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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날 봐! Season1
작가 : 폭력햄스터
작품등록일 : 2019.11.6

 
날봐! #12
작성일 : 19-11-06 23:26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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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세요?"

 

 벌써 오늘만 해도 다섯 번째 통화였다. 일이 바빠 카톡에 답이 없자 이렇게 전화를 걸어대는 통에 일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느낀 여주는 인상을 쓰면서도 다 받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며 진리는 통화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다 한마디 했다.

 

 "바빠 죽겠는데 엄청나게 전화하네, 누군데 그래?"

 "아는 사람이요."

 "또 전화 오면 확 뒤집어 놔, 소리 안 들리게."

 

 진리의 말에 웃으며 잡지를 다시 뒤적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글을 올려야 할지 떠오르지 않아 갑갑했다. 언니들 모두가 일이 바빠 맡게 됐는데 신세를 질 수는 없으니 그저 혼자 끙끙 앓는 수밖에 없었다. 머리를 부여잡고 한숨을 내쉴 때 다시 전화가 울렸다. 전화 통화를 마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울리는 소리에 인상을 쓰고 이름을 확인했다. 역시나 민석이였다. 진리의 말대로 휴대폰을 뒤집어 놓자 금세 잠잠해졌다.

 

 "아, 진짜. 뭘 올려야 되지."

 

 혼자 구시렁거리며 혼잣말을 하고 있는데 뒤집어 놓은 휴대폰이 다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보나 마나 민석이라는 생각에 이름도 확인하지 않고 다시 뒤집어놓자 역시나 잠잠해져 다시 생각에 빠졌다. 똑똑,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자 두준이 턱짓으로 안쪽 사무실을 가리킨다. 들어오라는 소리를 용케도 알아들은 여주는 공책과 펜을 들고 따라 들어갔다.

 

 "왜 내 전화 씹냐, 다 봤다. 뒤집어 놓는 거."

 "아, 부장님 전화였어요?"

 "그럼, 누군 줄 알고 무시했는데?"

 "아는 사람이요."

 

 두준은 꼬고 있던 다리를 반대쪽으로 꼬며 여주를 향해 뭘 올릴지 정했냐고 물었고 소리 없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의 두준이 명함 하나를 내밀었다.

 

 "뭐에요?"

 "저번에 차 작가 시사회 갔을 때. 그때 너 눈여겨보던 사람 있었는데 몰랐지?"

 "누군데요?"

 "헤어디자이너인데 차 작가 여자친구. 엄청 유명한 사람이야. 정수연이라고. 그때 차 작가랑 너 이야기하는 거 보면서 너 눈여겨봤데. 혹시나 필요하면 너 가져가라고."

 

 뭐 필요야 있겠냐마는 일단 주니까 감사히 받았다. 꽤 도움이 되고 싶은 표정이었으니까 말이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나오자 진리가 손짓으로 여주를 다급하게 찾았다.

 

 "어, 언니 왜요?"

 "아까부터 전화 계속 온다. 너 사채 썼냐?"

 "야, 넌 그게 스무 살짜리한테 할 소리냐?"

 

 결국 보라에게 한 소리를 들은 진리가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게 또 별 소득 없는 영양가 없는 소리이긴 했지만..

 

 "네 글 써서 올리라니까?"

 "에이, 그걸 누가 읽으라고."

 "야, 너 우리 젤피프 독자님들 무시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관심 있게 봐주시는데."

 "그래서 그런 거에요. 그래서."

 

 

 *

 *

 

 

 벌써 새벽 2시, 모니터 앞에 앉아 이것저것 자료조사도 하고 잡지들을 뒤적여도 도무지 콘티가 잡히지 않아 머리를 끙끙 싸 맺다. 고개를 돌리자 졸린 눈을 비비며 열심히 작업 중인 진리가 보였다. 1층 커피숍에 내려가서 커피라도 사 올까 싶어 엉덩이를 떼니 여전히 시선을 모니터에 둔 진리가 입을 열었다.

 

 "어디가?"

 "커피 사러요, 언니 캐러멜 맞죠?"

 "아니야, 같이 가자. 계속 앉아있었더니 엉덩이가 다 쑤시네."

 

 엉덩이를 툭툭 치며 일어선 진리와 팔짱을 끼고 1층으로 향했다. 커피숍 문을 열자 진리와 여주처럼 늦은 시간까지 남아 업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해 앉아있었다. 진리는 자리를 찾아 들어가 앉았고 여주는 익숙하게 주문을 해 진동벨을 들고 진리의 앞에 앉았다.

 

 "저기 디자인부 사람들 아니야?"

 "네? 아, 그러네요."

 "쟤들은 그 난리를 치고도 회사 잘만 다니네."

 

 진리의 말에 과거의 일이 생각이나 자신도 모르게 표정을 굳혀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리는 이미 한번 떨어진 입은 다물어 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실 여주는 디자인부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디자인부 사람들과 자신이 중심이었던 회사 내에 꽤 소란스러웠던 큰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 미안. 너 이 이야기 싫어하지? 그만할게.“

 "아, 괜찮아요."

 

 어색하게 웃자 그제야 실수한 걸 깨달은 진리가 잡지 이야기로 말을 돌렸다. 대충 맞장구를 쳐주고 있을 때였다. 가게 안에 있는 시계를 보려 고개를 돌릴 때 눈이 마주쳐버렸다. 가게를 나갈 생각이었는지 일어서고 있는 그녀들과 말이다.

 

 "그래도 우리가 3개월 동안 동고동락했는데 이렇게 인사도 안 하기 있냐?"

 "아, 안녕하세요."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온 그녀는 날카로운 눈으로 여주를 쏘아붙였고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한 눈을 방황하며 인사를 했다.

 

 "목에 깁스했나. 엄청 빳빳하네."

 "인사받았으면 가시죠? 저희 이야기 중이었는데."

 "하여간 편집부는.. 윤보라나 너희나 싸가지가 없어서."

 

 비꼬는 그녀의 말투에 진리가 고개를 들어 올리며 까칠하게 대꾸를 하자 더 까칠한 눈으로 둘을 내려다보며 말하던 그녀가 뒤로 돌며 눈을 흘겼다.

 

 "야, 김여주. 그게 언제 일인데. 잊어버려라. 애초에 저런 것들은 선배고 언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자격이 없는데 무슨. 나이만 많으면 다인가.."

 "나 진짜 괜찮아요."

 "어휴, 멍청아. 표정이 안 괜찮아서 그러지."

 

 기분이 엉망이 된 여주는 더는 일을 할 기분이 아니었고 진리도 마찬가지였는지 커피를 들고 휴게실로 향했다. 소파에 대충 드러누워 담요를 목까지 끌어다 덮었다. 딱히 추운 건 아니었지만 그냥 습관이 그랬기 때문이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이 들지 않아 눈을 감고만 있을 때 진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디자인부 있을 때 많이 힘들었지?"

 "음. 아니에요, 이젠 괜찮아졌어."

 "조금만 더 빨리 말하지 그랬어."

 "그래도 언니들이 도와줘서 다시 돌아왔잖아요, 난 진짜 정말 고마워. 그 누구한테도 말 못 했는데 언니들이 먼저 알아 차려줬잖아."

 "그럼 그렇게 죽을상을 하고 돌아다니는데 우리가 어떻게 모르냐? 그리고 나도 고마워. 퇴사 안 해주고 계속 이렇게 남아줘서. 일하는데 네가 있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

 "에이, 언니도 징그럽게."

 "뭐래, 네가 먼저 징그럽게 굴었거든?"

 

 여주나 진리 둘 다 모질게 말해도 진심은 그렇지 않듯이 깜깜해 잘 보이지 않지만 웃고 있었다. 서로에게 진심이기 때문이다.

 

 

 *

 *

 

 

 소파에 누워 뒤척이다가 부산스러운 소리에 슬며시 눈을 뜨니 화장실을 다녀온 건지 수건을 들고 들어오는 진리가 보였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자 쇼핑백을 내밀며 문을 가리켰고 부스스한 몰골로 익숙하게 화장실로 향했다. 차가운 물에 정신이 들었고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할 때 누군가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아, 안녕하세요."

 "우리가 안녕 하는 사이는 아니지 않나?"

 

 죽일듯한 변덕에 어색하게 서 있자 예전의 그때처럼 여주를 지나쳐갔다.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한 상황이지만 왜 그렇게 적응이 안 되는 건지 그녀가 화장실 칸으로 들어가 버리자마자 도망치듯 화장실에서 나왔다. 멍한 표정으로 한참을 걷다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미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작업 중인 진리와 사무실 내 사람들이 보였다. 대충 눈인사를 하고 궁둥이를 붙이자 사무실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김 대리님."

 "어, 그래. 너희 신입 들어왔어?"

 "신입이요? 그런 말 못 들었는데."

 "너는 네 일밖에 관심 없지?"

 

 전혀 생소한 소리에 고개를 내젓자 남준은 볼멘소리를 했고 여주는 볼을 긁적였다. 보라는 왜 가만히 있는 애를 괴롭히냐며 한소리를 했다.

 

 "우리 신입 들어와요?"

 "응, 너랑 동갑이라던데? 너처럼 일 좀 잘하는 애가 들어와야 할 텐데."

 

 언니들의 기분 좋은 칭찬들 속에서 머쓱하게 웃을 때 사무실 문이 한 번 더 열리고 부장님과 낯선 얼굴이 들어왔다.

 

 "다들 일찍 출근했네, 여긴 우리 부서로 들어온 신입. 안희연, 정은지."

 "안녕하세요, 스무 살. 정은지입니다. 저는 부산에서 올라왔습니다. 사투리를 쓰는데 표준어를 써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스무 살. 안희연입니다."

 

 사람 좋게 웃어 보이는 은지와는 다르게 새침하게 생긴 희연이 웃지도 않으며 말하자 사무실 안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번 신입 완전 망한 거 아니야?"

 "야, 저래서 일도 못하기만 해봐라."

 "큰일 났다. 쟤 누가 가르치려나?"

 

 점점 커지는 웅성거림에 테이블을 두어 번 소리가 나게 내려치던 두준이 보라에게 손짓하며 불렀다. 별 감흥 없이 바라보던 보라는 두준에게 다가갔고 곧 둘이 대화를 하다 두준이 먼저 안쪽 사무실로 들어갔고 덩그러니 서 있던 신입을 데리고 자리에 앉혔다. 조금은 소란스러웠던 사무실이 금방 조용해지고 각자의 일을 하기 위해 흩어졌다.

 

 "신입 구경하러 왔어? 디자인부는?"

 "우린 또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남준의 인상은 구겨져 있었다. 회사에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매년마다 디자인부에는 신입을 주지 않았다. 뭐, 솔직히 디자인부 신입은 항상 얼마 버티지 못하고 도망치듯 퇴사를 해버리곤 했다. 그래서 다른 부서에 배정받은 신입을 일손이 부족하단 이유로 넘겼지만, 그 또한 다를 게 없는 이야기였다. 여주가 그 과정으로 인한 피해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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