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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훼인
작가 : 려영
작품등록일 : 2019.11.5

이 픽션에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중심 테마를 기점으로 해서 그 게임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게이머들의 생생한 실상과 우정 사랑 배신들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데킬라 같은 사랑 우정 그리고 배신...... 21세기 현재의 시간속을 힘겹게 부딪치는 청춘의 군상들이 소리없는 독백처럼 숨결을 가다듬습니다.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또다른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처절한 자화상입니다

 
[훼인] 36회 - 훼인
작성일 : 19-11-07 17:17     조회 : 317     추천 : 0     분량 : 7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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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훼 인 ]

 

 지난 일요일 밤의 치열한 격전이후 나흘간의 공백기를 거치고 난

 아리스 서버에서는 주말을 앞두고서 또다시 심상챦은 분위기를

 노출시키고 있었다.

 

 작업장 한쪽구석 3 대의 PC 가 덩그러이 놓여있는 테이블앞에서

 컵라면으로 때이른 저녁을 해결한 지영은 양치질하기도

 귀챦은 듯 그냥 커피로 입을 대강 헹구고 나서는 다시금

 컴퓨터 앞에 다가앉았다.

 LCD 모니터 가장자리에는 PC 의 수명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짓눌린 때자욱들이 깊게 번득이고 있었다.

 오늘부터 또 철야근무가 시작되는 것이다.

 

 혈전에 한창이었던 지난주에도 마찬가지였고

 날밤을 새는 철야근무를 하게 되면 1.5배의 특근수당까지

 받게 되어 꽤나 괜챦은 편이었지만

 3 대의 모니터를 번갈아보면서 여러 캐릭터들을 컨트롤

 하다보면 아무래도 신경쓰임이 많기 마련이고

 자정을 넘어서 밤이 깊어갈수록 심신이 극도로

 피곤해지기 일쑤여서,

 그 쏟아지는 졸음과 피로를 잊으려 커피까지 여러 잔

 마시다보니 과다한 카페인과 스트레스때문에

 속까지 욱신거릴 정도였다.

 

 그러한 문제들 말고도 더 심각한 고뇌들이 지영의 마음속을

 짓누르고 있었으니 바로 그 남자 - 수범이

 작금의 상황속에 정면으로 게재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아틸라라는 캐릭이 수범이 플레이하는

 것이라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는 그녀로서는 피튀기는

 혈전의 전장안에서 그 캐릭터를 상대로 싸운다는 것이

 도무지 맘에 안차는 정도가 아니라

 어쩌면 히스테리에 가까운 심난함으로 항상 와닿곤 했던

 것이다.

 

 물론 북극성의 혈군주인 아수라를 지영 자신이 돌리고 있다는

 운명의 장난같은 이 현실을 수범이 아직까지는 모르고 있다

 지만......

 

 지난주만해도 아틸라가 무참하게도 세번씩이나 누워갔었고,

 그 중 두 번은 지영 자신이 찌른 칼에 의해서였다.

 비록 게임상의 PK 라지만 상대방의 심장 깊숙히 박혀

 들어가는 킬리만자로 장검의 작렬과 특유의 비명소리를

 질러대며 꼬구라지듯 쓰러져가는 아틸라의

 그 가여운 그 모습들......

 그때의 어지러한 기억들이 다시금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자

 지영은 몸서리치듯 고개를 뒤흔들고 말았다.

 다행히도 으늘은 사장 - 신종필은 월말인 관계로 은행에

 볼일도 있고 종로쪽에 운영하는 게임방도 살펴본다며

 나가고 없는 상태였고,

 저 역겨운 실장과 새로 들어온 신참 1명만이 사무실안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이런 상태라면 오늘 또다시 마주친다해도 직접적인 PK 는 피할 수

 있으리라 ...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직접적인 충돌만은 피해야만 하는 것이다.

 설령 아무것도 모르는 수범측에서 먼저 치고 나온다 할지라도......

 

 오늘만은......

 

 어제 낮에 남한산성에서 수범을 만났을때도 그리고 3 시간의

 짧은 데이트가 끝날 때까지 이 게임에 관한 얘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서 애써 화제를 다른데로 돌린채 마음을 다독거리곤

 했었지 않은가

 

  '안돼, 오늘만은 절대로......'

 

 지영은 그렇게 다짐에 다짐을 연신하면서 마치 기도라도 하는

 심정으로 마우스를 고쳐잡았다.

 

 오늘도 혈전 양쪽의 대결구도는 박빙의 승부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수적인 우위를 내세우는 북극성 동맹측과 더이상 물러설데도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결사적으로 항전하는 사하라 연합......

 목요일 저녁이지만 사하라 혈원들은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의 무서운 참석률을 보이고 있었고

 아군측인 사이클론과 신화쪽에서도 거의 다 집결되었다는

 낭보가 연이어 전달되고 있었다.

 

 3 개 연합 혈맹측 간부들은 이미 몇시간전부터 시온성에서 만나

 오늘의 총체적인 작전 점검을 모두 마치고 있는 상태였고

 이제는 최종 승부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베르테르의 정보에 의하면 오늘 혈전 장소인 파미르 마을에는

 해적혈맹이 나올 것이며

 북극성과 다크블러드쪽은 게바던전을 기습공격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사이클론과 신화측에서 파미르를 담당하고

 

 사하라 혈맹은 게바던전을 역습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일단 잡혀있었다.

 

 자바성 남쪽 다리앞에 도열하여 버퍼를 일사불란하게 마치고

 난 사하라 혈맹 100여명의 전사들은 수범의 사인에 맞춰서

 일제히 게바던전을 향해 돌진해나갔다.

 20분 거리의 자바계곡 길을 택하지 않고 우측 절벽쪽에

 새로 발견된 버그 절벽을 타고넘는 지름길로 가는 것인데,

 선두부대가 절벽쪽에 막 도달할 무렵 채팅창안으로

 이상스런 귓속말이 빨갛게 아로새겨져 들어오고 있었다.

 

 「아수라 : 오빠! 그 길로 가지마 」

 

 오빠? 북극성 혈주인 아수라가 자기더러 오빠라니?

 

 처음엔 아이디를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눈을 부비고서

 다시 한번 쳐다보았지만 그 문제의 귓말의 주인공은

 분명히 적군의 수장인 아수라가 틀림없었다.

 

 「아수라 : 지금 게바던전에 가봤자 아무도 없어.

  북극성과 다크 모두 지금 파미르로 가고 있다구;;」

 

 「아틸라 :누구시죠? 」

 

 「아수라 : 나 ...지영이야 하여튼 게바던전으로 가지말고

  얼른 파미르로 시간이 없어...」

 

 그러고는 대화가 뚝 끊어졌다.

 지영? 송지영?

 수범을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지영이라는 여자라면

 송지영뿐인데......

 같은 혈원내에도 지영이라는 여자 혈원은 없지 않은가......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갑작스런 귓말에 일순간 당혹스러웠지만 그렇다고 확인도 안된

 뜬금없는 정보를 바보처럼 따라갈수도 없기에

 수범은 그대로 버그절벽을 뛰어넘어서 게바던전 입구로 내려갔다.

 

 오빠 하며 급하게 불러대던 아수라의 빨간색 귓말과

 지영의 모습이 눈앞에서 어지러이 교차되는 것이

 또 한번 머리속을 꾹꾹 눌러대고 있었는데

 역시 게바던전 입구에는 아무도 없이 텅빈 모래바닥만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 어케 된거야?"

  "아무도 없쟎아..."

 

 눈앞에 보이는 그저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운 게바던전의

 입구 모습에 혈원들이 극도로 동요하는 분위기가 연이어서

 터져나왔고 거의 동시에 수범의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벨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 아니면 지금 수범의 마음속이 그만큼 혼란스러 운것인지 -

 심장 한구석으로 쇼크 비슷한게 눌러오는 듯 했다.

 베르테르나 사이클론의 마루치일거라 생각하며

 모니터와 핸드폰 화면을 번갈아 내려다보던 수범은

 송지영이라는 발신자 표시가 선명하게 춤추고 있는

 폰 화면을 보고서는 정말이지 전신이 마비되는 듯한

 전율에 그만 몸서리치고 말기까지 했다.

 

 마우스를 잡고 있던 오른손이 신들린 듯 미끄러져내렸다.

 스마트폰을 드래그해보니 역시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녀 - 송지영이었다.

 

  "오빠!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해줄께. 일단 오빠네 혈원들

  거기서 얼른 나오라고 해 안그럼 파미르는 전멸당해"

 

  "뭐? 지영아... 너 짐 어디니? 네가 왜......"

 

  "지금 내가 아수라를 돌리고 있단 말이야 얼른 피해"

 

 핸드폰 너머로 급하게 들려오는 지영의 짧은 설명을 빌리자면

 베르테르에게 들어간 적혈 정보는 역시나 연합측 전력을

 교란시키기 위해 북극성 동맹쪽에서 흘린 역정보였고,

 

 원래의 전투장소인 파미르에서 대대적인 공격이 감행될 것이며

 그를 통해 사이클론+ 신화 연합군을 분쇄시키고 난 동맹측이

 마지막 남은 사하라쪽을 포위 공격하여 궤멸시킨다는

 가공할 시나리오였는데,

 죽는 그 순간까지 정말이지 비밀로 덮어두 싶었던

 그 모든 것들을 그녀가 지금 화장실에 숨다시피해가며

 자신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지영의 말이 전부 사실 그대로라면 오늘도 완전히 상대방의

 교란책에 놀아나는 셈이 되는 것이고 그 타격과 피해는

 상상을 뛰어넘어 어쩌면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 될지도......

 

 수범이 다시 작전변경을 지시할지 망설일 것도 없이

 역시 베르테르와 마루치쪽에서 급보가 마구 날아오고 있었다.

 파미르 전장안에 해적뿐만 아니라 북극성과 다크 블러드까지

 모두 총집결하여 파상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고

 숫적으로나 화력면에서 절대 열세라는 긴급한 SOS가 정신없이

 전해져왔다.

 

 무슨 핵폭탄이 연이어 터지는 듯한 충격적인 상황이었다.

 여전히 양쪽 동공속으로는 차가운 금속성 파편음의 환청들이

 요동처럼 맴돌고 있었다.

 

 다급히 전해오는 지영의 전화목소리와 아군측 귓말들에

 거의 카오스 상태 비슷하게 어지러이 방황만 하고 있던 수범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서 일단 작전변경을 지시했다.

 

  "전원 파미르로......"

 

 하지만 이미 늦은 시간이라는 것을 수범도 잘 알고 있었다.

 

 이대로 몰려가봤자 이동과 정렬에만 10분이 넘는 시간적 공백이

 있을 것이고 뒤늦게 도착하는 사하라 혈원들 또한 결국에는

 동맹측의 마지막 전리품이 되고 말 것이라는......

 

 순간 수범의 자리 뒷쪽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 이제야 끝이로군."

 

 그 순간 수범은 얼마나 놀랐던지 귓속이 멍해지면서

 주위마저 제대로 안보일 정도였다.

 

 특유의 낮고 무겁게 깔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 게임방 사장 - 신종필이었고

 화면에만 빠지듯 집중하고 있었던 수범으로서는 사장이

 언제부터 와서 보고 있었는지 조차 판단이 제대로 서질

 않았다.

 어쩌면 지영과 전화상으로 방금전까지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까지도 모두 다 엿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는데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건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 시간에 사장이 나오다니......

 좀처럼 직접 마주치기 힘든 신종필의 출현도 당혹스러웠지만

 아까부터 수범의 컴퓨터 화면을 뚫어지라 응시하면서

 뱉어내는 말들도 청천병력처럼와닿았다.

 

  "열흘안에 끝날줄 알았는데 3 달이 넘게 걸리다니 쯔쯔"

  "사장님, 언제 오셨......"

  "수범아 그동안 수고 많았다."

  "네? 수고라니......"

  "아틸라는 오늘부로 끝내고 아이템뱅크에다 팔거야"

  "네? 아틸라를 파신다니요?"

 

 그제서야 수범의 머리속으로 1년 6개월전 이 미니지 게임을

 처음 시작할 당시의 희미한 기억들의 편린들이 조각조각

 맞추어지면서 하나의 완성된 퍼즐판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렇다......

 

 아틸라는 애당초 이 게임방 사장인 저 신종필이 심심할때

 한번 해보라고 던져준 캐릭이었다.

 그때 레벨이 막 1차전직을 끝낸 직후인 21 인가 할때였는데,

 미니지 게임이 처음이었던 수범은 지루하고 반복적인 겜방

 알바생활의 피곤함이나 식혀보려고 장난삼아서 손을 대어

 본 것이 이 아틸라였는데......

 그동안 너무나도 애틋하게 열심히 키우고 또 집중하였던지

 이 아틸라 캐릭의 본주인이 자신이 아닌 신종필이라는

 사실조차도 까맣게 잊고서 지내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음 수범아 이리 좀 앉으렴. 할 얘기가 있다"

 

 신종필은 턱끝으로 카운터 옆의 작은 간이 테이블을 가리켰다.

 

  "사장님 지금......"

  "어차피 지금 파미르로 가봐야 늦은 거여. 게임오버라구"

 

 아무렇지도 않은듯 내뱉었지만 게임오버라는 말에 유난히도

 거친 악센트를 주고 있었다.

 몸 전신으로 고압전류가 흘러내리는 듯한 충격과 혼돈의 나열

 속에서 무어라 대꾸할 의지조차 잃어버린 채 엉거주춤 서 있던

 수범은 사장이 가르키는 테이블 앞 철제의자에 비틀거리듯

 털썩 앉았다.

 

  "사장님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요점만 간단히 정리해주지. 아틸라는 원래 내가 유라파

  벌이용으로 키운 캐릭이야.

  수범이 너도 작업장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지?"

 

  "네에..... 컴퓨터 수십대를 갖다 놓고 게임머니를 만들어 내다

  파는......"

 

  "그렇지 그렇지 정확히 알고 있군 사실은 내가 오래전부터 이

  미니지게임의 유라파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었어

  물론 다른 장소에서......"

 

 이것도 처음 들어보는 얘기였다.

 그저 게임방 여러군데를 운영하는 게임방 갑부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사장의 뚱딴지 같은 얘기들은 쉴새없이 연결되고 있었다.

 

  "근데 겜방 알바들한테 심심풀이 삼아 해보라고 몇개 캐릭을

  주곤 했는데, 수범이 너는 확실히 달랐어."

 

  "........."

 

  "한달쯤 지나고 보니깐 어느새 40랩을 돌파해서 2차전직까지

  끝내 놓고 있더라고

  게다가 가즈솔져의 혈 군주까지 맡고 있고

  처음엔 나도 좀 놀랐지. 네가 그렇게 열심히 매달릴줄은......"

 

 한마디 한마디가 폐부를 도려내듯 들려오는 괴롭기만한

 스토리였지만 신종필은 그런 수범의 감정따윈

 사치스럽다는 듯이 입심좋게 거침없이 쏟아 내고 있었다.

 

  "결국 나는 결단을 내렸지 수범이 네가 키우던 아틸라 캐릭을

  철저히 이용해먹기로. 덕분에 이번 최후의 결전에서는

  북극성이 보기좋게 이겼으니까"

 

  "그럼 북극성혈도......"

 

  "그렇지 북극성 혈은 내가 처음부터 작정하고 만들었던 혈이여.

  나는 절대로 지는 게임을 하지는 않아"

 

 그렇다면 신종필은 틈틈히 수범이 없는 시간대를 이용해서

 아틸라로 접속하여 이쪽 사정을 면밀하게 파악을 해서는

 북극성쪽에 득이 되게 이용해 먹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그러기에 적혈쪽에서는 그토록 사하라 혈의 모든 상황을

 손바닥 들여 보듯이 샅샅이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현듯 며칠전 그 마지막 만남에서 창백한 여운을 남기던

 유진의 그 모습이 아스라히 스쳐지나갔다.

 

 아아아......

 

 사장은 다시 정색을 하고서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너무 인상만 쓰지말아라. 나까지 이상해지쟎아.

  어차피 게임일 뿐이니까.

  그리고 며칠안으로 미니지안의 모든 캐릭과 유라파를 처분

  하고 다른곳으로 넘어갈거다.

  너도 크로스월드라고 들어봤지?"

 

 수범도 미국 최고의 게임업체인 브로드 온라인에서 얼마전에

 크로스월드라는 RPG 게임을 출시하여 오픈 베타 테스트까지

 마치고서 막 정식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수범이 넌 게임 컨트롤 능력도 좋고 하니깐 충분히 잘 해낼

  수가 있을거야"

 

  "제가 무슨......"

 

  "어때? 나하고 같이 넘어가자 이젠 미니지도 끝났어 유라파

  시세도 하한가고 영 재미가 없다는 말이야.

  아마도 많은 유저들이 접고서 새 게임으로 넘어갈거야

  대신 같이 넘어가면 이번엔 정식 대우를 해줄테니,

  월급말고도 특별수당도 두둑하게 챙겨줄테다 어떠니?"

 

 더이상...... 더이상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몸 전체에 더러운 오물을 또 한번 뒤집어쓴 것처럼

 끈적끈적하고 악취까지 느껴지는 듯한 더러운 기분들이

 몸 언저리에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배신,이용,소모품,거짓,위선......

 이세상의 모든 추잡하고 가증스러운 단어들과 욕설들이

 어지러히 떠돌아 다니고 그 기괴하고 혼돈스러운 소용돌이

 속에서 힘겹게 몸서리치고 있을 뿐이었다.

 

 아까부터 지영과 베르테르,마루치 들로부터 번갈아가면서

 쉴새없이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지만

 수범은 이 어둡고 가증스러운 지옥에서 한시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은 심정으로 비틀비틀거리며 게임방을 나와버렸다.

 

 어느새 아침 6 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짙은 먹구름이 뒤덮인 어두컴컴한 하늘 아래로는

 싸늘한 빗줄기만이 짖궂게 내리고 있었고

 주인없는 메아리들만이

 잿빛 허공속을 부질없이 떠돌고 있을뿐이었다.

 

 그렇게 세상은 하염없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작가의 말
 

 끝까지 읽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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