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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간도둑(The Time Thief)
작가 : JMRyu
작품등록일 : 2019.11.5

보육원 출신의 주인공 유화.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중, 갑자기 급속도로 늙기 시작한다.
10년 전 똑같은 증상으로 세상을 떠난 보육원 동생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제 2화
작성일 : 19-11-09 17:27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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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화- 새 친구

 *

 2019년 서울, 유간고등학교

 

 “자,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고, 반장은 종례 전까지 수행평가지 모아서 선생님 책상에 올려놔. 그럼 이상.”

 

 “차렷. 경례! 수고하셨습니다!”

 

 선생이 나가자 아이들은 삼삼오오 신나게 떠들어댔다.

 개학한 지 2주가 지난 남녀합반. 남학생들은 남학생들끼리, 여학생들은 여학생들끼리 모였다. 내외라기 보단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준비, 탐색하는 단계였다.

 

 ‘요즘 같은 세상에 남녀합반이 뭐람’

 여중 출신의 유화는 그런 반 분위기를 보며 혼자 중얼댔다.

 그녀의 자리는 교실 문에서 가장 먼 모서리, 맨 끝자리에서 한 칸 앞자리. 쉬는 시간이든 점심시간이든, 유화의 자리로 오는 친구는 한 명도 없었다.

 그래도 개학 초기에는 몇 명이 말을 붙여 왔지만, 워낙 소심한 성격과 어딘가 우울해 보이는 낯빛에 친해질 시기를 놓쳐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게 혼자가 된 유화는 멍하니 창밖을 보는 것으로 쉬는 시간을 보내왔다. 친구가 없고, 밥을 혼자 먹는다고 해서 학교생활이 괴롭거나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까진 그랬다. 그 무리가 다가오기 전까지.

 

 “아씨, 너 수행평가 했냐?”

 

 “내가 했겠냐? 너는?”

 

 “야! 내가 했겠냐?”

 다소 불량한 여학생 세 명이 교실 뒷문의 큰 거울 앞에 모여 깔깔대며 웃어댔다. 그들의 이름은 백우수, 이지원, 황선영. 중학생 시절부터 무섭기로 유명(?)했던 삼인방이다. 반 아이들은 그들을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딴 ‘백.지.영’이라 암암리에 부르곤 했다.

 유화는 백지영에 대해 무서운 선배들과 친하며, 담배와 술을 즐겨 한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고, 기피 대상 1호였다.

 그러다 문득 선영의 시선에 유화가 들어왔다. 마치 정글에서 포식자가 사냥감을 포착하듯이.

 선영은 하던 얘기를 멈추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유화에게 다가갔다.

 

 “유화야, 너 수행평가 했어?” 선영이 상냥함을 꾸면 낸 목소리로 말했다. 유화는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기피 대상 1호가 말을 걸어서 놀라면서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유화는 낯선 상대와 대화해야 할 때면, 대화 전에 속으로 다짐(?)할 시간이 필요했었다.

 

 “어? 응...”

 

 “잠시 빌려줄 수 있어?”

 

 “지금?”

 

 “응 지금. 왜? 안돼?” 선영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자 유화는 자동으로 눈을 내리 깔았다.

 

 “아... 아니, 여기.”

 유화는 자신의 책상 밑 서랍에서 파일 안에 든 종이를 건넸다.

 

 “고마워.” 선영의 표정은 또 순식간에 웃은 얼굴로 변했다.

 

 선영이 건네받으려는 순간, 먼저 낚아챈 건 반장인 한나였다.

 “이거 지금부터 해도 종례 전까지 다 못해,” 한나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아... 진짜? 그럼 어쩔 수 없지.”

 선영은 애써 불쾌한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표정 관리를 하며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선영이 돌아간 걸 확인한 한나가 유화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거 제출하는 거 맞지?”

 

 “응...”

 

 한나는 덧붙이는 말없이 유화 뒷자리의 김건에게 다가갔다. 건이는 늘 그렇듯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야, 김 건!”

 

 “...”

 건이가 아무런 대꾸도 없자, 한나는 그의 머리를 검지손가락으로 툭툭 찌르며 말했다.

 

 “야, 김 건! 수행평가 안 내냐고!”

 

 “아…. 어...”

 건이는 잠긴 목소리로 대충 대답하고 다시 엎드렸다.

 

 “얼씨구.”

 180이 넘는 긴키에 짧은 머리, 매서운 눈매가 특징인 김건은 수업 시간, 쉬는 시간 구분 없이 대부분 자고 있다. 그가 깨어있는 시간이라곤 점심시간과 체육 시간, 그리고 종례 시간 정도였다.

 한나는 건이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고는, 거둔 수행평가지 뭉텅이를 들고 교실을 나섰다.

 

 “아씨, 또 점수 깎이겠네.”

 선영이 거울 앞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는 우수에게 말했다.

 

 “평소에도 성적엔 관심도 없었으면서.”

 

 “야, 근데 홍한나... 하는 것도 없으면서, 담임 믿고 너무 설치는 거 아냐?”

 선영은 순순히 물러선 게 분한지 방금 전 상황을 곱씹으며 말했다.

 

 “담임도 문제인데, 자기 엄마 믿고 설치는 게 진짜 열받지.” 옆에서 지영이 거들었다.

 

 “걔 엄마 뭐하는데?”

 

 “게네 엄마 00병원 원장이잖아. 학교에도 자주 오던데?”

 한나의 어머니가 유명 병원의 병원장이라는 것은 대부분 아는 사실이었다.

 

 “뭐, 원장이면 다야? 자식 교육은 개판이면서... 게네 엄마가 반장시키려고 담임한테 돈이라도 줬나보네!” 선영은 무척 화가 났는지 소릴 높여 말했다.

 유화는 창밖을 보는 척, 백지영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지난 2주간 바라본 반장의 성격은 그들의 험담과는 다르게 공부 잘하고 우수한 아이였다.

 반장이 다시 교실로 돌아오자 연신 욕을 해대던 그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화 주제를 바꿨다.

 

 이번 시간은 학교에서 가장 무서운 학생주임 선생의 미술 시간이다.

 그의 섬세한 그림 작품과는 반대로 붉으락푸르락한 팔뚝은 오히려 체육에 가까웠다.

 화를 자주 내진 않았지만, 한 번 폭발하면 교장도 그를 말리지 못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무서운 선생님이었다.

 중간고사가 다가옴에 따라 이번 미술 시간은 이론 수업으로 진행됐다.

 

 “거기 뒤에 자는 놈 좀 깨워라.”

 수업이 20분 쯤 흘렀을 때였다. 엎드려서 자고 있는 건이를 발견한 미술선생이 유화에게 말했다. 유화는 우물쭈물 대다가 마지못해 몸을 돌려 건이를 불렀다.

 

 “저…. 저기.”

 유화의 속삭이듯한 작은 목소리에 건이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그녀는 반 학생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이 느껴지자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저…. 저기.” 이번에는 한나가 했던 것처럼 건이의 머리를 검지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렸다.

 

 그제야 건이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 왜.”

 

 “왜긴 인마! 너는 밤에 뭐하길래 만날 잠만 자냐! 부모님 부를까?”

 선생이 호통에도 건이는 눈을 비비며 연신 하품만 해댔다.

 

 “쯧쯧, 아무튼 수행평가는 조별 과제로 할 테니까. 반장! 총 몇 명이지?”

 

 “27명이요.”

 

 “그럼 3명씩 알아서 조 만들어서, 반장이 내일까지 정리해서 선생님께 알려주도록.”

 조별 과제라는 말에 반 전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대부분 불만인 반응이었다.

 유화 또한 생에 첫 조별 과제에 무척 당황스러웠다.

 

 반 학생들은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각자 끼리끼리 모여 팀을 이루기 시작했다. 몇몇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모였는데, 특히 한나와 같은 조를 하기 위해 그 주위로 모였다. 일단 한나와 같은 조가 되면, 높은 점수는 떼놓은 당상이었다.

 한나는 자신을 찾아온 친구들에게 별 대구도 하지 않고 유화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역시나 뭐가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고, 그에 반해 김건은 여전히 하품이나 해댈 뿐, 조별 과제에는 관심 없어 보였다.

 한나는 주위 들러리를 깡그리 무시한 채, 앉아있는 유화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한나가 다가오자 유화는 놀란 토끼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봤다.

 

 “나랑 같은 조하자.”

 

 “응?” 유화의 커진 동공이 1.5배 더 커졌다.

 한나는 뒷자리의 건이에게도 말했다.

 

 “그리고 너도.”

 

 “어.”

 건이는 무신경하게 답하고는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유화는 건이의 쿨한 반응에 두 번 놀라며 그와 한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3조

 ‘김건, 홍한나, 유화’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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