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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눈물을 먹는 악마
작가 : 레시라스
작품등록일 : 2019.10.14

'언제부터 였을까 감정을 잃은채 감정을 괴롭혀야하는게 기분이 나빴던 것은' 눈물을 먹고 살아가는 몽마, 루마인 루시. 자신을 괴롭히는 과거를 잊고 그 원인이 되는 감정을 잊고 살아가는 그녀. 평소와 같이 눈물을 모으기 위해 방에 들어선 그녀. 그러나 그 방은 옆 왕국의 공주가 빌린 여관의 방이었다. 결국 호위단에게 추적을 받게 되고 겨우겨우 따돌리는데에 성공하는 루시. 그러나 짐을 가지러 간 방에는 공주의 호위단이 남아있는데...

 
7화
작성일 : 19-11-06 14:38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6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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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시는 도서관의 문을 박차듯 열었다. 그녀의 손에는 빌렸던 책이 들려있었다.

 

 "루시?"

 

 카운터에서 졸던 카르나는 놀라 일어나며 루시를 쳐다봤다.

 

 "야. 모험. 하자."

 

 "엥?"

 

 카르나는 루시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갑작스럽게 찾아와 이상한 말을 내뱉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루시는 자신이 너무 급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케니 왕국으로 간다고 했지?"

 

 "으응..."

 

 "의뢰를 하나 받아서 말이야. 케니왕국까지 같이 가자."

 

 카르나의 머리가 핑돌며 어지러워졌다. 이렇게 많은 정보를 처리하다간 카르나의 머리가 터져버릴지도 몰랐다.

 

 "그...래?"

 

 "그래?"

 

 당황한 채 대답한 카르나에 물음에 루시가 되물었다

 

 "그래... 가지 뭐... 케니왕국까지..."

 

 역할이 바뀐 것을 느낀 카르나였다. 아침까지만 해도 절대 아니라고 하던 그녀가 갑자기 생각을 바꾸다니.

 

 '도대체 무슨 의뢰를 받아온거야?'

 

 루시는 빌렸던 책을 책상 위에 올렸다. 그녀는 바로 도서관을 떠나려고 했다.

 

 "내일 오면 되지?"

 

 루시는 문턱에 멈춰서서 물었다.

 

 "해가 뜨자마자 성문 앞에서 만나. 악어도 알지?"

 

 루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악어는 카르나의 동료 중 하나였던 악어수인이었다.

 

 "하도 시선이 집중되는 놈이라 금방 알 수 있을꺼야."

 

 "그래, 내일 봐."

 

 루시가 문을 닫았다. 인사도 할 줄 아는 돌맹이라고 카르나는 생각했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느낌이었다. 카르나는 여전히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카르나는 그런 기분과 함께 책을 원래의 곳에 끼워넣었다.

 

 

 

 

 다음날의 해가 뜨고, 루시는 여관을 나왔다. 잔해수집으로 바쁜 여관주인은 루시의 방을 쉽게 환불해줬다.

 

 남은 돈을 큼직한 주머니에 쑤셔넣고, 루시는 거대한 가방을 들어올렸다.

 

 루시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긴 언덕을 뛰어내려갔다. 사실은 돈주머니가 들어간 가방덕에 더욱 무거워졌지만.

 

 성문까지 내려온 루시를 한 마차가 스쳐지나갔다. 이른 아침이라 마차가 분주히 움직였다.

 

 루시는 마차가 지나가자마자 시야를 마구 옮겼다. 그녀의 눈이 한 초록색 생명체에 고정되었다.

 

 레셔였다. 레셔의 뒤통수를 향해 달려간 루시는 소리쳤다.

 

 "야!"

 

 "왔네."

 

 레셔에게 가려졌던 카르나가 튀어나왔다. 그녀는 두툼한 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루시에게 인사했다.

 

 카르나는 팔짱을 끼고 루시를 멈춰세웠다.

 

 "준비는 단단히 해온거지?"

 

 루시는 자신이 매고 있는 가방을 보여줬다.

 

 "자, 그럼 출발하기 전에 통성명부터?"

 

 루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거대한 악어수인이 그 둘 사이를 가로질러 서서 턱을 높게 치켜올렸다.

 

 "나는 레셔!"

 

 "바보야."

 

 카르나가 덧붙였다. 레셔는 고개를 돌려 카르나를 노려봤다. 말이 없는 신경전이 잠시 오고갔다.

 

 "이쪽의 슬라임은..."

 

 "슬라야."

 

 "으응..."

 

 "이름은 얼마 못 살거라며 대충 지었대."

 

 슬라는 물컹거리는 몸을 늘였다, 줄였다하며 이야기했다. 루시는 그런 슬라를 신기하게 내려봤다. 안아주고 싶게 생긴 생김세였다.

 

 "그럼... 마지막으로 우리의 새로운 동료! 루시!"

 

 카르나는 짜잔하는 몸짓으로 루시를 소개했다. 루시는 부담스러운 몸짓에 카르나를 뚫어버릴듯 노려봤다.

 

 "동료는 일단 아니야. 케니왕국의 수도까지만 동행할께."

 

 "직업은?"

 

 "직...업?"

 

 레셔의 질문에 루시가 고개를 갸우뚱 돌렸다. 겨우 동행하는 사이에 직업을 왜 물어보는지 싶었다.

 

 "보...부상? 여행가?"

 

 "아 그게... 모험가들이 등록할때? 직업을 넣거든. 예를 들어 나는 검사."

 

 카르나가 부연설명을 했다. 카르나는 자신의 검을 보여주며 이야기했다.

 

 "그런거라면... 마법사...려나."

 

 루시는 그들의 시선을 회피하며 말했다. 이런 상황자체가 그녀에게는 부담스러웠다.

 

 "다 했으면 출발할까?"

 

 카르나가 물었다. 레셔가 대답대신 거대한 가방을 들었다.

 

 루시의 것보다도 훨씬 묵직해보였지만 그는 가방을 솜덩이처럼 가볍게 들었다.

 

 케니왕국의 수도까지의 여정은 약 1개월. 특별한 일이 없다면 걸리는 날짜였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루시는 자신의 앞을 걸어가는 3명의 몬스터를 바라봤다. 불안을 떨쳐내려 해도 떨쳐낼 수가 없었다.

 

 '길게 본다고 하면... 두달. 생명의 계절까지 걸릴지도.'

 

 그들은 두개의 벽을 통과했다. 들어올 때에 봤던 오크 병사들은 나가는 것도 검사를 했다. 무얼 가지고 나가는지는 확인해야 하니까.

 

 "모험가에요."

 

 "증표는?"

 

 카르나는 하얀 털에 파묻힌 목줄을 꺼내들었다. 슥슥 들어올리자 그 끝에 매달린 은색의 인식표가 딸려나왔다. 레셔또한 자신 것과 함께 슬라의 것을 꺼내었다.

 

 "확인되었습니다. 뒤에 계신 분은?"

 

 "보부상입니다."

 

 "짐은요?"

 

 루시는 자신의 가방을 쿵하고 떨어뜨렸다. 작은 체구가 들고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게하는 소리였다. 병사는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였지만 곧 루시의 가방을 열어봤다.

 

 "됐습니다."

 

 병사는 가방의 끈을 다시 묶었다. 루시는 가방을 낚아채듯 들어올려 맸다.

 

 "루시도 인식표가 있으면 편할 텐데 말이야. 신원만 확실하면 어느 국가든 쉽게 통과가 가능하거든."

 

 "그래."

 

 루시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루시는 더 긴 대답 대신에 지도를 꺼내들었다. 성문을 통과하자마자 루시는 계획을 짜고 있었다.

 

 이상하게 열정적인 그녀를 보며 카르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해가 중천에 뜨고, 레셔와 카르나의 배가 꼬르륵거렸다. 그런 그들을 보며 루시는 한숨을 쉬었다.

 

 "아아, 배고파라."

 

 카르나는 배를 매만지며 말했다. 루시는 가방의 끈을 만지작거리며 자신의 부츠를 내려봤다. 부츠는 진흙에 엉망진창이 되어갔다.

 

 "이제 무슨 의뢰인지 물어봐도 될까?"

 

 "왕을 치료해달래."

 

 "왕을 치료해? 루시, 의사야?"

 

 "아니. 감정관련."

 

 루시는 계속해서 짧게 대답했다. 어차피 한, 두달 동행하고 말 사이들이었다. 친구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마법같은건 얼마나 쓸 수 있어?"

 

 "횟수?"

 

 카르나는 긴 귀를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꼐까지 해보지는 않았지만... 전력이라고치면 언덕 하나는 날릴 수 있어."

 

 "엑...? 언덕 하나를 통째로?"

 

 루시는 겻눈질로 그녀를 보다가 짦게 고개를 끄덕였다.

 

 "의외로 대단하구나..."

 

 그럼 약한 줄 알았냐는 말이 루시의 목구멍에서 막혔다.

 

 "메모라이즈는?"

 

 루시는 허리에 매달린 가방을 돌려 보여줬다. 가방을 살짝 열자 각양각색의 돌들이 눈에 들어왔다.

 

 루시는 그 중 몇개의 돌들을 꺼내어 보여줬다.

 

 "마정석정도로만."

 

 카르나는 "오"라는 짦은 감탄사를 보였다.

 

 "나중에 보여..."

 

 카르나의 귀가 움찔거렸다. 멀리서부터 작게 울려퍼진 소리에 반응한 것이었다. 카르나는 곧 코를 킁킁 거렸다. 그녀의 민감한 코를 통해 냄새 하나가 스며들어왔다.

 

 "비명소리랑... 피냄새."

 

 카르나는 검손잡이를 잡았다. 자세를 낮춘 채로 카르나는 소리쳤다.

 

 "이 쪽!"

 

 카르나는 검을 빼어들고 달렸다. 빼곡한 나무들로 어두운 숲으로 먼저 달려 들어가 사라졌다.

 

 "야...?"

 

 쿵.

 

 레셔도 묵직한 가방을 떨어뜨렸다. 그는 거대한 검을 꺼내들었다.

 손잡이로부터 양쪽으로 길게 이어진 대검은 루시보다도 길었다.

 

 "야..."

 

 루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소리와 피냄새만으로 전투준비를 하는 그들이 전혀 이해가 되지않았다.

 

 "우어어!"

 

 레셔는 소란스러운 흔적을 내면서 카르나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루시의 옆에 있던 슬라는 어느새 그의 어깨에 매달려있었다. 슬라는 그의 몸을 손모양으로 만들어 흔들었다.

 

 홀로 남겨진 루시가 멍하니 숲길을 쳐다봤다.

 

 "하..."

 

 이런 식이라면 두달이 아니라 세달은 걸릴 기분이었다.

 

 

 

 카르나는 수풀 뒤에 숨었다. 몸을 낮게 숙인 채로 카르나는 슬금슬금 움직였다.

 

 "야, 빨리 돈부터 챙겨. 어차피 이거 다 못 들고가."

 

 카르나의 귓바퀴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빨려들었다. 카르나는 얼굴을 빼꼼 들어올려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했다.

 

 "막내놈 좀 챙겨라. 니가 그러고도 선배냐?"

 

 붉은 두건으로 입을 가리고 있는 남자는 다른 남자를 툭치며 말했다.

 

 그들은 모두 같은 두건을 쓰고 있었다. 그들은 부서진 마차의 주변을 돌아다니며 짐들을 꺼내고 있었다.

 

 "제발... 살려주세요..."

 

 흐느낌소리. 카르나는 시선을 돌려 소리를 확인했다.

 

 두명의 여자들은 팔이 묶여있었다. 그들의 앞에는 한 시체가 널부러져 있었다.

 

 '산적... 놈들이겠지.'

 

 붉은 두건을 입고 활동하는 산적. 적어도 카르나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었다.

 

 '신생산적... 그렇지만 하는 일이 꽤나 익숙한데.'

 

 카르나는 허리춤에 매고 있는 가방에 손을 집어넣었다.

 

 "다 챙겼으면 출발!"

 

 "쳇..."

 

 가방에서 빠져나오는 복실거리는 손. 그 손에는 조그만 바늘들이 들려있었다.

 

 툭툭툭.

 

 세 개의 바늘이 산적들의 사이사이의 땅바닥에 박혀들어갔다.

 

 조용히 바닥에 박혀들어간 바늘들은 침묵했다. 바늘들의 꽁무니에는 조그만 주머니가 매달려있었다.

 

 펑!

 

 곧 주머니들이 펑하고 폭발했다. 주머니 속에서 튀어나온 하얀색의 가루들이 연막을 만들었다.

 

 시야가 가려진 산적들은 당황했다.

 

 "뭐... 뭐야!"

 

 카르나는 검을 제대로 들어올렸다. 그녀는 풀소리 하나 내지않고 걸어갔다. 길 위로 들어온 그녀는 연막 속을 달렸다.

 

 그 누구도 그녀를 눈치채지 못한 그 순간.

 

 "크아아아!"

 

 엄청난 포효소리.

 

 "악어놈아!!"

 

 카르나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카산드라가 달려오던 쪽에서 레셔의 포효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를 보면 나오는 본능적인 반응에 카르나의 계획이 완전 망해버렸다.

 

 "무슨..."

 

 레셔는 높게 뛰어올랐다. 쾅! 하며 연막 가운데로 떨어지자 레셔를 중심으로 충격파가 일어났다. 충격파와 함께 온갖 먼지와 연막이 사라져 버렸다.

 

 "덤벼라아!"

 

 "저 개... 아니 악어..."

 

 모습이 드러나버린 카르나. 몇 산적이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카르나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녀또한 뒤로 걸어 레셔의 옆으로 다가갔다.

 

 "뭐하는 놈들이야...?"

 

 한 남자가 다른 산적들을 사이로 걸어나왔다. 그는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여유가 가득했다.

 

 "뭐냐니깐?"

 

 그는 자신의 무기를 들어올렸다. 그는 방망이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방망이에는 철사들이 묶여있었다.

 

 "나쁜 놈?"

 

 레셔는 남자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검은 색의 가죽 코트에 레셔의 침이 튀겼다.

 

 "나 말하는 거야?"

 

 남자는 양팔을 넒게 벌려 들어올렸다.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양 그는 레셔의 눈을 노려봤다.

 

 "하... 저기?"

 

 "뭐?"

 

 카르나가 작게 묻자 남자는 귀에 손을 가져다대며 되물었다.

 

 "저쪽의 피. 당신이 그런거야?"

 

 카르나는 검으로 한쪽을 가르켰다. 그녀가 가르키는 곳은 마차였다.

 

 마차의 천막은 피에 절어있었다. 비처럼 떨어지는 피를 확인한 남자는 고개를 돌렸다.

 

 "아니, 라면 어쩌게?"

 

 "그냥 가던 길 가겠지."

 

 "그래? 그럼 아니야."

 

 남자의 입은 두건에 가려져있었다. 하지만 말투에서 비웃음이 느껴졌다.

 

 "거짓말... 인거 알지...?"

 

 카르나는 레셔만이 들리도록 작게 속삭였다.

 

 "뭐라아고? 내가 좀 늙어서 말이야. 잘 안들리는데?"

 

 남자는 귀를 파며 말했다. 그의 몸에 조롱이 묻어나왔다.

 

 "그럼 가던 길은 갈건데... 거짓말은 안 들킬걸 해야지,"

 

 카르나는 남자의 옷을 위에서부터 내려봤다. 피가 잔뜩 묻은 코트였다.

 남자는 자신의 옷을 보다가 다시 웃음 섞인 말투로 카르나에게 말했다.

 

 "하하... 그러게..."

 

 풍압이 느껴졌다. 남자의 방망이가 카르나의 코 끝을 스치고 땅을 때렸다.

 남자는 그렇게 하고는 고개를 올려 눈치를 봤다.

 

 "칫!"

 

 카르나는 검을 휘둘렀다. 검이 방망이를 툭쳐서 치웠다.

 

 카르나가 뒷걸음질을 친 순간 레셔가 검을 휘둘렀다. 엄청난 풍압이 남자를 향했다.

 

 레셔는 승리를 확신했다. 입꼬리가 올라간 레셔는 검 끝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곧 놀란 표정을 지을수 밖에 없었다.

 

 "허미... 빡세네."

 

 남자의 방망이는 레셔의 검과 맞부딪혀 철가루를 뿌려댔다.

 간단히 잘려나가야할 나무 방망이는 어째서인지 레셔의 검을 견디고 있었다.

 

 "얘들아! 달려들어!"

 

 다른 산적들이 레셔를 향해 달렸다. 남자는 방망이를 툭 밀며 레셔를 뿌리쳤다.

 

 무방비가 된 레셔를 향해 거의 10명의 사람이 달려들었다.

 

 "악어, 너는 돌아가면 죽었어."

 

 카르나의 손에서 바늘이 한번 더 튀어나갔다. 바늘들은 레셔에게 달려가던 산적을 노렸다.

 어깨, 다리, 허벅지, 손목, 발목. 산적들의 온갖 신체부위에 바늘이 박혀들어갔다.

 

 퍼퍼펑!

 

 조금 뒤, 큰소리를 내며 바늘들의 주머니가 폭발했다. 연막주머니와는 비교가 안 될정도였다.

 산적들은 가죽갑옷을 입고 있었다. 조금 그을려진 가죽들은 바늘의 폭발을 견뎌냈다.

 

 카르나는 달려갔다. 검을 앞 쪽으로 내밀고 창처럼 밀어 찔렀다.

 

 복부 깊이 박혀들어간 검을 카르나는 옆으로 밀어뺐다. 핏방울이 옆구리에서 마구 빠져나왔다.

 

 복부가 잘리고, 팔이 찢겨나간 산적은 시체가 되어 바닥을 굴렀다. 카르나는 피를 털며 검을 허공에 크게 휘둘렀다.

 카르나는 가볍게 발걸음을 옯겼다. 왼다리가 한번, 오른 다리가 한번 움직인 순간 카르나는 검을 밀었다. 반동과 함께 튀어나간 검은 한 산적의 관자놀이에 푹하고 들어갔다. 카르나는 검을 잡고선 허리를 비틀었다.

 

 검은 머리를 빠져나왔다. 걸쭉한 뇌수가 검과 함께 빠져나왔다. 순식간에 두 명을 처라한 카르나는 자신의 검을 내려봤다. 끈적한 뇌수를 더럽게 내려보던 카르나는 다시 전투에 집중했다.

 

 카르나가 평소와 달라지는,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끄아아!"

 

 한 산적이 마구 달려왔다. 그가 검을 휘두르자 깡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의 몸통과 어깨를 감싼 갑옷에 부딪히자 검은 튕겨나갔다.공중에서 몇바퀴나 돈 검은 멀리 마차 쪽을 떨어졌다.

 

 "하!"

 

 툭! 레셔는 검 손잡이로 그를 밀쳤다. 넘어진 산적의 머리가 동강 잘려나갔다.

 레셔의 대검에 깔끔히 잘려나간 머리는 다른 산적들의 발 앞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세명이 당한 상황. 남은 산적들은 조금씩 뒷걸음질을 쳤다. 딱봐도 겁에 질려보였다.

 

 "나와."

 

 방망이의 남자는 산적들을 뚫고 지나왔다. 겁에 질린 동료따위 그에게 필요하지 않아보였다.

 

 치이익...

 

 그순간 불 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반대쪽 손을 높게 들어올렸다.

 그의 손에는 붉은색의 원기둥의 물건이 들려있었다. 그것의 끝에는 불이 붙은 끈이 달려있었다.

 

 "폭탄을 쓴다면... 나도 써야지."

 

 남자는 그것을 레셔에게 던졌다. 매달린 끈이 모두 타버린 순간.

 

 폭발소리. 하늘을 솓구치는 불꽃.

 

 그것이 레셔를 감쌌다.

 

 "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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