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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날 봐! Season1
작가 : 폭력햄스터
작품등록일 : 2019.11.6

 
날봐! #14
작성일 : 19-11-06 23:28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3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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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피곤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향했다. 입에 칫솔을 물고 멍하니 서 있는데 문이 벌컥 열리더니 보라가 수건을 건넸다.

 

 "기지배, 피부 푸석한 것 좀 봐. 적당히 해, 적당히."

 "푸흐, 알겠어요. 언니."

 

 웃으며 대답을 하자 보라가 머리를 한번 쓰다듬으며 화장실 문을 닫았다. 아, 아직 머리 안 감았는데.. 씻어서 개운한 몸으로 방이 아닌 부엌으로 향했다. 역시나 기다리고 있었는지 숟가락을 들지 않고 대화를 나누던 그들이 식탁에 앉는 여주를 돌아보곤 식사를 시작했다.

 

 

 *

 *

 

 

 "여주 씨, 부장님이 오래.“

 

 손을 씻고 와 핸드크림을 바르는 여주의 책상을 두드리는 선배의 말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안쪽사무실로 들어갔다.

 

 "어, 차 작가한테 연락 왔어?"

 "아, 아니요."

 "그럼 콘티는."

 "죄송합니다."

 

 입사 이래에 여주가 처음으로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솔직히 다른 사원들이었으면 한소리를 했을 테지만 워낙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해내던 여주이었기에 그저 얌전히 내려진 앞머리만 연신 쓸어넘겼다.

 

 "여주야, 괜찮아. 부담 갖지 말고."

 "죄송합니다."

 "아니라니까, 마감일 알지? 그때까지만."

 

 마른 입술을 혀로 한번 훑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사무실에서 나왔다. 누가 봐도 기가 팍 죽어있는 여주의 등을 진리가 토닥였다.

 

 "내가 도와줄게."

 "고마워요, 언니."

 

 애써 웃어 보였다. 도대체 뭘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며칠째 제자리걸음. 한숨을 쉬며 다시 잡지를 꺼내 들었다. 이미 닳고 닳아 너덜거릴 정도인 잡지를 아무리 내려다봐도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여주야, 전화."

 "아, 고마워요. 큼, 여보세요?"

 "여주 씨? 여주 씨가 윤 부장님께 연락 부탁드렸다면서요?"

 

 그였다. 그의 목소리에 여주가 벌떡 일어나 사무실 밖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휴게실로 들어가자 아침 일찍이 어서 한창 일 할 시간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는걸 확인한 뒤 편하게 앉았다.

 

 "네, 직접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뭔데요?"

 "그 저희 젤피프에 제 글이 올라가게 됐는데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인터뷰 가능하실까요?"

 "아, 난 또 뭐라고. 당연히 되죠."

 

 학연의 목소리에 반색을 뛰며 대답하자 수화기 건너편에서는 낮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여주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물들여졌다.

 

 "근데 난 시간은 있는데 인터뷰해주기 싫다."

 "에?"

 "정수연이 여주 씨 전화 엄청 기다리고 있어요."

 

 정수연? 정수연이라는 낯선 이름에 인상을 팍 찌푸리던 것도 잠시 두준이 건내 준 명함 속 이름이 떠올라 나지막한 소리를 내며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수연이라면 나보다 더 흔쾌히 응해줄 텐데. 여주 씨가 바쁜 거 아는데 수연이 한번 만나줘요."

 

 

 *

 *

 

 

 이렇게 큰 샵은 처음이기에 어색하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을 열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카운터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코트를 받아들려고 했고 곧 당황한 여주는 두 손으로 막으며 그런 게 아니라고 했다.

 

 "저기. 그, 정수연 씨 만나러 왔는데요."

 "아, 선생님이요? 혹시 선약 있으신가요?"

 "네, 선약."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대답하자 카운터에 있는 전화기를 두드려 누군가와 통화를 했고 곧 여주를 안내하며 엘리베이터를 탔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내린 그곳에서 유일한 문을 소리 나게 두드리자 안쪽에서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여주 씨? 왜 이렇게 연락이 늦었어요. 나 엄청나게 기다렸어."

 

 도도하게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노란 머리의 여자가 첫인상과 다르게 해맑게 웃으며 다가왔고 그 앞에 앉아있던 검은 머리의 여자가 도도한 표정으로 힐끗 여주를 올려다봤다.

 

 "안녕하세요. 젤프 편집부 김여주입니다."

 "아우, 딱딱해. 좀 웃어봐요."

 "예?"

 

 당황한 모습으로 눈을 크게 뜨며 되묻자 덥석 여주의 팔목을 잡아서 소파로 끌었다. 엉겁결에 착석한 여주에게 커피를 가져다주라며 아직 서 있는 직원에게 이야기하는 검은 머리의 여자였다.

 

 "나는 김아영이에요, 메이크업아티스트죠."

 "아, 반갑습니다."

 "여주 씨 이번에 잡지에 올릴 콘티 필요하시다면서요? 그거 저 해주시면 안 돼요?"

 "아, 되죠. 참여해주시면 정말 감사하죠."

 

 가져다준 커피를 마시며 앉아있는 여주에게 수연이 몸을 일으키며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다. 커피잔을 내려놓고 그녀를 따라가자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메이크업재료가 수두룩 한 방으로 데리고 갔다. 앉으라는 말에 엉거주춤 앉아 거울을 바라보는데 뒤에 서서 대충 머리를 만지작거리던 수연이 놀라며 묻는다.

 

 "여주 씨, 머리 언제 했어?"

 "아, 음..1년 다 돼가는 거 같은데."

 "그럴 줄 알았어. 머리 영양도 하나도 안 줬죠?"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수연이 호탕하게 웃으며 미용 도구를 만지작거렸다. 설마 하는 눈으로 바라보던 여주는 경악했다. 저건 언제 꺼내둔 건지 머리를 대충 잡더니 염색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어차피 헤어디자이너인데 설마 이상하게 하겠냐는 생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그 불안한 표정을 읽은 수연은 호탕하게 웃었다.

 

 "무슨 색이에요?"

 "음, 무난하게 밀크 브라운?"

 

 무난하다고? 아, 어차피 갈색 머리니까 조금 톤을 업시킨다고 보면 되겠네. 그저 어색하게 허허 웃을 뿐이었다. 사실 머리를 하러 외근까지 내고 여길 온 게 아닌데 거울에 비치는 수연은 뭐가 그리고 신이 나는지 연신 콧노래다.

 

 "이거 다 되면 인터뷰할게요. 나 젤프잡지 인터뷰처음해보잖아."

 "아, 네."

 

 우리나라. 아니 세계에서 유명한 헤어디자이너인 이 사람이 우리회사 잡지가 처음이란 말에 엄청 의외성을 띄었고 그래도 내가 한 건 하는구나 싶어 배시시 웃었다.

 

 "그거야 네가 맨날 인터뷰 거절하니까 그런거고."

 

 염색약을 바르고 있는 수연의 뒤쪽에서 소리도 없이 순식간에 다가온 아영이 거울 앞에 놓인 화장품을 메이크업 박스에 옮겨 담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까 올해는 그 사람들 연락 안 왔지?"

 "안 오긴. 올해 초부터 꼬박꼬박 왔었어."

 "그으래? 난 애들한테 그런 소리 못 들었는데."

 "이제 애들 선에서 해결할법하지 뭘."

 

 둘의 대화를 멍하니 듣자 하니 우리 회사에서 매년 인터뷰 요청을 해왔었나보다. 뭐, 나랑은 왜 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영광이네.

 

 "저번에 영화관에 같이 온 남자. 남자친구?"

 "누구요? 아, 그 사람 아는 오빠요."

 "아는 오빠는 여주 씨 좋아하나 봐. 완전 눈에서 꿀 떨어지던데? 학연이 훑어보던 눈빛도 그렇고."

 

 훑어봤다고? 처음 듣는 소리에 눈을 크게 뜨자 수연이 머리를 만지며 다시 이야기를 한다. 민석이 낮이익다는 둥, 잘 어울린다는 둥.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말들에 그저 미소를 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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