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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초고도 문명의 후예
작가 : 글꾸니
작품등록일 : 2019.11.1

2019년 검은 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영훈.
괴물의 습격으로 죽음을 마주한 절체절명의 순간 끼고 있던 반지에서 황금색 빛이 퍼져나왔다.

‘셀피온의 마지막 후예 보호 프로그램을 작동합니다.’

 
초고도 문명의 후예 16화
작성일 : 19-11-06 12:20     조회 : 311     추천 : 1     분량 : 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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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화 -

 

 “흑흑흑... 살려줘...”

 

 캐비넷 안에서 동준이 몸을 잔뜩 움츠린 채 고개만 들어 준영을 바라봤다. 동준은 울고 있었지만, 표정에서 살았다는 안도감이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은? 용우, 재승이, 철우는!?”

 “몰라... 나도 모른다고.”

 

 동준은 준영의 추궁에 뜨끔했다. 샵티들이 몰려온 그 날, 동준은 후배들을 시켜 책상과 의자로 입구를 막았다. 하지만 어설프게 보강한 방어막은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고 입구를 막던 후배들이 하나둘 샵티에게 뜯겨나가기 시작했다.

 

 ‘미친... 지옥 같았어.’

 

 그때를 떠올리자 동준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후배들이 샵티들에게 당하고 있을 때 동준의 눈에 철제 캐비넷이 들어왔다. 누구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 따윈 없었다. 오직 살아야겠다는 생각만이 전부였다.

 

 학생회실에서 울려 퍼지는 비명과 절규에 동준은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으며 꼬박 하루를 버텼고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

 

 “너만... 살아남은 거냐?”

 

 대충 상황을 짐작한 준영이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넌 내가 살아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은 안하냐?”

 “휴... 됐다.”

 

 준영은 동준과 쓸데없는 말싸움으로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다고 죽은 애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었고 1층에서는 일행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빨리 식량과 무기를 챙겨서 나가야 했다.

 

 “거기서 그만 나와라.”

 

 눈치를 보던 동준이 몸을 뒤척거리며 캐비넷을 빠져나왔다.

 

 “헉..!!”

 

 처참하게 찢긴 시체들을 본 동준이 깜짝 놀라 바닥에 주저앉았다.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던 동준은 준영이 했던 것처럼 속에 있는 걸 게워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준영은 이내 신경을 끄고 캐비넷 안에 있던 식량을 챙기기 시작했다. 커다란 운동용 가방 하나에 식량을 가득 채웠고, 자신과 승남이 쓸 야구방망이도 2개 챙겼다.

 

 ‘이 정도면 충분해! 돌아가자.’

 

 밖으로 나가는 준영의 어깨를 동준이 급히 붙잡았다.

 

 “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하... 뭐 또?”

 “지금 그거 가지고 어디 가는데?”

 “이거 놔라...”

 “갈 거면 그 가방 놔두고 가.”

 

 잠시 동준을 빤히 쳐다 본 준영은 가방에서 절반의 식량을 꺼내 테이블위에 올렸다.

 

 “이정도면 됐지?”

 “아니. 다 내려놓고 가. 넌 그걸 들고 갈 자격이 없어.”

 “자격?”

 “그래. 자격. 너만 살겠다고 도망간 놈이 이제 와서 그걸 다 가져가겠다고? 양심이 있어라.”

 

 동준의 뻔뻔함과 욕심에 준영의 인내심이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네가 지금 양심이라는 단어를 꺼내? 흐흐흐.”

 “뭐야... 왜그래...”

 

 준영이 인위적인 웃음을 지으며 다가가자 동준이 당황한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다.

 

 “동준아... 오늘 너 좀 맞아야겠다.”

 “너... 우리 아빠 국회의원인거 알지? 나중에 내가 가만히 있을 거 같아?”

 

 예상치 못한 준영의 행동에 조금 겁을 먹었지만 동준은 자신의 아버지가 가진 힘을 믿었다. 어려운 상황과 맞닥뜨리면 항상 아버지가 해결해 줬고 동준을 아는 사람들은 최대한 그와 엮이는 걸 피했다. 동준에게 아버지는 인생의 프리패스 카드와도 같은 존재였다.

 

 “이 상황에서도 그 대단한 아버지를 찾네...”

 “뭐야... 최준영 미쳤어!? 그만 와! 오지 말라고!”

 

 동준은 덜컥 겁이 났다. 처음으로 자신의 프리패스 카드가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 꽉 다물어라.”

 

 갑작스럽게 인중을 향해 다가오는 커다란 주먹을 보며 동준은 꼼짝할 수가 없었다. 눈앞이 번쩍하며 세상이 빙그르 도는 것 같았다.

 

 ‘퍽! 퍽! 퍽!’

 

 바닥에 쓰러진 동준을 준영이 무자비하게 밟아댔다. 어떻게든 대항해보려 했지만 190이 넘는 키와 90kg에 육박하는 체급에서 나오는 힘은 동준이 감당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그만!! 아파... 제발... 으악!”

 “죽고 싶으면 계속 소리 질러 새끼야. 괴물들 몰려오면 너도 저기 애들처럼 되는 거야.”

 “읍..!!!”

 

 준영의 협박이 먹혀들어 갔는지 동준은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고 신음을 삼켰다.

 

 “죽은 후배들한테 사과해라.”

 

 바닥을 기고 있는 동준을 향해 침을 뱉고는 준영은 뒤돌아섰다. 마음 같아서는 더 다져놓고 싶었지만 1층에서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시간이 꽤 지체됐기 때문에 준영은 식량과 무기를 챙겨 서둘러 1층으로 내려갔다.

 

 “어? 준영 오빠다!”

 

 연우가 가장 먼저 준영을 발견했다.

 

 “형님 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늦기는 뭐. 근데... 저기 저 사람은 누구냐?”

 

 영훈이 턱짓하는 곳에는 동준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동준 선배?”

 

 민정과 승남이 깜짝 놀라 동준에게로 뛰어갔다.

 

 “괜찮으세요!?”

 “선배님, 여기 잡으세요.”

 

 후배들의 부축을 받으며 계단을 내려오는 동준이 표독하게 준영을 노려봤다.

 

 “쟤는 왜 저런 눈빛으로 널 보냐?”

 “휴... 그게... ”

 

 영훈의 질문에 준영이 안절부절 못하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동준이 일행들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먹을 거까지 다 훔쳐 가니까 좋냐?”

 

 동준은 모든 사람이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비아냥거렸다.

 

 “형님. 그냥 출발하시죠?”

 “네가 이유 없이 그러진 않았을 거고, 그쪽은 원하는 게 뭐에요?”

 “저 가방.”

 

 준영이 어깨에 메고 있는 가방을 동준이 가리켰다.

 

 “저 새끼가 끝까지... ”

 “그 안에 뭐가 있길래 그래?”

 “먹을 게 좀 있습니다.”

 “그래? 그럼 주고 빨리 가자.”

 “형님!!”

 “야, 저기 우리 배낭 봐라. 저거 다 먹을 거야. 그냥 가자. 늦었다.”

 

 준영은 단지 먹을 게 아까운 게 아니었다. 후배들을 담보로 살아남은 저 인간의 입에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구했던 음식이 들어가는 게 싫었다. 하지만 자신의 고집 때문에 더 이상 출발을 지연시킬 수는 없었다.

 

 “가져가라...”

 

 준영이 가방을 벗어 동준의 앞에 던졌다.

 

 “이민정, 박승남! 저거 챙겨서 따라와.”

 

 동준이 히죽 웃으며 돌아섰지만 아무도 그 뒤를 따라오지 않았다.

 

 “너희들... 뭐하냐?”

 “저희 준영선배랑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승남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자, 이제 출발합니다.”

 

 영훈이 출발을 알리자 민정과 승남이 급히 동준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후다닥 일행들에게로 돌아왔다.

 

 “야! 이민정! 박승남! 너 이 자식들이.”

 “거기 당신, 존중은 여기까지고, 그렇게 계속 소리 지르면 그 얼굴이 더 부을 수도 있어요.”

 “이이이....”

 

 준영에게 두들겨 맞은 고통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인지 영훈의 경고에 동준은 입을 다물었다. 분에 겨워하는 동준의 표정을 뒤로 하고 일행은 건물을 빠져나왔다.

 

 캠퍼스를 빠져나오는 동안 한 마리씩 보이는 샵티는 준영이 맡았다. 처음에는 고전하는 듯 했지만 곧 요령을 터득하고는 거침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구가 휘두르는 야구방망이의 위력은 무시무시했다. 단 한방에 샵티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우와! 준영 오빠 잘 싸우는데요?”

 “그치? 운동하던 애라 그런지 적응이 빠르네.”

 “근데 아저씨도 운동했어요? 아저씨도 싸움 완전 잘하잖아요.”

 “했지...”

 “오... 역시! 무슨 운동이요? 유도? 아니다. 아저씨 검도 했을 거 같아요!”

 

 연우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며 영훈의 대답을 기다렸다.

 

 “요가.”

 

 잠시 멍하게 바라보던 연우가 허탈하게 웃었다. 어이가 없어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싸움을 끝낸 준영이 막 돌아오는 바람에 속으로 말을 삼켜야 했다.

 

 “형님! 임무 완수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래... 다 좋은데 한쪽 무릎은 도대체 왜 꿇고 그러냐...”

 “뭔가 폼 나지 않습니까? 으흐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영훈이 준영을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이제 다리만 넘으면 뚝섬역이었다. 만약 다리 위에 샵티들이 진을 치고 있다면 상당한 거리를 돌아가거나 무리를 해서라도 돌파해야 했다.

 

 ‘운이 좋았어...’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다리 위에 샵티들은 없었다. 다리를 건너자 저 멀리 뚝섬역이 보였다. 지금까지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큰 대로변에는 항상 대규모의 샵티 무리가 진을 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모두 주위 잘 살피세요.”

 

 대로변 대신 좁은 골목길을 통과하기로 결정한 영훈이 일행에게 주의를 줬다. 골목의 특성상 어디에서 샵티들이 튀어나올지 몰랐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형님... 근데 저기 뒤에...”

 

 준영이 가리킨 곳에는 동준이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가서 이제 그만 좀 따라오라 해라.”

 “형님... 괜찮으시면 저 친구도 그냥 데려가면 안 될까요?”

 

 아까 전에는 동준의 비겁함과 뻔뻔함에 너무 화가나 폭력을 가했지만, 저렇게 혼자 따라오는 모습을 보니 불쌍했다. 적어도 준영에게 동준은 아직 남이 아닌 친구였다.

 

 “후배들 방패삼아 혼자 살아남은 놈이라며? 난 싫다.”

 “그래도...”

 “사람 천성은 잘 안 바뀌더라. 한 사람 때문에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어.”

 “네... 알겠습니다.”

 

 준영이 풀이 죽은 모습으로 동준에게로 향했다. 그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듯하더니 이내 영훈에게로 돌아왔다.

 

 “뭐래?”

 “그게... 자기 갈 길 가는 거라고 신경 쓰지 말라는데요.”

 “저거 진상이네... ”

 

 잠시 고민한 영훈은 동준을 무시하고 이동을 계속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층수가 낮은 건물들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어디서 샵티들이 튀어나올지 몰라 이동속도는 하품이 나올 만큼 늦었다.

 

 “준영아.”

 “네 형님!”

 

 준영이 목소리를 낮추며 영훈에게 바짝 다가왔다.

 

 “이동 속도가 너무 느리다. 먼저 앞장서서 갈 테니까 내가 신호하면 움직여.”

 

 영훈이 20m 정도 앞장서서 위험을 체크한 후 신호를 보내면 나머지 일행들이 움직였다. 이전보다 빨라진 이동 속도 덕분에 일행은 어느새 뚝섬역과 성수역 사이를 지나고 있었다.

 

 “으아아악!! 도와줘!!”

 

 영훈이 앞에 있던 샵티를 막 해치웠을 때 뒤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는 샵티에게 쫓기고 있는 동준이 소리를 지르며 일행들에게 뛰어오고 있었다.

 

 ‘저 미친놈이...’

 

 혹시나 자신을 버리고 도망갈까 걱정했는지 동준은 있는 힘껏 소리치며 뛰어오고 있었다. 뭉쳐 있던 일행은 당황하며 영훈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마치 어떻게 하냐고 묻고 있는 것 같았다.

 

 ‘제길!!’

 

 동준의 커다란 외침에 반응한 샵티들이 건물 곳곳에서 뛰쳐나오고 있었다. 그중 몇 마리가 승남과 준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직은 그럭저럭 잘 막고 있었지만, 저 뒤에 동준이 끌고 오고 있는 샵티 무리가 도착한다면 위험했다.

 

 ‘느낌이 좋지 않아...’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애써 떨쳐버린 영훈이 일행에게로 달려갔다. 잿빛 하늘이 오늘따라 유독 음울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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