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등록된 작품이 없습니다
 
자유연재 > 현대물
초고도 문명의 후예
작가 : 글꾸니
작품등록일 : 2019.11.1

2019년 검은 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영훈.
괴물의 습격으로 죽음을 마주한 절체절명의 순간 끼고 있던 반지에서 황금색 빛이 퍼져나왔다.

‘셀피온의 마지막 후예 보호 프로그램을 작동합니다.’

 
초고도 문명의 후예 19화
작성일 : 19-11-07 12:19     조회 : 317     추천 : 1     분량 : 499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19화 -

 

 창고 안에는 각종 밀리터리 장비들이 가득했다.

 

 “어떤가? 죽여주지 않는가? 놀란 표정을 보니 맞네, 맞아. 하하하”

 

 춘식의 말 대로 영훈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무기들을 둘러봤다. 전투복부터 시작해 헬멧, 군화, 단검까지. 최소 몇 명은 무장시킬 수 있는 양이었다.

 

 “이걸 왜 가지고 계신 거예요?”

 “사람들은 나 같은 사람들을 덕후라고 하지. 40년 경력의 밀리터리 덕후! 그게 나지! 하하”

 

 손가락 4개를 펼치며 춘식이 웃어 보였다. 한쪽 입 꼬리만 올라가는 춘식 특유의 표정이었다.

 

 “영훈 친구가 마음에 드는 걸 하나 줄까 하는데, 아 실수했구먼. 하나가 아니라 원하는 만큼 말이야.”

 “왜 저에게...?”

 “딜은 이렇게 하는 거거든! 나도 뭔가를 줘야 요청할 자격이 있으니 말이야. 자... 내가 함께 가도 되겠는가?”

 

 갑작스러운 제안에 영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춘식이 스윽 내민 투박하고 거친 손을 보고 나서야 영훈은 그 손을 맞잡았다. 손바닥에 박혀있는 딱딱한 굳은살이 느껴졌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사실 영훈은 이런 장비를 주지 않더라도 춘식이 원한다면 함께 하려고 했다. 춘식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의 부탁을 거절할 만큼 영훈은 매몰차지 않았다.

 

 “하하하. 고맙네. 고마워. 자 어서 자네의 짝을 찾아보라고.”

 

 영훈은 일단 무기류부터 차근차근 살펴봤다.

 

 “저건...?”

 

 손잡이를 포함한 길이가 50cm 정도 되는 정글도와, 30cm쯤 되어 보이는 짧은 단검 하나가 영훈의 눈을 사로잡았다.

 

 “오? 그 단검 칼날은 CPM S30V라는 특수 스테인리스 스틸 강재가 사용됐지. 튼튼하다는 말이야. 하하하.”

 

 춘식이 이 검들을 어떻게 구했는지 침을 튀겨가며 말하는 동안 영훈은 칼을 들어 이리저리 살펴봤다.

 

 정글도는 손잡이에서 멀어질수록 칼날이 넓어지는 형태였고, 단검은 손잡이와 칼날이 흑색이었는데 한쪽 칼날이 톱니 모양으로 되어있었다. 각각의 길이가 달라 상황에 맞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걸로 할게요! 어르신!”

 “하하하. 좋아, 좋지. 근데 어르신이 뭔가? 늙어 보이게 말이야.”

 “그럼...?”

 “삼촌! 앞으로 춘식이 삼촌이라 부르게 아우님! 하하하.”

 

 춘식이 영훈의 팔을 한 번 세게 툭 치고는 창고 밖으로 나갔다. 흥얼거리는 그의 콧소리가 옅게 들려왔다.

 

 창고에 혼자 남은 영훈은 새로운 얻은 칼들을 한동안 바라보다 꽉 움켜쥐었다. 좋은 무기를 손에 넣자 만약이라는 가정이 떠올랐다. 이 무기가 있었다면 상택과 예인의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 말이다.

 

 ‘휴... 후회할 시간이 없어... 연우와 애들을 찾아야 해!’

 

 그날 밤 영훈은 춘식에게 흩어진 일행이 있어 내일부터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춘식이 자신도 함께 가겠다고 했지만, 혼자 움직이는 게 빠르다는 영훈의 말에 결국 수긍했다.

 

 날이 밝자 영훈은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어제 샵티들에게 당한 상처가 욱신거렸지만, 팔자 좋게 몸이 회복되길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정글도는 등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비교적 짧은 길이의 단검을 손에 쥐었다. 춘식의 덕후 활동으로 모은 검은색 전투복까지 입으니 영훈의 모습은 누가 봐도 특전사 같아 보였다. 마지막으로 나가기 전 상태를 점검했다.

 

 각성화 2단계 진행 중

 * 신체활성 : 2% (하급전사 신체적 능력)

 * 감각활성 : 3% (공간각 개방)

 * 정보활성 : 10% (제한된 정보 접근 가능)

 

 ‘음... 중력왜곡 안 쓰고 30마리 정도는 한 번에 가능하려나?’

 

 신체적 능력이 상급병사였을 때 중력왜곡을 배제하면 한 번에 10마리 정도는 감당할 수 있었다. 어제처럼 목숨을 걸면 20마리까지도 가능했다.

 

 ‘뭐 이건 차차 알아보면 되지.’

 

 영훈이 승강기 안으로 들어가자 춘식이 무전기를 건넸다.

 

 “5시 전에 돌아와야 해? 응? 그래야 해. 무슨 일이 있으면 이걸로 연락하고.”

 “고마워요 삼...촌..”

 

 아버지뻘 되는 사람에게 삼촌이라는 단어가 입에 붙지 않았지만, 춘식은 유독 삼촌이라는 단어를 고집했다.

 

 빨간색 버튼을 누르자 승강기가 소음을 내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 소리에 1층에 남아있던 샵티들이 뛰어오기 시작했다.

 

 ‘환영 인사가 아주 격렬하네.’

 

 승강기 철조망 문을 열자마자 한 마리가 영훈에게 달려들었다. 한 발짝 몸을 튼 영훈이 단검으로 샵티의 목을 긋자 두부 자르듯 쉽게 잘려 나갔다.

 

 ‘이거 식칼이랑 차원이 다르잖아.’

 

 단검의 절삭력에 영훈은 살짝 놀랐다. 마치 청동기 시대의 물건을 쓰다가 철기시대 기술을 얻은 기분이었다. 한 마리씩 차례로 처리하자 어느새 두 발로 서 있는 샵티들은 보이지 않았다.

 

 ‘으흐... 더럽게 아프네...’

 

 팔을 감싼 붕대에서 피가 새어 나와 빨갛게 변해 있었다.

 

 거리로 나왔지만 사실 어디서부터 일행들을 찾아봐야 할지 막막했다. 전화도 없고 큰 소리로 불러서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은 건물 하나하나를 모두 찾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거 완전 노가다잖아...’

 

 그래도 아직 일행들이 이 주변에 있을 거라는 기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훈은 우선 성수역 주변에 있는 골목길을 돌아다녔다. 중간 중간에 보이는 샵티들도 미리 처리하고 길도 익혀 둘 요량이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간혹 보이네.’

 

 거리를 배회하는 동안 가끔씩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움직이는 게 보였다. 영훈도 몇몇 사람들과 마주쳤지만, 그들은 영훈을 잔뜩 경계한 채 지나쳤다.

 

 ‘하긴 내 꼴이 일반적이진 않지...’

 

 칼을 2자루나 들고 있는 영훈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위협적으로 보이고 있었다.

 

 영훈은 부동산을 끼고 있는 코너를 돌아 좁은 골목길에 접어들었다. 길 양쪽으로 2층짜리 다세대 주택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잡아!”

 

 골목 어디선가 한 남자의 낮은 고함이 튀어 나왔다. 샵티를 의식해 최대한 목소리를 낮춘 외침이었다.

 

 잠시 후 빨랫줄에 옷이 잔뜩 널려 있는 2층 다세대 주택에서 한 여자가 뛰쳐나왔다. 그 뒤를 건장한 남자 세 명이 바로 따라오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여자가 달려와 영훈의 팔에 매달렸다. 헝클어진 머리, 붉게 달아오른 뺨, 반쯤은 벗겨진 옷의 조합은 조금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측하게 했다.

 

 달려오던 남자들은 영훈을 보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정확히는 영훈의 오른손에 있는 시퍼런 날이 그들을 발을 멈춰 세웠다. 얼마 안 있어 빨갛게 머리를 염색한 남자가 느긋하게 걸어 나왔다. 남자의 표정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어 보였다.

 

 “너희 뭐하냐?”

 “형님... 그게 저기.”

 

 얍삽하게 생긴 남자가 영훈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빨간 머리가 침을 퉤 하고 뱉더니 앞으로 나섰다.

 

 “어이 형씨 거 그냥 가던 길 가쇼.”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어.”

 “거 시원시원해서 맘에 드네. 얼른 가슈.”

 

 담배 한 대를 입에 문 남자는 불을 붙이며 웅얼거렸다.

 

 “살려주세요! 저 남편도 있고 애도 있어요. 제발...”

 

 앞서 걸어가는 영훈의 등을 보며 울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간청했다.

 

 “뭐해요? 안 따라오고?”

 

 영훈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여자에게 돌아가 손을 내밀었다. 잠시 초점 없는 눈으로 바라보던 여자는 눈물을 급하게 훔치고 영훈의 손을 잡았다.

 

 “거기 길 좀 비켜. 길이 좁아서 너희 까닥하다간 이 칼에 베이겠다.”

 

 태연하게 다가오는 영훈을 보며 남자들이 뒷걸음쳤다. 마지막까지 버티던 빨간 머리도 결국은 길을 비켰다. 180이 넘는 영훈의 체격과 손에 들려 있는 시퍼런 칼날은 쉽게 그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감사합니다... 흑흑... 정말 감사합니다!”

 

 골목을 거의 빠져나올 무렵 여자가 옷을 추스르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거 입으세요...”

 

 찢어진 상의가 마음에 걸린 영훈은 자신의 옷을 벗어 여자에게 걸쳐 주었다.

 

 “구해 주신 것도 감사한데...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여자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옷을 돌려주려 할 때 길을 막았던 남자들이 영훈을 향해 뛰어왔다. 그들의 손에는 사람 하나는 거뜬히 죽일 수 있는 무기들이 들려 있었다.

 

 “옷 입으시고, 얼른 집으로 돌아가세요.”

 

 뛰어오는 남자들과 영훈을 번갈아 보며 갈등하던 여자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벗어났다.

 

 “후...”

 

 도망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영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 여자에게 섭섭한 감정보다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자신을 따라나선다고 했다면 그 또한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야 칼 들고 있으니까 눈에 뵈는 게 없지?”

 “새끼야, 넌 이제 좆됐어. 킥킥킥”

 

 그들은 자신들의 쪽수와 손에 들고 있는 날붙이들을 믿고 한동안 영훈에게 거친 욕을 퍼부었다.

 

 “안 오면 내가 가고.”

 “폼 잡고 있네. 저 새끼 조져!”

 

 4명의 남자들이 한꺼번에 움직였지만 좁은 길 때문에 실제로 영훈에게 달려든 인원은 두 명뿐이었다. 영훈도 기다리지 않고 그들을 향해 몸을 낮추며 빠르게 접근했다.

 

 우웅 하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쇠파이프가 영훈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앞에 있던 두 사람의 사이를 빠져나간 영훈은 뒤따라오던 얍삽이의 허벅지를 칼로 그었다. 칼날이 살에 깊게 파고들어 시뻘건 선혈을 흩뿌렸다.

 

 “악!”

 

 얍삽이의 비명소리를 무시하고 영훈은 빨간 머리에게 곧장 몸을 날렸다. 아까 전 권태로웠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마음을 독하게 먹은 영훈은 그대로 빨간 머리의 팔을 향해 단검를 휘둘렀다.

 

 ‘서걱’

 

 팔 하나가 통째로 떨어져 바닥에서 꿈틀거렸다.

 

 “헉...”

 

 단 한 번의 칼질로 팔을 베어낸 영훈을 보며 앞서 달려들었던 두 남자는 차마 덤비지 못하고 망설였다.

 

 얍삽이는 피가 쏟아져 나오는 허벅지를 잡고 끙끙거렸고 빨간 머리는 벽에 등을 기대고 주저앉아 자신의 팔을 멍하니 바라봤다.

 

 “쉿! 소리치면 샵티들 몰려와. 죽고 싶지 않지?”

 

 끔찍한 고통에 정신을 차린 빨간 머리가 비명을 지르려하자 영훈은 그의 목에 칼을 들이밀었다. 차가운 칼날이 목에 닿자 빨간 머리는 꾸역꾸역 신음을 삼켰다.

 

 “계속할까?”

 

 무심하게 말하는 영훈을 본 남은 세 남자는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다.

 

 차마 큰소리로 비명을 지르지 못하고 끙끙거리는 빨간머리의 옅은 신음이 영훈의 귓가를 간질였다.

 

 너무 잔인했던 건 아닐까? 불구가 된 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번민에 그날 밤 영훈은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며칠 더 주변을 뒤졌지만, 연우를 찾지 못했다. 좋지 않은 상상들이 영훈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어디 있니 연우야...’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초고도 문명의 후예 24화 2019 / 12 / 11 324 0 4995   
23 초고도 문명의 후예 23화 2019 / 12 / 11 302 0 5030   
22 초고도 문명의 후예 22화 2019 / 12 / 11 304 0 5081   
21 초고도 문명의 후예 21화 2019 / 12 / 11 342 0 5050   
20 초고도 문명의 후예 20화 2019 / 11 / 7 309 1 4975   
19 초고도 문명의 후예 19화 2019 / 11 / 7 318 1 4995   
18 초고도 문명의 후예 18화 2019 / 11 / 7 306 1 4915   
17 초고도 문명의 후예 17화 2019 / 11 / 6 323 1 5019   
16 초고도 문명의 후예 16화 2019 / 11 / 6 314 1 5010   
15 초고도 문명의 후예 15화 2019 / 11 / 5 312 1 5579   
14 초고도 문명의 후예 14화 2019 / 11 / 5 325 1 4971   
13 초고도 문명의 후예 13화 2019 / 11 / 4 329 1 5209   
12 초고도 문명의 후예 12화 2019 / 11 / 3 314 1 5511   
11 초고도 문명의 후예 11화 (1) 2019 / 11 / 3 361 1 5086   
10 초고도 문명의 후예 10화 2019 / 11 / 2 330 1 5092   
9 초고도 문명의 후예 9화 2019 / 11 / 2 340 1 5067   
8 초고도 문명의 후예 8화 2019 / 11 / 2 333 1 4921   
7 초고도 문명의 후예 7화 2019 / 11 / 2 316 1 5803   
6 초고도 문명의 후예 6화 2019 / 11 / 2 304 1 5006   
5 초고도 문명의 후예 5화 2019 / 11 / 1 320 1 5044   
4 초고도 문명의 후예 4화 2019 / 11 / 1 321 1 5026   
3 초고도 문명의 후예 3화 2019 / 11 / 1 328 1 5107   
2 초고도 문명의 후예 2화 2019 / 11 / 1 339 1 5052   
1 초고도 문명의 후예 1화 2019 / 11 / 1 593 1 530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