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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잿빛 마왕
작가 : 에스투
작품등록일 : 2016.10.10

어느날 하늘에서 재기 내리며, 이내 재는 괴물이 되고 10년뒤에 인류는 몰락한다. 괴물에게 패배해 몰락한 세계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 유지호는 10년전 괴물이 처음 출현할 당시로 돌아가 괴물과 맞서고자 하는데...

 
3화
작성일 : 16-10-12 19:59     조회 : 637     추천 : 1     분량 : 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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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호는 가장먼저 해야 하는 일을 위해 어떤 곳으로 향했다.

 

  거창한 곳은 아니었다.

 

  그가 향하는 곳은 어느 동네에나 있을법한 평범한 빌라였다.

 

  다름 아닌 이시대의 유지호가 살고 있는 집이다.

 

  “……우리 집 주소가.”

 

  미믹의 출현 후 갖은 사건 후에 인류가 몰락하면서 당연히 그 역시 모든 걸 잃어야했기에 집 가본지가 꽤나 오래 되었다.

 

  집주소를 간신히 기억해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온 동네는 돌아다녀야할 뻔했다. 괜한 뻘짓에 시간을 낭비할 순 없었기에 그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잠시 후 현관 앞에 선채로 지호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

 

  집 열쇠가 없는 건 아니다. 열쇠나 간단한 소지품 정도는 과거의 자신을 처리할 때 미리 챙겨두었다.

 

  단지. 망설여질 뿐이었다.

 

  “……우리 집이라.”

 

  미래를 바꾸겠다는 각오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순수하게 이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기가 머뭇거려질 뿐이었다.

 

  수많은 일은 지호였기에. 이 현관문을 스스로 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멀게만 느껴진다.

 

  과거를 뛰어넘어.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망설임 없이 죽이고. 뻔뻔하게 집으로 돌아가도 되는 걸까. 새삼 어리석은 고민일 지도 모른다.

 

  잠시 망설이는 사이 현관문이 딸깍 걸리며 열렸다. 지호가 아닌 안쪽에서 누군가가 연 것이었다.

 

  지호의 어깨가 자신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열린 현관문 안에서 고개를 내민 건 그에게 있어서 정말로 오랜만에 만나는 여성이었다.

 

  “왜 이렇게 안돌아오나 했더니 현관문 앞에서 뭐하니?”

 

  긴 검은 머리카락의 여성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지호의 친누나 유혜연.

 

  “누, 누나?!”

 

  지호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런 그의 반응을 그녀는 이상하단 듯이 여겼다.

 

  “무슨 일 있었니? 갑자기 한밤중에 나가더니…….”

 

  “아냐. 아무 일도 아냐. 조금 피곤해서 말야. 그리고 그냥 편의점만 갔다 온 거거든.”

 

  지호는 아까 전 과거의 자신이 들고 있던 비닐봉투를 내밀며 황급히 둘러댔다.

 

  지금 지호의 겉모습은 조금 전 살해한 과거의 자신과 전혀 다를 게 없다. 딱히 수상한 짓만하지않는다면 그의 누나가 그 사실을 눈치 챌 수는 없을 것이다.

 

  “정말로 아무 일도 없던 거니?”

 

  그런데도 불구하고 헤연은 지호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분명히 겉모습만이라면 전하 다른 게 없을 텐데.

 

  “왜 그래…… 부끄럽게.”

 

  “아까보다 좀 우울해 보이는 거 같은데. 기분탓일려나?”

 

  “착각이야. 우울은 무슨. 나만큼이나 만사 태평한 놈이 어딨다고 그래? 밖에선 시끄러우니까 빨리 들어가자 응?”

 

  지호는 황급히 혜연의 등을 떠밀다 시피 집안으로 들어갔다. 현관문까지의 거리가 뭐네 하고 헛소리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벌써부터 괜한 의심을 사고 싶진 않아.’

 

  가급적이면 누나에게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동생으로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그녀에게만큼은 미래의 일을 철저히 숨길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결심한 일이다.

 

  이집에는 지호와 그의 누나인 혜연 밖에 살고 있지 않았다.

 

  오래전에 부모님은 둘 다 집을 나가버렸고. 자식을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부모대신 자신을 보살핀 게 그의 누나였다.

 

  철이 들고 난 뒤에 지호는 그런 누나에게 감사했고. 가능하면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소망도 얼마 지나지 않아 깨지게 되었다.

 

  미믹이라 불리는 괴물이 나타나고 인류는 괴물과 싸우다가 자기 멋대로의 욕망에 폭주해 그대로 자멸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의 희생됐다. 지호의 동료도. 그리고 그의 유일한 가족인 누나도.

 

  ‘이번에는 반드시 그렇게 만들지 않아’

 

  그 재앙은 지금 거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다.

 

  지호는 주먹을 움켜쥐고 다짐했다.

 

  그런 그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혜연은 한숨을 쉬었다.

 

  “어휴…… 곧 있으면 새해인데 술이니?”

 

  그가 들고 있던 편의점 봉투를 보고 있었다.

 

  “괜찮지 않아? 새해잖아?”

 

  그러고 보니까 왜 편의점에 술을 사러갔더라? 그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 사소한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지호였다. 어차피 밤은 새야할 예정이었다. 술이라도 없으면 심심해서 밤을 지샐 수 없지.

 

  “내일 쉬는날 이라고 해서 너무 마시면 안 되는 거 알지?”

 

  “알아.”

 

  그는 누나의 잔소리에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하고는 한창 연말 방송중인 티비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티비보는것도 정말로 오래간만이다. 하다못해 피난용 정보를 듣기위한 라디오 방송도 마지막으로 들은 게 4년 전이던가.

 

  ‘너무 감격할 거리가 많아서 문제네.’

 

  괜히 들뜨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평화로군.’

 

  풍족하지 않아도 당장 목숨을 위협하는 괴물도 없고. 내일의 끼니를 절박하게 걱정해야하지도 않는다. 수도도 전기도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가혹한 미래에서 내려온 지호외에는 아마 이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 그런데 지호야?”

 

  “왜?”

 

  “내일 어디 나갈 예정 있니?”

 

  “나갈 예정?”

 

  지호는 내일 예정을 머릿속에 떠올리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마. 있을 거 같아.”

 

  그것도 엄청난 약속이 있다. 이 말은 마음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누나는 내일 예정 없어?”

 

  “응 없는데?” “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건 또 어떨까 싶은데.

 

  "아니, 이제 슬슬 애인이라도 만드는 게 어때? 누나 나이가 벌써.”

 

  “지호야.”

 

  혜연은 싱긋.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다시 한 번 말해보지 않으렴? 나이가 뭐?”

 

  그러나 목소리에서는 묘한 분노가 어려 있다.

 

  아. 괜한 소릴 했나. 지호는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는 식은땀을 흘렸다.

 

  “아냐.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긴 나이이야기를 꺼내면 아무리 상냥한 누나라도 화를 내는 건 당연하다. 간만에 재회에 들떠서 쓸데없는 농담마저 하고 말았다.

 

  친누나와 이런 실없는 대화를 나누는 게 얼마만일까. 지호에게는 이 당연한 것들이 몹시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내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수는 없다. 그는 잠시 휴대전화를 꺼내 시계를 확인해보았다.

 

  11시 58분. 그리고 지금 막 59분이 되었다.

 

  ‘드디어 시간이 됐군.’

 

  풀어질 뻔 한 마음의 다시 한 번 사슬에 감기듯이 차갑고 답답해져간다. 이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미 알고

 있기에 더더욱 암담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 시작이다.’

 

  지호는 티비 화면에 다시 주목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MC들이 잔뜩 호들갑을 떨면서 연말을 보내는 카운트를 시작할 차례였다.

 

  [이제 2015년도 10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6. 5. 4…….]

 

  들을 때마다 그의 속이 타들어간다.

 

  이 긴장감. 정말로 싫었다.

 

  [3. 2. 1…… 이제 2016년 병…….]

 

  들리던 신년 인사 멘트가 도중에 끊겼다. 당연하다. 아마 지금쯤 그들은 가장먼저 그것을 보았을 테니까.

 

  지호는 급히 베란다 쪽으로 달려 나갔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혜연은 의아해 할 뿐이었다.

 

  “무슨 일이니?”

 

  “누나는 가만히 있어.”

 

  혜연이 지호를 추궁할 틈도 없었다. 그녀는 베란다 너머 밤하늘에 보이는 물체를 보고 티비에 나오는 아나운서들처럼 넋을 잃었다.

 

  “……저게 뭐니?”

 

  밤하늘에 커다란 구체가 빛나고 있었다.

 

  “폭죽? 그런 걸려나?”

 

  아무것도 모르기에 그저 평화로운 발상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사정을 아는 지호는 심각할 얼굴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누나 눈감아.”

 

  “응?”

 

  되묻기도 전에 지호가 혜연에게 다가가 그녀의 눈을 가렸다. 밤하늘에서 빛나고 있던 빛의 구체가 이윽고 폭발했다.

 

  빛이 밤하늘을 새하얗게 물들면서 강렬한 빛이 그 아래를…… 전 세계를 뒤덮었다.

 

  ‘두 번째지만 장난이 아니군…….’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광량에 지호는 미리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 한번 겪고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악했다.

 

  이빛이 인체에는 해는 없다. 그러나 굳이 혜연의 눈을 가린 건. 그녀가 놀라지 않게끔 하기 위해서였다. 제아무리

 해가 없다고 애도 이정도의 이변이 일어나면 익숙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패닉에 빠지기 마련이다.

 

  참고로 과거에 지호가 처음 이 현상을 목격했을 때는 두 눈을 감싸고 거실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야했다.

 

  ‘그런데 대체 이빛은 뭐지?’

 

  일어난다는 건 알고 있어도 이빛의 정체만큼은 이후에도 해명되지 못했다. 해명하고 싶어도 더 이상 단서가 없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빛이 사그라지고 밤하늘은 아무렇지 않게 새까맣게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어둠속에서 지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혜연의 눈을 가렸던 손을 떼었다.

 

  “지호야? 뭐가 빛나는 거 같은데 그거 뭐니?”

 

  “걱정 마. 아마 별거 아닐 거야. 무슨 사고 같은 게 아닐까? 폭죽이라도 잘못 터진 게 아닐까 하는데.”

 

  “그런 것치고는 이상하지 않니?”

 

  ……지호는 굳이 혜연을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거짓말을 했다.

 

  아무 일도 아닐 리가 없다. 이미 바깥에 있는 인간들 중에서는 벌써 이 이변을 눈치 챈 사람이 있을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세상이 환하게 빛나는 괴현상. 그리고 그다음 일어날 것이라면.

 

  [방금 그 빛은 대체…… 어? 이번에는 하늘에서 눈이라도 내리는 걸까요? 네? 눈이 아니라고요? 회색의 재?]

 

  티비에서 전혀 상황파악을 못하겠다는 듯 한 멘트가 들렸다.

 

  아마 지금 전 세계의 하늘에서 회색의 재 같은 물질이 눈처럼 내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재는…… 잠시 후…….

 

  지호는 서둘러 티비를 껏다.

 

  이 이상은 당장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보여주진 않게 되어도 들리는 소리마저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잠시 후 도시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무언가 부서지는 혼란스러운 소리가 연속해서 들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시작됐나.’

 

  차라리 빗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지호는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다시 한 번 베란다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마 그가 알고 있는 대로 사건이 흐른다면. 이제는 전 세계에서 정체불명의 괴물이 출현하여 인간을 습격하기 시작할 차례였다.

 

  ‘드디어 나왔나. 미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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