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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검은 언덕 넘어
작가 : 하늘섬
작품등록일 : 2019.10.30

생시의 반대인 사시. 죽는 날짜를 부여받았다.

 
18화
작성일 : 19-11-06 15:44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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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하 입구의 보안요원은 자리에서 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간혹 낄낄거리며 웃는 것이 접수대 쪽은 아예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유란은 밖으로 나가는 척 하며, 출입구 쪽 벽에 바짝 붙어 천장을 보았다.

 

 ‘접수대 위에 CCTV가 있기는 한데, 여기까지 보이지는 않겠지?’

 

 카메라 시야각이 넓다고 해도 180도 이상은 볼 수 없다. 유란은 카메라 위치를 꼼꼼히 살피다가 사각지대를 발견했다. 그런데 그 장소가 지하로 가는 검색대 입구다.

 

 ‘하필…’

 

 아무리 폰 삼매경에 빠져 있다 해도 몇 미터 앞에 사람이 지나가는데, 눈치 못 챌 리 없다. 망설이던 유란은 벽 모퉁이에서 고개를 빠끔히 내밀어 보안요원을 다시 보았다. 앉은 자세로 벽에 기대 폰을 보고 있다. 거리는 열 발자국이 조금 안 된다.

 

 ‘어쩌지…’

 

 좀 전 검색대에서 그 소란을 피웠다. 들킨다 해도 ‘내 남편이…’라는 말로 얼버무리면 도둑놈 취급은 안 받을 거다. 대신 잡상인 쫒아내듯 등 떠밀겠지.

 

 ‘할 수 없다.’

 

 유란은 CCTV가 보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보안요원에게 잡혀 당장 쫓겨나느니, CCTV에 발견되어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게 낫다. 운이 좋다면 CCTV를 감시하는 사람이 자신을 놓칠 수도 있고.

 

 ‘띠리리링!’

 

 막 발걸음을 떼려 하는데 귀가 쨍 할 정도로 전화벨이 울린다. 그 소리에 몸을 허우적댈 정도로 놀라 다시 벽에 등을 붙였다.

 

 “네. 팀장님.”

 

 보안요원의 전화다. 유란은 속으로 욕을 뱉으며 주먹을 쥐었다.

 

 “네네. 알겠습니다. 1층은 아무도 없어요. 지하에 미꾸라지가 설친다고 합니다. 2급 상황입니다. 네. 저는 1층 검색대에 있습니다. 네? 아! 오늘 단체 휴가라서요. 아. 알겠습니다.”

 

 짧은 통화를 끝으로 더는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대신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보안요원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뚜벅. 뚜벅. 뚜벅.’

 

 유란은 침을 꼴깍 삼켰다. 온 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느낌이다. 그가 접수대 쪽으로 나오는 것이라면 자신은 들키고 만다.

 짧은 순간, 심박수가 급격히 올라간다. 망치로 가슴을 치는 것 같다. 이마에 식은땀이 맺히고, 다리가 덜덜 떨렸다.

 

 ‘뚜벅… 뚜벅…’

 

 다행이 발걸음 소리는 멀어져 갔다. 보안요원은 안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유란은 맥이 탁 풀리는 것을 느끼며 검색대 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아무도 없다.

 

 ‘기회다.’

 

 고양이가 먹이물고 도망가듯, 재빨리 검색대를 지나쳐 접수대 뒤쪽으로 이동했다.

 

 ‘국민의 신뢰로 이루어진 종명현상 연구소’

 

 큰 입간판 정면에 써진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꽃 바탕 무늬에 흘림체로 써진 그 글을 보니 역겨움이 치밀어 오른다. 유란은 잔뜩 눈살을 찌푸리며 입간판 뒤쪽을 살폈다. 두 뼘 정도의 좁은 공간이 있다. 어깨부터 밀어 안쪽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게걸음으로 입간판 가운데까지 가니 작은 쇠붙이가 보였다.

 

 ‘이게 문고리인가?’

 

 쇠붙이 주변을 보건데 문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저 벽에 말뚝 하나 박아 놓은 것 같다. 그걸 살펴보다 조심히 밀었다. 달칵 소리와 함께 벽면에 작은 틈이 생겼다. 틈이 손가락 한 마디쯤 벌어졌을 때, 유란은 손을 멈췄다.

 

 ‘잠깐, 안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

 

 있다면 낭패다. 유란은 골똘히 생각하다, 좀 전에 보안요원의 통화를 떠올렸다.

 

 ‘1층은 아무도 없어요. 오늘 단체 휴가라서요.”

 

 입구를 지키던 보안요원까지 지하로 내려갔다. 그렇다면 통제실에 있던 사람들도 내려갔을까. 아무도 없다는 말은 통제실의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걸까. 여기는 국가연구소고 한 층이 텅 빌 일은 없을 텐데. 혹시 다른 보안요원이 있을까.

 유란은 생각을 멈췄다. 고민이 상황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설마 보자마자 냅다 죽이기야 하겠는가.

 안쪽으로 힘줘 밀었고 문은 소리 없이 열렸다. 그리고 유란의 눈에 들어온 건, 외장재도 없는 노출 콘크리트 복도였다.

 

 ‘뭐야? 바로 방이 나오는 게 아니라 통로잖아? 아! 뒷문 이라고 했지. 비상구 같은 거네.’

 

 유란은 허탈함을 느끼며 안으로 들어가 문을 꼭 닫았다. 복도는 약간 굽어 있었다.

 스무 걸음 정도 걸으니 두꺼워 보이는 철문 두 개가 보인다.

 

 ‘열려 있어?’

 

 문은 두개 다 한 뼘 정도 열려 있다. 왼쪽을 보니 반짝거리는 불빛과 수많은 CCTV화면이 보인다. 오른쪽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다. 유란의 눈이 다시 왼쪽으로 향했다. CCTV화면이 보이는 방에 사람은 없었다. 이렇게 문이 열려있는 걸 봐서, 방에서 나와 바로 지하로 내려간 것 같다.

 

 “잘됐어.”

 

 거리낌 없이 CCTV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오니, 방 내부의 엄청난 광경이 유란을 맞이했다.

 

 “이게 다 몇 대야?”

 

 아무리 국가기관이라지만 연구소가 아니라 정보기관처럼 보일 정도다.

 CCTV화면은 한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는데, 맞은편 벽면 또한 CCTV화면으로 도배가 돼 있다. 얼추 봐도 수백 대의 CCTV화면이다. 게다가 그 아래 통제장치들을 보니 마치 비행기 조종석을 보는 것 같다. 유란은 황급히 화면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일단 보이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사각지대 없이 CCTV가 설치되어 있다 해도 지하 12층 이하는 모른다. 당연하지만 생체실험 같은 경우 CCTV없이 따로 기록 할 테고.

 염려되는 건 철수가 이미 실험대상이 된 경우다. 모든 계획이 도루묵이니까.

 초조한 마음으로 계속 화면을 훑다가, 녹색 불빛이 깜빡이는 화면에 시선이 멈췄다.

 

 “아! 철수씨? 저건 뭐야?”

 

 원하는 사람을 찾았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있는 장소가 의외다.

 분명히 계단인데 한 사람 다니기도 좁다. 그리고 계단이 중간에 끊겨 있다. 마치 벽에서 문이 튀어나와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유란을 더 놀라게 한 건 철수 뒤에 있는 생물이었다.

 

 “원숭이?”

 

 온 몸에 털이 북슬북슬 나 있는데, 움직이는 건 영락없이 사람 모양새다. 유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다가 주변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어쨌든 철수를 찾았으니, 이제 위치를 파악해야 할 차례.

 계단 모양으로 봐서, 이 방 바로 옆에 있는 계단 같다. 그러면 저기가 지하 몇 층이고, 저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유란이 통제장치로 눈을 돌리려는데, 철수가 있는 계단과 똑같은 모양의 계단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

 

 검은색 옷을 입고, 헬멧을 쓰고 있었으며, 허리에는 총을 차고, 손에는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그들이 계단을 한번 타고 내려갈 때마다, 한 화면씩 옆으로 이동했다. 유란은 떨리는 눈으로 그걸 보았다. 결코 호의적이라 볼 수 없는 무리들이 점차 화면을 옮겨간다. 그러다 철수의 옆 화면에 등장했다. 이건 분명 철수가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거다.

 유란은 이를 악물었다.

 

 

 

 

 

 

 

 

 

 

 “어떻게 하죠?”

 

 모아의 물음에 철수는 어깨를 으쓱였다. 하지만 그런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철수는 골똘히 생각했다.

 

 ‘분명 불은 한참 전에 꺼졌는데, 그 수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지? 여기 계단으로 이동했다고 하기에는 통로도 너무 좁고 이동흔적도 없어. 엘리베이터로 탈출했나?’

 

 그게 궁금했다. 불이 나면 으레 비상구를 개방하고 사람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경로를 확보한다. 대표적인 비상구는 계단이고, 이 계단으로 탈출했다면 뭐라도 흔적이 남아야 한다. 예를 들어 희미하지만 발자국이라던 지, 정신없이 도망치는 와중에 떨어뜨린 소지품이라든지 말이다. 하지만 바닥은 갓 왁스칠을 한 것처럼 빤질빤질 했고 어디에도 흔적은 없다.

 

 ‘불에서 나온 연기가 엄청났는데… 쓰러진 사람은 그 연구원 한명 밖에 보지 못했어.’

 

 이것도 이상하다. 설사 불이 순식간에 진화되어 꺼졌다 해도, 연기는 일정시간 이상 환기장치를 가동해야 없어진다. 그 말은 연기로 인해 쓰러진 사람이 몇은 보여야 한다는 거다. 설사 방으로 대피했다 해도, 자신이 나올 때쯤이면 방으로 대피한 그들도 나왔어야 한다. 하지만 나오기는커녕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다.

 

 “쩝. 골치 아프군.”

 “뭐가요?”

 

 답답한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 모아가 대꾸한다. 철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기는 생체실험을 하는 곳이고 외부로부터 가려진 비밀스런 곳이다. 있던 사람 역시 비밀스런 통로로 알아서 도망갔을 거다.

 

 “아무래도 여기 말고 또 비상구가 있는 것 같아.”

 “여기 말고 계단은 또 없을 텐데요. 지하 39층에서 계단을 찾았는데, 홀 모퉁이 중 이쪽만 문이 보였어요.”

 “그러면…”

 

 사람들은 우리가 타고 왔던 엘리베이터 쪽으로 탈출 했구나 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철수의 그 말은 곧 들려온 소리에 삼켜졌다.

 

 ‘삐!’

 

 계단을 가로막고 있던 문이 시끄러운 전자음을 낸다. 그리고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쿠르릉!’

 

 문의 단면을 보아 족히 한 뼘은 될 정도의 두께다. 문은 그 두께만큼 육중한 소리를 내며 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철수를 맞이한 건,

 

 “뭐, 뭐야?”

 

 마치 경찰기동대처럼 무장한 사람들이었다.

 처음 문이 소리를 낼 때만 해도 구조팀인가 했다. 하지만 지금 철수의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은 도저히 구조팀이라 볼 수 없었다.

 

 “당신들 누구야?!”

 

 얼굴을 덮은 방독면, 전투복처럼 보이는 옷과 헬멧, 아이 팔뚝만한 진압봉과 허리에는 총처럼 보이는 물건까지 차고 있다. 위압적인 그 모습에 철수는 일부러 아랫배에 힘을 주고 큰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런 대꾸 없이 진압봉을 들어 철수에게 휘둘렀다.

 모아의 비명소리가 좁은 계단을 타고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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