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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초고도 문명의 후예
작가 : 글꾸니
작품등록일 : 2019.11.1

2019년 검은 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영훈.
괴물의 습격으로 죽음을 마주한 절체절명의 순간 끼고 있던 반지에서 황금색 빛이 퍼져나왔다.

‘셀피온의 마지막 후예 보호 프로그램을 작동합니다.’

 
초고도 문명의 후예 18화
작성일 : 19-11-07 12:18     조회 : 305     추천 : 1     분량 : 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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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화 -

 

 ‘설마... 지금 그 미친 고통을 또 겪어야 되는 거야!?’

 

 영훈은 1단계 각성화 당시 느꼈던 고통이 생각났다. 샵티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고통이 또다시 찾아온다면 2단계고 뭐고 바로 죽음이었다.

 

 영훈의 머릿속에서는 각성화와 관련된 알림이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다.

 

 ‘하급 전사의 신체로 활성화됩니다.’

 ‘인지각이 활성화됩니다.’

 ‘정보가 제한됩니다. 후예의 유산 획득 시 정보가 개방됩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도 1단계 때 느꼈던 고통은 없었다. 아마도 각성화를 시작하는 처음에만 그런 고통을 겪는 것 같았다.

 

 ‘이게 인지각...? 공간각과는 확실히 달라!’

 

 샵티들과 싸우는 와중에 영훈은 인지각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공간각의 한계가 시야가 닿는 곳까지였다면, 인지각은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처럼 주변의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제 막 감각이 개방되어 인지범위가 매우 제한적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샵티들의 공격을 전보다 쉽게 피할 수 있었다.

 

 ‘신체능력도 1단계 때와는 비교가 안 돼.’

 

 이전보다 더 빠르게 몸이 반응할 뿐만 아니라 적당한 힘만으로도 샵티의 목을 베어냈다.

 

 100마리가 넘는 샵티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희미해졌던 희망이 조금씩 선명해졌다.

 

 ‘할 수 있어!’

 

 영훈은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고 한 방향으로 돌파를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싸우고 싶었지만, 최대한 빨리 포위망을 뚫고 도망쳐야 했다. 각성화 2단계에 진입해 신체적 능력과 감각이 업그레이드 됐지만 떨어진 체력이 보충된 건 아니었다.

 

 ‘젠장... 어디로 가지!’

 

 샵티의 벽을 겨우 뚫고 나왔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그때 저 멀리에 있는 3층 건물 옥상에서 누군가가 크게 팔을 흔들고 있는 게 보였다.

 

 “여기야, 여기! 이쪽으로 오라구!!”

 

 ‘오라고? 그래 가보자! 뭔 대책이 있으니까 저러겠지.’

 

 어차피 목적지 없이 도망치고 있는 영훈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공업사?’

 

 간판에 ‘CS 공업사’라고 쓰인 건물 1층은 문도 없이 확 트여 있는 구조였다. 영훈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 어지럽게 널려있는 기계들 사이에서 뾰족한 휘파람 소리 들려왔다.

 

 “휘이익!”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공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임시 승강기 안에 한 남자 보였다.

 

 마지막 힘을 짜내 승강기를 향해 달렸다. 영훈이 승강기 안으로 들어오자 남자는 서둘러 철조망으로 된 문을 닫고는 녹색 버튼을 눌렀다. 위잉 하는 무거운 소리를 내며 승강기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 살았다...’

 

 쫒아오던 샵티들이 승강기를 향해 몸을 던졌지만, 승강기는 이미 샵티들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 있었다.

 

 안전이 확보되자 아까 전 샵티에게 물린 팔과 다리에서 끔찍한 고통이 느껴졌다.

 

 ‘젠장... 더럽게 아프네...’

 

 입 밖으로 튀어나온 신음과 함께 영훈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많이 아파? 약 발라 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버튼에서 손을 뗀 남자가 씩 웃으며 승강기 문을 열었다. 남자가 앞장서 승강기를 나가자 영훈도 그 뒤를 절뚝거리며 따라갔다.

 

 ‘여긴 뭐 하는 곳이지?’

 

 옅은 쇠 비린내가 났다. 바닥에는 쇠로 된 부품 같은 것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벽면을 따라 용도를 알 수 없는 기계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보자, 보자 여기 어디 있었는데... 서 있지 말고 저기 좀 앉아 있어.”

 

 커다란 철제선반에서 뭔가를 부산스럽게 찾던 남자는 고개를 휙 돌려 소파를 향해 턱짓했다. 영훈은 겉면이 심하게 헤진 소파에 앉아 물끄러미 남자를 바라봤다.

 

 ‘상택이 아저씨랑 나이가 비슷할 것 같은데?’

 

 상택과 비슷한 연배의 남자를 보자 잠시 잊고 있었던 상택과 예인의 죽음이 떠올랐다. 살았다는 안도감이 가라앉자 지키지 못한 죄책감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아까 괴물 자식들하고는 그렇게 살벌하더구먼, 갑자기 왜 그렇게 풀이 죽었어?”

 

 영훈에게 다가온 남자가 빙그레 웃으며 붉은 십자가 표시가 있는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아... 아닙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거 환자가 일어나면 쓰나. 일단 치료부터 해보자고.”

 

 자리에서 일어난 영훈을 소파에 앉힌 남자는 구급상자를 열어 약과 도구를 꺼냈다. 남자는 능숙하게 영훈의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붕대로 감싸 지혈했다.

 

 “이제 됐네, 됐어. 누가 했는지 깔끔하다 그치?”

 

 남자는 머리카락이 없는 반질반질한 자신의 머리를 만지며 웃어 보였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어허 그러는 거 아니야. 어르신이라니? 내 나이 이제 겨우 60인데. 뭔 소리를 그렇게 섭섭하게 해?”

 

 남자의 표정이 진심으로 실망하는 것처럼 보여 영훈은 내심 당황했다.

 

 “그럼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이 친구 참 재미없구먼. 아무튼, 춘식이라고 하네. 배춘식이.”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영훈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춘식에게 영훈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춘식이 손사래를 치며 멋쩍게 웃었다.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래. 됐네, 됐어. 근데 뭐 하는 사람인가?”

 “네? 아... 저 그냥 회사원입니다.”

 “어디서 그런 되지도 않는 말을?”

 

 영훈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춘식이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래, 그래. 내가 먼저 해야지! 하하. 나는 기술자야, 기술자. 20살 때부터 이 짓을 했으니 벌써 40년 경력이야. 베테랑이지. 멋지지 않나?”

 “아... 멋지십니다!”

 “그럼 난 항상 멋지지! 하하. 자 이제 우리 친구도 누군지 말해주지 않겠어?”

 

 거듭되는 춘식의 물음에 영훈은 난감했다. 실제로 자신의 과거는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각성화에 대해 말할 수도 없었다. 결국 영훈은 샵티들을 많이 상대하다 보니 요령이 생겼다고 둘러댔다.

 

 “흠... 뭐 좋아. 우리 친구가 뭐 하는 사람이었는지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으니까.”

 

 춘식은 소파 옆에 있는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 잔에 따랐다.

 

 “자 한 잔 들게. 아플 땐 소주거든.”

 

 건네받은 소주잔에서 차가움이 느껴졌다. 냉장고가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제야 영훈은 이 건물이 자가발전으로 돌아간다는 걸 깨닫고 놀란 표정으로 춘식을 바라봤다.

 

 “왜 그러나?”

 “차가워서요.”

 “그럼 차가워야지! 소주는 차가워야 제맛이거든. 하하.”

 

 기분 좋게 술잔을 비운 춘식이 배가 고프다며 버너 위에 냄비를 올렸다. 분주한 춘식을 멍하니 바라보던 영훈의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샵티와의 싸움으로 바닥까지 떨어진 체력에 소주까지 한 잔 마시자 급격하게 졸음이 몰려왔다. 조금씩 춘식의 모습이 흐려졌다.

 

 

 눈을 뜨자 노란빛을 내는 전구가 영훈이 있는 공간을 밝히고 있었다.

 

 ‘이야... 전구 오랜만이네.... 응? 빛!?’

 

 영훈은 누웠던 몸을 급히 일으켰다. 온몸의 근육들이 비명을 질러댔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어서 저 불을 끄지 않으면 샵티들이 또 몰려올 것이었다.

 

 “소주 한 잔에 그렇게 뻗으면 어째....”

 

 영훈이 일어난 걸 본 춘식이 혀를 차며 자신의 잔에 다시 소주를 따랐다.

 

 “샵티들이 빛에 반응해요! 불, 얼른 불 끄셔야 해요!”

 

 다급한 영훈의 말에 춘식은 여유롭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창문을 가리켰다.

 

 “보이나? 저 암막 커튼 말이야. 암막 커튼이지!! 하하하. 밖으로는 빛이 안 새 나가니까 걱정 말라고.”

 “아... 커튼이... 있었구나...”

 

 괜히 혼자 오버한 것 같아 머쓱해진 영훈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자 우리 친구 이제 저녁 먹어야지? 잘 먹어야 빨리 낫는다 말이야.”

 

 춘식은 다시 버너 위에 냄비를 올렸다. 어디서 났는지 이런저런 재료를 가져와 냄비에 넣더니 뚝딱 부대찌개를 만들었다. 매콤한 냄새가 영훈의 침샘을 자극했다.

 

 “먹자, 먹어. 어서 먹어보자고.”

 

 춘식이 양손을 비비며 입맛을 다셨다.

 

 점심을 건너뛰어서 그런지 부대찌개는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맛있었다. 영훈은 허겁지겁 밥과 찌개를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춘식이 소주를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래 어쩌다 샵티들이랑 그렇게 싸운 거야?”

 

 영훈은 씹던 밥을 마저 삼키고 나서 괴물개가 나타난 상황부터 차례로 이야기했다.

 

 영훈의 말을 듣던 춘식의 표정이 처음으로 굳어졌다. 괴물개의 존재를 알게 된 춘식은 이곳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음... 별 잡것들이 다 튀어나오는 세상이 됐어.”

 

 춘식의 혼잣말에 영훈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사람을 만난 춘식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도 많은 걸 말해주었다. 춘식은 그 나이 때에 흔치 않은 비혼주의자였고 지금까지 사귄 여자만 세 자릿수라고 했다.

 

 170이 채 안 되는 키, 광이 나는 머리, 툭 튀어나온 배를 봤을 때 전혀 믿음이 가지 않은 숫자였지만, 왠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춘식에게는 뭔가 사람을 끄는 가벼운 매력이 있었다.

 

 “그래 우리 친구는 어디로 가나 그래?”

 

 항상 웃음기 가득하던 춘식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다.

 

 “찾을 물건들이 좀 있어서... 지금은 천호역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다음은?”

 “관악구 쪽으로...”

 “그렇단 말이지. 음...”

 

 곰곰이 뭔가를 생각하던 춘식이 결심한 듯 영훈을 바라봤다.

 

 “내가 자네와 함께 가도 되겠는가?”

 “네!? 왜 저랑...?”

 “왜긴? 나는 우리 친구가 싸우는 모습을 봤거든. 자네처럼 강한 사람 옆에 있어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

 

 60대 춘식의 육체는 1마리의 샵티를 감당하기에도 벅찼다. 이곳에서 잠시 버틸 순 있어도 괴물개라는 존재에게 언젠가 발각될게 분명했다. 이제 춘식도 이곳을 떠나야 했다.

 

 영훈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춘식은 자신의 히든카드를 쓰기로 했다.

 

 “우리 친구 아까 보니 식칼 들고 싸우던데... 뭐 식칼로도 엄청나긴 했지만 말이야. 어쨌든, 그것 가지고 되겠나?”

 “무슨 말씀이신지...?”

 “백문이 불여일견이지. 암 그렇고 말고. 자 그럼 같이 가볼까?”

 

 자리에서 일어난 춘식이 종종걸음으로 이동한 곳은 구석에 있는 작은 창고였다. 투박한 철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하나 걸려있었다.

 

 “보자, 보자... 열쇠가... 옳지, 여깄구나!”

 

 멜빵바지의 안쪽 주머니에서 열쇠를 찾은 춘식이 철문을 열었다.

 

 “우리 친구가 좋아할 것 같아서 말이야. 자 어때? 마음에 드나?”

 

 영훈은 창고 벽에 가지런히 걸려있는 물건들을 보고는 입이 떡 벌어졌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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