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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긋나다
작가 : 야차
작품등록일 : 2019.11.7

사랑을 믿지 않던 남자... 버려지기만 했던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다. 사랑도 인생도 중요한 건 서로의 마음이 교감되는 타이밍. 안타깝게 어긋난 그들의 사랑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게 되는데....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과는 달리 로맨스 소설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넣은 조금은 독특한 로맨스 소설.

 
어긋나다 4장(3부)
작성일 : 19-11-07 21:58     조회 : 187     추천 : 0     분량 : 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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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소파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던 준식은 문득 주미의 모습이 떠오르며 기분이 다시금 불쾌해졌다. 준식이 아무 여자하고나 자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원칙도 없이 닥치는 대로 아무 여자하고나 자는 것은 아니었다. 준식이 자는 여자들은 반드시 준식이 사귄 여자들이었다. 물론, 그게 몇 시간 일 때도 있었고, 하루를 넘기지 않았던 적도 있었지만, 다른 남자가 있는 여자와 잠자리를 가져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다른 남자가 있는 여자를 그 남자와 헤어지게 하고 난 뒤 사귄 적이 있긴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석훈의 여자 친구가 아닌 다른 여자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준식은 다른 남자랑 사귀는 여자와는 절대 잠자리를 갖지 않았다. 더군다나 서슴 없이 꼬리를 드러내는 경우엔 더더욱.

  준식이 다시금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문득 예전 석훈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번에 주미와는 정말 우린 영혼으로 교감하는 사이인 것 같아. 주미랑 결혼까지 할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 그때까지, 난 지켜주고 싶어. 소중하니까 그 소중함만큼.

  그 이야기를 하면서 석훈이 녀석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솔직히 석훈이 녀석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준식이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분명 준식은 상대방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 것인지 근거를 들어 산산 조각을 내버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건 그런 이야기를 한 녀석이 석훈이었기 때문이었다.

  요즘 시대에 발기부전 환자(발기부전 환자도 비아그라를 구하려고 난리다)가 아닌 이상 아님 흔히들 말하는 고자가 아닌 이상 숫총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는 것이지 않은가?(사실 숫총각이란 숫컷들은 여자들 앞에선 유부남이건 아니건 총각 행세를 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 하긴 한다) 소중해서 지켜준다고? 첫날밤을 위해 참겠다고. 그런 배려가 결국 상대방을 배리고 자신의 마음을 배리는 아주 끔찍하고 못된 행동이라는 걸 왜 알지 못한단 말인가?

  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준식이 석훈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던 건 그 말을 꺼낸 존재가 바로 그 말도 안되는 석훈이란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그 녀석은 위에서 말한 의미의 숫총각이 아닌 정말 숫총각이었다. 어떻게 아느냐고. 초등학교 때부터 준식은 석훈을 보아왔으니까.

  사실, 웃기는 일이긴 했다. 아가페적인 사랑이라니…. 큐피트의 화살에 맞아서 사랑에 빠졌다는 사람들. 그들의 말대로 화살에 맞아 사랑에 빠진 순간 그들의 사랑은 온통 에로스로 가득 차야만 하는 것이다. 그 화살의 주인공인 큐피트의 영어식 이름이 바로 에로스니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교합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충만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인지 준식은 30분도 넘게 설명할 수 있었다. 다신 아가페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게. 이제껏 항상 그래왔다. 말도 안되게 조신한 척 하며 튕기는 여인들의 마음을 준식은 말로 무너뜨리고, 그리고 육체로 마무리 지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준식은 단 한번도 그런 느낌을 느껴본 적은 없었다. 준식은 그 누구도 사랑해 본 적 없었다. 허긴, 사랑 따위가 존재 하기는 한단 말인가? 다들 웃기는 헛소리일 뿐이지.

  그러고 보면 참 우습지 않을 수 없었다. 아가페 사랑 따위는 믿지 않는 에로스인 곁에 오직 결혼 전까진 아가페 사랑만 하겠다는 외계인이 서로 그 오랜 세월 동안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정을 쌓아오고 있었으니 이러니, 세상이 아이러니 투성이일 수 밖에.

  준식이 그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도어락 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현관문이 열리더니 핸드폰을 귀에 댄 석훈이 안으로 들어섰다. 석훈의 표정엔 걱정과 불안감이 가득 차 있었다. 석훈의 얼굴만 봐도 준식은 무엇 때문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잘 갔다 왔냐?

  -어, 그런데 이상하게 주미랑 연락이 안되네. 계속 핸드폰이 꺼져 있다는 이야기만 나오고.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아픈 건가? 니가 선물을 가져다 줬을 때 주미는 어땠어? 아파 보였어?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것처럼 보이든?

  -그렇게 한꺼번에 여러 개를 물으면 내가 어떻게 답하냐. 그놈 참.

  -참, 그렇지 미안. 주미가 너무 걱정이 돼서.

  석훈을 보며 준식은 들고 있던 맥주를 다시금 한 모금 마셨다.

  -아무래도 안되겠어. 가봐야겠어.

  금방이라도 다시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 석훈을 보던 준식이 입을 열었다.

  -별일 아니야. 가볼 필요는 없어.

  -별일 아니라니? 너 뭐 알고 있는 거 있어? 대체, 무슨 일인데?

  석훈이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다시금 준식을 바라보았다.

  -그놈 참, 한 가지씩 물어보라니까. 마법에 걸린 것 같아. 피곤해 보이더라고.

  석훈은 순간 준식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마법이라니?

  -아, 참 그놈. 척하면 착하는 맛이 있어야지. 왜 신이 여자들에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자라고 보장해준 허가증 말이야. 물론, 한 달에 한 번씩 갱신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고 정작, 당사자들은 그 허가증을 전혀 기뻐 하지 않긴 하지만.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석훈이 그제야 무슨 말인지 알았다는 듯 머리를 끄덕였다. 석훈을 보던 준식이 다시금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나 들어가서 옷 좀 갈아입고 올게.

  준식이 석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석훈아!

  -어?

  무언가를 이야기 하려던 준식이 석훈을 잠시 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주미가 고맙대.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던 석훈의 입가에 피식 웃음이 지어졌다.

  -고맙긴 헤헤. 참, 이 말 먼저 했어야 했는데. 오늘 정말 너무 고마워 준식아. 그나저나 생리 때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기분이 좋아지려나 인터넷 검색부터 해봐야겠네.

  닫히는 석훈의 방 문을 보며 준식은 문득 레프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한 부분이 떠올랐다. 셰몬의 집에서 구두 수선공으로 일하는 미하일에게 어 느날 찾아온 부자 손님은 1년을 신어도 변함 없는 튼튼한 구두를 요구하지만, 정작 그에게 필요했던 건 튼튼한 구두가 아닌 죽은 자들이 신는 샌들이었다는 거.

  지금 석훈에게 필요한 건 생리때 여자 친구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이 아니라, 손수건과 그리고 기왕이면 그 손수건을 건네줄 마음씨 착한 여인이라는 사실을. 자신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모르는 인간을 바라보는 미하일의 마음이 어땠을지 순간, 준식은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신도 아닌 준식이 석훈의 미래일까지 (물론, 주미와의 미래일은 어떻게 전개 될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긴 했지만) 관여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준식은 그렇게 석훈이 들어간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다시금 목넘김이 좋다고 광고하던 맥주를 연신 꿀꺽꿀꺽 목으로 밀어 넘겼다. 하지만, 그 맥주는 전혀 목넘김이 좋지 않았다. 허긴, 그게 맥주회사 잘못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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