 거 아니다! 임마! 누나 놀리면 못써!!!!!!! 어디서 옥수수드립으로 누나를 놀려!

 

  그런데 주란 언니에게서 돌아온 말이 더 가관이었다.

 

  “현석씨는 그런데 영선이 어디가 좋아요?”

 

  엉? 뭘 보고요? 싫어요?가 아니라 좋아요?라고 묻는 말은 무언가요 언니?라고 묻고 싶어질 지경이었다. 엥? 내가 맨날 언니 촉 좋다고 말했었는데 지금보니 똥촉이네... 칙촉은 못되어도 우리 똥촉은 자고로 되지 맙시다. 언니.......

 

  그런데 이 녀석 완전 노발대발 할 줄 알았더니 오히려 잠잠하다. 그러더니 제대로 시원한 대답은 안하고 이렇게 말하면서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게 아닌가.

 

  “...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아! 저는 여기서 내립니다! 주란 누나 오늘 잘 들어가시고... 너도 뭐 잘 들어가던지, 말던지.”

 

  끝까지 건방진 자식! 생각 하는데 이내 다음 정거장에서 녀석이 내리자마자 주란 언니가 득달같이 이렇게 덧붙이는 게 아닌가.

 

  “영선아!!!! 아니 너 왜 현석씨같은 인물을 안만나고 엄한데서 삽질하고 자빠져 있는거야!!! 엄한 연애를 하고 있는거냐고!!!!!!!!!!”

 

  언니..... 제 연애가 언니가 보기에는 삽질 이었나요.......? 하긴 포크레인도 이 보다는 더 깊게 삽질하지는 않겠죠.... 삽질 연애의 달인이 될 기세로 저는 그렇게 마음의 구멍을 덤벙덤벙 파고 있네요...라고 대답해주려다가 아니! 그런데 언니 저 껌정머리와 왜 나를 이어 붙이는 거죠? 라고 묻고 싶었다. 저 녀석은 나를 엎신여기다 못해 누나라고 한번도 불러준 적도 없으며 걸핏하면 옥수수 걸신사람 취급하기 바쁜놈인데!!! 그런데 언니가 그런 내 마음을 눈치챈 듯 먼저 이렇게 운을 뗏다!!!!

 

  “설마 완전 미련 곰탱이 만치로 현석씨가 싫어한다느니 완전 까칠하게 군다느니 하면서 영 모른 척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설마.... 너가 그렇게까지 미련 곰탱이에다가 플러스로 바보는 아닐꺼라고 믿어, 영선! 얼른 당장 아니라고 말해!!!!!”라고 말해라며 내 양 어깨를 세차게 흔드는 언니 였다.

 

  그러더니 또 이렇게 추가로 덧붙이는 게 아닌가.

 

  “아, 됐고! 나 그..... 빨간머리 경복씨나 좀 소개시켜줘!!!! 완전 내 취향....”

 

  그러했다. 빨강머리 퇴폐미 요염 보컬 요정의 실제 이름은 그 외모와 너무나도 딴 판되게 윤경복씨 되시겠다.... 녀석의 그 신비주의에 금이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쩍쩍 들리는구만. 히히히히히. 그나저나 언니도 그 요염 퇴폐미에 푹 빠져버렸군요. 그런데 그 녀석 좋아하는 여자들이 너무 줄이 길게 많은데..... 대기표가 너무 길어요...

 

  나 또한 어느덧 내릴 때가 되어 있었다. 언니에게 손을 흔들고 내리고 보니 휘엉청 밝은 달님이 오늘도 찡긋 내게 눈짓으로 인사해주는 듯 하였다.

 

  달님,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하죠?라고 괜스레 외치고 싶어지는 금요일 불타오르는 밤이었다.

 

  그리고 두둥! 주말은 우리를 아주 짧게 스쳐갈 뿐..... 또 다시 월요일 아침 출근 길이 밝아오고 있었다. 젠장!

 

 ******************************

 

  월요일 출근 길이면 내 입에서 흥얼흥얼 흘러나오는 공식 주제가가 하나있었으니..... 그것은 오래 된 전국민이 아는 노래 나훈아의 땡벌! 되시겠다.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 아흐... 땡벌!!!!!!!’

 

  아침부터 왜 이렇게 지치고 쳐지는 마음이 되는 것 일까..... 이것은 모든... 직딩이들의 공식인가 싶어지는 월요일 출근 길이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더욱이 지친 마음으로 끌어당기는 이가 있었으니 그 인물은 바로....

 

  “이영선씨 왜 이리 출근이 자꾸 늦는교.”

 

  내 눈 앞에 있는 이 사장님이라는 탈을 쓴 나의 노동착취꾼 되시겠다.

 

  십 분이나 일찍왔는데... 늦었다뇨...? 어느 나라 시간 관념이 그러하답니까? 묻고 싶었지만 물을수록 더욱 가관의 답변이 돌아오는 이수용사장님과의 대화법을 알기에... 나는 그냥 싹둑 무시만이 해답이라고 나름 스스로를 타이르고 있었다.

 

  사물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월요일부터 완벽하게 셋팅된 머릿결을 흩날리는 주란 언니와 멀끔한 정장차림으로 앉아있던 장덕철씨의 모습이 보였다.

 

  뭐야... 나만 지옥을 뚫고 온 듯 개판사판으로 뻗친 머리칼과 지난주에도 입었지만 은근쓸쩍 한 번 더 돌려 입은 김칫국물 묻은 상의를 입고 출근한 것 입니까? 나만 이런 겁니까??!!!! 외치고 싶어지는 전개였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나는 날때부터 게으름이 옵션으로 추가된 인간. 게으름은 공공의 적!이 아니라, 그저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인간! 사장님이 매번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십분 일찍 도착하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한데? 라고 받아치는 인간!!!!!!! 그것이 바로 나였다.

 

  “영선! 사장님한테 또 한소리 직살나게 들었지?”

 

  눈썹을 송충이마냥 꿈틀꿈틀거리며 씩씩 콧바람을 내뿜는 내 모습을 보고 주란 언니가 빠르게 물어왔다. 그나저나 두 사람은 완벽하게 셋팅된 머릿결과 멀끔한 정장차림을 떠나 왜 이리 마음이 덩실덩실 기뻐보이는 것일까...? 이거이거... 뭐랄까... 수상한 기운이 멤도는데? 월요일인데도 너무 즐거워보이잖아! 둘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슬쩍 주란언니가 의자 바퀴를 굴려 내 자리까지 다가와 이렇게 조용히 묻는 것 이었다!

 

  “저기... 영선... 그 경복씨는 어떻게... 됐어?”

 

  아하! 아침부터 덩실덩실한 즐거움을 풍기는 이유가 그 경복이 때문이었군요?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이렇게 슬그머니 제 자리까지 다가온 것 입니까? 그나저나 시크 도도한 고양이과의 보컬 요정 경복이를 어떻게 구워삶으려고 언니 무려 겁도 없이 덤비는 거예요... 라고 당장에라도 묻고 싶었다. 나는 그 녀석이 도통 제대로 된 장문의 말을 내뱉는 것을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 그런 녀석을 상대로 핑꾸빛이라니요!!!!

 

  “연락처 알려주기야 뭐... 경복이한테 대충 슬쩍 말하고 전해주기만하면 된다지만... 경복이가 꽤 어려운 타입이라...”

  “음...! 이거이거 역시 승부욕을 발동시키는 타입이야.”

 

  언니... 승부욕을 이럴 때 불태우지마세요... 승부욕을 쓸 일은 세상에 참 험난하도록 많답니다... 예를 들면 이러한 전쟁터 같은 회사에서...

 

  “저기... 그 보다도...”

 

  주란언니가 의자바퀴를 더 잽싸게 굴려 내 옆으로 더 바싹 붙더니 이렇게 속닥거렸다.

 

  “덕철씨 오늘 너무 꽤 즐거워보이지 않아? 어쩐지 수상하지...?”

 

  언니... 제 눈에는 둘 다 수상해요... 그 보다도 첩보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사무실에서 왜 이리 밀착되서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 둘 일까요? 라고 묻고 싶었다... 역시 둘다 수상해! 아니, 월요일부터 이렇게 멀쩡하면 다 수상한것이여! 아흐! 난 월요일부터 잔뜩 지쳤어요. 땡벌!!!!!!!!!

 

  그때였다! 덕철씨가 컴퓨터 화면을 빤히 바라보던 얼굴을 돌려 바짝 붙어 수군수군 덕철씨를 수상하게 바라보는 주란언니와 나를 향해 뒤돌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 이었다. 뭐야??? 혹시 우리 이야기라도 들은건가!!!

 

  “혹시 그... 이번에 열리는 청정구역 공연 가실건가요...?”

 

  엥? 공연이라뇨! 나도 모르는 청정구역 일정을... 아니! 덕철씨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라고 물으려는데 그러한 나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듯 덕철씨가 먼저 이렇게 말하였다.

 

  “,,, 경복씨가...그 집에 갈 때 방향이 같다보니... 얘기해주시더라고요...”

  “경복이가요? 걔가 그럴 애가 아닌데...”

 

  걔가... 정말 그런 타입이 전혀 아닌데... 하긴 청정구역 멤버들 중에 뭐 예상밖으로 흘러가는 녀석이 어디있던가... 수두룩 빗나가는 녀석들 투성이니 뭐 그럴수도 있겠다고 싶었다! 그런데 덕철씨 왜 그 말을하며 볼이 발그레 분홍분홍빛이 되나요? 우리 회사 사람들은 어째 다 이상하다!!! 월요일부터 이렇게 마음이 덩실덩실한 사람들이 어디있는 것이냐!!! 그렇게 김칫국물이 묻은 상의를 은근쓸쩍 한 번 더 돌려 입고 출근한 나는 생각하고 있었던 것 이다!!!!! 아흐!!! 난 월요일부터 지쳤어요! 땡벌!!!!! 아흐... 땡벌!!!!!!!

 
작가의 말
 

 글은 엉덩이의 힘으로 쓴다던데... 책상에 꿋꿋하게 달라붙어 엉덩이 힘으로 버티겠습니다!

 여러분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 자주 찾아들수있도록, 그리고 빛날수있도록 힘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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