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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혼사유
작가 : Giulia
작품등록일 : 2019.11.10

나는 나이 39세에 아직 미혼이다. 내 경험을 토대로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일부 여자, 남자에 대한 자화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주변에서 내 삶이 평범하지 않다는 소리를 자주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어찌 보면 소설을 가장한 에세이이다. 특히  내 미혼 상태에 대한 궁금함을 표현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 그 궁금함은 자신들과 다른 내 삶과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온다. 사회가 많이 변한 거 같으면서도 아직 고리타분한 사람들이 많다. 사실 굳이 이해를 바라지도 않지만 그들은 내 삶을 굳이 전통적인 방식에 맞추려고 안달이다.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나도 모를 이 소설을 쓰면서 추억을 되새겨 보기도 하고 나를 또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니 이것만으로도 흡족하다. 하고 싶은 결혼을 못 했지만 후회는 되지 않는다. 글을 쓰면서 나도 한 번 성숙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아무튼 멀쩡하게 생겨서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이 되었으면 하고, 다른 사람들을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에만 국한하여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4. 커피 한 잔 놓고 고사지내는 명문대생.
작성일 : 19-11-10 19:14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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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명문대생을 너무나 좋아한다. 애나 어른이나... 물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조건이 좋은 사람이라면 나쁠 거 없다. 아니 좋다. 명문대생일 뿐만이 아니라 재산도 있고 직업까지 좋으면 너무 좋겠다. 하지만 이것은 누구나 생각하고 바랄 수 있는 그냥 좋은 조건일 뿐이다. 명문대생이 아니라도 자기 앞길 잘 개척해 돈도 많이 벌며 잘 사는 사람도 많으며, 자기 잘났다고 남을 무시하다가 꼬꾸라지는 명문대생도 많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람을 보기 전에 이런 조건부터 따지고, 조건이 좋으면 좋은 사람 취급을 해줘 버린다. G 주변의 어른들은 집안이며, 학벌, 직업만을 얘기하며 선을 보라 하기 일쑤였고, 또래 친구들도 자신의 처지는 생각도 안한 채 학벌을 따지고 차를 따지곤 했다.  

   물론 G도 취향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나름의 남자 보는 조건은 가지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연애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아직은 외모가 중요했다. 하지만 전형적인 미남보다는 자신의 눈에 매력적인 남자를 만났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외모 자체 보다는 그 사람의 성격과 취향에서 나오는 전반적인 아우라와 스타일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때로는 외모가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게 되기도 했고, 어떤 때는 잘생겼어도 싫었다. 넓은 어깨와 장난스러운 성격에 끌려 만나 보려 하다가 왜 저렇게 생긴 사람을 만나려고 하느냐는 독설을 듣기도 했다.    

   남들이 따지는 학벌도 그냥 웬만하면 됐지 최고가 아니라고 만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거나, 내가 만나는 사람의 학벌이 최고가 아니라고 굳이 더 좋은 사람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처음 오래 만났던 피부가 안 좋은 남자 친구는 고등학교를 외국에서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학위를 인정하지 않아 어찌 보면 중졸인 사람이었다. 유학 준비도 제때 하지 않아 남들보다 많이 늦었다. 하지만 그게 그의 끝이 아니었고 충분히 바뀔 가능성이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게 그렇게 중요한 모양이었다.

   대학 2학년에 사귀었다고 말하기 애매할 정도로 잠깐 만났던 같은 지역에서 모임을 같이 하던 동아리 선배가 있었다. 이 사람이면 짝사랑하던 선배를 잊을 수 있지 않을까 할 정도로 그가 잠깐 매력적으로 보였다. 미남은 아니지만 입술까지 내려오는 노란 단발머리 때문에 어딘가 남자다우면서도 어딘가는 귀여운 외모를 가진, 장난스러운 성격을 가진 선배였다. 그 선배와 서로 사귀기로 한 후 한 동성 친구가 그 선배를 두고 충격적인 말을 했다. 전 남자 친구의 피부에 대한 독설을 내뱉었던 바로 그 친구다.  

  

   “넌 E대 다니면서 남자 학벌은 안 보나 봐. 신기하네.”

   “왜? A대가 어때서? 그 정도면 됐지.”

   “일단 인 서울도 아니잖아. 내가 너라면 안 만났을 거 같아.”

  

   친구의 발언 자체도 어이없었지만 더 어이가 없었던 건 그 친구는 전문대를 다니는 친구였다. 전문대에 다닌다는 것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따지면 우린 계속 친구여야 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나이트에서 좋은 조건의 남자를 하나 건져 만나고 있던 그녀는 자신이 그 남자 덕에 뭐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었다. 그녀 외에도 자신이 S대를 나왔다고 S대 아니면 소개팅도 안 하는 친구도 있었고, 자신이 S대가 아니면서도 S대만 만나는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취향에 대해 겉으로 비판을 하거나 조언을 하지는 않았다. 남들의 삶에 오지랖을 부리는 성격도 아닐뿐더러 남들이야 어떻든 그저 나에게 맞는 사람을 어서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이제 결혼이라는 숙제가 슬슬 다가왔다. 20대 중반을 갓 지나자 정작 그녀 자신은 별 생각이 없었지만 대부분의 한국 어른들이 그렇듯이 주변에서 그녀의 결혼에 관심을 갖았다. 대학 졸업 앨범을 입수했는지 결혼 정보 회사에서 집으로 전화도 종종 걸려 왔으며, 어머니를 통한 선 자리 주선이 이어졌다. 소개팅도 별로 좋아하지 않던 그녀는 선이라는 것 자체가 별로 탐탁지 않았다. 집안이나 학벌, 직업이 괜찮으면 무조건 좋은 사람이라며 만나 보라는 어른들의 얘기도 너무 싫었다. 그래서 어머니의 종용을 이제껏 거절해 왔다.

  

   “엄마, 난 선 안 봐.”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가 말하는 어떤 남자의 조건이 귀를 솔깃하게 했다.

  

   “그 사람 S대 법대를 나와서 다시 S대 의대를 들어갔데.“

  

   이 말을 듣고 G가 한 첫 마디는 이랬다.

  

   “왜 그랬데?”

  

   뭔가 놀라움의 표현을 기대했던 어머니는 예상 밖의 질문을 받은 듯 했다.

  

   “몰라. 적성에 안 맞았나.”

   “이해는 안 가지만 대단하네, 근데 너무 공부만 한 사람은 보통 외모도, 성격도 아니던데.”

   “괜찮단다.”

   “정말? 믿을 수가 없는데.”

   “넌 왜 만나 보지도 않고 사람을 판단하니. 한 번 만나 봐.”

   “아 나 선 보기 싫은데...”

   “만나서 아니면 안 만나면 되지 뭘 그렇게 뻣뻣하게 굴어.”

   “알았어. 도대체 어떤 사람이 S대에 두 번이나 들어갔는지 구경이나 한 번 하자.”

  

   그녀는 솔로 지낸 지도 꽤 되었고, 그래 어디 조건이 좋다는 사람 한 번 구경이나 해 보자 하는 생각에 처음으로 자리에 나가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어머니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과정에서는 설마 정말 벽창호 같은 사람이 아닌, 뭔가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약간의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다. 선도 소개팅과 마찬가지로 기대하면 별로일 텐데 말이다.

  

   “얘, 그 사람이 그 날 널 압구정에서 보자고 한데.”

   “압구정에서? 어라, 정말 공부만 한 사람은 아닌가 봐. 거기 사는 사람도 아닌데 굳이 거기서 보자고 하는 거 보면 뭘 좀 알긴 아는 거 같은데.”

   “그래, 괜찮은 사람이래.”

   “오호.”

   “네가 편한 곳으로 가서 식사 하자는데 너 아는데 있니?”

   “거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그럼 갤러리아 백화점 앞 맥도널드 앞에서 만나자고 해줘요. 만나서 같이 가지 뭐.”

  

  

   선 볼 당일 날이 되었다. G는 디자인 전공에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첫 선에 온갖 멋을 다 부리고 나갔다.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그녀는 추운 겨울의 날씨에도 미니스커트를 포기하지 않았다. 꽃이 그려진 스타킹에 퍼코트까지 챙겨 입고 큐빅으로 수놓아진 달린 하이힐을 신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맥도널드 앞에 먼저 도착했다. 초겨울이라 날씨가 쌀쌀했다. 추운 날씨에 평소 같았으면 바글바글 거렸을 맥도널드 앞이 한산했다. 이제 곧 오겠지 생각하며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었다. 선 자리에 이렇게 늦는 사람 있나 추위에 떨며 점점 화가 난 그녀는 먼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디쯤이세요?”

   “아, 거의 다 와갑니다.”

   “추우니까 빨리 오세요.”

  

   전화를 끊은 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목소리가 어딘지 어눌한 거 같았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에야 휴대폰 진동이 다시 울렸다.

  

   “여보세요.”

   “저 지금 압구정역에서 그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어디세요.”

   “맥도널드 앞이지 어디겠어요.”

   “아, 네. 빨리 갈게요.”

  

   그녀는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도 시간이 좀 더 흘렀다. 밀려오는 짜증을 참으며 그가 걸어올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아뿔싸, 불길한 예감이 적중했다. 압구정에서 보자던 그는 누구에게서 그 동네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거기서 만나자고 했던 게 분명했다. 하지만 아는 곳이 없던 그는 그녀에게 장소를 정하자고 했던 것이다. 행색도 추레했다. 그래도 명색이 어른들이 주선한 선 자리인데 옷을 못 입으면 정장이라도 입고 나올 줄 알았다. 후줄근한 베이지색 면바지에 가슴팍에 ‘GIANT'라고 쓰여 있는 G브랜드의 맨투맨 티를 입고 어기적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정돈되지 않은 까치집 같은 머리에 어눌한 미소까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저 사람인 거야? 망했다. 약속 시간에 늦었는데도 압구정역에서 맥도널드까지 걸어오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센스까지. 옷은 또 저게 뭐야. 아니 어른들은 학벌만 좋으면 괜찮은 사람인 거야?’

  

   약속 장소에 가까워 오자 그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휴대폰을 보면서 속으로 빌었다. 제발 울리지 말길, 제발 저 사람이길 아니길... 하지만 그녀의 휴대전화 진동이 울렸다. 뒤돌아 도망가고 싶었지만 어른들의 주선이라 꾹 참았다. 맥도널드 앞에서 인사를 나누고 잠시 서 있는데도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둘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의 의아해 하는 시선이 꽂혔다. 창피했다. 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그녀는 서둘러 자신이 아는 카페 겸 레스토랑으로 그를 이끌었다. 그곳에서도 혹시나 아는 사람을 만날까 봐 조마조마 했다. 빨리 해치우고 압구정을 뜨자 하는 마음뿐이었다.

   그들은 마주보고 앉아 파스타를 시켰다. 그는 메뉴를 고르는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는 식사가 나올 때까지 어눌한 미소를 머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말을 할 듯 말듯 어눌한 미소를 놓지 않는 그 사람이 더 어이가 없었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해라.’

  

   속으로 외쳤지만 그는 사과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윽고 식사가 나왔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그녀도 짜증이 날대로 나 굳이 말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 밖에서 그를 기다리다 덜덜 떨었던 터라 따뜻한 음식이 들어가니 몸이 녹았다. 말을 걸지 않아 오히려 편하게 식사를 끝낼 수가 있었다. 평소 먹는 속도가 느려 대화하면서 먹으면 꼭 식사를 남기게 되는데 그 날은 파스타 면발 한 올 남기지 않고 싹 먹어 치웠다. 식사를 너무 잘 끝내 너무 먹기만 했나 미안한 마음에 몇 마디 먼저 물었지만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그는 대화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짧은 대답으로 대화를 끊어 버렸다.

  

   ‘남녀가 뒤바뀐 거 아닌가?’

  

   식사가 나오고 다 먹을 때까지 어기적어기적 말도 못하고 시간을 보내던 그는 또 아무 말 하지 못하다가 이윽고 한 마디를 던졌다.

  

   “저... 식사 다 하셨으면 다른 데 가서 커피 한 잔 할까요?”

   “네, 뭐 그러시죠.”

  

   그녀는 이런 자리에 자신을 몰아넣은 어른들도 또 이 상황 자체도 너무 짜증이 나 식사만 끝나면 그냥 가려고 마음먹었지만 그의 용기 낸 한 마디에 커피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그를 다시 만날 생각은 없지만 이렇게 말을 꺼낸 거 보면 이제 좀 말문이 트이려나 생각도 들었다. 가까운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가 나왔다. 그는 또 어눌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말을 할 듯 말 듯하며 아무 말도 못했다. 그녀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화를 누르기 위해 이번에도 커피 마시는 데 집중했다.

  

   ‘조금이라도 기대했던 내가 바보지.’

  

   커피를 거의 다 마신 그녀는 남자에게 이제 나가자고 먼저 말을 꺼냈다. 이 부담스러운 자리를 빨리 피해 홀가분해지고 싶었다. 그러자 그는 아쉽다는 듯이 또 다른 데로 옮겨서 얘기를 더 하자고 제안했다. 그 말에 그녀는 결국 발끈했다.

  

   “아니 지금 커피 놓고 고사지내는 것도 아니고, 아까부터 아무 말도 못하면서 무슨 얘기를 더 하자는 거예요. 그냥 가죠.”

  

   둘은 카페에서 나왔고, 그녀는 얼른 인사를 남기고 거침없이 그 곳을 떠났다.

  

  

   잠시 후 그녀는 씩씩 거리며 집에 들어와 말했다.

  

   “엄마, 괜찮은 사람이라며.”

   “왜, 별로야?”

   “완전 아니야. 아니 그 아줌마는 뭘 보고 괜찮다고 한 거래? 그놈의 학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학벌 좋다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한 거야?”

   “왜, 어땠기에?”

  

   그녀는 그가 연락 없이 약속에 많이 늦어 밖에서 벌벌 떨며 기다린 것부터 선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예의 없는 옷차림에 바보 같은 태도까지 모두 털어 놓았다. 시간에 맞춰 오고 예의 있는 옷차림만 하고 왔어도 이렇게 열이 받진 않았을 거 같았다. 첫 선이라고 잔뜩 멋을 내고 나간 자신이 너무나도 억울했다.

  

   “어머, S대를 두 번이나 들어가서 똑똑한 줄 알았더니...”

   “이래서 공부만 해면 안 돼. 공부 머리 똑똑한 거랑 세상 사는데 똑똑한 거랑 다르다고. 학벌 좋다고 다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니까.”

   “부모님도 점잖은 사람들이라 난 괜찮을 줄 알았지.”

   “아니 그렇게 점잖으신 분들이 아들이 선보러 나가는데 머리도 안 만지고 후줄근한 면바지에 맨투맨 티 입고 나가는 걸 그냥 두고 보셨대?”

   “그러게나 말이다. 못 봤나?”

   “부모님이 못 봤다고 그렇게 입고 나오는 건 이해가 되냐고. 그래서 내가 선 같은 거 안 본다고 했잖아요.”

  

   첫 선에 실패한 그녀는 그 후로도 한동안 선을 보지 않았다. 어른들의 말은 도대체가 신뢰할 수가 없었다. 남의 인연을 너무 쉽게 연결하려는 거 같았다. 그녀는 그를 ‘S대 바보’로 일컬으며, 친구들에게 학벌만 보면 이런 일을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주었다. 그들이 귓등으로 듣든 말든 말이다.

  

  

                               ----------------

  

  

   그녀는 몇 년 후 동아리 OB 선배의 주선으로 S대 출신에 글로벌 컴퓨터 회사인 I사에 다니는 남자와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S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주선자 선배가 외모나 성격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해 어른들이 주선하는 선 보다는 믿음이 갔다.

   이윽고 소개팅 날이 왔다. 선 자리에 나온 남자는 첫 선을 본 S대 남자와는 완전 반대의 사람이었다. 과연 선배가 말한 대로 잘생긴 데다 말주변도, 태도도 좋았다. 서로 첫 인상도 좋았고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 정도 호감이 생겨, 남자는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유도했다. 첫 만남에 술자리는 좀 부담스러웠지만 보통 분위기가 좋으면 술자리로 옮겨진다기에 그녀는 따라 나섰고 한 이자카야에 들어갔다.

   그가 자꾸 술을 권했다. 술을 원래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사람인 것 같았다. 그녀는 그가 권하는 술을 몇 잔 받아 마셨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싶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불편했다. 하지만 그는 그만 마실 생각이 없는 거 같았다. 그래서 더 이상 마시지 않기 위해 적당히 취한 척을 했다. 그러자 남자는 그녀를 데리고 나와 택시를 잡았다. 집에 데려다 주는 줄 알았던 G는 택시가 선 곳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느 호텔 앞이었다. 순진한 그녀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쉬워 보이냐며 남자를 뿌리치고 집에 들어왔다.

   집에 돌아와 잘 준비를 한 후 침대에 누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같은 S대인데 정말 다르구나 생각이 들었다. 역시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그녀는 헛웃음을 지으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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