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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나의 심장을 주고 싶어
작가 : May0821
작품등록일 : 2019.10.10

만나서는 안 되는 두 남녀, 강빈과 유채가 사랑에 빠지고 헤어진다.
그리고 다시 재회하지만 이미 그녀의 곁에는 다른 남자가 있다.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자꾸만 밀어내는 남자와 바라는 것 없이 곁을 지켜주는 남자.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여자.

운명vs 노력
사랑도 타이밍이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그 사람이어야 하는 것, 그것이 운명이고 사랑이다.

당신의 사랑 방식은 어느 쪽인가요?

여기 불완전한 세 남녀를 통해 완전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7
작성일 : 19-11-07 23:36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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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

 

 “뭐가 좋아 그리 싱글벙글 이에요?”

 

 

  주혁이 늘 웃는 얼굴이기는 했지만 오늘은 다른 날과 달랐다. 뽀얀 얼굴에 후광까지 비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주리의 물음에 그는 대답대신 웃기만 했다.

 

 

  주리는 양 손을 주혁의 얼굴 앞에 들이 밀었다. 화려한 네일은 온데간데없이 짧게 바짝 깎은 손톱이 눈에 띄었다.

 

 

  “이제 됐죠? 하지만 옷은 양보 못해요. 일하기 불편한 것도 아니고, 노출이 심한 것도 아니니깐요.”

 

 

  주혁이 놀랍다는 얼굴이었다. 생각해보면 주리는 제멋대로인 것 같았으나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적은 없었다. 손님과의 다툼도 대부분 손님 쪽에서 무례하게 군것이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며칠이나 버틸까 싶었는데 주리가 출근을 한 지도 일주일이 훌쩍 넘어갔다.

 

 

  “고마워요, 주리씨. 옷은 그대로 입도록 해요. 남은 날까지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사장님이 절 보고 웃을 때가 다 있네요? 좋은 일 있죠?”

 

 

  “주리씨도 어제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던데 오늘도 나아 보여 다행입니다.”

 

 

  “말 돌리지 마시고요. 좋은 일 같이 공유 좀 해요. 주혁씨 혹시 연애해요?”

 

 

  거짓말이라고는 못 하는 사람. 주리 주변에는 거짓과 가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가득했기에 금세 가려낼 수 있었다. 주혁은 헛기침만 해 댔다.

 

 

  “상대는 설마 송작가님?”

  그저 살짝 떠보려던 건데 뭐가 이리 쉬워.주혁은 딴청을 부렸으나, 딱 들키고 만 것이다. 속을 알 수 없는 문제인 강빈과 대조적으로 그대로 투명하게 속마음이 비치는 게 문제인 주혁이었다. 주리는 주혁과 유채가 참 닮았다고 생각했다.

 

 

  “이거 참 어쩌나. 한강빈 알면 속 꽤나 썩겠구만. 주혁씨, 긴장 늦추지 마요. 한강빈 그 사람 갖고 싶은 건 뭐든 다 갖고 살았던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들 특징이 자기 꺼 뺏기면 못 견디거든.”

 

 

 “자기 약혼자에 대한 걱정입니까? 그런 거라면 여기까진 들어주겠지만 그 이상은 저도 듣기 힘듭니다.”

 

 

  주리가 웃음을 터트렸다. 분명 소리는 웃고 있었으나 얼굴은 일그러져있었다.

 

 

  “걱정요? 설마요. 저는 한강빈이 먼저 여자가 생겨서 파혼할 구실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사람이에요. 뭐, 여자가 생겨도 결국 저와 한강빈은 결혼하겠지만요. 하나 알려줄까요?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걸 지키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해요.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할지라도, 이미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말이죠.”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

 

 

  “서른이에요. 나라고 서른 먹을 동안 뜨거운 사랑 한 번 안 해봤을까요? 그런데 아직도 제 약혼자는 한강빈이에요. 주혁씨나 유채씨, 좋은 사람이라고 얼굴에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잖아요. 두 사람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에요. 천하의 한강빈도 맘대로 안되는 게 있구나, 싶어 재미있어 하는 중이기도 하고요.”

 

 

  “주리씨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입니다.”

 

 

  “당연하죠. 순해빠진 우리 사장님이 나 같은 사람 속을 어찌 알까.”

 

 

  “김주리씨가 어때서요? 왜 자꾸 자신을 안 좋게 이야기합니까? 김주리씨 당당하고 솔직하고 가식없는 사람입니다.”

 

 주혁의 말에 주리는 기분이 묘해졌다. 온갖 찬사를 다 받고 살아왔지만 마음에 와 닿아 가슴을 뜨끈해지는 경우는 없었는데 흔들림 없이 순수한 주혁의 눈빛에 예전 그 사람이 떠올랐다.

 

 

  “사장님, 일이나 하시죠? 사장이 농땡이 부리고 있으면 어떡해요? 얼른 움직여요.”

 

 

  ***

 

 

  “자, 그럼 대충 사연 다섯 개는 다 추려진 건가?”

 

 

  “변수가 생길 수도 있으니 몇 개만 더 뽑아 놓도록 할까요?”

 

 

  “대비해서 나쁠 건 없지.”

 

 

  김피디와 정작가는 최종 사연들을 보며 의견을 나누었다. 일할 때만큼은 서로 존댓말을 쓰며 공과 사를 구분하는 두 사람은 술 마실 때는 티격태격해도 일할 때만큼은 찰떡궁합이었다.

 

 

  “그럼 사연 순서는 어떻게 정할까요? 이번 공개방송 장소 아직 안 정해진 거 맞죠? 수빈양이 Y고 학생이던데 거기서 하는 건 어때요? 강당도 제법 커서 괜찮을 거 같던데. 거절당하더라도 특별하고 추억이 될 수 있는 고백을 하고 싶다, 당차고 풋풋해서 첫 사연자로 괜찮아 보여요.”

 

 

  유채의 제안에 김피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막내작가들은 장소 섭외 바로 들어가고 강빈씨한테도 채택된 사연이랑 곡 언제까지 될지 컨택해봐요. 아, 동석씨 사연곡은 벌써 나왔어요. 애견카페에서 만난 여자 분과 가까워지고 싶단 사연, 다들 기억하죠? 들어볼래요?”

 

 

  곡 제목은 ‘개와 고양이.’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통통 튀는 느낌이 여름 숲을 연상시키는 곡이었다.

 

 

  “인디그룹으로 강빈씨가 벌써 가수 섭외도 끝내 놨대요. 이 친구 참 정확하고 완벽해서 재수없고 또 그래서 아주 멋있어. 남자인 내가 다 반할 정도야.”

 

 

  “그러게요? 같이 일하기 깐깐할 거 같았는데 다른 사람 의견 수렴도 제법 잘하고. 한강빈, 민주혁. 누구를 골라야하나. 정말 고민이야.”

 

 

  “정작가 나이가 몇인데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그리고 이혼 도장 마른 지 얼마나 됐다고 그래요?”

 

 

  “김피디님, 왜 흥분하고 그러세요? 그리고 제 나이가 어때서요? 김피디님이 학번으로는 제 후배지만 나이는 제가 한 살 어리다는 거 잊어버리셨나요? 그리고 누가 내 얘기래요? 우리 송작가 말이에요. 본인 입으로 주혁씨랑 소개팅해주고 싶다고 해줘놓고서는.”

 

 

  정작가가 혀를 쯧쯧 찼다. 김피디는 민망함에 머리를 긁적이다 유채에게로 화제를 돌렸다.

 

 

  “송작가, 송작가가 말해봐요. 두 사람 중에 마음 가는 사람 없어요? 아무래도 우리 주혁이가 조금 더 낫죠? 뭣보다 강빈씨 어머니가 임엔터 임마녀라더군요. 다들 놀랐죠?”

 

 

  “김피디님, 김피디님 빼고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압니다. 일이나 하죠.”

 

 

  정작가가 한심하다는 듯이 김피디를 바라보았다. 유채는 화제가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 올까봐 얼른 짐을 챙겨 나서며 말했다.

 

 

  “그럼 저는 오늘 다른 사연자랑 인터뷰가 있어서요.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

 

  사연자의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운동장 안. 열 살 남자아이와 축구를 하고 있는 강빈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둘을 벤치에서 앉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여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여자는 밝은 표정이었으나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자기 몸의 반만 한 가방에 가득 넣어져 있는 학습지가 눈에 띄게 보였다.

 

 

  “안녕하세요. 김하늬님 맞으시죠? ‘달밤’ 작가 송유채입니다.”

 

 

 “바쁘실 텐데 여기서 뵙자고 해서 죄송해요. 보다시피 집집마다 수업을 다니다보니 자투리시간 밖에 없어서요. 근데 정말 제 사연이 뽑힌 건가요? 내심 기대하긴 했지만 정말로 뽑힐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하늬는 소녀처럼 들뜬 표정으로 수줍게 웃었다. 그녀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결혼을 하자마자 아기를 낳았는데 안타깝게도 아기가 100일쯤 되던 무렵, 결혼기념일 날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원래는 결혼기념일에 주려했던 편지를 보내지도 태우지도 못해 가지고만 있었다며 ‘달밤’을 통해서 하늘에 있는 남편에게 편지를 부치고 싶다는 사연이었다.

 

 

  안타까운 것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남편을 보내고 뒤늦게 아이가 심장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남편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하늬는 홀로 아이를 키우며 생활비에 병원비까지 책임져야했던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심장 수술을 했고 홀어머니 손에서 자란 유채이기에 더욱더 그녀의 아픔에 공감했고 더욱더 소중하고 귀한 사연이었다.

 

 

  진심이 담긴 곡으로 작게나마 위로가 되어 주고 싶은 것이 유채를 비롯한 달밤 팀 모두의 바람이었다. 고민 끝에 이번 곡은 강빈과 유채가 공동으로 가사를 쓰기로 의견이 모아졌고 그런 연유로 오늘과 같은 자리가 마련된 것이었다.

 

 

  “작곡가님께서 저리 훤칠하고 젊으실 줄 몰랐어요. 말씀은 별로 없으셨지만 또 저리 잘 놀아주시는 걸 보며 어찌나 감사하던지.”

 

 

  겉으로는 무뚝뚝한 강빈이었지만 무려 어린이병동 흉부외과 의사였다. 병원 내 보육원 봉사팀 활동도 빠지는 일 없이 성실히 참석했던 그였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돌보는데 제법 능숙했다.

 

 

  강빈은 한참을 뛰어 땀이 흥건해진 한솔이를 수돗가로 데려가 씻겼다. 다 씻은 한솔이가 엄마에게로 달려왔다. 뒤를 이어 강빈이 머리카락이 젖은 상태로 걸어왔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강빈의 긴 속눈썹위에도 떨어졌다. 물이 들어간 한 쪽 눈을 찡그리며 걸어오는 모습에서 섹시함이 넘쳐흘렀다.

 

 

  “혹시 손수건 있어?”

 

 

  유채는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넸다. 그가 닦은 손수건을 그녀에게 건넸다가 도로 가져갔다.

 

 

  “이건 세탁해서 줄게.”

 

 

  “괜찮아요. 그냥 주셔요.”

 

 

  “이 핑계로 한 번 더 볼까 해서.”

 

 

  과거에 강빈과 함께한 시간이 짧았고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럼에도 유채는 그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이 그를 달라지게 했을까. 아니면 원래 이런 사람이었는데 미처 내가 보지 못한 걸까.

 

 

  자신을 밀어내기만 했던 그가 다시 나타나서는 자꾸만 먼저 다가온다. 하지만 상처받는 사랑보다는 웃을 수 있는 사랑이 하고픈 그녀였다. 과거도 과거였지만 이미 강빈보다 주혁이 먼저 그녀에게 마음을 건넸고 그 마음이 고맙고 좋았다. 주리의 존재 역시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여러모로 주혁을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유채였다.

 

 

  하늬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같이 저녁 먹고 갈까.”

 

 

  “그렇게 해요.”

 

 

  “웬일로 한 번에 오케이야?”

 

 “여러 가지로 정리할 얘기들이 있어서요.”

 

 

 오늘 유채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그래서 오히려 강빈은 긴장이 되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어디로 갈까?”

 

 

  “떡볶이요. 아주 아주 매운 집으로.”

 

 

  “그래. 그러자.”

 

 

  “매운 거 못 먹지 않았어요?”

 

 

  “기억하는 구나. 이제 먹을 줄 알아. 누가 생각날 때면 꼭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더라고. 계속 먹다보니 매운 맛도 익숙해지더라고.”

 

 

  강빈이 따스하게 웃었다. 정말이지 왜 이제 와서 이러는 건지. 유채는 애써 외면하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냥 얘기하기 편한 곳으로 가요.”

 

 

  ***

 

  레전드 1호점. 처음 강빈과 만났던 곳이다. 유채와 강빈을 보고 전설이 반겼다.

 

 

  “형님, 세컨레전드에 계신 줄 알았는데 여기 계셨어요?”

 

 

  “응. 왔다갔다해. 주로 있는 곳은 여기고.”

 

 

  “연락드렸을 때는 세컨레전드에 계시다면서요.”

 

 

  “그랬지. 근데 네가 딱 여기로 올 거 같더라고. 왜 내가 있으면 안 되나?”

 

 

  강빈이 한숨을 쉬었다. 그가 아무 말도 안했음에도 전설이 알겠다고 말한 후 자리를 떠났다.

 

 

  “참 얘기하기 편한 곳이네요.”

 

 

  유채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강빈을 바라보았다. 노골적으로 자신과 강빈을 예의주시하며 바라보는 전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한테 가장 편한 장소는 여기라서 말야. 오늘을 제외하곤 말이지.”

 

 

  “일단 뭐라도 먹지.”

 

 

  “술집에서 식사를 해요?”

 

 

  “왜? 전설이 형이 해주는 파스타가 얼마나 맛있는데. 피자도 먹을래?”

 

 

  유채는 메뉴판을 빠르게 훑어보곤 즉시 대답했다.

 

 

  “마르게리따 피자로 할게요.”

 

 

  강빈의 말대로 다른 어느 곳에서 먹었던 파스타와 피자보다 맛이 있었다. 유채는 맛있어죽겠다는 표정으로 아이처럼 행복한 표정으로 먹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예전 자신의 집에서 맛있게 밥을 먹던 유채의 모습이 떠올랐다. 결국 애쓰고 애써도 결국은 너였는데 왜 나는 바보같이 그때 너를 붙잡지 못했을까. 너에게 상처를 줘야만 했을까.

 스무 살의 유채만큼 스물일곱의 강빈도 사랑에 있어서 서툴렀다. 그렇기에 후회만이 쓰디쓰게 남는 그였다.

 

 

 “그럼 제가 하려고 했던 말 할게요.”

 

 

  유채의 단호한 표정에 강빈은 벌써부터 가슴이 아려왔다. 늘 냉정하고 차가운 그였지만 그녀와 관련된 일에서 만큼은 달랐다.

 

 

 “선배, 선배 다시 만나고 흔들렸던 거 사실이에요. 그런데 저, 주혁이와 만나기로 했어요. 그래서 부탁드리고 싶어요. 저를 함께 일하는 작가로만 대해주세요. 서로 함께 일하며 더 이상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예전 일은 잊고 우리 좋은 동료로 잘 지냈음 좋겠어요.”

 

 

  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강빈은 차마 유채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할 말을 골랐지만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입밖으로 강빈답지 않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민주혁 그 남자를 많이 좋아해?”

 

 

  “그렇게 될 거 같아요.”

 

 

  “그렇게 될 거 같다라. 아직은 아니란 말인가?”

 

 

  “아뇨. 좋아해요. 저 주혁이 좋아해요.”

 

 

  단단히 결심을 하고 오늘 자리를 나온 듯 유채는 흔들림없이 단호하고 단단해서 더 이상 뚫고 들어갈 여지가 없어 보였다.

 

 

  “나도 좋아해.”

 

 

  강빈이 천천히, 나지막하지만 분명하게 말했다.

  “나도 송유채 너를 많이 좋아한다고. 아니 사랑하고 있어. 네 감정, 네 결정 존중할게. 근데 나는 나대로 내 방식대로 너를 계속 좋아할 거고 네 마음 돌리기 위해서 뭐든 할 거야.”

 

 

 “선배!”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고, 마음이란 변하는 거니까.”

 

 

  “그건 선배도 마찬가지예요.”

 

 

  “두고 보면 알겠지. 너를 잊으려고 무려 7년을 애썼어. 내 마음이라고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더라고. 나는 내 마음에 충실할 거고 너는 네 마음에 충실해. 너를 불편하게 할 상황은 안 만들려고 노력하겠지만 장담은 못해.”

 

 

  강빈은 스스로가 떼쓰는 아이처럼 느껴졌지만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내뱉은 순간이었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후련한 마음마저 들었다.

 

 

  “아무래도 일 얘기는 오늘 하기 힘들 거 같아요. 먼저 일어설게요.”

 

 

  다시 만난 후로 내내 차가웠던 그녀지만 오늘처럼 단호한 적은 처음이었다. 넘어야할 산이 많은데 가장 큰 산이 바로 유채였음을 이제야 깨달은 스스로가 그는 새삼스레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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