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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 세계의 1+1은 2가 아니다.
작가 : 요동치는하트
작품등록일 : 2016.8.31

무공과 마법, 과학과 오컬트가 공존하는 시대.
극동반도의 항구도시, 대산시에서 퇴역군인 유지, 광검사 유미, 전투인형 유나는 서가삼랑이라는 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한 의뢰가 들어오는데...
검이 춤추고 화약이 노래하는 슈퍼액션활극, 지금 시작!

 
- Chapter. 1 - 악마 (1)
작성일 : 16-10-12 09:09     조회 : 566     추천 : 0     분량 : 4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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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청년은 가슴을 보고 있었다.

 

 TV에서는 음료광고가 한창이었다. 광고에서는 시원하고 청량하다는 느낌을 표현하려는 듯, 수영복차림의 여성이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음료광고이니만큼 카메라는 여성의 손에 있는 음료수 캔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청년에게 그런 것은 상관없다. 그의 눈은 오로지 하얗게 젖어있는 여성의 가슴팍을 향해있었다. 탐욕은 담겨있지 않지만 실제로 눈앞에 있는 여성에게 향했다가는 당장에 따귀가 날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강렬한 눈빛이었다.

 

 잘생긴 얼굴을 무색하게 만드는 변태의 눈빛에,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소녀의 얼굴이 혐오로 일그러진다. 그녀는 식탁 밑으로 청년의 다리를 걷어찼다.

 

 “유지! 빨리 해!”

 

 유지라고 불린 청년은 다리를 채이고도 화면에서 여성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는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카드를 쥐고 식탁 위를 노려보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 차례인가?”

 

 그는 카드를 고쳐 쥐며 방금 전의 모습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영악한 미소를 지었다.

 유지는 동생인 유미와 함께 아동을 대상으로 한 특수촬영 프로그램인 귀면차자 시리즈를 소재로 만든 카드 게임을 하는 중이었다. 덱(deck)이라고 불리는 카드패를 자기 입맛대로 만들어 상대방과 승패를 겨루는 전략게임이다.

 

 식탁 위에는 다양한 종류의 카드들이 규칙에 맞추어 점점이 깔려있었다.

 

 유지와 유미의 앞에는 각자의 카드가 놓여져 진형을 이루고 있다. 유지의 진형 앞쪽에는 방금 전에 유미가 올려둔 카드가 있었다.

 

 상대방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공격카드다. 뒤집혀있기에 그 정체는 불명. 허나 그러한 공격을 예측해 방어하는 것이 이 게임의 묘미다.

 

 “흠.”

 

 유지는 찬찬히 식탁을 둘러 보았다.

 

 전직 군인이자 현직 낭인으로서 전투에 익숙한 두 눈은 순식간에 전황을 읽어낸다. 상대방의 기세와 표정을 살피고, 지금까지의 전투를 근거로 다음 수를 예상한다. 그가 들고 있던 카드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일단은 영기라인에 카드를 한 장 버리고, 장비 구역에 천혈마서를 세팅할게. 이걸로 공격력이 200증가. 마지막으로….. 방어 카드는 이걸로.”

 

 유지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카드를 뽑아냈다.

 

 유미가 놓은 카드와 유지의 카드가 맞선다. 둘 다 뒷면을 보이고 있다. 서로가 손을 뻗어 동시에 뒤집었다.

 

 “후후, 역시 그럴 줄 알았지.”

 

 “......크윽.”

 

 카드의 앞면이 공개되자 희비가 교차했다. 유지의 미소는 짖어지고 유미는 낭패라는 표정을 지었다.

 

 작은 몸집의 소녀이긴 해도 유미 역시 냉혹한 검사로 절정에 근접한 고수. 하지만 그런 그녀라도 유지와의 심리전에서는 맥을 못 추었다.

 

 악동같은 얼굴을 한 유지는 이어서 공격수를 뒤집어 식탁에 놓았다. 싸구려 악당이나 낼법한 웃음소리를 낸다.

 

 “크크큭. 자아, 이걸로 네 체력은 제로가 된다!”

 

 장난기가 다분한 유지와 달리 유미는 심각한 얼굴이 되어 장고에 들어갔다.

 

 칠흑 같은 생머리에 도자기 같은 얼굴을 한 소녀는 초조한 얼굴을 목도리 속에 묻으며 식탁의 한켠을 힐끔거렸다.

 

 그곳에는 예쁘게 포장되어있는 박스가 있었다. 서로의 용돈을 모아서 구입한 최고급 케이크, 천년단고가 들어있는 상자다.

 

 둘은 단지 재미를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싸움이었다. 케이크를 가질 권리를 두고 벌이는 싸움.

 

 절대 질 수 없어.

 

 원래의 목적을 깨달은 유미의 눈에 불이 들어왔다. 마공의 영향으로 피어있는 눈 속의 귀화가 푸른 색으로 타오른다. 그녀는 칼을 잡아 뽑듯 카드를 움켜쥐었다. 소녀가 뿜어대는 투기에 식탁 아래에서 졸고 있던 고양이, 뭉치가 화들짝 놀라 도망쳤다.

 

 케이크를 위해서라면 칼부림이라도 불사할 기세다. 유지는 식은땀을 흘렸다.

 

 “야, 야… 그 카드로 나를 죽이려고?”

 

 “시끄러워.”

 

 “아휴, 뭘 그렇게 열심히들 하세요.”

 

 게임을 하고 있던 남매의 사이로 한 여성이 끼어들었다. 안경을 낀 상냥한 얼굴에는 개구쟁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 같은 난감한 미소가 떠올라 있다.

 

 그녀는 막 만들어온 간식거리를 식탁에 올려두며 카드 전쟁의 형세를 살폈다. 유미의 진형이 불리한 것을 보곤 잠시 정신을 집중하더니 유미의 방향으로 돌아가 카드를 하나 골라주었다.

 

 “아가씨, 이걸 쓰면 이길 수 있어요.”

 

 유지가 다급한 목소리를 냈다.

 

 “잠깐, 유나야. 그걸 그렇게 가르쳐주면 안되지! 갑자기 정신공유를 걸어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유나는 유지의 영혼을 떼어서 만든 마법 인형. 그녀는 유지와 연결된 영혼의 실을 이용하여 그의 생각을 알아낸 것이다.

 

 “제 마음이거든요? 주인님? 겨우 이 정도로 쪼잔하게 굴지 마시죠!”

 

 유나는 새침한 표정으로 혀를 내밀며 보였다. 보통의 소녀다운 귀여운 반응이지만 유지는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그 표정은. 유나 너는 목소리를 깔면서 깡패처럼 으르렁거리는게 어울…”

 

 “닥쳐욧.”

 

 유지의 배에 주먹이 틀어박혔다. 강철을 분쇄하는 안드로이드형 골렘의 일격이다. 유지는 헛숨을 토하며 식탁에 고개를 박았다.

 

 “......”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지 유나가 다음 수를 알려주었는데도 유미는 한참 동안 패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결국은 입술을 꾹 물며 유미가 가르쳐준 카드를 내려놓았다.

 

 “이런 치사한! 이건 무효야! 무효!”

 

 “웃기지 마. 틈을 보인 게 잘못이지.”

 

 무슨 수를 사용했건 승부는 승부. 유지는 방방 뛰었지만 결정난 승부에 질척질척하게 구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는 입이 댓 발 나와서 패를 뒤집었고 천년단고를 내건 카드 게임의 승자는 유미가 되었다.

 

 “음...”

 

 유미는 찝찝함이 남아있는 얼굴로 상자를 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껍질을 벗은 케이크를 보자 칼날 같은 인상이 사르르 녹아내리며 눈망울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은 작은 티 스푼. 케이크를 자를 칼은 필요 없다.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 치울 거니까. 그녀는 스푼으로 케이크를 조금 떠서 입에 가져갔다. 입에 문 수저가 통째로 녹아버릴 듯한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입안에 퍼졌다.

 

 행복한 얼굴로 작은 입을 오물거리던 유미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움찔 하며 움직임을 멈춘다. 그녀가 바라보는 방향에는 며칠 굶은 새끼 강아지 같은 눈망울을 한 유지가 있었다.

 유미는 고양이처럼 그르렁 거리며 케이크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포크를 들어 바깥쪽을 가리킨다.

 

 “눈 저리 치워.”

 

 “히잉.”

 

 유지는 더욱 간절한 눈이 되어 유미를 바라보았다. 유미는 이를 갈며 화를 내냈지만 상대는 일 초에 목숨 수 개는 왔다 갔다하는 싸움터에서도 코를 후빌 수 있는 인간이었다.

 

 신경의 굵기가 차원이 다르다.

 

 유지는 유미가 화를 낼 수록 더욱 처량한 표정을 지었고 유미는 잔뜩 어깨를 움츠렸다. 하지만 그녀는 강철같은 의지로 끝까지 케이크를 사수했다. 억지로 유지를 무시하며 입가에 크림이 묻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열심히 케이크를 퍼먹는다. 그야말로 식욕이 불러일으킨 승리라고 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유지는 아쉽다는 듯이 혀를 차며 다음 목표를 향해 시선을 움직였다.

 

 “우웃.”

 

 유지의 강아지같은 시선을 마주한 유나는 심장에 칼이라도 박힌 것 마냥 당황했다. 장난기와 애교가 가득한 얼굴이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자 점점 얼굴이 달아오른다.

 

 인형인데다 의젓한 성격이지만 어디까지나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일 뿐인 소녀는 치맛자락을 쥐어 잡으며 버텼다. 하지만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홍당무가 되어서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유미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 아가씨. 주인님께 조금만 덜어주시면 안될까요?”

 

 유미는 한숨을 쉬었다. 하여간, 유나는 유지한테 너무 무르다.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상자에 동봉되어 있던 플라스틱 칼을 집었다. 유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역시 내 동생이 세상에서 제일 착해!”

 

 어느샌가 불쌍한 얼굴은 간데 없고 실실 웃음을 흘리며 좋아한다.

 

 왠지 엄청 얄미운데.

 

 유미는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찝찝한 표정이 되어 케이크를 잘랐다. 그녀는 인상을 썼다. 이렇게 쉽게 넘어가기에는 배가 아파 견딜 수가 없다.

 

 좋은 생각이 났다.

 

 유미의 얼굴에 사악한 웃음이 떠올랐다. 남매 아니랄까봐 유지의 것과 똑 닮은 미소다.

 

 그녀는 고압적인 자세로 턱을 치켜들었다. 포크로 바닥을 가리키며 말한다.

 

 “이 앞에 무릎 꿇고 개처럼 짖어. 그리고 바닥에 머리를 박으면서 난 병신 쓰레기다 라고 세 번만 외치면 케이크를 나눠주…”

 

 “멍멍! 왈왈!”

 

 유지는 유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릎을 꿇고 짖었다. 그리곤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집안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난 병신 쓰레기다! 난 병신 쓰레기다! 난 병신 쓰레기다!”

 

 순식간에 행동을 마친 그는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처럼 웃으며 동생을 올려다보았다. 기가 질린 유미의 입에서 신음 같은 한마디가 흘러나온다.

 

 “미친...”

 

 그녀는 똥 덩어리를 덜어내듯 케이크를 잘라 접시에 옮겨주었다. 질렸다는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상종을 말아야지.”

 

 지켜보던 유나 역시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어휴... 주인님은 자존심도 없어요?”

 

 유지는 케이크를 먹으며 예의 영악한 미소를 지었다.

 

 “없어. 그런 건.”

 

 “나참…”

 

 도대체 뭘 먹고 저렇게 뻔뻔해진 건지. 평생을 유지의 곁에서 살아왔던 유나지만 그것만큼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극동반도의 항구도시인 대산시. 그 대산시의 작은 아파트에서 서가삼랑이라고 불리는 세 명의 낭인은 오늘도 그렇게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도시에 깔려있는 어둠은 알지도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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