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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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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14 화
작성일 : 16-07-12 15:19     조회 : 472     추천 : 0     분량 : 4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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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흰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마주 손을 흔들어준 산하는 여인의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말을 꺼내기가 꽤나 어색했다. 하지만 작정하고 온 참이 아닌가. 이런 경우는 망설임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어색해진다.

 산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문을 열었다.

 “저기… 제 아우와 저는 점심을먹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허락하신다면 연아에게 점심을 사주고 싶습니다.”

 죽립에 가려진 여인의 눈매가 잘게 떨렸다.

 흑백이 뚜렷한 맑고 큰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철탑 같은 거한의 음성은 맑고 힘이 있었으며 따듯했다.

 가슴을 파고들어 긴 여운을 남기는 목소리.

 그녀는 거칠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앞에 서 있는 거한의 마음씀씀이가 세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한은 그녀의 형편을 알아보았음이 틀림없는데도 그녀가 아닌 아이를 언급했다.

 만약 그녀를 직접 언급하며 식사 대접을 얘기했다면, 그녀의 자존심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을 터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대낮의 노상에서 산도둑처럼 생긴 장한이 모녀에게 같이 식사를 하자는 이런 경우가 흔할 리 없다. 달리 보면 대단히 무례하고 파렴치하게도 보일 수 있는 일이었다.

 쉽게 승낙하는 것도 어려웠다. 처신이 가벼운 여자라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너무나 높은 것이다.

 여인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여인과 산하를 번갈아 보는 연아의 얼굴에 일말의 기대감이 어렸다. 나이는 어려도 말은 충분히 알아듣는 것이다.

 “엄마…….”

 자신의 눈치를 살피며 품에서 꼼지락거리는 연아를 한 번 더 보듬어 안은 여인은 방금 전의 고민이 무색할 만큼 마음이 편안하게 풀어짐을 느꼈다.

 그가 그녀에게 한 말을 떠나서, 눈앞의 거한에게는 사람으로 하여금 믿고 의지하게 만드는 기이한 분위기가 있었다.

 여인은 고개를 숙였다.

 “초대에 응하지요. 감사합니다.”

 진심이었다.

 산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짤막한 대화가 끝났을 때 화태건은 산하를 경계하는 듯하던 여인의 태도가 완전히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자신을 향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산하에게 달려갔다.

 점심때라 태평객잔의 일층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이층 창가에 자리를 잡은 산하 일행은 떠들썩한 화태건의 주문을 들으며 통성명을 했다.

 여인의 이름은 유청림, 아이의 이름은 공연연이라고 했다. 유청림은 꺼리는 것이 있는지 자신의 신상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그저 호북성 형주로 가는 길이라고만 했다.

 주문한 식사가 차려지고 유청림이 죽립과 면사를 벗었을 때 산하는 솔직히 크게 놀랐다.

 많게 봐주어도 나이가 스물다섯을 넘어 보이지 않는 유청림은 만 명 중에 한 명 나올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미녀였던 것이다.

 늘 죽립과 면사를 쓰고 다녀서인지 창백한 안색과 약간 마른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그린 듯한 눈썹과 호수 같은 눈망울, 오뚝한 콧날과 도톰한 입술.

 피로에 젖은 기색에 의해 적지 않게 훼손되었는데도 그녀는 한 아이의 엄마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미모의 소유자였다.

 유청림과 공연연이 적게 먹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자라 수저를 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식사는 한 시진 동안이나 이어졌다.

 화태건이 끝도 없이 음식을 시켜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많이 먹은 것도 아니었다. 주문한 음식의 대부분은 산하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화태건은 매일 풀뿌리 몇 개로 끼니를 해결하던 산하의 위장이 그렇게 큰 줄은 오늘 처음 알았다.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다는 게 정설 아닌가.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다.

 산하를 제외한 세 사람은 배가 고팠던 사람들이라 식사를 아주 맛있게들 했다. 객잔에 있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어린 나이임에도 화태건은 아는 게 많았고, 재미있게 말할 줄을 알았다.

 유청림과 공연연은 화태건의 말솜씨에 빠져 그와 금방 친해졌다.

 산하는 세 사람을 보며 산을 내려온 후 처음으로 하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도움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나 좋은 일에는

 늘 마가 낀다.

 산하는 젓가락질을 하며 슬쩍 일층과 이층을 훑어보았다.

 ‘많기도 하군. 길에 있을 때부터 따라온 자들이 넷, 일층에 둘, 이층에 둘, 밖에도 여럿이 더 있는 듯하고……. 적의와 살기가 분명한 시선이다.’

 산하가 그들의 존재를 알아차린 건 유청림에게 말을 걸기 전이었다. 확연한 적의와 살기가 유청림 모녀를 향하고 있었기에 그는 그들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었다.

 ‘유 낭랑한테 감정이 있어 보이는구먼. 하지만 움직임에 흐트러짐이 없고 눈빛이 강하다. 흑도의 무리는 아닌데… 그럼 정파? 그도 이상하다.’

 흑도를 걷는 사람들이 갖는 특성을 그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

 ‘유 낭랑은 무공을 배우지 않은 평범한 사람인데… 어떻게 저런 자들과 얽힌 거지?’

 산하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셨다.

 ‘여유 있게 지켜보기만 할 뿐 움직일 의사는 없어 보인다. 저들의 표적이 유 낭랑만은 아닌 듯하다.’

 산하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모르는 사람들이 산하의 외모를 보고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그의 성격이었다.

 처음 산하를 본 사람들은 그가 우직하거나 어리석거나 단순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

 산하의 외모는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못해 넘쳤으니까.

 그는 분명 사람들이 보는 그대로의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어수룩하게 보일 정도로 강호 경험도 부족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는 면이 그가 가진 성격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는 범인이라면 꿈에서조차 상상하기 어려운 극한의 수련 속에서 십 년이 넘는 세월을 보낸 사람이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의 성격이 평범할 가능성은, 숲에서 날아다니는 물고기를 만날 가능성보다도 적은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를 가르친 사람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제6장

 

 

 

 

 수수현의 서부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는 매화루.

 규모는 크지 않은 청루지만, 몸담고 있는 기녀들의 미모가 특출해 항상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곳이다.

 해가 중천으로 불끈 치달려가는 시각.

 매화루의 후원 별채.

 고안현에 설치된 열락궁 고안향의 향주 직을 맡고 있는 동미령은 텃밭인 고안이 아닌 이곳에 있었다. 그것도 벌써 반 시진째 초조하게 별채 앞의 정원을 서성이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정원을 빙글빙글 도는 와중에도, 그녀의 눈은 쉴 새 없이 별채로 들어서는 월동문을 살폈다. 덕분에 눈동자는 절반쯤 사시가 되었다.

 ‘대체 사요랑 사저께서 궁으로 보내라고 했던 서신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기에, 궁주님께서 직접 이곳까지 오신다는 걸까?’

 그녀는 궁금증으로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사요랑의 서신을 가져온 궁도는 그녀에게 서신을 넘긴 후 탈진해 쓰러졌다. 수십 리 길을 전력을 다해 달린 탓이었다.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생각한 동미령도 사요랑의 서신을 초지급으로 궁에 보냈다. 그리고 궁주가 직접 고안을 향해 떠났다는 전갈을 받았다.

 설마 궁주가 직접 나설 일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그녀에게 연이어 떨어진 지시는, 궁주가 도착할 때까지 거한 한 명의 종적을 찾아내 놓치지 말고 추적하라는 것이었다.

 동미령은 그 지시를 이행하며 수수현에 왔고, 곧 궁주가 도착한다는 소식에 궁의 거점인 매화루에 대기하게 된 것이다.

 ‘서신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궁에서 여기까지의 거리가 얼마인데 궁주님께서 곧 이곳에 도착하신다는 거지?’

 그녀의 맑은 이마에 몇 가닥의 가는 주름이 잡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말을 달려도 궁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보름은 걸린다. 무슨 방법을 쓰셨기에 칠 일 만에 이곳에 도착할 수 있으신다는 걸까?’

 샘솟듯 솟아나는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성이던 그녀의 발이 한순간 아교라도 달라붙은 것처럼 그 자리에 딱 멈췄다.

 그녀가 계속 살피던 별채의 문으로, 두 명의 백의궁장여인이 들어서고 있었다.

 동미령은 빠르게 그녀들의 앞으로 걸어가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

 “고안향주 동미령이 궁주님을 뵙습니다.”

 “오랜만이구나.”

 앞장서서 별채로 들어선 여인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았다.

 힘이 하나도 없는 듯한 궁주의 목소리에, 동미령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허리를 폈다. 그리고 궁주의 모습을 제대로 본 동미령의 눈은 놀란 토끼눈처럼 휘둥그레졌다.

 “궁주님, 어디 편찮으세요?”

 그녀가 그렇게 물어볼 만도 했다.

 열락궁주, 강호인들이 유정화(有情花)라 부르는, 지난 세대 강호십대미인 중의 한 명인 감소영의 몰골은 동미령이 그녀를 모신 이십여 년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만큼 험하기 이를 데 없었다.

 백의궁장은 흙먼지에 절을 대로 절어서 누런 황의가 되다시피 했고, 삼단 같은 머리카락은 파뿌리처럼 뒤엉켜 있었으며, 오는 동안 쉬지도 못했는지 눈 밑은 거무죽죽하게 죽어 있었다.

 평소 강호인들이 빙기옥골이라 부르며 칭송하던 피부는 두드러기라도 났는지 울퉁불퉁해서, 보는 동미령의 가슴이 미어질 지경이었다.

 감소영은 말할 기력도 없는지 힘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슬며시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뒤를 가리켰다.

 그녀의 손가락이 향한 곳을 따라간 동미령의 눈에 그제야 감소영의 뒤에 서 있는 여인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녀는 대경실색하며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털썩.

 “제자 동미령이 태상궁주님을 뵙습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그녀의 음성은 붕 떠 있었다.

 “일어나거라.”

 태상궁주라 불린 여인의 음성은 봄바람처럼 부드러웠다. 그러나 동미령은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하고 용수철 튕기듯 벌떡 일어나 부동자세로 섰다.

 태상궁주는 흑백이 뚜렷하고 맑은 눈으로 동미령을 보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궁주인 감소영을 언니라고 생각할 만큼 그녀는 젊고 아름다웠다.

 나이는 많게 봐주어도 이십 대 후반쯤.

 늘씬하게 큰 키와 풍성한데도 묘하게 몸매의 굴곡이 완연하게 드러나는 백의궁장이 잘 어울리는 절세의 미인이었다.

 감소영의 몰골이 흉악한 것에 비해, 그녀는 산책이라도 나온 사람처럼 옷에 먼지 하나 묻어 있지 않았고 눈에는 활력이 넘쳤으며 피부는 화사하고 깔끔했다.

 그녀가 물었다.

 “그분은 어디 계시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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