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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래에서 온 신녀
작가 : 시엔시엔
작품등록일 : 2019.9.21

걸쭉한 입담을 가졌다는 것 외에는 평범한 취준생이던 한미리. 혼자만의 여행 중 갑자기 백제로 이동했다? 현대로 돌아갈 단서를 찾지도 못한 채 백제궁으로 가게 된 미리. 그곳에서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치열한 궁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리의 생존기가 시작된다. 잠깐, 그런데 여기에 로맨스가 빠지면 또 서운하지. 백제의 남자들은 또 왜 이렇게 멋진 거야. 과연 미리는 휘말린 위험도 극복하고 사랑도 쟁취할 수 있을까?

 
43화-눈 내리는 날, 그대와 함께
작성일 : 19-11-06 17:49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6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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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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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으으, 춥당!”

 

  부쩍 추워진 바깥 날씨에 나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팔짱을 낀 채로 후다닥 처소로 들어왔다.

 

  “어서와.”

 

  나보다 먼저 도착해있던 침방나인 화인이 날 반겼다.

 

  차디찬 우물물에 설거지를 하고 온 터라 꽁꽁 언 손을 화인이 미리 깔아놓은 이불 속으로 집어넣었다.

 

  “아이씨, 이런 날은 좀 아궁에 불 좀 팍팍 때주지.”

 

  미지근한 바닥을 매만지며 내가 투덜거렸다.

 

  어제도 잘 때도 새벽에 어찌나 쌀쌀하던지 몇 번이나 깼는지 몰랐다.

 

  “안 그래도 오늘은 각방에 화로를 넣어준댔어.”

 

  “그래도 양심은 있나보네.”

 

  “리타는? 같이 안 왔어?”

 

  “아, 리타 걔 오늘 야간 당번이야.”

 

  “야간 당번 참 빨리도 돌아온다.”

 

  “그러니까 말이야. 겨울엔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른다고.”

 

  아직 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은 난 몸에 감도는 한기에 결국 이불 속으로 몸을 우겨넣었다.

 

  으으으, 아무래도 이번 감기는 오래 갈 모양인데?

 

  “콜록, 콜록.”

 

  “약재 다려놓은 물 마셨어?”

 

  내가 힘겹게 기침을 하자 화인이 걱정스런 눈으로 날 바라봤다.

 

  화인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오늘 아침에 먹고 똑 떨어졌어. 오는 길에 약방을 들른다는 게 글쎄, 까먹었지 뭐야.”

 

  “아마 약방에 갔어도 빈손으로 왔을 수도 있어.”

 

  화인이 바느질을 하면서 말했다.

 

  “잉? 그게 무슨 말이야?”

 

  “태후님이 지금 많이 위독하셔서 약방 완전 정신없다고 했거든. 매일 추가 근무에 평소보다 곱절이나 되는 궁녀들이 야간 당번을 선다고 하더라고.”

 

  “그렇구나. 약방 안 가길 잘 했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태후의 안위를 걱정하기 보단 나는 괜히 헛걸음하여 추위에 떨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안에 계시오?”

 

  “네. 있습니다.”

 

  화인이 대답하자 문이 덜컹 열리며 앳된 궁녀가 군불을 넣은 화로를 방에 넣어주었다.

 

  “고맙습니다.”

 

  화로를 넣어준 궁녀가 문을 닫고 가자 화인이 화로를 내 곁으로 옮겨주었다.

 

  “이제 좀 따뜻해질 거야. 고단했을 터이니 일찍 눈 좀 붙여.”

 

  “응. 고마워.”

 

  화인의 말에 대답을 하긴 했지만 오늘 난 일찍 잘 생각은 없었다.

 

  요 며칠 은월지에 가지 않았더니 좀이 쑤셨기 때문이었다.

 

  화인이 잠들면 조용히 일어나 해동이 기다리는 은월지에 갈 생각이었다.

 

 

 

 ***

 

 

 

  일월전 안, 왕의 처소. 왕은 오늘도 어김없이 각 지방에서 올라온 상소를 읽으며 밤을 보냈다.

 

  곁에서 왕을 모시는 내관은 그런 왕을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왕은 동이 트기도 전에 일어나 가볍게 산책 겸 검술을 단련하고 일월전으로 돌아와 그 이후엔 쉴 틈 없이 정사를 돌봤다.

 

  어쩔 때는 점심식사도 거르고 대신들과 정사를 논할 때도 있었다.

 

  왕은 거의 매번 달이 서쪽으로 한참 기울 때까지 손에서 상소를 놓지 않았다.

 

  이렇듯 빡빡한 하루를 지내니 내관이 왕의 건강이 상할까 염려하는 것은 당연했다.

 

  “전하, 밤이 많이 깊었사옵니다.”

 

  내관의 말에 왕은 그제야 상소에서 눈을 떼었다.

 

  창에 비친 달그림자를 바라본 왕은 보던 상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침구를 들이라 하겠습니다.”

 

  내관이 막 걸음을 떼었을 때였다.

 

  “아니다. 내 잠깐 산책을 다녀와야겠구나.”

 

  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툼한 두루마기를 걸쳤다.

 

  내관은 걱정 섞인 눈으로 그런 왕을 바라봤다.

 

  ‘요 근래 하루도 빼놓지 않으시고 밤 산책을 나가시니 고뿔이라도 걸리실까 걱정이구나.’

 

  “전하, 밖이 많이 차옵니다. 오늘은 산책을 나가지 않으심이….”

 

  “괜찮다. 하루 종일 방에만 있었더니 답답해서 그런다.”

 

  내관의 만류에도 왕은 성큼성큼 걸어 처소를 빠져나왔다.

 

  ‘미리, 그 아이가 오늘은 은월지에 올까?’

 

  딱딱한 궁 생활 가운데 미리를 만나는 일은 왕에겐 일종의 활력소가 되었다.

 

  엉뚱하면서도 보통 여인들과 다른 미리의 특이함이 왕에겐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미리와 함께할 때면 나라의 걱정거리도, 골치 아픈 귀족들의 일들도 잊을 수 있었다.

 

  일월전을 나서는 왕의 뒤에 내관이 따라붙자 왕이 손을 내밀어 저지했다.

 

  “혼자 갔다 올 테니 따라오지 말라.”

 

  “명 받잡겠나이다.”

 

  혼자가 된 왕은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은월지로 향했다.

 

  은월지에 가까워질수록 저도 모르게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빨라진 걸음만큼 가쁜 숨을 내쉬는 입에선 하얀 입김이 흘러나왔다.

 

  ‘날이 많이 차구나. 고뿔이 더 심해지지는 않았을지 걱정이 되는구나.’

 

  왕의 주변 풍경이 서서히 변했다.

 

  담벼락과 전각들 대신 저 멀리 창백한 달빛에 반짝이는 연못이 보였다.

 

  왕은 미리가 매번 사용하는 나무통로 반대편에 난 일월전과 연결된 길을 이용했다.

 

  그 길은 누각과 바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직 오지 않은 것 같군.”

 

  누각에 도착한 왕은 가빠진 숨을 가다듬으며 며칠 전 누각에 가져다 놓은 고뿔에 좋다는 말린 약재꾸러미를 손에 들고 뒷짐을 졌다.

 

  뒷짐을 진 채 왕은 항상 미리가 오던 방향으로 몸을 돌려 그곳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렇게 미리를 기다리는 이 순간이 왕에게는 가장 설레고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한 번도 누군가를 이토록 기다려본 적이 없기에 이 떨림은 왕에겐 낯선 느낌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속 미리의 존재는 점점 커졌다.

 

  주룩주룩 비가 내릴 때면 처소로 향하다 비를 맞지는 않을까 걱정되었고, 찬바람이 불 때면 고뿔이 심해지지 않을까 염려되었다.

 

  매 시간 미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미리도 저처럼 매시간 자신을 생각할지 궁금했다.

 

  왕은 품속에서 미리가 준 손수건을 꺼내 만지작거렸다.

 

  오돌토돌한 어설픈 자수를 손가락으로 매만지며 왕은 손수건을 건네주던 미리를 떠올렸다.

 

  부끄럽다는 듯 살포시 내린 고개를 떠올리자 왕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살며시 내려앉았다.

 

  “아, 저기 오는군.”

 

  저 멀리서 미리가 누각을 향해 걸어오는 것이 보이자 진정됐던 심장이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빠르게 누각을 향해 걸어오던 미리의 걸음이 느려지더니 이내 멈췄다.

 

  미리는 옷매무새와 머리를 다듬는지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다시 미리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자 왕은 몸을 연못 쪽으로 돌렸다.

 

  눈은 잔잔한 연못에 고정되어있었지만 귀만은 미리를 향해 열려있었다.

 

  자박거리는 발걸음소리가 가까워졌다.

 

  왕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오시었소.”

 

  미리가 누각으로 들어오자 왕이 입을 떼어 짐짓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그러하오. 그대는 별 일 없었소?”

 

  왕은 몸을 돌려 달빛에 하얗게 빛나는 미리의 작은 얼굴을 바라봤다.

 

  “별 일 없었습니다.”

 

  “그간 걸음이 뜸하여 혹 무슨 일이 있었나 하고 물어본 것이오.”

 

  “그렇습니까.”

 

  왕의 다정한 음성에 미리의 얼굴이 분홍빛으로 연하게 물들었다.

 

  저도 모르게 왕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한 겨울에 피어난 매화처럼 참으로 곱구나.’

 

  미리의 얼굴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생각에 빠졌던 왕이 손에 들린 약초를 기억해내고 무심한 듯 미리에게 말린 약초를 내밀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미리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고개를 들어 왕은 바라봤다.

 

  그 반짝거리는 눈망울이 왕의 가슴에 턱하고 날아와 박혔다.

 

  “고뿔에 좋은 약재이니 가져가시오.”

 

  “감사합니다. 헌데, 제가 고뿔에 걸린 건 어찌 아셨습니까?”

 

  “아, 궁인에게 전해 들었소이다. 그대가 차우차우를 씻기다 고뿔에 걸렸다는 것을 말이오.”

 

  “그렇군요. 마침 약초가 다 떨어진 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리는 왕의 말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왕은 몰래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직 미리는 자신이 백제의 왕이란 것을 모른다.

 

  끝까지 미리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길 생각은 없었다.

 

  정적을 먼저 제거한 뒤 자신의 정체를 밝힐 생각이었다.

 

  만약 일이 정리되기 전에 자신과 미리와의 관계를 정적이 눈치 챈다면 미리가 표적이 되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안전해졌을 때 이곳, 은월지에서 직접 정체를 밝히고 싶었다.

 

  “좀 걷지 않겠소?”

 

  “네. 좋습니다.”

 

  왕과 미리는 천천히 은월지를 거닐었다.

 

  사락, 사락. 걸음을 걸을 때마다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밟히는 소리가 둘 사이를 메웠다.

 

  “콜록, 콜록, 콜록.”

 

  미리가 기침을 하자 왕이 겉에 입은 두터운 두루마기를 벗어 미리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미리가 놀란 듯 말없이 왕을 쳐다봤다.

 

  “날이 많이 차오. 난 괜찮으니 그것을 걸치시오.”

 

  “감사합니다.”

 

  미리는 왕의 두루마기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손으로 옷깃을 잡았다.

 

  어깨에 걸친 두루마기에서는 그만이 가진 특유의 청아한 향내가 흘러나와 미리의 주변을 감쌌다.

 

  사정없이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미리는 왕의 보폭에 맞춰 걸었다.

 

  왕은 성큼성큼 걷는 자신의 걸음을 따라오기 힘들어할까 일부로 보폭을 줄여 천천히 걸었다.

 

  그때, 미리가 별안간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서 손바닥을 하늘로 향해 손을 내밀고 얼굴을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어? 눈이다.”

 

  미리의 말대로 솜털처럼 작은 눈송이 몇 개가 하늘에서 천천히 떨어지며 하늘을 유영했다.

 

  왕도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봤다.

 

  절기상 아직 눈이 오기엔 일렀다.

 

  “희한하군. 눈이 오기엔 아직 이르거늘.”

 

  천천히 떨어지는 눈송이는 이제 제법 굵어졌다.

 

  바람 한 점 없어 함박눈은 고스란히 땅에 떨어졌다.

 

  눈에 매료된 미리는 아직도 고개를 들어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법 많이 오는구려. 누각으로 가 몸을 좀 피하는 게 좋겠소.”

 

  “네. 그러는 게 좋겠어요.”

 

  미리와 왕은 왔던 길을 되짚어 갔다.

 

  왕이 걸쳐준 두루마기의 옷깃을 붙잡은 미리의 손이 추위로 금세 빨개졌다.

 

  손 위로 눈이 떨어져 녹으며 미리의 손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호, 호.”

 

  미리가 교대로 손에 입김을 불어넣었다.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왕은 미리의 한 손이 자유로워지자 그 손을 잡았다.

 

  당황한 듯 미리의 손이 큼직한 그의 손안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미리의 작은 손은 얼음장이었다.

 

  “손이 많이 차구려. 다행히 내 손은 따뜻하니 얼은 손을 좀 녹이시오.”

 

  부드러운 음성에 미리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당황함과 부끄러움에 이미 목덜미와 귀는 새빨개진 후였다.

 

  미리가 곁눈질로 살피자 무덤덤한 왕의 옆얼굴이 보였다.

 

  예상치 못한 스킨십에 몸이 후끈거리는 자신과 달리 덤덤한 표정의 왕을 보니 미리는 내심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안 괜찮은데, 나리께선 아무렇지도 않은가봐….’

 

  미리의 추측과 달리 왕의 심장도 어느 때보다 빠르게 두근거렸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손을 덥석 잡긴 했지만 그 작은 손을 잡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는 것을 미리는 몰랐다.

 

  한 나라의 왕인 그가 고작 여인의 손을 잡는 것을 어려워하다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누각에 도착한 두 사람은 옷과 머리에 쌓인 눈을 털어냈다.

 

  누각 안에서 보는 눈 내리는 은월지의 풍경은 매우 아름다웠다.

 

  “나리, 나리께선 첫눈에 얽힌 전설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글쎄, 잘 모르겠소.”

 

  “제가 살던 곳에선 첫사랑과 함께 첫눈을 보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첫사랑? 첫사랑이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이오?”

 

  “첫사랑이란 처음으로 사랑했던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렇군. 그대에겐 첫사랑이 있었소?”

 

  왕의 물음에 미리는 기억을 더듬었다.

 

  고등학교 때 짝사랑했던 남사친이있었다.

 

  그렇다면 엄연히 미리에겐 첫사랑이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철없을 때 잠깐 좋아했던 그 감정을 첫사랑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어렸을 때 좋아했던 남자 아이가 있긴 했는데, 그게 과연 첫사랑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구려.”

 

  “나리께는 당연히 첫사랑이 있으시겠지요?”

 

  그렇게 물으며 미리는 사별했다는 전부인을 떠올렸다.

 

  아무리 정략결혼을 했다고 해도 몇 년을 붙어있다 보면 없는 감정도 생길 테니까.

 

  첫사랑이란 단어에 왕의 가슴이 뜨겁게 반응했다.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이 미리에게만 뜨겁게 반응하는 것의 의미를 왕은 비로소 깨달았다.

 

  아, 내가 이 여인을 가슴에 품었구나.

 

  ‘나의 첫사랑은 바로 당신이오.’

 

  그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왕이 미리의 얼굴을 지그시 응시하며 어렵게 입을 떼려고 할 때였다.

 

  둥. 둥. 둥.

 

  은월지 너머 백제궁에서 둔탁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북소리에 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미리, 미안하지만 급한 일이 생겨 이만 가봐야겠소.”

 

  “아, 네. 어쩔 수 없지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보세요.”

 

  “다음에 만나면 내 그대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리다.”

 

  말을 마친 왕은 급한 걸음으로 일월전을 향해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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