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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처럼,
여러 계층의 개성 있고, 사연 많은 사람들.
각자의 이익을,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가혹하고 억울하여,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날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된다.
급작스럽게 사건에 모두 휘말리게 되고, 계획 없던 동행이 시작된다.
서로를 경계하고 못 믿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끈끈한 인연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 추격해 오고...
시냇가의 꽃들에게, 추운 봄이라도 찾아올 것인가?...

 
12화. 초토화 ... 다시 앞으로!!!
작성일 : 19-11-10 15:07     조회 : 434     추천 : 0     분량 : 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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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숨 가쁘게 달려가던 도주로 저 멀리 교차로가 보인다.

 차안의 일행은 한동안 말이 없다.

 의미 없는 시선을 주고받는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왜 가야만 하는지도 모르는

 의문에 사로잡힌 채 한적한 교차로 언덕에 무심히 올라선다.

 

  바로 그 순간!!

 

  반쯤 열려져 있던 운전석 창문으로

 귀청을 찢을 듯한 경적 소리를 울어대며

 성난 뿔을 앞세운 아프리카 물소 떼처럼

 경찰버스가 달려든다.

 

  “쿠쿵!!! - 꽈꽝!!! - 끼이이이익!!!”

 

  경찰버스와 부딪친 후

 차체가 맞닿은 채로 한참을 밀려가던 도주 차량은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이내 한 바퀴를 구른 후

 뒤집어진 채 덩그러니 누워 버린다.

 

  뒤를 이어

 반대편에서 오던 경찰차 한 대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누워있던 도주차량을 그대로 때려 박는다.

 

  이어서 도착한 십 수대의 경찰차가 주위를 에워싼다.

 

  전투경찰, 형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쏟아져 나온다.

 

  상공에서는 마치 까치독사가 똬리를 트는 듯이

 아파치가 유유히 뱅글뱅글 맴돌고 있다.

 

  뒤집어져 있는 도주차량

 깨진 창문 사이로 조심스레

 전투 경찰의 발걸음이 가까이 접근해 온다.

 

  아비규환이 되어 있는 도주 차량 안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는 발렌타인.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는 일행

 

  깨진 창문 사이로 전투경찰의 발걸음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척! 척! 척! 척!”

 

  멀지 않은 곳에

 여러 총기가 있지만

 발렌타인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

 

  “뚜벅 뚜벅 뚜벅 뚜벅”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온갖 힘을 짜내서 신음을 토하며 총기를 잡으려고 발버둥을 친다.

 

  총을 코앞에 두고 결국,

 힘없이 털썩 주저앉는 손

 

  “으 - 으- 으으아아아아아아아!!!”

 

  몸 안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새카맣게 물든 얼굴 위로 뜨거운 눈물이 몇 가닥 흘러내린다.

 

  점점 일행에게로 다가오고 있는 진압 반.

 

  이내 도주 차량은 일제히 포위된다.

 

  김 형사가, 앞을 막고 서 있는 전투경찰을 헤집고 나와서는

 일그러진 도주 차량 뒷문을 열어젖힌다.

 차 속을 들여다본다.

 

  “반장님! 여기 와 보십시오!”

 

  “왜! 어때! 사, 사, 살아 있어!!”

 

  “그게 아니고 ... ??!!”

 

  “휘이이이우우우우웅!!! 쓔우우웅!!! 꽈꽈꽝!!! 쿠콰꽝!!!”

 

  어디선가 독수리의 청아한 포효소리와 더불어

 하얀 꼬리를 길게 늘어트리며 청룡의 기운을 담은 듯한

 웅장하고 용맹한 AIM-120 AMRAAM 미사일이 날아온다.

 

  “꽝~!! 꽈광!!”

 

  아파치의 가슴팍에 그대로 꽂혀 들어간다.

 

  붉은 화염에 휩싸인 아파치

 

  단 한 번의 단말마도 외쳐보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땅 속 깊이 고꾸라진다.

 

  곧 이어서

 귓속을 지나 심장까지 흔들어대는 천둥소리가 이어지고

 

  “쿠우우우우우”

 

  구름을 뚫고 슈아앙 나타나는 전투기 F-22

 

  하늘 위를 장악한다.

 

  “뭐야! 저거, 저거!!”

 

  “아군 아냐?! 확인 해봐!”

 

  진압 반은, 갑작스런 돌발 상황에

 그저 허둥지둥하며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한다.

 

  다시 한 번 하늘 위에서 천둥소리가 가까이 들리기 시작한다.

 

  점점 지상에 있는 사람들의 시야에 F-22가 선명해져 들어온다.

 

  잠시 후

 F-22의 가슴팍에서 20mm M61A2 발칸포가

 푸른 섬광을 발하며 지상을 향해 섬뜩한 빛을 뿜어댄다.

 

  “피툿피툿피툿피툿파팟!!! - 푯푯푯푯푯푯푯푯푯콰쾃!!!”

 

  교차로 일대가 삽시간에 불바다로 변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 위의 독수리는 매서운 눈매를 거두지 않는다.

 

  몇 번 저항의 총질을 해 대던 진압 반은

 이제는 서로 먼저 꽁무니를 빼고 도망가기에 바빠 보인다.

 

  어느 샌가

 정신을 차리고 도망갈 방법을 찾아 나서는 발렌타인

 

  눈썹이 휘날릴 정도로 주변을 살피며

 포격을 피하며 탈취할 차량을 모색한다.

 

  아픔은 어느새 잊혀진듯하다.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가 의심스런 순간이다.

 

  아마도 극한은 삶의 원동력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

 

  뭔지 모를 감정에 휩싸인다.

 평소라면 방법은 상관이 없다.

 거칠고 비정하게 자비 없이 냉정하게

 혼자 탈출했을 것이다.

 그렇게 배워 왔고, 또 살아 왔다.

 

  벌써 아궁이 속 불구덩이 같은 이곳을

 예전에 빠져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머릿속에

 일행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이 순간에도 목숨이 살아 있기를...

 

  다시 돌아오기 전까지 그러기를 희망 한다

 

  처음으로 걱정을 한다

 

  그런 발렌타인의 얼굴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민의 미소가

 잠깐이나마 스쳐지나간다.

 

  불현 듯 초점이 한 곳으로 모인다.

 

  그나마 쓸모 있는 듯한 승합차 한 대

 

  인도 위에 쳐 박혀 있다.

 

  생각 1도 안 하고 무작정 잡아탄다.

 

  “꾸이이이이이이이~ 쿠쿠쿠아아앙~!”

 

  승합차의 시동이 어렵사리 걸리고

 신속하게 핸들을 휘감는다.

 

  화염이 치솟는 교차로를 향해

 불나방처럼 뛰어든다.

 

  이리 저리 고통에 몸부림치는 경찰들

 피격당해 불타고 있는 차들을 피해

 일행이 있는 곳까지 가쁜 숨을 헐떡이며 바람처럼 달려간다.

 

  “부아아아아앙~!”

 

  얼마 안돼서 불타는 도로변에 도착한다.

 

  수현을 안고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아란이

 희뿌연 연기에 가려 어렴풋이 보인다.

 

  그 옆으로 ...

 검게 그을린 얼굴에 눈물범벅이 되어 있는 앉아 있는 소라

 

  무릎 위에 누워있는

 고통에 눌려 간간히 숨만 내쉬는 황 비서

 

  고이 안아들고 있다.

 

  도로 한복판에 서로 부축하고 서있는 뷰띠크와 똠양꿍

 얼이 빠진 눈으로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고 있다.

 

  “끼이이이이익!!! - 빨리 타!!! - 어서!!!”

 

  눈을 의심하며 멍하니 서있는 일행

 벌써 모른 척 저 멀리 도망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이었다.

 

  다시 돌아온 발렌타인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본다.

 

  “빨리 타라고~! 그냥 간다!!”

 

  거듭되는 외침에 정신을 차리고 승합차를 향해

 멈춰 서있던 자리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란은 수현을 안은 채로 뛰다시피 하여

 승합차에 올라탄다.

 

  가녀린 아란에게서 어떻게 이런 초인적인 힘이 솟아나는지

 수현은 그녀의 모습에 거듭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아야! 다시 와줘서 ... !!”

 

  “와~! 니 보기하곤 ... !!

 그 완전 불바다다! 드가믄 안 된다~!”

 

  “...”

 

  똠양꿍에게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음을 떼던 뷰띠크의 눈에

 화염을 피하지 않고 뚫고 들어가는 발렌타인의 뒷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화염 속, 저 편 ...

 

  소라가 꿈쩍도 않는 황 비서를 일으키려고 안간힘이다.

 

  “비켜 봐!”

 

  소라는 별안간 울리는 호통소리에 놀라 엉덩방아를 찧는다.

 

  “...!!...”

 

  “어서!!”

 

  아픈 엉덩이를 잡고 눈을 찡그리며 올려 본다.

 황 비서를 번쩍 안아 든 한 여성의 거뭇거뭇한 실루엣...

 

  실루엣을 감싸고 있던 메케하고 희뿌연 연기가 서서히 걷힌다.

 

  앉은 자세로 멈춰 있던 소라의 눈동자에

 짓궂은 미소를 머금은 발렌타인의 얼굴이 가득 비춰지고 있다.

 

  불바다로 변한 아비규환 속에서 오직 둘 만이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만 같이

 

  그렇게 ...

 

  서로를 한동안 바라보고 있다.

 

  황 비서를 안고 있던 발렌타인.

 소라를 바라보며 씨~익 웃어 보인다.......

 

  “야, 썅 년! ... 나 ... 보고 싶었냐?ㅋㅋ”

 

  소라는 너 같은 거 하나도 안 기다렸다는 눈짓이지만 ...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는 눈물을 막을 수 없다.

 

  “가자 ... 썅 년 ㅋㅋㅋ”

 

  얼마 지나지 않아

 셋은 불타오르는 활화산을 뒤로 하고

 마지막으로 ...

 

  승합차에 올라탄다.

 

  시동을 한참 걸고 있는 사이

 하늘 위로 다시 한 번 천둥소리가 메아리친다.

 

  곧 이어 ...

 제법 어스름이 깔린 하늘 위에서 F-22가

 교차로 일대를 향해 마지막 융단폭격을 가한다.

 

  무서운 속도를 붙여서 떨어지는 낙하 폭탄들.

 무자비하게 처참하게 잔인하게 지상 바닥을 집어 삼켜 버린다.

 

  거대하고 막막하고 웅장하기까지 한

 불기둥과 뭉게구름이 하늘을 뒤덮을 듯이 솟아오른다.

 

  초토화 되고 남은 곳에 이젠

 아무 것도 살아 있지도, 살아 갈 수도 없어 보인다.

 

  몇 번을 휘적거리며 그 주변 상공을 날아다니던 F-22

 더 이상의 정찰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

 소리 소문 없이 그 종적을 감추어 버린다.

 

  천둥소리도 점차 잦아들어 간다.

 화염과 메케한 뭉게구름에 싸여 있던

 교차로 일대에 고요한 침묵만이 감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

 일순 피어나는 뭉게구름 속에서 야릇한 긴장감이 흐른다.

 

  “부아아아아앙!!! 부아앙!!! 부아아아앙!!!”

 

  우렁찬 엔진 기계음이 울려 퍼진다.

 

  일행의 절실하고 절박한 눈빛을 담은 승합차

 

  상산 조자룡이 당판파 전투에서

 유비의 아들 아두(유선)를 구하기 위해

 조조의 대군 속을 뚫고 나갔던 것처럼

 구슬픈 뭉게구름을 뚫고 나와

 다시 한 번 험난한 새로운 도주로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굳게 입을 다물고 발렌타인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일행

 

  한 번씩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리는 발렌타인

 

  핸들을 고쳐 잡은 다음 가속페달을 힘껏 밟는다.

 

  일행이 떠나고 남은 그 곳은

 아직도 화마가 진정되지 않은 채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의 말
 

 오늘이 마감일이네요^^

 모두 수고하셨어요^^

 저도 하는데까지 연재하고 야간 출근해야겠어요^^

 여러분 좀 만 더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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