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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나의 작은 신을 위하여
작가 : Aksu
작품등록일 : 2019.11.5

거듭된 불행에 절망한 청년은 신을 원망하며 자신의 목숨을 내버리려 했다.

하지만 자신을 '신'이라 지칭하는 사내가 나타나 1440분, 신의 지혜를 쓸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해주고 절망으로부터 청년을 구원해준다.

5년 후, 스스로 신이라 소개한 사내로부터 구원 받은 청년은 한 중견기업의 CEO가 되었고, 자신을 구원해준 그 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5년 전 자신이 목격한 신의 권능을 사용하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구원하는 자와 구원 받은 자, 구원을 희망하는 자와 구원을 빼앗으려는 자.
이 수라장에서 현수는 다짐한다.

──'나의 작은 신을 위하여... 이 시간을 쓰겠다'고.

 
23화
작성일 : 19-11-09 02:31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5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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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몇 년 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이름 하여 국제 보육원 사건, 겉으로는 신의 가호아래 부모가 없는 불쌍한 아이들을 거두어 보호한다고 했지만, 그 실상은 전혀 달랐다.

  일부러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데려다가 장기 적출을 위해, 혹은 외국의 돈 많은 졸부의 노리개나 혹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 인신매매를 해 왔던 것이다. 그것은 곧 국제 범죄 조직인 ‘라이다’조직의 중요한 돈줄이었고, 한국 경찰은 그 이상 징후를 포착하여 수사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건 몇 년 전. 릴리·글로리아가 전생에 안수아라는 이름을 가지기 전의 이야기이다.

 

 ────수아의 기억은 어느 한 고아원에서 시작된다.

  정부의 지원도, 딱히 수입원이라 할 것도 없는 가난한 고아원. 그저 아이들을 내버릴 수 없어 계속 데리고 있는 원장 덕분에 그 고아원에 있던 11명의 아이들은 겨우 목숨을 연장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막내였던 안수아의 나이는 겨우 5살. 한창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잘 자라나야 할 시기지만, 그 어린 아이는 살기 위해 가장 작은 덩치를 이끌고 항상 경쟁해 와야 했다. 먹을 것이 부족한 고아원에서는 많이 준비해봐야 2끼 정도였고, 그 마저도 6~7인 분밖에 되질 않아 그 누구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당시 이름도 없이 그냥 ‘막내’라고 불리던 그 아이는 한참 울면서 떼를 쓸 4살임에도 불구하고 말라서 더 커다랗게 보이는 두 개의 눈덩어리에 오직 생존을 위한 의지를 불태우며 그 맛있을 리 없는 빵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환경이 환경인지라 독해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걸 아이들 자기 자신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동정할 이유도, 여유도 있을 리 없었다. 그건 원장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동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있었던 것도 있지만 이제 그녀 자신도 병이 들어 지칠 대로 지친 상태. 그걸 중재할 힘은 전혀 없었고 그녀는 결국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건 아이들을 다른 보육원으로 인계하는 것. 사실 진즉에 실행했어야 했지만 아이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하고 싶지 않았고, 애초에 11명이라는 인원을 수용해주려는 고아원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고맙게도 11명 중 8명의 아이를 받아주겠다는 곳이 나타난 것이다.

  그 곳에서 8명의 아이를 받아준다면 나머지 3명은 어떻게든 할 수 있겠다라 생각한 원장은 가장 막내였던 수아를 배려해 그 아이를 포함. 다른 7명을 더 선정해 그 보육원으로 넘겼다.

  그 시설의 이름은 ‘국제 보육원’. 한국이나 다른 나라의 아이들을 데려다가 키우는 곳으로, 시에서 상까지 받은 곳이었다.

  하지만 그 실상은 달랐다. 국제 보육원은 반을 두 개로 나눠 아이들을 관리했었는데 하나는도움반, 하나는 나눔반이라는 이름이었다. 나눔반에 속한 아이들은 세 끼 건강한 음식이 나왔으며, 꾸준히 운동을 시켜주었고, 반면에 도움반에 속한 아이들은 세 끼 식사는커녕 하루에 한 끼 씩 주면서 일을 시켰다. 당연하게도 아이들은 나눔반으로 가고 싶어 했고 보육원에서는 말을 잘 들으면 나눔반으로 보내주겠다고 아이들을 설득했다.

  수아도 처음에 왔을 때 도움반이었다. 소녀는 겨우 6살의 몸으로 간단한 일부터 시작해서 조금 무리한 일까지 도맡아서 했고, 수아 자신도 우는 건 전혀 도움도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힘만 빠진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묵묵히 나눔반으로 가기 위해 열심히 했다.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난 어느 날이었다.

  수아는 그 날도 지친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누웠는데 어떤 남자와 보육원장이 들어와 자기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수아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얼른 두 눈을 꼭 감고 자는 척을 했다. 그리고 곧 작은 목소리로 두 남자가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수아의 귀에 들어왔다.

 “전부터 지켜봤는데 이 아이가 참 깡따구가 있어~? 반반하기도 하고 말이야. 이런 애야 말로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이쿠, 사장님. 꽤 안목이 있으시네요~ 당연히 사장님의 장난감으로 잘 어울리는 아이입니다. 일도 잘하고 아마 좀 더 크면 봉사도 잘 할 겁니다. 험하게 해도 잘 죽지도 않을 거고요. 얼마나 튼튼한 걸요~?”

 “좋아! 내 선금은 사무실에서 주도록 하지, 내 다음 주에 다시 올 테니 그 때까지 반 옮겨서 잘 키워놔.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다음에 오실 땐 꼭 걸어서 오십쇼. 요즘 경찰들이 워낙 들쑤시고 있어서 말이죠.”

 “그건 걱정 말게. 일단 이 동네에서 경찰이 들이 닥칠 일은 없을 테니까!”

 “역시! 오호석 의원님이십니다! 그럼 어서 사무실로 가시죠! 하하하하!”

  둘이 작은 목소리로 떠들며 방 밖으로 나가자 수아는 조용히 눈을 뜨고 작은 두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지금껏 여기서 살아왔다면 수아 자신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던 것이다.

  나눔반이라는 건 저런 부자들이 아이들을 사가기 위해 돼지처럼 사육하는 곳이고, 도움반은 보육원 내의 노동력 보충과 외부 인력으로 팔아넘기기 위한 곳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날 밤. 수아는 쉽사리 눈을 붙일 수 없었다. 이제 곧 저 아저씨한테 팔려가 무슨 짓을 당하게 될 지도 모르는데… 아니 지금 보다는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으려나… 장난감으로 잘 어울린다는 건 무슨 소리지…? 그러한 의문과 생각들에 쉽사리 잠들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수아의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곳에서 도망쳐야 한다. 도망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

  수아의 몸이, 지금 까지 살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 치던 그녀의 몸이 본능적으로 도망치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는 걸 직감한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소녀는 열심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도망친다고 해도 밖의 경비들에게 붙잡힐뿐더러, 숲속이기 때문에 길도 잘 모른다. 거기에 도망친다고 해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이 동네는 지금 이 보육원이 꽉 잡고 있는 상태. 곧 붙잡혀 되돌아오게 될 게 뻔하다.

  그렇다면 외부에서 도움을 요청해 구출을 바라는 것뿐인데, 이 곳에 전화기가 있을 리 없고 이곳의 주소조차 모른다.

  이제 보니 경찰이 이곳을 찾고 있다는 말이 오갔었다. 그렇다면 경찰이 충분히 이곳을 제압할 힘이 있고,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 그럼 경찰에게 연락해 이곳의 주소를 알린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는 작전이다.

  그럼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이곳의 주소를 알아내는 것.”

  수아가 옆 창문에서 태양이 떠오름과 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불을 정리하며 누구한테도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목표가 생긴 수아는 일단 정상적으로 생활하기로 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주변을 유심히 관찰했다. 하늘, 숲, 보육원 내의 물건들, 가끔씩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를 사기 위해 오는 사람과 그 자동차… 그러다 문득 밖에서 가지고 오는 우편물을 들고 오는 나눔반의 남자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수아는 그들을 보자마자 그 즉시 다가가 말을 건넸다.

 “저기… 혹시 이거 밖에서 온 우편물이야?”

 “응? 뭐야! 저리 안 꺼져? 어디 도움반 주제에!”

 “맞아 맞아! 옷도 못 입는 주제에~ 베~”

  수아의 물음에 가장 키가 큰 남자아이는 그녀를 향해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 질렀고, 그 옆의 키 작은 남자애는 수아의 옷을 지적하며 놀렸다. 확실히 수아의 얼굴은 꾀죄죄했고, 옷은 얼마나 오래 입었는지 검은 얼룩이 져 있어 냄새까지 났다. 그래도 소녀는 기죽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되물었다.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그거 밖에서 온 거야?”

 “그렇긴 한데 어서 꺼져라~? 계속 그러면 너 일 안하고 농땡이 핀다고 원장님한테 이를 거니까!”

 “그래? 잠깐 보여줘!”

 “뭣…! 왜, 왜이래!”

  남자애의 말에 수아는 그 상자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가 그 위에 적힌 주소를 보러 시도했다. 하지만 남자애의 저항은 심했고, 그건 곧 몸싸움으로 번지기에는 충분했다.

 “잠깐만이면 되니까!”

 “이이익! 저리 안 가!? 냄새난다고!”

  수아는 안간힘을 내어 주소를 외우려 했고, 남자애는 그런 수아를 발로 차며 상자에서 떨어트리려고 했다. 그 때 둘을 중재한 건 다름아닌 보육원장이었다.

 “애들아? 거기에서 뭐하고 있니?”

  그의 말에 키 작은 남자애가 쪼르르 달려가 수아 쪽을 가리키며 곧장 일러 바쳤다.

 “원장님! 저 여자애가요~ 갑자기 달려들었어요!”

 “흐응~ 그래? 이런 사이좋게 지내야지~ 너희가 뭐 잘 못한 건 없고?”

 “그, 그건…….”

  남자애가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떨어트렸다. 원장은 그런 아이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수아와 소년에게로 다가가 말했다.

 “오늘부터 이 애도 나눔반으로 갈 아이란다. 사이좋게 지내야 좋은 사람들이 널 데려가지? 응?”

 “으으… 네에…….”

  그의 말에 남자애는 고개를 숙이며 어쩔 수 없이 대답했고, 수아는 얼굴이 창백하게 식었다. 원장은 그런 수아의 얼굴을 보고 이상하다는 듯이 수아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내리며 물었다.

 “왜 그러니~? 나눔반으로 가고 싶지 않니?”

 “아, 아뇨…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후후, 그랬구나. 이제 보니 넌 이름이 없었네? 내가 예쁜 이름을 지어줄 테니 얌전히 있으렴? 반은 오늘 밤에 옮길 테니까 그리 알고.”

  원장이 살짝 눈웃음을 지어보이고는 그 자리에서 뒤돌아 자기 사무실로 되돌아갔다. 그 때 까지도 싸늘하게 식은 수아의 표정이 돌아오지는 않았고, 그녀의 작은 두 손은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채 떨리고 있었다.

  그래도 떨림이 멈추자 수아는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머릿속에서 확실히 떠오르는 글자들. 바로 이곳의 주소다. 몸싸움을 하는 동안 완벽하게 그 주소를 외워낸 것이다. 이것으로 이곳의 위치도 알아냈다. 이제 남은 것은 신고해 이 곳을 노출 시키는 것.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이었지만 수아는 이번 주 안에 그걸 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팔려가게 되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아마 이곳의 실상을 몰랐다면 그대로 팔려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신은 그녀를 완전히 내버리지 않았기에 수아에게 이곳의 진실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작전을 실행에 옮길 충분한 용기를 주었다. 이번에야 말로 마지막 기회, 아무것도 모른 채 탑승해야 했던 이 지옥행 열차에서 하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수아는 그 자리에 서서 볼에 난 작은 상처로부터 흐르는 핏자국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주소를 잊어버리기 전에 메모해 두려 자기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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