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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날 봐! Season1
작가 : 폭력햄스터
작품등록일 : 2019.11.6

 
날봐! #05
작성일 : 19-11-06 23:15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3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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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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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 깜깜한 사무실에 혼자 키보드를 두드리던 여주가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며 기지개를 켠다. 일이 다 끝난 건지 컴퓨터를 종료시키고 사내 휴게실로 향해 소파에 몸을 뉘었고 담요를 뒤집어쓰곤 불편한 자세로 잠을 청하는 여주. 피곤한 듯 이리저리 뒤척이다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잠자리에 든 지 1시간도 안되서 휴대폰이 정신없이 울렸고 여주는 인상을 찌푸리며 액정에 뜬 이름을 확인했다.

 

 "네, 언니. 이 시간까지 안 잤어요?"

 "응, 네가 아직 안 들어와서."

 "아, 오늘 마무리 작업 다하고 집에 다녀오려고 마무리 끝마치고 지금 휴게실에 들어와서 자려고요. 언니한테 연락한다는 걸 깜빡했네요."

 "자고 있던 거야?"

 "크음. 아니요, 자려고 했죠. 내일 아침에 날 밝는 대로 위에 넘기기만 하면 되요."

 

 졸려서 자꾸 잠기는 목소리와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며 말을 이어갔다. 졸림이 묻어나는 여주의 목소리를 느낀 보라는 조용하게 웃으며 조금 이따가 보자며 통화를 마쳤다.

 

 *

 *

 

 

 곤히 자던 여주가 문뜩 눈을 떴다. 창문이 없는 휴게실에서는 시계를 보지 않는 이상 도통 현재 시간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멍하니 누워서 시답지 않은 생각을 하던 여주는 문밖에서 나는 부산스러운 소리에 어기적어기적 일어나 기지개를 켜곤 자신의 사물함을 열어 수건과 세안 용품을 챙겼다. 문을 열고 나오자 출근 중이던 회사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그 사이에 있던 보라가 여주를 알아보곤 손을 흔들었다.

 

 "아, 언니 왔어요?"

 "응, 자. 이 옷으로 갈아입어."

 

 언제나 늘 그렇듯 보라와 같이 사는 집에 들어가지 않고 일을 하면 항상 이렇게 옷을 챙겨 다 주는 그녀에게 항상 고마웠다.

 

 "언니, 고마워요."

 "고맙긴, 남준오빠가 엄청나게 질투하더라."

 "푸핳, 그래요?"

 "어, 네가 남편인지 자기가 남편인지 헷갈린다고."

 

 보라의 말에 웃으며 한참을 걷다 먼저 사무실로 들어가라며 손을 흔들었다.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은 정말 못 봐줄 꼴이었다. 칫솔에 치약을 짜고 입에 넣은 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익숙하게 지잉, 울렸다.

 

 "여보세요?"

 "언제 와?"

 "아, 정수정 진짜. 좀 기다려라."

 "아, 일주일이 넘었어!"

 "아, 갈 거야. 욕 나오게 할래?"

 

 칫솔을 입에서 빼고 짜증을 내자 수정은 정확한 날짜를 말하라며 칭얼거렸다. 그러자 옆에 종인이 같이 있었는지 언제 올 것이냐며 소리를 지른다. 아씨, 이것들은 왜 아침부터 붙어있어.. 인상을 쓰며 말하던 여주는 곧 화장실로 들어오는 회사 사람들에 눈인사를 하며 다시 칫솔을 물고 잔소리하는 수정의 말을 대충 들었다.

 

 "그래, 그래. 조금 있다가 출판본 올리고 갈 거니까 기다려. 아, 나 마트 들렸다가 가야 되니까 그런 줄 알고 있어라. 어, 끊어."

 

 일주일간 정말 바빴다. 밤낮도 없었고 주말도 없이 사무실에 앉아 원고에 대해 회의를 하고 편집하고 편집본을 작성하며 고단하게 일주일을 보냈다. 밥은 고사하고 잠도 제때 자지 못해 머리만 대면 잠이 들기 일수였다. 마지막으로 세수까지 다 한 여주는 손에 물기를 털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자신의 짐을 챙겨 칸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언제 들어온 건지 진리가 거울을 보고 있었다.

 

 "어제 집에 안 들어갔어?"

 "아, 진리 언니."

 "아우, 기지배 진짜.. 일로와 화장품 빌려줄게."

 

 괜찮다는 데도 여주의 팔목을 잡아다 끌어 주섬주섬 화장품을 꺼내 화장을 해줬다. 사실 여주도 화장을 아예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진리는 평소 화장에 포인트를 주는 편인데 그래서..

 

 "아, 언니!"

 "어머? 왜 소리를 질러. 이 기지배야!"

 "입술이 너무 빨갛잖아요."

 "빨갛긴, 야 너 이 컬러 장난 아니게 받는다. 너 가져."

 "예?"

 

 손에 꼭 쥐어진 립스틱을 대충 쇼핑백에 넣고 진리와 함께 화장실을 나섰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평소와 다르게 빨간입술이 낯선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바닥을 보며 걸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쇼핑백을 바닥에 놓고 출판 본이 담긴 USB를 컴퓨터에서 뽑았다.

 

 "지금 올라가는 거야? 어? 너 입술.."

 "아, 이건.."

 "예쁘네, 맨날 얌전 한 컬러 쓰더니 오늘은 신경 썼네? 오늘 집에 가서 그런가?"

 

 싱긋 웃으며 말하는 보라에 여주는 그저 어색하게 하하, 웃어 보일 뿐이었다. 그러자 진리는 자신이 만든 작품이라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해 보이자 보라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네가 쓰던 컬러냐? 여주가 훨씬 잘 어울린다. 야,"

 "나도 알거든요. 언니? 꼭.."

 "언니! 저 이거 디자인부에 넘기고 집에 가볼게요."

 "어? 어, 그래. 가서 푹 쉬고 와."

 

 그 둘의 배웅을 받고 사무실을 다시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을 올라가 디자인부서의 문을 두드렸다. 안쪽에서는 들어오라는 익숙한 음성이 들렸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제일 안쪽에 남준이 앉아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었다.

 

 "어, 왔어? 거기다가 두고 잠깐 앉아서 기다려."

 "네? 왜요? 할 말 있어요?"

 "거참, 말 많다. 기다려보면 알잖아."

 

 마지못해 앉아 정신없이 사무실 안을 돌아다니며 각자 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곳도 우리 부서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앉은 지 5분도 안 됐는데 남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재킷을 들었다.

 

 "가자."

 "네? 어딜요? 아직 할 거 더 남았어요?"

 

 안 그래도 큰 두 눈을 더 크게 뜨며 남준에게 묻자 남준이 긴 다리로 휘적휘적 다가와 여주의 귓가에 소곤소곤 말한다.

 

 "보라가 너 역까지만 데려다주래."

 "나 괜찮아요. 어차피 버스 타면 금방인데."

 "나 너 안 데려다주면 보라한테 혼나. 빨리 따라와라, 인마."

 

 먼저 사무실을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불평할 새도 없이 졸졸 따라나섰다. 복도를 거닐고 있는 지금 모든 사람들이 남준을 보며 깍듯이 인사를 건넸다.

 

 "대리님, 저 혼자 갈 수 있다니까요?"

 "혼자는 무슨. 내가 또 너 때문에 싸워야 해? 됬고, 집 들어오기 전에 연락이나 하셔. 보라 걱정 좀 그만 시키고."

 

 차에 올라타면서 시작된 남준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지만 그저 네, 네. 하며 넘길 수밖에 없었다.

 

 

 *

 *

 

 

 익숙하게 비밀번호를 치고 문을 열자 시간이 시간인 만큼 아무도 없는 빈집이 여주를 반겼다. 답답한 블라우스와 H 치마를 벗어 의자에 올려두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 텔레비전을 켜고 소파에 벌러덩 대자로 뻗었다. 또 머리를 대자 피곤함이 밀려와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나 잠에 취해있었을까 시끄럽게 여닫이는 문소리에 슬그머니 눈을 뜨자 남동생이 자신의 얼굴을 빤히 내려보고 있었다.

 

 "으악! 야, 김태형! 왔으면 왔다고 말해야 될 거 아니야! 징그럽게 뭘 쳐다보고 있어?"

 "아니, 누나. 더럽게 침 흘리면서 잤거든? 그래서 건드리기 싫었어."

 "이 새끼가 진짜!"

 

 하여간 저런 것도 동생이라고.. 오랜만에 보는 동생이지만 반갑다기보다는 툭툭 내뱉는 말이 밉상이었다. 앞에서 쫑알거리는 김태형 때문에 마지못해 몸을 일으켜 앉았다. 꺼진 텔레비전에 비치는 모습은 머리가 붕 떠 새집이져 누가 봐도 자다 일어난 모습이었다.

 

 "누나, 쥐 잡아먹었어? 입술은 왜 이렇게 빨게?"

 "자꾸 시비 걸래?"

 "화장 좀 지우고 자지 소파에 다 묻었네.."

 "야, 김태형!"

 "어? 누나, 휴대폰 울린다!"

 

 얄미운 능구렁이 자식, 꼭 이런 식으로 어물쩍 넘겨버린다. 밉지 않게 태형을 한번 노려본 후 길게 진동하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역시나 정수정이었다. 뜬 머리를 대충 꾹꾹, 누르며 전화를 받았다.

 

 "어, 왜."

 "어디야? 집이야?"

 "응, 나 아직 마트도 안 갔어. 지금까지 잤어."

 "헐, 잠탱이. 시간이 몇 신데!"

 "죽인다. 아, 내가 알아서 갈 테니까 신경 끄고 있어."

 

 태형이가 집에 있는 것보곤 대충 눈치를 채긴 했지만 오래 자긴 했었나 보다. 어기적어기적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 칫솔을 입에 무는데 문이 벌컥 열리고 태형이 얼굴 빼꼼 들이민다.

 

 "야, 문 자꾸 벌컥벌컥 열어댈래?"

 "누나 마트가?"

 "또 뭐, 이 자식아."

 

 대답은 이미 알고 있지만 심드렁하게 묻자 태형이 배시시 웃으며 민트 초코우유를 사다 달라며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른다. 그게 또 싫지는 않은지 여주는 태형이 모르게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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