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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혼사유
작가 : Giulia
작품등록일 : 2019.11.10

나는 나이 39세에 아직 미혼이다. 내 경험을 토대로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일부 여자, 남자에 대한 자화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주변에서 내 삶이 평범하지 않다는 소리를 자주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어찌 보면 소설을 가장한 에세이이다. 특히  내 미혼 상태에 대한 궁금함을 표현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 그 궁금함은 자신들과 다른 내 삶과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온다. 사회가 많이 변한 거 같으면서도 아직 고리타분한 사람들이 많다. 사실 굳이 이해를 바라지도 않지만 그들은 내 삶을 굳이 전통적인 방식에 맞추려고 안달이다.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나도 모를 이 소설을 쓰면서 추억을 되새겨 보기도 하고 나를 또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니 이것만으로도 흡족하다. 하고 싶은 결혼을 못 했지만 후회는 되지 않는다. 글을 쓰면서 나도 한 번 성숙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아무튼 멀쩡하게 생겨서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이 되었으면 하고, 다른 사람들을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에만 국한하여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에필로그
작성일 : 19-11-10 20:01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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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한다. 물론 난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한 것이 아니다. 평생 살 사람(물론 이 말도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고방식일 수 있다)이니 되도록 길게 사랑하고 소통할 사람과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우리 가족과 같은 경우, 윽박지르는 아버지 밑에서 살얼음판을 걷듯이 살았다. 아버지는 자기중심적이고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그는 가장이 가정의 왕인 줄 아는 세대였다. 끝까지 책임질 수도 없으면서 아내와 자식들이 삶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자꾸 날개를 잘랐다. 이룬 것도 없고 그렇다고 대책도 없자 마음속에는 원망만 가득 찼다. 그래서 밥도 굶지 않았고 대학까지 나왔지만 행복한 가정에서 살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아주 어릴 적에는 사회생활을 하며 능력 있어 보이는 아버지를 멋지게 생각한 적도 잠깐 있지만 나중에는 기분에 따라 변죽이 심한 아버지였기에 잘 해준다고 해도 싫었다. 모든 게 자기 식으로 돌아가야 했다. 눈에 보이기만 하면 평가 받고 혼이 날 때가 많아 되도록 마주치기 싫었다.

   오랫동안 맞벌이를 한 어머니는 집안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하는 생활이 많다. 집 안팎의 일을 모두 놓칠 수 없었던 생활을 오래 해서인지 나이가 들어 사실상 둘 다 잡지 못하면서도 일벌이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이도 들고 몸도 성치 않으면서 고집을 꺾지 않고 자꾸 문제를 일으켜 속을 섞인다. 고된 시집살이로 불쌍하게 여겨지다가도 나의 프라이버시를 마음대로 침해하는 것에 복장이 터진다. 공유하고 싶지 않은 내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반대로 관심도 없는 남의 얘기를 들어야만 했다. 어머니에게 아무것도 털어 놓지 않으리라 다짐한 게 수십 번이다. 죽도록 싫다고 말려도 본인 기준에 나쁜 일이 아니면 변하지 않는다.

   말 해 봤자 통하지도 않고 분출구가 없었던 나는 그 모든 욕망과 불만을 몇 십년간을 마음속에만 꾹꾹 눌러 담기만 했고,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에 나가 멋지게 살면 이 모든 것이 풀릴 거란 어른들의 속임수에 빠져, 당장의 상황을 직면하기 보다는 피해 왔다. 하지만 성공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럭저럭 사회생활을 하고 마흔이 다되도록 결혼도 못한 집안의 애물단지 일 뿐이다. 밖에서라도 삶의 가치와 재미를 찾겠다고 안정적인 일 보다는 도전을 많이 하다 보니 남들이 겪지 않는 이상한 우여곡절도 너무 많아 상처도 많다.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미술 전공에 문화에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이라 문제 상황을 온 몸으로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서로에게 목석같다. 서로를 자에 댄 듯 맞추려고만 한다. 어릴 적 애교 많던 나도 집에서 애교를 잃은 지 오래다. 이런 환경의 가정을 만들 바에야 결혼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든 적도 많다. 그런데 미혼의 탓을 부모는 나에게만 넘긴다. 조그마한 잘못에도 벌벌 떨었던 학창시절, 야근 때문에 늦어도 눈치를 봐야 했던 살얼음판 같은 집안에서 40여년을 살아온 덕에 연애를 제대로 할 기회도 많이 없었고, 내가 행복하지 않아 다른 사람을 내 마음에 제대로 담지도 못했다. 잘못될까 봐 벌벌 떨면서 살아 소심한 성격에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줄도 모르고 하고 싶은 것 하나 제대로 해 본적도 없이 절제하며 살았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바라보니 이제 나도 보인다. 내가 살던 우물이 얼마나 깊고 두꺼웠는지, 깨고 나온 지금도 더 얼마나 많은 벽을 깨고 살아야 하는지 보이니 과거의 내 자신이 한심해 보이기도 한다.

  

   마흔이 다 되어 가서야 깨닫고 반항을 시작했다. 사회에서는 그러지 않는데 오히려 가족이라는 사슬에 움츠려 살았다. 이제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 것이다. 너무 늦게 시작한 반항이라 큰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이제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하고 싶은 것을 이루며 살 것이다. 그리고 어리석었고 속 좁았던 나를 좀 더 여유 있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물론 내 뒤늦은 소심한 반항을 방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속 좁게 굴지도 모른다. 연애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제대로된 소통을 해 본적이 없는 시절 그저 보이는 외모를 중시하던 내가 시간이 지나며 성격을 보게 되고, 소통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찾는 이유가 있었다. 나를 표출할 수 없어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인정받고 싶어서, 그래서 난 대화가 통하는 남자가 그렇게도 중요했나 보다. 나의 말을 들어주고 내 존재를 인정해 주는 사람...    

  

   난 아직도 대화가 통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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