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만에 해냈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교수님은 좀 어떠시니?”
“아빠? 나도 몰라.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
“힘내야지! 살다보면 이 보다 더한 일도 많아.”
“아무튼 참 대단하다. 대상이라니.”
우진은 재희의 축하를 받고도 표정이 밝지 않았다.
“다 그만 두고 싶어. 무섭다 세상이.”
“아니야, 지금까지 잘 해 왔잖아. 힘내!”
“뭐, 그렇겠지. 그래도 그런다고 해서 내가 벌려 놓은 일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당분간 여행이라도 다녀오든지 해.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거야.”
우진은 궁지에 몰린 친구에게 어떤 식으로든 힘이 되고 싶었다.
“내가 작품 열심히 해서…….”
“우진아!”
“응?”
“나 한번만 안아줄래?”
재희의 떨리는 목소리로 우진에게 말했다. 재희의 두 눈에는 방울방울 눈물이 맺혔다.
“그래.”
예준은 갤러리 앞 도로에 차를 정차한 채 포옹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재희를 안고 있는 남자가 자신이 탈락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사람임을 확인한 예준은 그대로 차를 몰아 갤러리를 지나쳤다.