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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검은 언덕 넘어
작가 : 하늘섬
작품등록일 : 2019.10.30

생시의 반대인 사시. 죽는 날짜를 부여받았다.

 
22화
작성일 : 19-11-08 16:53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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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곳으로 한번 가 보죠. IC는 세 군데였으니까.”

 

 철수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유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상하죠?”

 “좀 전에 그 남자?”

 “네.”

 “뭐랄까. 인간미가 전혀 없어 보이는 거? 장소자체가 좀 을씨년스럽기도 하고.”

 “걸을 때 팔을 흔들지 않고, 말 할 때도 얼굴 근육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사람은 말 할 때 반드시 얼굴 근육을 쓰기 마련인데, 입술만 오물거리며 말하더군요.”

 “언제 그런 것 까지 봤데?”

 “바코드 연구원이잖아요. 사람 관찰하다 보면 자연스레 봐져요. 그것도 그렇고 반대편을 봐요.”

 

 철수는 유란이 뭘 가리키는지 몰라 한참 동안 텅 빈 도로만 보다가 깨달았다.

 

 “차가 한 대도 없구나… 혹시 우리만 공사 중인 거 몰랐던 거 아냐?”

 “그럴 리가요. 외부로 나가는 이 큰 도로가 끊겨있을 정도면, 안내 푯말이라도 하나 세워뒀겠지요. 지도에 알림이 떠 있었거나.”

 

 도로는 적막했다. 귓가로 바퀴가 아스팔트를 구르는 소리만 들린다. 차가 달리는 속도에 맞춰 가로등 불빛이 빠르게 다가왔다 뒤로 사라진다. 다시 톨게이트로 돌아 갈 때까지 차량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철수는 뒷머리를 긁으며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확실히 이상하다. 도심에서 시외로 뻗어나가는 고속도로는, 공사중이라 해도 일부를 막아놓지 도로 전체를 막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중요하다. 비유 하자면 도심은 심장, 그리고 고속도로는 혈관인 셈이다.

 그런 도로가 별 안내 없이 비포장으로 끊겨 있다.

 유란은 빠르게 차를 몰아 회차로로 진입했다. 세 군데 IC에서 이번에는 중앙으로 차를 몰았다.

 그리고 머지않아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황당해하는 철수의 말에 유란은 대답 없이 차를 세웠다.

 자로 잰 듯 일렬로 세워진 바리케이드, 자갈과 흙이 섞여 깔린 반듯한 비포장도로, 끊겨진 가로등까지. 모든 것이 이전과 같았다.

 철수는 바리케이드 앞에서 어둠속을 보며 중얼거렸다.

 

 “거…참… 희한하네.”

 

 그리고 잠시 뒤.

 

 “누구십니까? 여기는 공사중이라 통행이 안 됩니다.”

 

 자갈 밟히는 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과 몇 분 전에 들었던 말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 남색 옷, 검은 구두, 그리고 왼쪽 가슴팍에 회색실로 수놓아진 도로공사라는 글까지 같다.

 다른 점이라면 이전 장년의 남자보다 조금 더 젊고, 통통했으며, 키가 작다는 것이다.

 철수는 유란에게 들은 내용을 떠올리며 앞의 통통한 남자를 유심히 보았다. 걸을 때 팔을 흔들지 않고, 보폭 또한 자로 잰 듯 일정하다. 군인의 제식 걸음도 저렇지는 않을 거다.

 철수는 그를 보며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열었다.

 

 “시외로 나가려는데, 여기도 공사중인가요?”

 “저도 여기 살지 않아 잘 모르는데, 어쨌든 여긴 통행 불가입니다.”

 

 인상이 좋다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지만, 딱딱한 표정에 입술만 움직여 말하는 건 비호감이다.

 

 “네네. 당연히 통행이 안 되겠지요. 공사중이니까요. 제 말은 다른 길이 없냐는 겁니다.”

 “저야 안전요원으로 여기 파견 오는 거지, 관계자가 아닙니다. 자세한건 도로공사에 문의 바랍니다.”

 

 통통한 그 남자는, 마치 버튼을 누르면 대답하는 안내방송 기계 같았다.

 철수와 유란은 굳은 표정으로 다시 차에 올라탔고, 반대편 차선으로 차를 돌렸다. 철수가 백미러를 보니, 그 남자는 비포장도로 너머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이게 뭐야? 저것들 진짜 로봇이야?”

 “길은 세 군데에요. 이제 왼쪽 IC 한 군데 남았어요.”

 

 유란은 빠르게 차를 몰아 다시 톨게이트로 진입했다.

 

 ‘나머지 한 군데 마저 똑같다면, 이건 도저히 우연이라 볼 수 없어. 저자들은 정말 로봇일까? 자극적인 질문을 해 볼까? 정말 도심이 봉쇄된 거라면 왜 그런 거지?’

 

 철수는 지금까지 흘려들었던 유란의 말을 다시 떠올렸다. 막연한 추측과 의심이 확신이 되어간다.

 

 ‘정말 우리는 갇혀 있나? 이게 바코드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 모르지만, 유란은 숨겨진 비밀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건지 몰라.’

 

 그래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자신의 과거를.

 유란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사람이 살면서 반경 10km안에서만 살았다는 건, 특별한 상황에 갇혀 있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아무리 집이 좋다고 콕 박혀있는 사람도 30년 넘는 인생동안 한 번 정도는 그 거리를 벗어날 일이 있다.

 

 ‘맞아. 이상해. 잘 떠오르지 않아. 안개를 헤집는 것 같은 기분이야. 난 정말 이 도시 밖으로 벗어나 본 적 없는 건가? 유란은 어쩔 계획이지?’

 

 마음 한 구석에, 세상에 대한 의문이 뭉클뭉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란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다시 물어 보려 하는데,

 

 ‘끼익.’

 

 차가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급정거했다.

 

 “어이쿠! 뭐야?”

 

 안전벨트도 메지 않고 생각하다, 앞 유리에 머리를 부딪칠 뻔 했다. 대신 글러브 박스를 짚고 버틴 덕분에 손목이 시큰거린다.

 어느새 마지막 IC를 타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래그래. 이럴 줄 알았지.”

 

 결국 세 군데 다 똑같은 모습이다. 철수는 손목을 주무르며 바리케이드 앞쪽으로 가 소리쳤다.

 

 “여기도 공사중입니까?!”

 

 목소리는 새카만 어둠속으로 메아리 없이 뻗어 나갔다.

 

 “누구십니까? 여기는 공사중이라 통행이 안 됩니다.”

 

 철수와 유란의 표정은 더없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제, 이 상황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드러난 인영은 놀라웠다. 전봇대 같은 커다란 뭔가가 움직인다. 그건 곧 차 불빛에 의해 정체가 드러났다.

 2m가 훌쩍 넘어 보이는 키다. 철수 또래로 보이는 평범한 얼굴이었지만, 워낙 키가 크다보니 위압감이 느껴진다.

 철수는 고개를 대각선으로 들어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목소리가 살짝 떨린다.

 

 “크흠! 외곽으로 나가는 도로는 없나요?”

 “저도 여기 살지 않아 잘 모르는데, 어쨌든 여긴 통행 불가입니다.”

 “여기 말고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IC두 군데가 모두 공사중이더군요. 도대체 어디로 나가라는 거죠?”

 “저야 안전요원으로 여기 파견 오는 거지, 관계자가 아닙니다. 자세한건 도로공사에 문의 바랍니다.”

 

 남자는 고개를 반쯤 숙여 내려다보며 말했다. 감정 없는 표정에서 느껴지는 괴리감. 그리고 키 차이로 인한 시선. 철수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속에서 오기가 치고 올라온다.

 

 “이보세요! 지금 나가는 도로가 전부 공사중인데, 이렇게 도로가 막혀 있다면…”

 “수고하세요!!”

 

 고개를 바짝 치켜들고 하는 볼멘소리를, 유란이 더 큰 소리로 끼어들어 끊는다.

 그녀는 철수에게 팔짱을 끼고 끌어당겼다.

 

 “얼른 가요.”

 “뭐?”

 

 갑작스런 행동에 철수는 장신의 남자와 유란을 번갈아 보았다.

 

 “빨리요.”

 

 조용히 독촉하는 유란의 말. 철수는 마지 못하는 척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반대편 차선으로 들어서자, 철수는 짐짓 화난 표정으로 고개를 창밖으로 돌렸다. 자연스레 백미러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뜻밖의 광경에 철수의 눈이 커졌다.

 

 “어? 뭐야? 왜 보고 있어?”

 

 장신의 그 남자는 차가 떠나가는데도 제자리에 서 있었다.

 

 “지금 우리 보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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