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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기억의 시간
작가 : charlotte
작품등록일 : 2019.10.6

매일 사라지는 기억, 잊혀진 시간 속 어딘가에서 찾아야하는 스스로의 답. 불완전하기에 완전해질 수 있는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
어느 누구 하나 믿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날들을 보내던 그녀가 찾은 기억의 조각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왜곡된 기억2
작성일 : 19-11-10 14:34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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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적 편안해 보이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던 그가 픽하니 웃는다. 비웃는 건가 싶어 양 미간이 가늘게 좁혀졌다. 이제 더는 그와 같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내가 가져 왔던 책을 가리켰다. 그런 건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듯이 눈길도 주지 않다 고집스러운 나의 행동에 그의 손이 움직인다. 제법 두께가 있는데도 그는 빠르게 읽어나갔고, 중간에 몇 번이고 피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책을 덮어 내려놓은 그의 얼굴엔 흥미롭다는 표정이 떠오른다. 전혀 흥미롭지 않은 내용이 그에겐 그렇게 느껴지는가 보다. 역시나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입이 움직이다 결국 미소로 바뀐다. 한쪽 입 꼬리만 곱게 올라간 얼굴에 주먹이라도 날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게 끝?”

 “더 있어야 할까요?”

 “게임이라고 했지, 이 게임이 끝난 것 같아?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 그때가 진짜 시작이라는 걸 알아야지.”

 “그렇다 해도 난 이제 더 이상은 당신에게 휘둘리고 있지만은 않을 거니까.”

 “넌 나에게 휘둘린 적 단 한 번도 없었어.”

 “아, 그러기 전에 나를 죽였었으니까.”

 “천만에,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군요. 이제 상담은 끝났으니 가셔도 좋습니다. 아, 책 고맙군요.”

 밖에서 두 번째 노크 소리가 들리자 그가 정중하게 말한다. 잠겼던 문을 열고 힘차게 걸어 나갔다. 경원의 집으로 돌아오자 바짝 긴장하고 있던 몸이 풀어진다. 마지막에 그가 했던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려 했지만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을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는 병실에 누워있었다. 꿈? 그 모든 순간들이 꿈이었다는 걸 나는 믿을 수가 없다. 주위를 둘러보다 내 손에 쥐여진 책에 시선을 고정했다. 읽다가 잠든 것인지 손가락 하나를 책 속에 끼운 채였다. 한참을 그 상태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생각도, 움직임도 멈춘 채 흘러가는 시간을 빤히 바라보았다. 혹, 마주했던 진실이 벅차 나는 결국 이곳으로 돌아온 것은 아닐까 싶었다.

 발자국 소리가 가까운 곳에서 들려온다. 문이 열리면 김석호가 나타나 멍하니 앉아있는 나를 마주한다. 그리곤 길게 한숨을 내쉰다. 어디서부터가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진짜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대체 이건 무슨 상황인가 싶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그가 내게 다가와 상태를 살핀다. 손가락 하나가 눈앞에서 왔다갔다 움직이는 걸 따라간다. 그래도 괜찮은 모양이라고 말한다. 무슨 의미지? 아니, 나는 어째서 다시 이곳에 와있는지를 더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가 묘한 표정을 짓는다.

 “끝나지 않았다고 했잖아.”

 소름 돋는 말에 내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온다. 멋대로 손이 움직여 그의 뺨을 내려쳤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그가 왜 그러냐고 묻는다. 왜인지 정말 몰라서 묻는다는 표정에 어이가 없는 쪽은 나였다. 저만치 떨어져있던 은성이 놀란 듯 다가온다. 이게 꿈이길 바라며 다시 눈을 감았다 떠보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안으로 들어온 경원이 무슨 상황이냐며 물어온다.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깊게 숨을 들이쉬며 차분히 생각을 해보려 했다. 그리고 의식을 잃은 것 같다.

 눈을 뜨면 경원이 얼빠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게 보인다. 주위를 빙 둘러보니 이곳은 다행스럽게도 그의 집이었다. 숨을 푹 내쉬며 안도하는 것을 본 그가 괜찮은지를 물어온다. 전혀 괜찮지가 않은 꿈 때문에 어지러울 정도였다. 왜 하필 이런 꿈을 꾼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깊이 생각해서는 안 될 것만 같다. 그럼에도 경원에게 이야기를 하며 이해를 해보려 노력했다. 망설이던 그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열면 그것 역시 나의 기억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제는 내가 병원에 있었을 때의 기억까지 꿈꿔야 하는 상황이 탐탁지 않았다. 그가 했던 말의 의미가 이것이었던 것일까? 아닐 것이다. 좀 더 생각해 봐야 하겠지만 절대 그런 의미가 아닐 것이다.

 “근데 그 말은 안 했던 것 같은데.”

 “무슨 말?”

 “끝나지 않았다고 했잖아 라는 말. 그런 말은 한 적 없었을 거야.”

 “그럼 뭘까.”

 “네가 너무 그 생각만 하고 있어서 그랬던 거 아닐까?”

 “그랬는지도.”

 “근데, 왜 끝나지 않았다고 했을까?”

 “나도 모르겠어.”

 “그걸 알아야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진짜 시작이라고 했는데 내가 그걸 안다고 해서 끝낼 수가 있기는 할까?”

 “진짜 네가 되면 끝낼 수 있을지도 몰라.”

 “뭐?”

 “네가 다시 그렇게 기억을 꿈꾸는 건 과거의 너와 현재의 네가 부딪히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단순히 작가적 입장에서 해석해볼 땐 그래.”

 경원의 해석이 맞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니 내가 문 밖을 나설 때 김석호가 작게 중얼거린 말이 하나 있었다. ‘과거와 현재가 싸우는 모습이 볼만 하겠군.’ 그 순간에는 미처 그 말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고, 흘려들었지만 분명 그건 나를 향한 말이었다. 스치듯 떠오른 말에 내 입에선 어이없는 실소가 터졌다. 작은 힌트와도 같았던 그 말을 경원의 입을 통해 다시 들은 셈이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너무도 다른 인물이었다. 그러니 내가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더는 얽매이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껏 찾아 헤매던 과거를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거에 집착하던 현재의 나는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던 탓에 그것들을 과거의 한 시점 속으로 밀어 넣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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