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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탐라에서 가장 탐나는 너.
작가 : 리릭
작품등록일 : 2019.10.29

대한민국 땅 끝 마을 해남.
해남에서 놓인 커다란 다리를 건너면 갈 수 있는, 인공섬 숨비도.
탐라 최고 지도자의 손자 소마주(小馬主) 김위온.
탐라 최고의 음전한 규수 류모을.
육지의...... 그냥, 태희.
세 사람을 둘러 싼 이야기.

 
15. 서화도(藇華圖) 고등학교의 특별한 입학생.
작성일 : 19-11-10 02:11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7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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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휴일인데, 쟤네들 뭐니? 저 옷을 입고 왜 저렇게 떼거지로 뛰어가냐?

 뛰면 천한 것들이라고, 아래위로 눈알 튀어나오게 째려보던 것들이?”

 

 주경이 한복을 곱게 입은 몇 명의 남녀 학생들을 그들을 불만이 가득한 눈빛으로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무슨 일 있는 거 같은데? 뭔 일이 있나 봐! 진짜 왜 뛰어가는 거지? 여기 들어와서 저런 모습 첨 본다! 언니, 뛰어! 우리 따라가보자!”

 

 태희는, 주경의 손을 재빠르게 잡고 학교 정문 쪽으로 가는 그들을 따라 뛰었다.

 그런데 교문이 가까워질수록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학교 선생님들과 기숙사에 쉬고 있던 아이들은 물론, 수 십 명의 경찰들까지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건, 탐라 샌님들 30여 명이 공손히 손을 모으고 양쪽 줄로 서 있었다.

 

 ** 탐라샌님: 탐라도 아이들을 그렇게 부른다. 그들은 평상복으로 한복을 입고 한문으로 쓰인 책을 많이 읽으며, 그들끼리만 어울려 다니면서 일반 아이들과의 교제가 거의 없다

 

 그런데, 한복을 입고 줄을 늘어선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아이들은 계속 와~ 와~ 하며 감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감탄은 샌님들 모습에만 터진 건 아니었다.

 

 “뭐지? 쟤네들 저... 절을 하는 거야? 누구한테?....”

 

 아이들이 웅성 거리기 시작했다.

 태희는 많은 아이들 틈을 겨우 헤집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아이들이 대체 누구를 보며 놀라는지, 빠르게 눈알을 굴려 그 주인공을 찾아냈다.

 아직 찬 바람을 다 밀어내지 못한 눈부신 햇빛이, 검고 낮은 차 문을 열고 나오는 남자아이의 머리 위에 원을 그리고 있었다.

 어깨를 넘은 새까만 머리카락은 강가의 물을 머금은 차돌 마냥 매끄럽게 빛나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얼굴선을 따라 물결처럼 흐르며 하얀 얼굴을 살짝 가려 주었다.

 걸을 때마다 서걱 서걱 소리를 내는 정강이까지 내려온 진줏빛 비단 도포.

 도포의 허리를 묶은 짙푸른 세조대에는 공들여 지은 국화매듭에 홍마노 구슬이 빨갛게 엮어있었다.

 그리고, 도포 끝. 수 놓인 한 송이 붉은 작약은 교복 깃에서 반짝이는 서화도 고등학교 배지와 닮아 있었다.

 

 “어머나!! 어제 엄마랑 통화할 때, 오늘 학교로 들어오는 입학생 중에 꽤 높은 신분의 아이가 있다고 하던데.. 어머, 어머 쟤가 걔인가 봐~ 저 한복 입은 맵시 좀 봐.

 다른 샌님들이랑 차원이 다른 것 같아! 그치?”

 

 들리는 소리에 태희는, 위온을 다시 쳐다보았다.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여자처럼 긴 머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고 도리어 잘 어울려 보였다.

 

 학생 주임 선생님이 그들 무리 중 혼자 검은 정장을 입고 있는 젊은 남자와 이야기기하며

 남자아이를 따르는 입학생들과 기숙사로 안내하고 있었다.

 30여 명의 샌님들과 10여 명 되는 입학생들이 기숙사로 걸어가는 모습이, 꼭 사극에 나오는 아름답고 화려한 ‘왕의 행렬’처럼 보였다.

 그들은 모두 수선스럽지 않았으며, 우아하고 단아한 모습들이었다.

 

 “내일이 입학식인데, 오늘 들어오는 거야? 왜? 우리는 한 달 전에 왔구만.”

 “그래도 쟤~ 진짜 잘생겼다.”

 “아까 차 봤냐? 저거 우리나라에 한 대야, 한 대 밖에 없어,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주문받아서 판매한다던데... 실제로 보게 되다니 진짜 멋지다.“

 “난 저애 우리 학교에 입학한 거 완전! 찬성.”

 “왜?”

 “그냥.”

 

 위온을 보며 아이들이 한 마디씩 하고 있었다.

 서화고 운동장을 둘러싼 커다란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꼭 탐라의 파도 소리와도 같아, 위온은 잠시 아찔하였다.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탐라가 그리워지다니....

 육지의 학교는 사진 보다 훨씬 더 컸다.

 

 “이쪽으로 가시면 돼옵니다. 모두 소마주님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권 비서가 길을 안내했다.

 권 정 비서관. 이곳에서는 문 시중이 하던 일은 권 비서가 맡아서 하게 된다.

 그는 비서관실에 소속되어 있었다.

 준비하는 시간 동안 계속 마주하였지만, 홍 실장 사람이라 그런가... 아직은 많이 불편했다.

 며칠 있다, 탐라로 내려가는 문 시중을 잡고 싶었다.

 이렇게 계속 옆에 있으면 좋겠지만, 할아버님의 명이니 아쉬웠지만 보내줘야 한다.

 행렬이 기숙사 근처에 이르자 한복을 입은 한 무리가 위온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소 마주님.”

 “소 마주님. 어서 오십시오.”

 

 재환이 졸업생 대표로 위온을 향해 엎드리자 70여 명의 서화고 졸업생이 따라서 크게 외치며 바닥에 엎드리며 큰 절을 했다.

 위온은 엷은 미소를 살짝 지으며 일어나라는 손짓을 문 시중에게 보냈다.

 

 “재환 선배 아니야?”

 “너, 저 선배 진짜 좋아했지? 더 멋있어졌다. 너 그거 알아? 저 선배 UCL에 가서도 탑이었다더라. 건축과. 부럽다 거기 졸업하고 지금 AU 건설에 들어갔잖아. ”

 “어? AU에? 진짜 허걱이다. 난 고건 몰랐네.. 그런데, 재환 선배 뿐이냐?

 탐라 샌님들은 거의 다 밖으로 나가잖아, 그것도 아주 좋은데로 잘가.

 엄마가 그것 때문에 여기로 보냈는데... 난 자신 없다.”

 “헐~ 저기 보영 선배도 있다. 요즘 tv에 많이 나오던데, 나중에 사인 받으러 갈까? 근데 대단한 집인가 봐 졸업생들도 다 오고...”

 “요즘 인기가 가장 핫한, 저 선배가 여기까지 왔으면, 저애가 그럼... 소마주라도 되냐?”

 

 “모두, 기립하시오~~”

 

 문 시중의 목소리가 학교에 메아리처럼 흩어졌다

 졸업생 모두 고개를 들고 자세를 바로잡고 섰다.

 보영이 위온과 눈을 마주치려 생긋거리다, 위온과 마주치자 예를 갖추며 수줍은 듯 웃어 보였다.

 그러나. 위온은 무표정 한 얼굴로 그녀를 보다 문 시중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문 시중은 어깨에 맨 봇짐에서 소중하게 보관하여 가져온 두루마기를 펴고 말을 이었다.

 

 “서화고에서 여러분들이 이룬 학업의 성과는 과연 놀랍다.

 그대들의 행적에 뒤를 이을 수 있도록 후학 양성에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

 차후, 탐라에서는 그대들을 위해 노고를 치하하고 위로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니,

 참석하여 탐라와 각 가문들의 이름을 드 높이는 자리가 되도록 하라.“

 

 위온은 문 시중이 읽은 두루마리를 받아 재환에게 넘겨 주었다.

 대마주의 인장이 선명하게 찍힌 두루마리를 재환은 양손으로 소중하게 받아 들었다.

 

 “헉~ 뭐가 이렇게 모여 있어? 저 콧대 높은 신 샌님들이, 절을 다 하고 대체 누구야?”

 

 전교 부회장 건민이 기숙사로 들어오다가 행렬을 구경하고 있는, 주경을 보고 아는 척을 했다.

 

 “안녕하세요..”

 

 태희는 건민을 어색한 인사를 건넸다.

 주경을 통해 이미 인사를 한 사이였지만, 2학년 선배여서 그런지 조금 어려웠다.

 

 “왔어요? 사극 한편 보고 있어요. 껀민~ 너 지금 집에서 지금 오는 거야?”

 

 주경이 건민과 하이 파이브를 하며 반갑게 웃었다.

 

 “응. 이제 막 오는 길. 그런데 주경! 오늘은 한가하냐? 항상 바쁜 네가 구경을 다 하고.”

 

 “오늘 기숙사 전체 청소 있었잖아.. 청소 끝내고, 잠깐 태희랑 도서관 다녀 오는데, 엄청난 사극 행차 시네!

 그래서 잠깐 보는거야~ 그런데 작년이랑 다른 게, 졸업생까지 왔어.

 저 애 때문이야.. 얼마나 높은 집이길래... 알고 싶엉~~ 영의정, 좌의정.. 막 그 정도인가?”

 “흐흐 그런가?”

 “그리고.... 쪼~기, 너의 첫사랑 최보영 선배.”

 “으응? 보영 선배?”

 

 건민의 눈에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들어왔다.

 건민이 입학했을 때 3학년이었던 보영은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가장 많았다.

 건민도 그중 한 명이었지만 아주 잠깐이었다. 관심을 보였던 건...

 그걸 주경이 기억하는 것. 억울했다. 첫사랑까지는 아닌데.

 

 “무슨! 첫사랑 씩이나, 그냥 이쁘다고 한 것뿐이었구만...”

 “너... 유치원 때부터 본 나야!~ 한 번도 그 어느 누구도 이쁘다. 이 소릴 해 본 적이 없는

 네가. 이쁘다 소릴 했어 그럼. 뭐겠어?”

 “진짜. 아니랍니다. 그런데 회의 있는 건, 알고 있어?”

 “알고 있어~ 어~ 시간 다 됐네. 태희야 임원 회의가 있어서, 먼저 숙사 들어가.

 내일 입학식 때 보자. 껀민 그만 가자.”

 “알았어, 언니. 선배님 그럼 다음에...”

 “그래, 다음에 보자.”

 

 건민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하는 태희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태희와 주경은 한 살 터울의 고종사촌 지간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빠가 돌아가시자, 엄마는 태희와 태민을 두고 재혼을 하면서,

 태희는 고모 집에서 남동생 태민은 할머니 댁에서 살게 되었다.

 아빠가 남겨 둔 유산이 조금 있어 고모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주지 않았지만,

 이 학교에 들어오며 고모의 눈치가 좋지 않았다.

 주경과 함께 고모를 졸라 겨우 입학금과 한 학기 등록금을 지원해 주면 나머지는 장학금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이 학교에 올 수 있었다.

 부모의 모든 지원을 받으며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니는 건 얼마나 복받은 것인가.

 태희는 기숙사에 들어서며 노래를 부르듯 중얼거렸다.

 

 “장학금. 장학금. 장학금.~”

 

 주경과 건민이 수련 강의동으로 들어갔다.

 건민은 전교 부회장, 주경은 환경부장이었지만, 사실 이름뿐 회장과 부회장 외에는 전교 임원이라 해도 특별한 행사 외에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지원자가 없어 건민의 추천으로 이름은 올렸지만, 그게 아니었으면, 주경은 아예 할 생각도 없었다.

 임원이라는 게 부담도 되었지만, 중요한 시기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

 학교 임원들의 회의실에는 최신 프로젝터, 개별 에어컨, 고급 회의 탁자와 의자 등의 각종 시설과 냉장고에는 종류별 간식들이 들어있어, 학교에서 임원들에게 많은 배려를 하고 있었다.

 내일 입학식 준비로 각 반의 임원들이 모여 있다.

 고은은 함께 들어오는 건민과 주경을 보자 속상한 마음에 얼굴이 붉어졌다.

 둘은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는데...

 건민을 좋아하고 있는 고은은 건민의 옆에 항상 붙어 다니는 주경이 싫었다.

 남자 여자 사이에 친구는 무슨... 웃기는 소리.

 

 “그럼 바깥 운동장 주차 안내는 우리 1반에서 맡겠습니다.”

 “학부모님들이 헤매시지 않고 강당으로 오시도록 안내를 잘 해 주시길 바란다고~

 교장선생님께서 특별 부탁을 하셨어요. 이상입니다.

 내일 파이팅입니다~”

 

 전교회장 이고은이 임원들을 향해 교장선생님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고은은 얘기하면서도 눈은 함께 앉아 있는 건민과 주경을 향해 있었다.

 

 “고은아. 가자 빨랑 와.”

 “어~ 알겠어.”

 

 회의가 끝나고 같은 반인 주경이 부르는 소리에 고은이 활짝 웃어 보이며 건민과 주경 사이에 끼어들었다.

 

 기숙사는 탐라도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이 건물이 따로 배정이 되어 있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생활 습관으로 서로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다.

 

 “이곳이옵니다.”

 

 권 비서가 703호 문에 달린 도어록을 올려 순식간에 비밀번호를 꾹꾹 눌렀다.

 도어록은 ‘띠리릭’ 하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반짝 불빛을 내더니, 문이 열렸다.

 

 “으응?! 음! 음~!”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불빛이 나는 소리 나는 문. 이건 뭐란 말인가? 책에서 못 봤다.

 위온은 속으로 적잖게 놀라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도 아랫사람들이 있어 당황한 티를 낼 순 없었다.

 육지 소개서와 영상을 통해 미리 숙지하고 왔건만.

 여기까지 오면서 봤던 복잡한 도시 정신없는 차도 하며, 사진은 그 거대함의 실물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

 그래도 숨비도가 육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착각이었다.

 육지는 참으로 달랐다.

 

 “오르십시오. 이곳에 신을 벗으시면 되시옵니다.”

 

 권 비서가 문 옆으로 비켜서서 고개를 숙였다.

 곱게 자수가 놓인 검은색 가죽 신을 가지런히 벗었다.

 문 시중은 벗기 편하도록 신 뒤꿈치를 잡아 주었다.

 

 “창이 좀 작아, 방은 하나이고... 이건 뭔가.. 스텐드...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이고...

 이건 책상.... 시계..."

 

 그러다, 한 곳에 시선이 멈춘 위온의 눈썹이 궁금함에 물결을 쳤다.

 

 ‘의자?’

 

 위온이 살며시 앉자 바퀴 달린 의자가 스르륵 움직였다.

 

 ‘오호!! 이런 게 있다니..’

 문 시중은 짐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고, 권 비서는 휴대전화를 들고 한창 얘기 중이었다.

 그들의 눈을 피해 위온은 의자에 바로 앉아 두 발을 굴려 보았다.

 의자가 쉽게 움직였다.

 그러자 위온은 좀 더,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의자를 굴렸다.

 

 “음~~ 와하하하 재밌구나...”

 

 “소마주님 고된 하루셨지요.”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를 많이 한 터라

 멀리 나오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으흠!! 뭐~~ 그래 먼 여정이었으니 내, 피곤 한 듯 하다.”

 

 위온은 침대에 쓰러지듯 풀썩 누웠다.

 기껏 가봐야 숨비도가 가장 먼 거리였으니.. 이번 일정은 너무 힘들었던 것.

 

 문 시중은 위온의 다리에 뜸을 놓을 준비를 했다.

 다리를 자주 풀지 않으면, 많이 뭉치기 때문에 서둘러 뜸을 올렸다.

 권 비서는 가져온 짐들을 마저 정리하고, 기숙사 입구에서 찾아온 교복과 생활복을 꺼냈다.

 

 “이것은 실내복이라 하는 것이옵니다. 평상시 여기 기숙사에서 입고 다니시면 편하실 것입니다. 이것은 학교 교복이 옵니다.... 이것은 실내화... 어쩌고.. 저쩌고..”

 

 권 비서는 설명을 하고 있었지만 위온의 귀에는 자장가처럼 들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권 비서의 목소리에 위온은 눈을 떴다.

 입을 가리고 통화하고 있었지만 소리는 위온의 신경을 계속 건들었다.

 위온은 권 비서를 커다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권 비서가 통화 하다가 위온과 눈이 마주치며 깜짝 놀랐다.

 

 “아~~ 기침하셨습니까?”

 

 권 비서가 당황하고 있었다.

 

 ‘분명 홍 실장과 나에 대해 통화하는 것이겠지?’

 권 비서는 오늘 있었던 일을 보고하는 것일 테고,

 앞으로 자신이 하는 행동들은 홍 실장의 귀로 다 들어 갈 것이다.

 위온은 피곤한 듯 미간을 찡그리며 다시 눈을 감아 버렸다.

 

 “수라는 급식실에 따로 마련 된 곳에서 드셔야 하옵니다.”

 

 위온이 아이들이 많은 곳에 나타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학교에서 제안 한 것이었다.

 위온이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어헉! 문 시중. 허리...”

 

 위온의 비병에 문 시중과 권비서가 깜짝 놀라 다가갔다.

 

 “아직 침대를 적응 못하시니... 허리에 무리가 간 듯 하옵니다~

 이렇게 앉으십시오.”

 

 문 시중은 곱게 수가 놓인 비단 이부자리를 바닥에 펼쳤다.

 오기 전 적응하기 위해 침대에서 몇 번 자는 연습을 하였지만 좀 더 시간이 걸릴 거 같았다.

 권 비서는 정리된 물건들 중 빠진 것이 없는지 마지막 확인을 했다.

 이제, 이런 도움을 받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 이제는 모든 걸 혼자 해야 한다.

 위온은 그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일은 입학례입니다. 마음 편히 하시고 푹 쉬십시오. 내일 모시러 들겠사옵니다.

 그럼 소인들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두 사람이 허리를 굽히며 물러 났다.

 

 방에 아무도 없는 것은 정말 처음이었다.

 하지만 익숙해질 것이다.

 보현전에 있는 얼굴들이 하나씩 눈앞을 스쳤다.

 그리고 탐라를 떠나기 전 일들이 떠올랐다.

 복잡한 생각들에 위온은 머리를 흔들었다.

 

 바람 소리가 가득한 창으로 하늘에 걸린 달이 빛의 길을 만들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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