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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광무의 꿈
작가 : 백두혼
작품등록일 : 2019.10.22

대한제국의 마지막 모습을 제대로 살펴보려면 홍종우의 삶을 보면 된다. 조선인 최초로 프랑스로 건너가 근대화를 통한 조국 조선의 부국강병의 길을 도모한 자. 김옥균 등을 수괴로 한 친일 매국노들과 벌인 흉험한 싸움. 헤이그 만국 평화회의 밀사는 이용익이었고 그의 곁에는 홍종우가 있었다. 근대사 전체를 통째로 뒤집는 위험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15. 창의 토왜 (彰義 兎倭)
작성일 : 19-11-07 18:11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3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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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창의 토왜 (彰義 兎倭)

 

  국모를 참살한 일본의 만행에 분노한 전국의 지사들이 창의토왜(彰義兎倭 : 뜻을 드러내 왜적을 토벌)의 의병을 일으켰다. 거기에 친일 내각의 세 번째 개혁 조치에 해당하는 을미개혁이 기름을 부었다. 특히 전국의 백성들을 분노케 한 것은 단발령이었다. 머리칼을 자르는 것은 유교적 가치의 매도일 뿐 아니라 조선을 침략하는 일본의 풍습을 강요하는 일이었다. 국왕조차 일본 군대를 뒤에 업은 유길준, 조희연 등의 압박에 못 이겨 단발을 하였고 조선 곳곳에서 가위를 들고 강제로 상투를 자르려는 순검들과 백성들의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국왕을 받들어 역적들을 멸하고 왜적을 토벌하는 것은 선비의 본분이었다. 고종의 밀지가 전국으로 내려져 각지의 의병들을 격려했다. 강원도의 이소응, 충청도의 유인석, 경상도의 허위, 이강년등이 특히 강성한 활동을 벌였다,

 

  그는 귀국 후 패랭이를 쓰고 다리에 각반을 친 보부상의 차림새로 전국을 돌았다. 국왕에게서 비밀리에 나온 근왕창의의 밀지를 각처의 의병 지도자들에게 전파하고 그들의 동태를 살펴 한양의 이범진 등에게 전한 다음 모종의 밀지를 받아 함흥의 관찰사 이용익에게 돌아 온 것이 바로 며칠 전이었다. 한양은 그에게 너무 위험한 곳이었다.

 

 “나는 늘 이곳의 겨울철에만 머무는구려. 이곳은 참으로 추운데 말이오.”

 “홍형도 나이가 이제 들긴 들었지. 나보다 네 살 손위니 환갑도 멀지 않았수다. 하하...”

 “그런 소리 마시오. 아직 이형과 더불어 씨름을 해도 자신 있으니까.”

 “날 추울 땐 고조 독한 술이 최고디. 아직 이르오만 술상 불러들임?”

 “그럽시다. 잡아 놓은 꿩이나 좀 있으면 구워오라 하시오.”

 “그나저나 한양에서의 거사가 어찌 될 것인지 참으로 걱정임메.”

 “이 함경도의 굳센 병사들까지 내려 보냈으니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소?”

 

 군부대신 윤웅렬의 밀령에 따라 함경도의 북,남 군영의 병사들을 내려 보낸 것이 며칠 전이었다.

 그때 아전 중에 믿을만한 인사로 내실까지 드나드는 자가 들어와 은밀하게 기별을 했다.

 

 “어서 모시지비. 어서.”

 “무슨 일이오?”

 “이범진 대감이 왔음. 몰골이 해괴하다 하니 일이 잘 안된 모양임메.”

 

  삼국간섭 이후 잠시 총리대신 서리를 맡았다가 중전 민씨의 사변으로 실각한 이범진이 초라한 행색으로 방에 들어왔다.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나누고 앉았다.

 

 “이 대감. 이게 어쩐 일임메?”

 “관찰사 대감. 일이 여의치 않아 도망하고 말았소.”

 

 때 맞춰 술과 안주가 준비되어 방으로 들어왔다. 술을 두어 순배 돌리고 주변을 물리친 다음에야 이범진의 입은 열렸다.

 

 “지난 11월 28일 새벽에 군주 폐하를 모시려고 시위대의 팔백여 명 군사를 이끌고 건춘문을 향했었소. 원래는 궁의 숙직을 맡은 시위대 대대장 이진호가 문을 열어 내응하는 것으로 약조가 되었는데 문이 안 열리는 것이오. 그 간악한 놈이 이미 우리의 거사를 어윤중 이 역적 놈에게 밀고를 해버린 것이오. 우리는 건춘문을 포기하고 춘생문으로 가 월담을 하려 했소. 그런데 그 곳에는 이미 일본군과 숙위군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소. 장렬히 교전을 하였으나 군부대신 서리 어윤중이 나타나 일본군과 교전하는 시위대에게 교전을 멈추고 각 영으로 복귀하라는 명령 내리면서 전투가 끝나고 말았소.”

 “아니 그런 명을 따랐단 말씀이오?”

 “말 같지도 않은 명령이지만 어명이라 외치는데 별 수가 없지 않소. 군주 폐하께서 저들의 손에 달렸는데 어찌 경거망동 하겠소? 참으로 한스럽고 원통하오. 알고 보니 안경수라는 놈도 이미 밀고를 한 지 오래여서 일이 성사되는 것은 애당초 틀린 일이었소.”

 “왜적보다는 늘 그 놈들에게 따라붙는 종왜(從倭) 놈들이 문제구려.”

 “그럼 일을 같이 도모한 동지들은 어찌 됐음메?”

 

 듣고 있던 이용익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거의 태반이 토포되어 국문을 당하는 모양이오. 시종 임최수와 시위대 참령 이도철은 군주 폐하께서 내리신 밀지를 끝까지 부인하고 있소. 폐하께서 직접 내린 밀지로 밝혀지면 왜적을 등에 업은 그 역적 놈들이 폐하께 어떤 무도한 일을 행할지 모르는 상황이오. 그들 스스로 위조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역적 놈들의 고문을 얼마나 견딜지 모르오. 다행히 윤웅열 대감은 제물포로 피신하여 상해 행 배를 탔다 하오. 나도 이제 해삼위를 거쳐 상해로 옮겨가야 하지 않을까 싶소.”

 

 그들은 깊은 한숨과 더불어 독한 술을 마셨다.

 

 “지금 폐하께선 마음 편히 물 한잔을 못 드시고 계신데 이 어찌 망극한 일이 아니오.”

 “관찰사 대감. 모르긴 해도 조만간 대감 역시 탄핵을 당할 것이오. 함경도의 영군들이 이동하여 가담한 이상 대감도 적들의 칼날을 피하지는 못할 텐데. 차라리 나와 해삼위 쪽으로 피신하는 것이 어떻겠소?”

 “나야 조선이 아니라 이 세상에 금붙이가 필요한 이상 어쩌지는 못할 것임메. 어디 귀양이나 가면 되겠지. 그보다 홍형이야말로 어쩔 생각임메? 이제 여기도 안전한 곳이 못되고 말았슴.”

 “나는 오히려 한양으로 들어갈 생각이오.”

 “아니 어찌 그러하실 생각임메?”

 “저번에 상하이에서 불란서 영사 폴 클로델이라는 인사와 교류를 하였소. 이 대감께 소개의 편지를 써서 드릴 것이니 갖다 주면 대감의 피신처를 모색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러시아와 불란서 등 각국과의 교섭도 주선해 줄 것이오. 상하이의 불란서 조계에서는 불란서의 영사가 곧 왕이요, 법이니 참으로 안전할 거외다. 나는 한양으로 가서 불란서 공사와 뮈텔 주교를 만나볼 생각이오. 이번에 나름대로는 협조를 하였으나 향후 불란서의 도움 없이는 군주 폐하를 적의 마수에서 빼내기 어려울 것이오. 군병의 힘으로 실패했으니 외교의 묘리를 구해 보는 것이 남은 방도 아니겠소?”

 “조심하기요. 홍공의 형안도 이미 꽤나 알려진 모양이니 한양에 들어가면 적도들의 흉수를 늘 염두에 두어야할 것임메.”

 “이 한 몸 지킬 각오는 섰소. 우리 내일이면 헤어질 운명이군요. 어떻게 우리 다시 만날지 모르니 오늘 크게 취해서 이별의 정을 대신합시다.”

 

 그들은 크게 한숨을 쉬면서 크게 취하여 그 밤을 보냈다. 각각의 길이 그들에게 열렸지만 그들은 결국 같은 길에서 걷고 있었다.

 

 

  그들의 군주 폐하가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난 것은 그로부터 오래지 않아서였다. 참으로 쉽고도 간단하게 일이 성사되었지만 그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쏟은 노심초사는 말할 나위가 없었다. 상하이로 일시 망명했던 이범진은 그곳에서 러시아 외교부와의 협상을 이끌었다. 국왕의 어가를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끌어 내는 것까지는 이범진 등 조선의 인사들이 맡고 공사관에 들어 온 이후 고종의 신변을 보호하며 일본의 압력을 분쇄하는 것은 러시아 정부가 맡는다는 대원칙이 우선 세워졌다.

 

 이범진이 상하이를 떠나 다시 한양으로 비밀리에 돌아 온 1896년 2월 초, 러시아는 활발한 의병 활동을 핑계로 러시아 공사관의 안전과 전신선등의 시설 보호를 위해 해병대 120명과 대포 2문을 동원하여 공사관 주변에 배치했다. 그리고 2월 11일 새벽 늘 그렇듯이 고종을 모시는 엄상궁과 시녀가 탄 가마 두 채가 경복궁에서 빠져나와 러시아 공사관에 도착했고 그 가마 안에선 엄상궁과 시녀 대신 고종과 왕세자가 내렸다. 왕궁을 빠져 나온 고종은 즉시 김홍집 친일 내각의 탄핵을 명했고 그들에게 대역의 죄를 물어 처분토록 교시했다. 총리대신 김홍집과 농상공대신 정병하는 분노한 백성들의 손에 잡혀 그 자리에서 피살되었고 군부대신 어윤중은 고향인 충청도 보은으로 피신하나 역시 그곳에서 백성들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유길준, 조희연, 장박 등은 일본 공사관으로 몸을 피한 후 일본으로 도망하였다. 이로써 갑오년 7월 일본군의 왕궁 침범 이후 일본을 등에 업고 국왕을 능멸하고 국모를 살해하고 백성들을 분노케한 역적 무리들은 일단 조선 땅에서 완전히 박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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