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철산대공 더보기

스낵북
https://www.snackbook.net/snac...
>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13 화
작성일 : 16-07-12 15:18     조회 : 484     추천 : 0     분량 : 509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의 무릎 정도밖에 오지 않는 여아가 중간이 부러진 길이 한 자가량 되는 나뭇가지를 들고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허름하긴 해도 얼룩 하나 없는 깨끗한 마의를 입은 아이는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컸다. 그리고 약간 마른 몸이지만 피부가 하얗고 오관이 단정해서 귀티가 났다.

 그와 눈이 마주친 아이가 말했다.

 “아저씨,

 사람으로 변신한 곰이지?”

 “쿨럭!”

 가슴이 답답한 기침을 토한 사람은 화태건이었다.

 아이가 아무리 작다 해도 두 사람이 아이를 보지 못했을 리는 없다.

 산하는 물론이고 화태건도 나뭇가지를 칼처럼 이리저리 휘두르며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보긴 했다.

 하지만 아이가 나뭇가지로 산하를 찌르리라고는 두 사람 다 생각도 못했다.

 화태건이 상황을 알아차린 것은, 걸음을 멈춘 산하를 뒤로하고 두어 걸음 더 앞으로 나간 후였다.

 산하야 아이가 그의 다리로 접근할 때부터 알고 있었고.

 그는 아이가 나뭇가지로 자신의 정강이를 찌르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피하지 않았다.

 미간을 직격하는 화살도 피하지 않는 그다.

 손놀림도 어색한 네댓 살짜리 아이의 조막만 한 나뭇가지를 피할 리가 없었다.

 산하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곰 아닌데?”

 아이가 앙증맞은 입술을 삐죽이며 고개를 갸웃했다.

 자신의 생각이 틀린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진짜?”

 “응.”

 “그럼 구미호야?”

 곰과 구미호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던 산하는 도저히 그 연결점을 찾지 못하고 아이에게 말했다.

 “구미호도 아니야.”

 석 자도 채 안 되는 아이가 칠 척의 거한을 올려다보는 게 쉬울까.

 물론 어려운 일이다.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히고 산하를 올려다보는 아이의 몸은 금방이라도 뒤로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위태로워 보였다.

 아이를 내려다보는 산하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옥화산 아이들 사이에서 그는 최고로 인기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를 좋아했던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아이들과 장난치며 노는 것을 좋아했던 것이다.

 고개를 잔뜩 젖힌 아이를 내려다보던 산하가 허리를 굽히며 쪼그려 앉았다.

 “사실 나는 말이야…….”

 아이의 두 눈이 호기심을 가득 담고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산하는 옆에 서서 벙긋벙긋 웃고 있는 화태건을 일별한 후, 크게 벌린 입을 아이의 코앞에 가져다 대고 와락 소리쳤다.

 “멧돼지닷!”

 “하악!”

 화들짝 놀란 아이가 뒤로 넘어갔다. 하지만 아이는 땅에 쓰러지지 않았다.

 산하의 오른손이 아이의 등을 받치고 있었다.

 아이는 꽤나 놀란 듯 커다란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뽀얀 볼이 파르르 떨린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얼굴이다.

 산하는 빙긋 웃었다.

 이럴 때 아이를 다루는 법을 그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긴 손가락으로 아이의 허리를 휘감고 허리를 편 산하는 아이를 자신의 가슴께까지 들어 올리며 물었다.

 “아저씨가 하늘 날게 해줄까?”

 아이의 눈물이 글썽이던 눈이 언제 그랬냐는 듯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새처럼?”

 “응.”

 “진짜?”

 “그렇다니까.”

 “해 줘.”

 아이는 산하의 마음이 변할까 두려운 듯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재촉했다.

 눈물은 벌써 말랐다.

 산하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 아이를 슬쩍 허공으로 집어 던졌다.

 아이의 몸이 일 장 넘게 허공으로 떠올랐다.

 산하와 아이가 노는 것(?)을 입맛 다시며 지켜보던 화태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올라간 것은 떨어져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 아닌가.

 허공으로 던져진 아이의 몸도 아래로 떨어지긴 했다. 그런데 속도가 비정상적이었다. 아이의 몸은 마치 새의 깃털처럼 느리게 아래로 내려왔던 것이다.

 보통의 경우보다 떨어지는 속도가 대여섯 배는 느린 듯했다.

 ‘허공섭물?’

 저절로 뇌리에 떠오른 무공의 경지를 되새김질한 화태건은 고개를 휘휘 저으며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이해가 잘 안 가는 장면을 본 것은 맞았다. 하지만 그것을 허공섭물과 연결시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다.

 당대에 허공섭물을 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인가.

 아마도 천하를 통틀어 스무 명을 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산하가 펼친 것이 허공섭물이라면 산하가 당세 무림을 석권하고 있는 초강고수들,

 신주육천공(神州六天公)이나 천중구마존(天中九魔尊)에 필적하는 고수란 말과도 같았다.

 허공섭물을 펼치려면 그들 정도의 고수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 무림의 중론이었으니까.

 산하가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화태건의 생각으로도 그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산하의 외모에서 추정되는 나이와 실제 나이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간극이 있긴 해도, 어쨌든 그의 나이는 이제 열아홉이었다.

 그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무공을 수련했어도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래도 내공을 외부로 투사해 아이가 떨어지는 속도를 조절하시긴 한 거 같은데…….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내력 운용이다. 형님의 능력은 정말 불가사의해.’

 그가 생각할 수 있는 한계였다.

 특이한 점은 더 있었다.

 산하와 아이가 노는 장소는 큰길이었다. 오가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두 사람에게 주목하는 사람은 화태건밖에 없었다. 산하의 외모를 생각하면 이상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현상은 관제묘에서 이미 한 번 겪은 화태건이다.

 알면 알수록 더 신비로운 산하의 능력을 생각하며 화태건은 내심 혀를 내둘렀다.

 느리게 하강한 아이의 몸은 사뿐히 산하의 손 안에 내려앉았다.

 아이를 보며 산하가 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나는 거 맞지?”

 아이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흥분으로 인해 붉게 달아오른 얼굴이 잘 익은 홍시 같았다.

 “아저씨, 더해줘요! 더해줘요!”

 아이는 짧은 양팔을 휘저으며 소리쳤다.

 어느새 아이의 어투는 변해 있었다.

 반말에서 존댓말로.

 싱긋 웃은 산하가 고개를 끄덕이려 할 때였다.

 “연(蓮)아, 그러면 안 돼!”

 맑고 고운, 하지만 엄한 기색이 역력한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산하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땅에내려놓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장 정도 떨어진 곳에 푸른 죽립을 쓴 여인이 서 있었다.

 그녀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에 몸매가 잘 드러나지 않는 풍성한 마의를 입고, 그 위에 허벅지 어림까지 내려오는 허름한 바람막이를 걸치고 있었다.

 “엄마!”

 아이는 금방 산하를 잊고 죽립여인에게 쪼르르 달려가 안겼다.

 무릎을 굽히고 앉아 달려온 아이를 품에 보듬어 안은 여인이 일어섰다. 죽립 밑으로 얼굴을 가린 면사가 언뜻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죽립에 면사?’

 아주 드물다고 하기는 어려워도 흔한 차림새는 아니다.

 여인이 산하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한눈을판 사이에 연아가 폐를 끼쳤나 보군요.”

 고개를 드는 여인의 면사 밑으로 학처럼 길고 하얀 목이 보였다. 그 느낌이 고혹적이어서 산하는 내심 의혹을 느끼며 여인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아무래도 저렇게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아이와 단둘이 저잣거리를 다닐 법한 여인은 아니다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인은 마의와 바람막이로 온몸을 감다시피 하고 있어서, 볼 수 있는 것은 목의 일부와 삼단처럼 긴 머리카락, 그리고 아이를 안은 희고 고운 손뿐이었다.

 ‘아기엄마 손이 저렇게 예뻐도 되나?’

 산하는 맑은 눈으로 여인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이가 제게 폐를 끼친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즐겁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산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여인이 아이를 안고 돌아섰다.

 어색하게 목을 숙여 마주 인사하고 고개를 들던 산하는 화태건의 눈치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화태건은 마치 넋이 빠진 사람처럼 멍한 얼굴이었다.

 그의 눈동자가 고정된 곳은 멀어지는 마의여인의 허리춤에서 출렁이는 칠흑처럼 검고 긴 머리카락.

 “건아.”

 산하가 부르는 소리에 화태건은 흠칫하며 머리를 휘휘 저었다. 벌어졌던 입이 닫혔다.

 “예, 형님.”

 “너 좀 이상하다? 어디 아프냐?”

 “갑자기 아플 리가 있습니까.”

 화태건의 음성은 이상할 정도로 맥이 빠져 있었다.

 산하는 내심 활달함이 지나칠 정도인 평소와 너무나 다른 화태건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했다.

 화태건이 왜 이러는지 짐작 가는 게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내어 물을 만한 일은 아니었다.

 “밥 먹으러 가자.”

 “예.”

 객잔을 향해 걸어가던 산하는 결국 걸음을 멈춰야 했다.

 “신경 쓰이냐?”

 “예.”

 대답과 함께 화태건은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힐끔힐끔 산하의 눈치를 살피는 그의 눈엔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객잔에서 십여 장 떨어진 곳에서 죽립여인은 아이를 품에 안고 서 있었다.

 빗자루처럼 길의 흙먼지를 쓸며 달려가던 바람이 여인의 몸을 휘돌아 나갔다.

 어딘가 쓸쓸한 분위기였다.

 그녀를 일별하고 화태건을 돌아본 산하가 풀썩 웃으며 말했다.

 “아이엄마다.”

 아직 솜털이 다 가시지 않은 화태건의 흰 뺨이 붉게 물들었다.

 “그런 거 아니라구요, 형님! 그냥 아이가 배고픈데 밥 사줄 돈도 없는 거 같아서…….”

 “그건 네 말이 맞다.”

 산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산에서 십 년을 넘게 살았고, 옥화산의 사냥꾼 마을과 화전민 마을의 주민들과 친했다. 옥화산채의 산적들과는 형제처럼 지냈고.

 그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큰 탓에 그는 부자는 몰라도 가난한 사람들은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알아볼 수 있었다.

 연아라는 아이가 죽립여인에게 떼를 쓰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모녀를 스치듯 보아서는 두 사람이 왜 제자리에 서 있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산하는 마음을 정했다.

 여린 모녀에게 점심 한 끼 사줄 돈이라면 그도 화태건도 넘치게 갖고 있지 않은가.

 물론 화태건의 속마음이 정말 그런지는 조금 의심스러운 바가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리고 다른 문제도 있었다.

 산하의 두 눈이 찰나지간 모녀의 주변을 훑었다.

 기대에 찬 눈으로 자신을 보는 화태건의 어깨를 툭툭 두드린 산하는 성큼성큼 죽립여인을 향해 걸어갔다.

 여인도 그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린 듯 아이를 안고 그를 향해 돌아섰다. 새끼를 보호하는 야생 짐승처럼 은근한 경계심이 완연한 몸짓이었다.

 “멧돼지 아저씨!”

 연아가 산하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6 26 화 2016 / 7 / 15 451 0 7582   
25 25 화 2016 / 7 / 15 433 0 5838   
24 24 화 2016 / 7 / 15 434 0 6493   
23 23 화 2016 / 7 / 15 505 0 3819   
22 22 화 2016 / 7 / 15 450 0 5701   
21 21 화 2016 / 7 / 15 448 0 5364   
20 20 화 2016 / 7 / 15 448 0 5611   
19 19 화 2016 / 7 / 15 503 0 6611   
18 18 화 2016 / 7 / 15 459 0 6697   
17 17 화 2016 / 7 / 15 462 0 5155   
16 16 화 2016 / 7 / 15 691 0 5044   
15 15 화 2016 / 7 / 12 495 0 5408   
14 14 화 2016 / 7 / 12 472 0 4980   
13 13 화 2016 / 7 / 12 485 0 5098   
12 12 화 2016 / 7 / 12 491 0 5269   
11 11 화 2016 / 7 / 12 467 0 5495   
10 10화 2016 / 7 / 8 529 0 5837   
9 9화 2016 / 7 / 8 461 0 5326   
8 8화 2016 / 7 / 8 431 0 6233   
7 7화 2016 / 7 / 8 584 0 5106   
6 6화 2016 / 7 / 8 445 0 5301   
5 5화 2016 / 7 / 8 453 0 5018   
4 4화 2016 / 7 / 8 517 0 5042   
3 3화 2016 / 7 / 8 413 0 4744   
2 2화 2016 / 7 / 8 437 0 7618   
1 1화 2016 / 7 / 8 734 0 580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21세기 무인
임준후
철혈무정로
임준후
천명
임준후
천마검엽전
임준후
켈베로스
임준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