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해방전쟁
작가 : 백두혼
작품등록일 : 2019.10.22

2110년. 1910년의 한일합방 국치일로부터 200년 후. 조선 해방전쟁이 시작된다. 초인병기라 명명된 하얀색 초경세라믹 장갑의 거대 2족 보행병기를 앞세우고.

 
16. 미유키(深雪)와 아라와시(荒鷲) (2)
작성일 : 19-11-07 18:01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346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천천히, 그러나 위압적인 걸음으로 공작소를 나온 두 기의 37식은 미리 정해진 위치에 나란히 서서 허리춤의 거대한 세라믹 카타나를 뽑아 들었다. 그리고 먼저 공주 쪽을 향해 칼을 들어 올려 군례를 갖췄다. 공주가 고개를 끄덕여서 답례를 하자 카타나를 내린 다음, 다음 행동에 들어갔다.

 병기창 연병장 너머 멀리, 약 4킬로미터 정도 거리의 산허리에서 분홍색 연막이 터졌다. 요시코가 탄 진주색의 미유키가 먼저 시작했다. 동체 등 부분의 세라믹 장갑이 살짝 기울어지며 그 윗부분이 열렸다. 그리고 곧 엄청난 발사음과 함께 미사일이 한 발 발사되었다. 순식간에 날아오른 미사일은 하얀 꼬리를 끌며 곧바로 분홍색 연막이 터진 쪽으로 날아갔고 잠시 후 거대한 폭발이 그 주위의 모든 분홍색을 삼켜버렸다. 제 37식 이족 보행병기의 원거리 타격 무기인 단거리 미사일이었다. 네 발을 장비하고 있었고 대공 방어용, 대장갑용, 인마살상용, 백린탄두 등등 각각 다른 탄두를 목적에 따라 교체해서 장비할 수 있었다. 사거리는 최대 120킬로미터. 미사일로는 단거리 미사일이었지만 화력은 엄청난 무기였다.

 이어서 하얀색 연막이 멀리서 다시 터지자 나오마사가 조종하는 아라와시의 등 위쪽이 열리고 역시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미사일은 하얀 연막의 중심부를 정확하게 타격했고 하얀 연막 역시 흔적마저 사라졌다.

 그 다음은 대공 사격이었다. 멀리 활주로에서 발사한 표적용 무인 항공기 2기가 떠오르자 미유키와 아라와시 양 기체에서 다시 미사일이 발사되었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표적기를 각각 격파했다. 120킬로미터 반경 내의 모든 표적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체계가 장비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다시 2기의 표적기가 떠올라서 이쪽 연병장 방향으로 맹렬하게 날아오고 있었다. 일종의 미사일 공격이었다. 순간 두 37식은 카타나를 들고 있지 않은 왼손을 그쪽 방향으로 들어올렸다. 그리고 공간을 가르는 날카로운 파공음이 터지며 포탄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37식의 왼손 장심 부분에 뚫려있는 포구를 통해 발사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37식 병기의 주무장인 180미리 가우스 기관포였다. 가우스 포는 화약의 폭발력을 사용하는 무기가 아니고 초고압의 전기자장을 이용하여 금속제 탄자를 초고속으로 발사하는 무기다. 초고압의 전기를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37식의 열융합 리액터가 있기에 전적으로 가능한 무기였다.

 180밀리미터 구경의 탄두를 마하 13, 즉 음속의 13배 속도로 쏘아내며 초당 3발을 연사할 수 있었다. 이론 상 최대 사거리는 67킬로미터였지만 철저한 직사화기인 관계로 대략 10킬로미터 전후에서 교전 거리가 제한된다. 적의 어떠한 장갑병기라도 이 가우스 기관포의 가공할 위력 앞에서는 순식간에 고철이 되고 만다. 즉 눈에 보이면 끝난다는 뜻이었다.

 연병장을 향해 날아오던 표적기는 순간적으로 공중에서 산산조각 나서 사라졌다. 너무나 빠른 반응과 사격에 구경하던 사람들은 마술을 보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 다음은 세라믹 카타나를 사용하는 격파 절단 시범이었다. 연병장 한 켠에 서 있던 대형 트레일러가 다가왔다. 적재한 물건은 직경 이 미터에 달하는 강철제 가스 송전용 파이프 두 개였다. 길이 십이 미터에 달하는 그것들을 묶어뒀던 쇠사슬을 기술자들이 달라붙어 해체하고 물러나자 먼저 나오마사가 조종하는 녹색의 괴물이 다가들었다. 그리고 한손으로 그것 중 하나를 들어 올린 다음 허공을 향해 집어던졌다. 마치 사람이 가벼운 대나무 줄기를 던지듯이. 그리고 녹색의 괴물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몸놀림을 보여줬다. 동체를 움츠리는가 싶더니 곧바로 허공에 던져진 강철 파이프를 향해 동체를 띄워 올린 것이다. 순식간에 제자리 뛰기로 육 미터 이상을 떠오른 녹색의 괴물이 붉은 빛의 플라즈마가 맺힌 세라믹 장검을 순간적으로 휘두른 다음 가볍게 착지했다. 물론 주위의 땅은 그 거체를 감당하기 위해 떨어야 했지만. 그리고 여섯 조각으로 깨끗이 절단된 파이프가 땅에 떨어져 내렸다. 쳐 올리고 내려친 두 번의 칼질로 두께 10센티미터의 강철 파이프는 깔끔하게 잘려 바닥을 뒹굴었다. 칼날과 파이프가 닿았을 때 어떠한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다음, 녹색의 괴물 아라와시가 파이프 한 개의 한쪽 끝부분을 들고 미유키를 향해 섰다. 진주색의 아름다운 거체가 들고 있던 장검을 가볍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플라즈마는 활성화 되지 않은 상태였고 오로지 세라믹 블레이드를 사용한 절단 시범이었다. 날카로운 절단음과 함께 블레이드의 지난 자리로 불꽃이 순간적으로 튀었고 아라와시가 들고 있던 강철 파이프는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 떨어졌다.

  그렇게 모든 행사가 끝났다. 후미코 공주는 시범을 마치고 각각의 37식 동체에서 내린 나오마사와 요시코에게 치하를 하고는 자리를 떴다. 특히 요시코에겐 아주 친밀하게 인사를 건넸다. 앞으로의 일을 잘 부탁한다는 인사였고 요시코는 성심껏 충성을 다하겠다고 정중하게 답례했다. 스와 겐이치 선생은 두 사람에게 긴 얘기는 못했지만 눈빛으로 깊은 축하와 격려를 전하고 공주의 뒤를 따라나섰다. 요시코는 이제 그녀의 직속상관이 되는 그가 차량에 오르는 자리까지 따라가서 그를 전송했다. 그리고 모두가 떠났다.

 

 후미코 공주의 전송을 위해 모두가 떠난 공작소에 이제 나오마사와 요시코 두 사람만 남았다. 그 공작소가 이렇게까지 텅 빈 적은 거의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다. 지금 각자의 감정을 이렇게 이해하는 사람은 둘 밖에 없었다. 허전하고 허무하면서도 설레고 두근대며 악간 불안하기도 한 감정이었다. 나오마사가 헬멧을 한 손에 든 채 요시코의 옆에 서서 그녀의 허리를 감아 안았다. 요시코도 자연스레 나오마사의 허리에 손을 감았다. 나란히 선 그들의 눈앞에 녹색과 진주색의 거체가 나란히 서 있었다. 아라와시와 미유키. 정말 아름다웠고 참 잘 어울렸다. 하지만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었다. 이제 영원히 만날 일이 없는 두 동체. 만날 일이 없어야만 하는 두 동체였다. 그것들의 운명을 알고 있는 두 사람들이 묘한 감정에 휩싸여 서로의 감정을 쓰다듬고 있었다.

 

 “이제 우리 헤어지는 거네?”

 “그래. 난 만주. 넌 도쿄.”

 “저 녀석 아라와시. 난 이제 볼 일이 없겠지?”

 “그렇겠지.”

 “그런데 말야. 이상하게 슬퍼. 저 녀석을 다시 만날 것 같아.”

 “그런데 표정이 왜 그래?”

 

 요시코의 표정은 어딘지 어둡고 쓸쓸했다.

 

 “글쎄. 예감이라고나 할까? 기쁜 일은 아닐 것 같고.”

 “무슨 소리야.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아. 만주로 나간 기체가 도쿄로 갈 일도 없고 네 미유키도 대륙 땅을 밟을 일은 없을 거야.”

 “그래 맞아. 그런데 말야. 여자들한테만 있는 그런 거 알아? 감정으로 느끼는 예시라고나 할까?”

 

 그때 나오마사가 들고 있던 헬멧을 뒤져서 뭔가를 꺼냈다. 반지였다. 별다른 장식도 없는 수수한 금반지.

 

 “어머니한테 받은 반지야. 이제 네 꺼야.”

 

 두 사람은 천천히 장갑을 벗었고 나오마사가 반지를 요시코의 하얀 손가락에 끼워줬다. 요시코의 눈에서 반짝하고 눈물 같은 것이 흘렀다. 나오마사가 그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들의 모습을 두 대의 거대한 괴물들이 내려 보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8 17. 원산 항 2019 / 11 / 8 212 0 5559   
17 16. 미유키(深雪)와 아라와시(荒鷲) (2) 2019 / 11 / 7 193 0 3467   
16 16. 미유키(深雪)와 아라와시(荒鷲) (1) 2019 / 11 / 6 208 0 4533   
15 15. 5월의 소풍 2019 / 11 / 5 180 0 5228   
14 14. 조선 총독부 2019 / 11 / 4 190 0 5635   
13 13. 세라믹 카타나 2019 / 11 / 2 196 0 3643   
12 12. 공중강습훈련 2019 / 11 / 1 196 0 4995   
11 11. 37식 보행병기 (2) 2019 / 10 / 31 206 0 3920   
10 11. 37식 보행병기(1) 2019 / 10 / 30 194 0 5796   
9 10. 대본영 특종정보국 2019 / 10 / 29 204 0 7858   
8 9. 반도 주둔 20 사단 2019 / 10 / 28 199 0 9818   
7 8. 제 37식 이족 보행 병기 (1) 2019 / 10 / 27 227 0 5539   
6 7. 놀라운 손님 2019 / 10 / 27 195 0 4261   
5 6. 홋카이도 특수 병기창 2019 / 10 / 25 206 0 6365   
4 4. 졸업식 2019 / 10 / 24 198 0 6816   
3 3. 신주쿠 겐류 2019 / 10 / 23 209 0 4579   
2 1. 제국의 아침 2019 / 10 / 22 212 0 7627   
1 프롤로그 2019 / 10 / 22 345 0 648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천무행
백두혼
광무의 꿈
백두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