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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해방전쟁
작가 : 백두혼
작품등록일 : 2019.10.22

2110년. 1910년의 한일합방 국치일로부터 200년 후. 조선 해방전쟁이 시작된다. 초인병기라 명명된 하얀색 초경세라믹 장갑의 거대 2족 보행병기를 앞세우고.

 
16. 미유키(深雪)와 아라와시(荒鷲) (1)
작성일 : 19-11-06 18:21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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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미유키(深雪)와 아라와시(荒鷲)

 

 

 도쿄 근교의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일본 황실의 소형 전용기가 홋카이도의 67 특수 병기창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유난히 흰색의 기체에 단 하나 황실의 국화꽃 문양이 그려져 있을 뿐이었다.

 활주로에는 창장인 이노우에 박사와 나카지사 소장 등 수뇌부가 예복을 갖춰 입고 영접을 나와 있었다. 민간인 신분인 이노우에 박사는 검정색 연미복 차림이었고 나카지마 소장은 해군 장교 예복 복장이었다.

 전용기의 출입문이 열리자 검정색 정장을 입은 여성 경호원이 먼저 나와서 주변 확인을 한 후 다시 들어가고 잠시 후 하얀 정장 차림에 기품 있는 하얀 모자를 쓴 젊은 여자가 내렸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이어 검정색 전통 예복을 입은 스와 겐이치가 따라 내렸다. 이노우에 박사가 젊은 여자의 앞으로 다가가 허리를 절반으로 꺾으며 깊게 인사를 올렸다. 이를 따라 나카지마 소장 등 다른 인사들도 쓰고 있던 정모를 벗어들고 고개를 숙여 극진하게 절을 올렸다.

 

 “공주 전하. 모시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이곳을 맡고 있는 이노우에 류이치입니다.”

 “수고가 많군요. 공기가 참 좋군요. 이곳은.”

 “아무래도 도쿄보다는 신선한 것 같습니다.”

 

 이노우에 박사의 소개에 따라 영접을 나온 병기창의 인사들이 다시 그녀에게 예를 표했다. 그녀는 현 천황의 세 번째 자식이자 유일한 딸이었던 후미코 공주였다. 일본 황실에서도 여섯 번째 서열에 올라있는 지고한 신분인 것이다.

 그녀는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검정색 세단에 올랐다. 어제 오후에 미리 도착해 있던 황실 전용의 차량이었고 당연히 제복 차림의 운전사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황실의 경호원들이 탄 검정색 차량들이 후미코 공주의 차량 앞뒤를 호위하여 출발하고 뒤를 이어 이노우에 박사의 차량을 위시한 병기창의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와 겐이치는 이노우에 박사의 차량에 동승했다.

 

 “오랜만이오. 이노우에 박사.”

 “잘 오셨습니다. 스와 선생님. 늘 건강해 보이시는군요.”

 “건강하지 못하면 불충이겠지요.”

 “딱딱한 것도 여전하군요. 이제 좀 부드러워질 나이가 된 것 아닙니까? 하하..”

 “그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하겠소. 용서해 주시오.”

 “별 말씀을. 황공하옵게도 천황가의 안위를 한 몸에 책임지시는 겐이치 선생께서 이 먼 곳까지 찾아 주시니 반가워서 그런 거지요.”

 “이번의 방문은 나로서도 기쁘기 한량없는 일이라오. 이제 우리 어전 시위대에 새로운 기둥이 서는 것 아니겠소.”

 “그렇습니다. 아주 만족하실 겁니다. 이시하라 중좌의 능력은 저도 이미 탄복한 바 있습니다.”

 “이시하라 중좌는 이제 황실에서 황후폐하와 공주전하 두 분의 안위를 맡게 될 것이오. 경호원은 물론 아니고.”

 

 어전 시위대는 엄밀히 얘기해서 경호대가 아니다. 연대 규모의 군부대였고 지근거리에서의 밀착 경호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외곽에서 실질적인 전투를 담당하는 부대였다. 평상시엔 황궁의 외곽을 경비 순찰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고 황실 인사들의 외출 시에는 별동 소규모 기동부대를 구성해서 근거리 수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근접 경호가 담당할 일의 범주를 넘어서는 경우를 대비한다고 할까. 당장 이 곳 병기창에도 소대 규모의 어전 시위대가 어제부터 들어와서 사전 점검을 마쳤고 지금도 주위를 삼엄하게 경계 중이었다.

 

 “그나저나 오야마 군도 잘 마무리 된 모양이군요.”

 “그렇습니다. 오야마 중좌도 순조롭게 모든 과정을 마쳤습니다. 근래 들어 가장 순조로운 동기화였다고나 할까요.”

 “두 사람 모두 아주 사랑하는 제자들이라오. 내겐.”

 

 두 사람이 한담을 나누는 사이에 긴 차량 행렬은 병기창 내의 37식 공작소에 도착하고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일본 제국의 욱일승천기와 황실의 어기가 온통 걸려 있었고 평소 작업복 차림이었던 기술 인원들도 정장 차림으로 질서 있게 도열해 있었다.

 

 공작소 입구에는 육군 예복 차림의 장교들이 도열해 있다가 후미코 공주의 차량이 도착한 후 그녀가 내리자 누군가의 구령에 맞춰서 일제히 경례를 올렸다. 그리고 육군 중장 계급의 장성이 후미코 공주의 앞에 서서 정모를 벗어들고 역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아침 이른 시간에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던 대본영의 병기감이었다. 후미코 공주는 일일이 인사를 나눈 다음 공작소 내부에 갖춰진 단상으로 이동했다. 안쪽에 각각 진주색과 초록색의 37식이 반짝이는 모습으로 나란히 서 있었고 그 왼쪽에 예식을 위한 단상이 갖춰져 있었다.

  단상의 아래에 두 사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얀 색의 어전 시위대 예복을 갖춰 입은 이시하라 요시코 중좌와 녹색의 육군 예복을 입은 오야마 나오마사 중좌였다. 그들은 다가오는 후미코 공주에게 격식을 갖춰 인사를 했고 그녀와 여러 인사들은 단상에 올랐다. 두 사람의 자리는 단상 바로 앞 정중앙이었다.

 곧 예식이 사작되었다. 오늘은 바로 두 기의 37식 기체에 이름을 부여하는 날이었다.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는 것은 새로운 생명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것, 거의 세 달에 걸친 동기화, 전력화 과정이 마무리 되고 이제 병기창을 나선다는 뜻이었다. 오늘의 명명식을 마치면 이제 곧 두 기체는 그것들의 파일럿과 함께 그것들의 정해진 위치로 이동하여 배치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의 진정한 임무를 개시하게 될 것이다.

 

  예식은 늘 그렇듯 단조로웠다. 기미가요 봉창, 황성 요배에 이은 천황폐하에 대한 만세 삼창, 후미코 공주의 축사, 대본영 병기감의 치사, 이노우에 박사의 격려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이 날 예식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되었다.

 단상 아래에 드럼통보다 커다란 나무 술통이 두개가 준비되어 있었고 그 위에는 소나무 가지가 가득 올려 져 있었다. 후미코 공주를 위시한 단상 위의 인사들이 단상 밑으로 내려오자 준비 요원이 작은 쇠망치가 여러 개 올려놓은 쟁반을 들고 그들에게 다가섰고 그들은 그 쇠망치를 하나씩 들었다. 단하에서 대기하던 요시코와 나오마사도 쇠망치를 하나씩 받아 들었다.

 두 술통 위의 소나무 가지들을 치우자 하얀 사기 뚜껑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사기 뚜껑에는 한자로 각각 따로 미유키(深雪)와 아라와시(荒鷲)라 적혀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 두 기의 37식 보행병기가 각각 얻게 될 이름이었다. 요시코가 타게 되는 어전 시위대 용의 진주색 병기는 깊고 순수하고 거짓 없는 충성심을 뜻하는 미유키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고, 나오마사의 병기는 거칠고 사나운 독수리를 뜻하는 아라와시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이 이름들은 두 사람이 직접 지은 것이었다.

 먼저 미유키라 적힌 사기 뚜껑의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섰다. 물론 여기 나오마사의 자리는 없었다. 스와 겐이치 선생의 선창으로 하나 둘 셋을 세고는 일제히 망치를 내려쳤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사기 뚜껑이 깨졌다. 동시에 새로운 37식 이족보행 병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팡파르가 공작소 내부에 울려 퍼지고 장내 일동 전체의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잠시 후 이제 아라와시라 쓰인 사기 뚜껑이 덮인 술통으로 인사들이 이동했다. 이번에는 요시코가 빠지고 나오마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곧 대본영 병기감의 선창에 따라 망치를 내려쳤고 아라와시는 산산이 깨져 나갔다. 다시 한 번 팡파르와 박수와 환성이 장내에 메아리 쳤다.

 진행요원이 산산이 조각난 사기 조각들을 치워내자 그 밑에 다시 원래의 나무 뚜껑이 보였고 진행요원은 끌 같은 것을 사용해서 그것을 열었다. 인사들에겐 이제 쇠망치 대신 대나무 국자가 하나씩 주어졌다. 후미코 공주를 위시한 인사들이 미유키라는 이름이 올랐던 술통의 술을 국자로 차례로 떠냈다. 그리고 이제 미유키라는 이름을 얻은 진주색 기체의 발치로 이동했다. 후미코 공주부터 국자의 술을 한모금 마시고는 나머지 술을 미유키의 발등 부분에 뿌렸다. 그리고 다음은 역시 아라와시. 동일한 방법으로 술을 뿌리는 것으로 이 날의 명명식은 마무리 되었다. 이제 남은 술은 그동안 수고한 직원들의 회식용으로 제공될 것이다.

 이름이 적힌 사기 뚜껑을 깨는 것으로 명명식을 하게 된 것은 나오마사의 부친 오야마 신이치 박사가 만든 전통이었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알을 깨트린다는 뜻과 함께 앞으로 올 수 있는 액운을 깨트린다는 뜻도 있지만 이 이름을 갖게 되는 기체가 두 번 다시 깨지지 말라는 염원이 담긴 예식이었다. 37식 보행병기 자체가 바로 세라믹 병기였기 때문이다.

 

 예식은 끝났지만 이날의 행사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제 새로이 이름을 얻은 두 기체의 위력 시범이 있을 예정이었다. 어렵게 이곳을 찾은 후미코 공주는 물론이고 대본영을 대신해 참석한 병기감의 눈 앞에서 새롭게 태어난 병기의 진면모를 소개해야하는 것이다.

 후미코 공주를 위시해서 공작소 내의 거의 모든 인원들이 공작소 바깥의 연병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동안, 요시코와 나오마사는 공작소 내의 락커 룸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예복을 벗어 던지고 케블라 소재의 검정색 37식 조종복으로 갈아입은 후 헬멧을 들고 락커 룸을 나섰다. 그리고 곧바로 승강기를 이용해서 각각의 37식 기체 가슴 부분의 조종석에 착좌했다.

  공작소 입구에 열려있는 거대한 출입문 주위에 서 있던 사람들이 공작소 내부에서 들리기 시작한 거대한 울림에 고개를 돌렸다. 드디어 진주색과 녹색의 괴물들이 호흡을 시작한 것이다. 중량 160톤의 거대한 동체가 눈을 뜨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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