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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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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12 화
작성일 : 16-07-12 15:18     조회 : 491     추천 : 0     분량 : 5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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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장

 

 

 

 

 강서성 구강현(九江懸).

 강서성의 북부 장강변에 있는 구강현은 호남성과 경계가 되는 지역이다. 포양호를 끼고 있어 경관이 아름다웠고, 수륙의 교통이 사통팔달하여 상업이 번성했다.

 구강현 내 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한 시진 정도를 걸어가면, 구강의 활기찬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무척 음침하게 느껴지는 지역이 나온다.

 대략 사방 칠 리를 점하며 수백여 채의 크고 작은 건물들이 몰려 있는 곳.

 구강현의 흑도 문파 대부분이 둥지를 틀고 있어 묵지(墨地)라고도 불리는 지역이 바로 이곳이었다.

 독아강의 주인 오도칠은 이곳에 있었다.

 그가 있는 곳은 규모가 꽤 큰 삼 층 건물의 삼층 끝 방이었다.

 규모는 커도 그다지 잘 정돈되지 못한 방의 내부.

 오도칠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탁자 건너 의자에 앉아 있는 사내의 사나운 눈길을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

 “뭐라고? 칼로 쑤셨는데 칼이 자끈동 부러지고 칼질한 놈들의 손아귀가 걸레처럼 찢어졌다고?”

 의자에 앉아 있는 사내, 상명효는 이런 미친놈이 있나 하는 표정으로 오도칠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되물었다.

 “그렇습니다요.”

 오도칠이 지체 없이 대답했다.

 그러나 그 대답은 오히려 상명효의 속을 더 긁었다. 그가 으르렁거리는 음성으로 소리를 질렀다.

 “어디서 술을 개처럼 처먹고 헛것을 보고는 내게 와서 개소리냐! 내가 너무 잘해주니까 만만해 보여? 후회하게 해줄까?”

 덩치만큼 성량이 큰 그다.

 천장의 대들보에 쌓여 있던 먼지가 우수수 떨어졌다.

 본래 상명효의 입은 이렇게 걸지 않았다.

 아무리 흑도에 몸담고 있는 그일지라도 현재 그가 맡고 있는 지위는 만만치 않아서, 뒷골목을 휘젓고 다니던 시절 썼던 말투를 쓰지는 않는 것이다.

 그런 그가 이런 투로 말하는 건 오도칠이 그를 희롱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장황하게 이어진 오도칠의 얘기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그동안 그가 오도칠에게 적지 않게 얻어먹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오도칠은 벌써 패대기쳐졌을 것이다.

 실색한 얼굴로 힐끔힐끔 상명효의 눈치를 보면서도 오도칠은 억울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듣는 사람이 누구든, 자기가 한 말을 쉽게 믿을 사람이 없을 거라는 건 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인 걸 어쩌랴.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가슴을 열어 심장을 보여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정말 그렇게 하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당연히 그자의 가슴을 두 쪽으로 갈라 버렸을 테지만.

 그는 사시를 뜨고 자신을 노려보는 상명효를 향해 연신 포권을 하며 절절한 음성으로 말했다.

 “지부장님, 천지신명께 맹세코 제가 드린 얘기는 정말입니다요. 믿어주십시오. 제 명예를 걸겠습니다요.”

 상명효는 등을 의자에 턱 기대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천지신명? 명예? 허, 개 같은 짓을 하는 손을 가진 자들 중 첫째 둘째를 다툰다는 천하의 견행수(犬行手) 오도칠에게 명예라는 것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구만.”

 대놓고 모욕이다.

 포권을 하며 고개를 숙인 오도칠의 눈에 독기가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감정을 내색할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는 영악하기가 여우보다 더하다는 평을 듣곤 하는 사람이다.

 ‘패력권(覇力拳) 상명효… 이 대추나무 밑에 있다가 벌건 대낮에 벼락 맞아 뒈질 놈아, 네가 강서칠흉(江西七兇)의 첫째이고 마천루(魔天樓) 강서지단의 북부지부장을 맡고 있는 자가 아니었다면 내가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다. 그동안 내가 너한테 상납한 금전이 얼마인데… 제발 나서라… 나서!’

 고개를 숙인 오도칠의 음험한 눈빛이 강해졌다.

 세상 사람들은 흑도는 무공 센 놈이 장땡이라고 얘기하지만, 그건 흑도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흰소리다.

 물론 무공이 세면 장땡이 맞다.

 하지만 그보다 나은 끗발도 있다.

 바로 악과 깡이다.

 목에 칼이 들어오고 배가 갈라져도 자신의 내장을 입에 물고 웃을 수 있을 정도의 악과 깡이 있어야 흑도에서 살아남고, 힘을 구축할 수 있다.

 그만한 독기가 없다면 언제 어디서 부하에게 칼 맞고 사라질지 모르는 세계가 흑도였다.

 오도칠의 무공이 이류 수준에 불과한데도 독아강이라는 조직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남다른 악과 깡, 즉 배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눈앞의 상명효는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쓰지 않는 독아강이지만 그래도 소속 인원이 이십여 명이나 된다.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명효를 힐끗거리던 오도칠은 준비한 패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 패를 구하기 위해 그는 수하들을 푼 것은 물론이고 자신도 발 벗고 나서서 상명효에 관한 뒷조사를 무려 이틀 동안이나 했다.

 “지부장님, 그자가 사용한 무공이 소림사의 정종공부인 듯했습니다요. 저희에게 일을 의뢰했던 열락궁의 계집이 그렇게 말했으니 아마 확실할 겁니다요.”

 의자에 등을 기대고 고개를 젖힌 채 오도칠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흘리던 상명효의 눈빛이 변했다.

 그는 튕기듯 허리를 세웠다. 그리고 오도칠을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며 물었다.

 “소림의 무공? 그 계집이 뭐라고 했는데?”

 “그놈이 사용하는 금나수를 보고 천수금나라고 했습니다요.”

 오도칠은 산하가 사요랑의 질문을 부인했다는 건 쏙 빼고 말했다.

 “천수금나…….”

 이를 갈며 중얼거리는 상명효의 눈이 원독의 빛으로 물들었다.

 ‘걸렸다!’

 상명효의 눈치를 살피던 오도칠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의자에 앉아 있는 상명효의 코는 높이가 양쪽 뺨의 광대뼈와 같았다.

 광대뼈가 높이 솟아서는 아니었다.

 코가 뭉개져서 그랬다.

 코가 멀쩡했다면 꽤 호남형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그지만, 코가 뭉개진 후로는 기루에서조차 푸대접을 당하는 형편이었다.

 그리고 십수 년 전 그의 코를 뭉갠 것은 소림사의 스님이 휘두른 곤(棍)이었다.

 오도칠이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았다.

 “이곳으로 오면서 생각해 봤는데, 그자가 사용한 외문기공이 소림사의 철신갑(鐵身鉀)이 아닌가 싶습니다요.”

 철신갑은 칠십이종절예에 속하지는 않아 이름을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외문기공류의 무공을 익힌 사람들 사이에서는 상승의 공부로 손꼽히는 절기다.

 철신갑이라는 말은 타는 장작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과거 상명효의 코를 사정없이 뭉갰던 소림승도 철신갑을 익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곤의 원한을 갚기 위해 그가 절치부심한 세월이 십여 년이다.

 복수를 할 수 있는 무공을 배우기 위해 마천루에도 몸담지 않았던가.

 비록 오도칠이 말한 자가 그의 코를 뭉갠 소림사의 땡초가 아닌 게 조금 아쉽긴 해도, 어차피 소림 무공을 익힌 자라면 상대가 누구든 관계는 없었다.

 소림의 ‘소’ 자만 들어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그였으니까.

 그의 눈엔 벌써 그의 주먹에 의해 피떡이 되어 널브러진 소림 속가제자의 몰골이 선했다.

 철신갑과 천수금나를 사용하는 자라면 오도칠이 얘기한 황당한 일도 얼추 가능할 것도 같았다.

 상당 부분 과장된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상명효는 이제 오도칠의 얘기를 믿었다.

 소림이라는 말이 가져온 결과였다.

 “으드드득! 소림사의 속가제자라 이거지!”

 벌떡.

 상명효는 의자의 팔걸이를 세차게 치며 자리를 떨치고 일어났다.

 일어선 그는 키가 육 척 오 촌은 됨직하고 몸무게도 이백오십 근은 나갈 듯한 거구였다.

 단지 그가 일어선 것만으로도 방이 가득 차는 듯했다.

 게다가 그의 두 눈에서 쏟아지는 살기는 오도칠이 마주 볼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강렬했다.

 상명효가 일어서는 동작이 너무 급작스러워, 얼결에 고개를 들었다가 그의 눈과 마주친 오도칠은 놀라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당황한 듯한 몸놀림과는 달리 고개를 숙인 오도칠의 입가에는 보일 듯 말 듯 득의만면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 * *

 

 호북성을 일백여 리 앞에 두고 있는 강서성 수수현(修水縣).

 정오 무렵 산하와 함께 현 내로 들어선 화태건은 침을 꿀떡꿀떡 삼키며 객점부터 찾았다.

 고안 인근의 평원에서부터 산하와 동행한 지도 벌써 사 일째.

 그동안 그는 한 번도 편안한 잠을 자지 못했고,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했다.

 당연히 산하 때문이었다.

 산하는 걷다가 졸리면 자고, 배가 고프면 행랑에서 풀뿌리를 꺼내 씹고, 덥다 싶으면 눈에 보이는 개천에 들어가 한 시진은 놀다 나왔다.

 사람이 사는 마을을 만나기도 했지만 산하의 발길은 마을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에겐 마을이나 노상이나 다를 게 없는 듯했다.

 화태건은 별수 없이 산하와 함께 이슬을 맞으며 노상에서 자고, 텁텁한 건량과 육포를 우격다짐으로 먹으며 이곳까지 왔다.

 무슨 맛으로 먹나 궁금해서 산하를 졸라 몇 개 얻어먹은 풀뿌리의 맛은 오묘했다.

 쓰고 떨떠름하고 밍밍하기까지 한 맛.

 화태건의 관점에서 볼 때, 산하가 주식으로 먹는 풀뿌리는 절대 음식이라 부를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이걸로 정말 요기가 되느냐며 오만상을 찌푸리고 투덜거리는 그를 보며 산하는 유쾌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풀뿌리를 가리키며 장복하면 피와 기를 맑게 하고 항마력까지 얻을 수 있는 귀한 약초라고 했다.

 그렇지만 아무리 약효가 좋아도 화태건은 풀뿌리를 다시 먹고 싶다는 마음이 눈곱만치도 들지 않았다.

 그 이후로 그는 죽으나 사나 건량과 육포만 씹었다.

 그렇게 사 일을 보낸 터라, 그는 뜨끈한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혀가 녹는 기분이 들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겉으로 봤을 때 그가 겪고 있는 상황은 열악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러나 그는 산하와 동행하기로 했던 자신의 결정을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혼자 다니면 더 편할 수 있었다.

 품에는 남부럽지 않게 먹고 자며 돌아다닐 수 있는 충분한 돈이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산하의 곁에서 풍진노숙과 곰팡내 나는 건량을 마다하지 않으니 남들이 사정을 알면 살짝 돈 놈 취급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화태건의 길지 않은 십칠 년의 삶 속에서 요 며칠처럼 마음이 편안했던 시절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다.

 “형님, 저기 객점에서 점심 먹고 가시죠?”

 화태건의 손가락은 삼십여 장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층 건물을 가리키고 있었다.

 태평객잔.

 객잔의 상호를 본 산하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십일 년 동안 주식으로 구지속명초(九枝屬名草)를 먹어온 그였지만 다른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먹어본 경험이 없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굳이 다른 음식을 찾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뿐이었다.

 ‘산을 내려왔는데 계속 속명초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은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겠군. 아우도 힘든 것 같고.’

 빙긋 웃은 산하는 화태건과 함께 태평객잔을 향해 걸었다.

 객잔을 십여 장 남겨두었을 때다.

 뚝!

 산하는 눈을 껌벅이며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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